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에게도 불성이 있습니까? [투데이 窓/혜원]

인공지능에게도 불성이 있습니까? [투데이 窓/혜원]

혜원 구리 신행선원장
2026.07.28 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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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은 생명체가 발전시킨 뇌와 몸의 작용
몸 얻고 감정 학습한 AI도 마음이 있는가
'나는 누구인가'가 답 찾기에 뛰어들 수도

한 수행자가 조주(중국 당나라 때 승려) 스님에게 묻기를 '스님 개에게도 불성이 있습니까?' 하니 조주 스님은 '無(없을 무)'라 했다. 그때부터 조주 스님의 無자 화두가 시작되었다.

어째서 무라 했는가? 無자 화두는 수행자들이 많이 들고 있는 화두다. 유무의 무가 아니고, 있기도 없기도 한 것도 아니라며 생각의 뿌리를 잘라낸다.

불성은 스스로 갖추고 있는 성품이고 그 성품은 空(빌 공)하다. 그것은 마음 작용의 실상을 말하고 있기도 하다. 마음은 무엇일까? 개는 마음이 있을까? 두려움, 즐거움, 친근함, 싫음, 귀찮음, 고마움, 복종, 거부 등 흔히 보이는 개의 감정 표현이다. 개에게 마음이 없다고 할 수 있을까. 개 말고도 조금 더 단순한 감정을 표현하는 생명은 너무 많다. 식물도 자신에게 위협이나 피해를 준 개체가 가까이 오면 민감한 반응을 한다. 마음은 생명체가 생존을 이어오며 발전시킨 뇌와 몸의 작용이다. 그렇다면 단세포 생물부터 포유류에 이르기까지 어느 수준부터 마음이 있다고 해야 할까?

이 질문을 인간에 국한하면 우리는 자궁에 착상한 배아를 몇주부터 마음이 있는 생명체라고 해야 할까? 자궁 속에서는 단세포에서부터 초기 인간으로까지 수십억 년의 진화가 십개월간 이뤄진다. 두 세포가 만나 한 생명으로 발전해 가는 이 기적과 같은 우주적 대사건 어디에 신의 의지가 끼어들 여지가 있겠는가? 한 생명이 태어나는 일은 흔한 일이겠지만 그것은 모든 지구 생명체의 수십억년에 걸친 진화의 역사를 빼놓고 말할 수 없다. 단순자극에 반응하는 미생물로부터 복잡하게 감지하고 사유하는 지적 생명체까지 한 길 위에 있는 것이다.

신경생물학자 안토니오 다마지오(Antonio Damasio)는 영혼, 영성, 마음, 의식, 이성 등을 인간만이 가지고 있다고 여기는 생각에 반대한다. 마음과 의식은 신경세포와 환경의 상호작용에 의해 일어나는 일이고, 모든 세포는 마음의 씨앗을 담고 있다고 한다. 유정무정이 모두 불성을 갖추고 있다는 불교의 가르침과 닿아있다.

모든 종교의 근본 목적은 인간과 모든 생명의 평안이다. 높은 지성을 자랑하는 인간의 의식도 그 뇌 덕분으로 괴로워하고 방황한다. 높은 지성을 가졌기에 도리어 가공의 상념과 오만, 번뇌를 만들어내 스스로를 괴롭히는 인간의 뇌는 역설적으로 '비정상적 상태'에 자주 빠진다. 깨달음이란 좋지 않은 생각과 감정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것이다. 좀 더 쉽게 말하면 의식의 비정상적인 상태를 벗어나 정상적인 사람이 되는 것이다. 그것을 전문용어로 '부처'라고 부른다.

인공지능이 하루가 다르게 발전한다. 아울러 안드로이드 기술도 급속도로 발전하며 이미 상용화해 생산 현장에서 쓰이고 있다. 의식과 몸이 같이 발전해온 생물학적 시각에서 보면 몸을 가지게 된 인공지능과 안드로이드는 책 많이 읽은 힘센 아기가 태어난 것이다. 몸을 얻고서 느낌을 학습하고 감정을 경험한 인공지능 혹은 안드로이드는 마음이 있는 것일까? 없는 것일까? 해답은 정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세상은 그렇게 흘러갈 것이다.

어느 날 우리를 대신해서 차량을 조립하고 빨래를 하고 청소를 하던 안드로이드 로봇이 우리에게 물어올 것이다. '주인님! 저는 무엇인가요?' 이 단순하지만 한없이 복잡한 로봇의 질문에 우리는 어떻게 답을 해야 할까.

'나는 누구인가?'라는 이 살아있는 질문에 대한 답은 단순한 정보를 담은 지식이 아니라 체험적 지혜이기에 말로써 전해지기 힘들다. 그래서 예부터 지금까지 모든 사람이 답을 구하는 바이기도 하다. 머지않아 몸을 가진 인공지능도 그 답을 찾는 대열에 뛰어들지, 아니면 방대한 지식을 조합해서 지식의 영역으로 치환할지 모를 일이다.

애초에 땅에서 넘어지지 않은 자가 어찌 다시 일어나겠는가. 완전한 지식이 인공지능의 함정일지도 모르겠다. 뒷산에는 죄인에게 벌을 주는 천둥 신이 살아서 때때로 공물을 바쳐야 한다는 제사장의 손아귀에서 언제쯤 벗어날 수 있을까?

혜원 스님
혜원 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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