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금융강국코리아
금융에서는 왜 세계 1등이 없을까. 머니투데이는 이같은 문제의식을 갖고 국내 금융사의 해외진출에 초점을 맞춰 전략과 방안을 모색하는 '금융강국코리아' 기획을 마련했다.머니투데이는 직접 해외 금융현장을 누비며 현지의 눈으로 보고 방안을 모색하려 한다.
금융에서는 왜 세계 1등이 없을까. 머니투데이는 이같은 문제의식을 갖고 국내 금융사의 해외진출에 초점을 맞춰 전략과 방안을 모색하는 '금융강국코리아' 기획을 마련했다.머니투데이는 직접 해외 금융현장을 누비며 현지의 눈으로 보고 방안을 모색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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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금융시장은 이미 포화 상태다. 은행들이 해외 진출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권혁세 금융감독원장이 지난 달 26일 오전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18개 국내 은행장들과의 간담회에서 당부한 말이다. 이날 모임의 화두는 부동산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부실 문제와 은행권의 과당경쟁 움직임. 은행 해외 진출을 독려하는 권 원장의 발언은 출혈 경쟁을 지적하는 와중에 자연스럽게 나왔다. 성장세가 정체된 국내 시장에만 안주하다 보니 은행들이 제살깎기식 경쟁 행태를 재연하고 있다는 것이다. 은행장들도 고개를 끄덕였다. "대문 안에서 우리끼리 치고받다간 공멸할 수 있다. 눈을 대문 밖(해외)으로 돌려야 한다"(A은행장). 은행 해외 진출은 '선택'이 아닌 '당위'다. 국내 시장이 이미 '레드오션'이 된 지 오래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물론 은행 등 금융회사들도 글로벌화가 필요하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 새 먹거리를 찾기 위해서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은행들이 너도나도 매
"형식적인 해외진출은 더 이상 의미가 없습니다. 위축되지 않고 우리의 기량을 잘 펼칠 수 있는 곳으로 가는 것이 정답입니다."(강호창 기업은행 글로벌사업부장) 지난 9일 기업은행은 중국 선전시에 분행(영업본부)을 새롭게 열었다. 이로써 기업은행은 텐진, 옌타이, 칭다오 등을 포함해 중국에서만 8개 분행을 운영하게 됐다. 중국에서부터 시작돼 베트남, 인도, 인도네시아 등으로 이어지는 아시아벨트는 국내 금융회사들에게 여전히 '기회의 땅'이다. 지리적 인접성과 문화적 동질성이 높다는 점은 우리에게 분명 유리하게 작용한다. 국내 기업들의 활발한 진출, 경제성장에 따른 금융수요 등으로 보다 많은 가능성이 점쳐지는 동남아시아 국가에 적극적으로 발을 내딛고 있는 금융회사들이 많아졌다. ◇기업 고객 잡기위한 필수코스 베트남= 국내 금융회사는 3월 말 현재 전 세계 34개 국가에 진출해 있으며 아시아 지역 점포수는 전체 해외점포의 69%인 227개를 차지한다. 베트남은 국내 금융기관들이 가장 군침을
한국 금융의 글로벌화를 위해선 무엇보다 정부 차원의 지속가능하고 거시적인 장기전략이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그간 정부가 큰 그림을 그리지 못 하다 보니 은행들도 별다른 준비없이 해외에 나가 돈을 못 벌면 문을 닫는 실패의 악순환이 이어져 왔기 때문이다. ◇팔걷은 금융당국 "해외로, 해외로"= 은행 해외 진출에 대한 금융당국의 정책은 2008년 글로벌 위기 전까진 냉온탕을 오갔다. 장기적인 정책과 전략이 부재했던 탓이다. 이런 분위기는 글로벌 위기 이후 조금씩 개선되는 분위기다. 보수적 영업전략을 탈피한 은행들은 새 먹거리를 찾아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금융당국도 적극 지원을 약속하고 있다. 권혁세 금융감독원장이 지난 4월 은행장들과 만나 "해외 진출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힌 것도 같은 맥락이다. 국내 은행들의 해외시장 공략을 위한 주요 타깃은 아시아 등 급성장하고 있는 신흥시장이다. 틈새시장인 데다 먹거리가 무궁무진하다는 판단에서다. 국내 은행들은 올해 모두 27
"시스템적으로 중요한 금융회사(Systemically Important Financial Institution, SIFI)가 파산하면 파장도 전 세계적으로 옵니다. 이러한 리스크를 막기 위해 전 세계 금융감독기관들이 모여 머리를 맞대보자는 겁니다." 반영희 금융감독원 금융중심지지원센터 부센터장은 '감독자 협의체(Supervisory College)'의 의미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감독자 협의체란, 해외에 진출한 은행에 대해 본국과 주재국 금융당국이 연합해 해당 은행을 관리·감독하기 위해 만들어진 국제적 협의체다. 금융위기 이후인 지난 2009년부터 본격적으로 운영되기 시작했으며 미국 중국 일본 등 16개 주요 국가의 50개 기관이 참여하고 있다. 금감원은 올해부터 감독자 협의체에 대한 논의를 국내금융회사로 확대시킬 계획이다. 오는 11월 국내 금융기관 가운데 해외진출이 활발한 은행 중 하나인 신한은행을 대상으로 감독자 협의체 소속 국가들을 초청해 다양한 의견을 나눌 예정이다. 일본
"대강 교민들 상대로 하거나 현지 진출한 국내 중소기업만을 생각한다면 실패합니다" 국내 금융사의 해외진출 지원 업무를 맡고 있는 반영희 금융감독원 금융중심지지원센터 부센터장(사진,실장)은 철저한 준비만이 살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무엇보다 "금융사 스스로의 강점을 길러야한다"고 역설했다. 국내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고 유동성이 넘쳐 해외시장 개척의 필요성이 어느 때보다 부각되고 있지만 일단 나가자는 식은 위험하다는 지적이다. 핵심은 고수익, 고수수료를 올릴 수 있는 '주력 무기'를 개발해야 된다는 의미다. 반 실장은 "부동산이나 리스, 소매금융, 기업 금융수요에 대한 자문 등 우리 금융사가 자신 있게 할 수 있는 분야를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달라진 환경은 우리 금융사를 더욱 압박한다. 각국 금융회사가 저 원가성 자금을 소매 고객들로부터 끌어들이려는 노력에 혈안이 된 상태라 고수익 전략마저 제대로 없으면 경쟁력을 갖추기 힘들어졌다. 반 실장은 우리 은행들
"외국은행이 왜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스(PF) 대출 안하는 줄 아십니까. 본사에서 (그런 위험한 투자를) 이해를 못하거든요" "국내 들어와 있는 외은지점 한번 가보시면 성공비결이 보입니다" 금융권 전문가들은 우리 금융회사들의 해외진출 전략을 모색하기 위해서는 역으로 한국시장을 공략하고 있는 외국 금융사를 살펴보라고 조언한다. 외국 금융사들의 인력 운용 방식, 영업 특화 전략 등에서 현지화 성공 방법을 배워야 한다는 뜻이다. ◇外銀 국내진출 40여년…총자산 195조=외국계 은행의 첫 국내 진출 1967년10월에 이뤄졌다. 뱅크 오브 아메리카(미국계), 도쿄미쓰비시UFJ(일본계)가 최초다. 이후 경제개발 과정에서 외국은행들의 진출은 점차 많아졌다. 이들은 당시 성숙하지 못한 국내 금융 산업을 대신해 해외 자금조달 창구역할을 담당했다.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외국계 은행들은 기존의 지점설치 방식에서 국내은행 인수 형태로 전환한다. 국내 기업들이 구조조정에 들어가면서 영업환경이 악화되자
"한국씨티은행은 전 세계 108개국에서 영업을 하고 있는 글로벌 은행입니다. 전 세계를 연결(Connecting the World) 할 수 있는 은행은 지구상에서 우리가 유일합니다." 한국씨티은행의 현지화 성공 비결이 뭐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박진회 한국씨티은행 수석부행장(사진)의 답변은 이러했다. 1967년 씨티은행 서울지점을 시작으로 한국 땅에 발을 디딘 한국씨티은행은 1985년 소매금융부문을 개척하고 2004년 한미은행을 인수하면서 한국금융 역사상 최초의 국내 외국계 현지법인으로 탄생했다. 이후 한국씨티은행은 씨티그룹의 전 세계 법인 중 미국씨티, 멕시코 바나멕스에 이어 3번째로 많은 자산을 가진 은행으로 성장한다. 본사로부터 멕시코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투자를 이끌어내며 그룹 안팎에서 현지화에 성공한 대표적인 사례로 소개되고 있다. 기업금융은 한국씨티은행의 핵심 중에 핵심이다. 다국적기업, 금융기관, 공기업 등 국내에서 영업하고 있는 약 1만3000여 개 기업고객을 대상으
베트남의 아침은 요란한 오토바이 소리로 시작된다. 이른 새벽부터 형형색색의 헬멧을 쓴 사람들이 도로마다 가득히 쏟아져 나온다. 빠른 속도와 요란한 엔진 소리는 베트남의 고속 성장을 알리는 신호탄이다. 베트남은 최근 10년 간 연 5~8%대 고속성장을 해 왔다. 인구의 60%가 20~30대일 정도로 젊고 역동적인 나라다. 정부의 경제발전 의지가 높고 금융 산업 발전 전망도 밝다. 젊은 베트남 사람들은 새로운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아직은 은행 이용률이 15%에 불과하지만, 젊은 층을 중심으로 은행 선호도가 느는 등 발전여지가 높다. ◇기회의 땅 베트남=베트남에 진출한 국내 기업이 늘어나며 금융수요도 늘고 있다. 최근 몇 년 사이 중국에서 이전한 기업이 보태지며 약 2500곳의 국내 기업이 베트남에 진출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런 이유로 베트남은 아시아에서 중국에 이어 두 번째로 국내 은행들의 진출이 활발하다. 전 세계에 나가있는 국내 은행 지점들 중 약 30%가 베트남에 있다. 호치
베트남 하노이의 랜드마크이자 한국의 베트남 진출 상징인 대하비즈니스센터. 이곳에는 한국대사관을 비롯해 두산중공업, KT, 대우건설, 금호건설 등 쟁쟁한 국내 기업들이 입주해 있다. 이 센터 11층에 우리은행 하노이지점(사진)이 있다. 1996년 사무소로 시작해 1997년 지점이 된 역사 깊은 지점이다. 이 건물에는 우리은행 외에 신한은행과 외환은행 등도 있다. 한 건물 내에 국내 기업과 국내 은행 지점들이 왕래하며 거래하는 것이다. 우리은행 하노이지점은 이처럼 국내 기업을 고객으로 두는 것 외에 베트남 현지 기업과의 거래 비중이 높아 눈에 띈다. 그만큼 현지화가 진행된 셈이다. 독점 석유사업자인 국영 페트로베트남, 베트남 전력공사텔레콤(EVN텔레콤) 등의 여신비중이 15%에 달한다. 이치성 우리은행 하노이지점장(사진)은 "하루아침에 다져진 신뢰가 아니다"고 설명했다. 지금은 연간 순이익 870억 달러로 성장했지만 처음에는 어려움이 많았다. 당시 하노이는 개발이 거의 되지 않은 정치
브랫 크라우즈(Brett Krause) 씨티베트남 대표(사진)는 "베트남은 아시아태평양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시장"이라며 "인구구조나 경제전망을 봤을 때 향후 수십 년 내 핵심 시장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크라우즈 대표는 "씨티는 베트남 정부의 국채발행을 돕는 등 정부 및 감독기관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며 "공공기업과 민간기업, 다국적 기업 등의 고객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씨티는 지난 1993년 미국계 금융기관 중 처음으로 지점 개설허가를 받아 이듬해 하노이에 지점을 열었다. 2009년에는 호치민에 처음 소매 지점을 개설해 소매금융 사업을 시작했다. 지난해에는 차세대 점포인 '스마트뱅킹' 지점을 베트남 최초로 하노이에 열었으며 신용카드 사업에도 진출, 소매 영업에 박차를 가했다. 크라우즈 대표는 "씨티는 소매금융에서 외환저축, 변동금리 계좌 등 저축 및 투자 상품, 온라인 상품 거래 옵션 등을 제공한다"며 "소매 금융고객들은 여행을 자주하고 첨단 기기 사용에
# 지난 2일 오후 중국 베이징 차오양(朝陽)구 세계무역센터 주변. 베이징 도심의 중앙 비지니스 구역(CBD)으로 불리는 상업 지구다. 대표적인 번화가답게 고층빌딩들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다. 차에서 내려 거리로 들어서니 낯익은 글자들이 한 눈에 들어온다. HSBC, 씨티은행, JP모간, BNP파리바, 도이치뱅크, UBS···. 한 눈에 알아볼 수 있는 글로벌 은행들의 본점과 베이징 분행의 간판들이다. 중국 우리은행과 신한은행 현지법인 본점, 산업은행 북경 지점도 이 곳에 있다. 세계 500대 기업 중에서도 150여 개가 여기에 자리를 잡고 있다. CBD 구역은 중국에 진출한 글로벌 은행들과 기업들의 차이나러시(China rush)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공간으로 통한다. # "2023년 중국 금융산업 규모가 미국을 추월해 세계 최대가 될 것이다". 세계적인 컨설팅기업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의 존 호크스워드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이런 전망을 내놨다. 지금껏 예상했던 중국 금
중국 금융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외자은행들의 성공 비결은 뭘까. 중국 금융시장에서 가장 성공적으로 안착한 것으로 평가받는 외자은행은 HSBC 씨티 스탠다드차타드(SC) 동아은행 등 4개다. 미국계인 씨티은행을 제외하곤 3개 모두 사실상 홍콩계 은행으로 중국과 지리·문화·언어 측면에서 가장 가깝다. HSBC와 SC의 경우 중국 진출 역사가 무려 150년에 달한다. 오랜 중국 시장 진출 역사와 은행 영업 경험을 토대로 한 브랜드가치, 인지도, 금융 네트워크가 성공 요인이란 뜻이다. 서영찬 중국 하나은행 법인 본부장은 "중국 고객들에게 HSBC나 SC, 동아은행은 사실상 자국 은행에 가깝다"며 "미국계나 유럽계, 일본계 은행에 비해 성공적으로 중국 시장에 자리를 잡은 배경으로 동질감도 빼놓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들 4대 외자은행은 공히 그룹 차원에서 중국 영업망과 현지인력 충원에 적극 나서는 등 중국 시장 공략에 사활을 걸고 있다. 선봉은 HSBC다. 지난 해 말 기준 HSBC의 중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