尹정부 '통상'의 운명
글로벌 공급망이 위협받고 있다. 미중 패권경쟁,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코로나19(COVID-19) 재확산에 따른 중국 일부지역 봉쇄까지 겹쳤다. 세계 곳곳에서 자국이익 우선주의까지 발호하고 있다. 글로벌 무역질서가 요동치는 가운데 한국의 통상조직이 산업통상자원부와 외교부 사이에서 운명의 기로에 섰다.
글로벌 공급망이 위협받고 있다. 미중 패권경쟁,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코로나19(COVID-19) 재확산에 따른 중국 일부지역 봉쇄까지 겹쳤다. 세계 곳곳에서 자국이익 우선주의까지 발호하고 있다. 글로벌 무역질서가 요동치는 가운데 한국의 통상조직이 산업통상자원부와 외교부 사이에서 운명의 기로에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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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인수위)가 산업통상자원부의 통상 기능을 외교부로 넘겨 외교통상부를 부활시키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통상 정책의 이해 당사자인 기업들 사이에선 벌써부터 걱정의 목소리의 터져나온다. 산업부에 비해 기업에 대한 이해와 산업에 대한 전문성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외교부가 통상 업무를 주도할 경우 자칫 산업계의 입장이 충분히 반영되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29일 주요 산업협회들의 모임인 한국산업연합포럼(KIAF)이 최근 기업들을 상대로 설문한 결과, 조사에 응한 수출제조업체 124곳 가운데 108곳(87.1%)이 "통상 기능을 현행 산업부에 둬야 한다"고 답했다. "통상 기능을 외교부로 옮겨야 한다"고 답한 기업은 14곳(11.3%)에 그쳤다. 나머지 2곳(1.6%)은 '기타' 답변을 골랐다. 이번 조사에서 통상 기능을 산업부에 둬야 한다고 답한 기업들 가운데 64곳(51.6%)이 "산업계와의 통상 현안 관련 소통이 원활할 것"이라고 응답 이유를 밝혔다.
#지난 3월15일 서울 여의도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회관에서 열린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10주년 행사'는 산업통상자원부 실장이 축사를 하고, 상은 외교통상부(외교부) OB(퇴직관료)들이 받아가는 자리였다. 주최 측인 전경련의 허창수 회장(GS 명예회장)이 감사패를 전달한 한국측 인사 5명 가운데 김종훈 전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 최석영 전 외교통상부 FTA교섭대표가 한미 FTA 한국측 협상대표 자격으로 상을 받았다. 한미FTA 협상 당시엔 통상교섭본부가 산업부가 아닌 외교통상부에 속해 있었기 때문이다. 한미 FTA 협상 과정에 정통한 정부측 인사는 "한미 FTA는 외교통상부가 자동차, 의약품, 농산물에서 미국의 공세를 최대한 막으면서 미국 시장 내 관세 자유화를 최대한 확보하는 것이 핵심이었다"라며 "미국과 군사 동맹을 경제적 영역으로 확장시키는 전기가 됐다"고 했다. 그러나 이후 통상 기능은 2013년 박근혜정부 출범과 함께 외교부에서 지금의 산업통상자원부로 넘어갔
'통상'의 나라의 산업에 영향을 주는 경제적 요소과 국가 간 협상을 바탕으로 한다는 외교적 요소가 혼재돼 있다. 경제와 외교 가운데 어느 분야에 무게를 두느냐에 따라 나라 별로 산업통상형, 외교통상형으로 갈린다. 주요국들의 통상 조직을 살펴보면 독일과 일본, 중국 등 제조업 수출 강국들은 산업통상형을, 자원·농업 부국들은 외교통상형 정부조직을 선택하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산업통상자원부가 각 대륙별 교역액 상위 15개국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가장 많은 7개국이 산업통상형을 선택하고 있었다. 이어 6개국이 외교통상형, 미국과 영국 2개국이 독립형을 택했다. 특히 아시아 지역의 경우 한국과 중국, 일본, 인도 4개국 모두 산업통상형이었다. 허윤 서강대 국제대학원 교수가 지난 22일 국제통상학회·국제경제법학회·무역구제학회 공동학술대회에 발표한 '신통상 추진체계와 신정부 통상정책 방향' 보고서에 따르면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회원국 중 조사 대상 35곳 가운데 과반
정부 통상조직의 변천사는 대한민국의 70년 발전사와 궤를 같이 한다.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으로 폐허가 됐던 한국이 세계 10위의 경제대국으로 우뚝서기까지 수출과 수입 등 국제교역을 총괄하는 통상조직은 성장의 단계마다 여러 정부기능과 물리적, 화학적 결합을 거듭하며 역량을 키워왔다. 우리나라의 지난해 연간 수출액은 6000억달러(약732조원)를 사상 처음으로 넘어섰다. 수입과 수출을 망라한 무역액도 역대 최대인 1조2600억달러(1537조원)으로 세계 8위의 성적표를 받았다. 코로나19(COVID-19) 펜데믹에 더해 무역갈등, 공급망 재편 등 급변하는 국제 통상환경 속에서 거둔 성과 이면엔 반도체, 자동차 등 세계적인 수준으로 성장한 국내 산업과 이를 전폭적으로 지원할 정부의 통상역량이 성공적으로 융합한 덕분이다. 무역진흥·통상협력 등 핵심 통상기능은 1948년 대한민국 정부 출범 이래 다양한 부처에서 담당해 왔다. 광복과 한국전쟁 이후 경제기반이 사실상 전무했던 한국의 최대 현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