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은 사람이 하는 것'…인력 현지화 필수

'금융은 사람이 하는 것'…인력 현지화 필수

박종진 기자
2011.05.26 11:24

[2011 금융강국코리아]<3>해외진출 거꾸로 보기

"외국은행이 왜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스(PF) 대출 안하는 줄 아십니까. 본사에서 (그런 위험한 투자를) 이해를 못하거든요" "국내 들어와 있는 외은지점 한번 가보시면 성공비결이 보입니다"

금융권 전문가들은 우리 금융회사들의 해외진출 전략을 모색하기 위해서는 역으로 한국시장을 공략하고 있는 외국 금융사를 살펴보라고 조언한다. 외국 금융사들의 인력 운용 방식, 영업 특화 전략 등에서 현지화 성공 방법을 배워야 한다는 뜻이다.

◇外銀 국내진출 40여년…총자산 195조=외국계 은행의 첫 국내 진출 1967년10월에 이뤄졌다. 뱅크 오브 아메리카(미국계), 도쿄미쓰비시UFJ(일본계)가 최초다.

이후 경제개발 과정에서 외국은행들의 진출은 점차 많아졌다. 이들은 당시 성숙하지 못한 국내 금융 산업을 대신해 해외 자금조달 창구역할을 담당했다.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외국계 은행들은 기존의 지점설치 방식에서 국내은행 인수 형태로 전환한다. 국내 기업들이 구조조정에 들어가면서 영업환경이 악화되자 외은지점들은 국내에서 철수하는 사례가 늘었다. 동시에 국내 금융 산업이 재편되면서 제일은행(1999년, 뉴브리지캐피탈 인수), 한미은행(2000년, 칼라일그룹 인수), 외환은행(2003년, 론스타 인수) 등 매물은 쏟아졌기 때문이다.

대형 해외 금융자본의 국내 진출은 씨티, 스탠다드차타드가 각각 한미은행(2004년)과 제일은행(2005년)을 사들이면서 더욱 확대됐다.

금융감독원 금융중심지지원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외국계 은행(SC제일은행, 씨티은행 등은 국내 은행으로 분류)의 국내지점은 37개 은행(15개국) 53개 점포에 달한다. 총자산은 195조원으로 국내 은행 총 자산(1680조원) 대비 11.6% 수준이다.

비은행 업종의 경우 증권·자산운용이 44개, 보험이 32개, 여신전문이 각각 14개의 점포가 국내 진입한 상태다.

◇외국계의 명암=외국계 금융사의 수익성은 좋은 편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외은지점 치고 국내에서 손해나는 곳은 없다"며 "수익성 측면에서만 봐도 현지화는 성공한 셈"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외은지점 53개가 거둔 당기순이익은 1조5000억원 가량이다. 전년보다는 9000억원 정도 줄었다. 금리하락으로 유가증권 평가이익은 1조2000억원 정도 증가했지만 환율안정 등으로 외환파생이익이 크게 감소(2.1조원↓)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전히 순이익 규모는 높다. 이들의 자산은 국내은행 총자산 대비 11%대지만 순이익은 국내은행 전체 당기순이익의 16% 이상을 차지한다.

외국계 보험사들도 2010 회계연도 상반기 중 당기순이익이 344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86억원이나 증가했다.

반면 외국계 금융사의 아쉬운 면도 적지 않다. 수익성 중심의 영업을 펼치다보니 위기가 닥치면 토종은행과 다른 모습을 보인다. 과거 외환위기 때 국내 외화유동성이 악화되자 일부 영미계 은행이 자금공급은커녕 회수에 나섰던 게 단적인 예다.

HSBC은행을 제외하고는 소매금융을 취급하지 않아 일반 금융소비자의 입장에서도 별다른 서비스를 기대하기 힘들다. 중소기업 대출 의무비율 등에 대해서도 무관심하다.

◇"인력의 현지화 배워야"=전문가들은 소매금융 확대를 위한 현지화 방법으로는 SC제일은행이나 씨티은행이 했던 기존 은행 인수 전략을 참고할 수 있다고 말한다.

현지 네트워크를 갖춘 기존 은행을 사들이는 것만큼 빠르고 효율적인 방법은 없다는 지적이다. 한국에서 영업을 준비 중인 스페인 산탄데르가 대표적이다. 산탄데르는 현지 중소은행들을 인수해 인력을 흡수하고 영업네트워크를 구축하면서 유로존 내 1위 은행(2011년1월 시가총액 기준)으로 성장했다.

이 과정에서 무엇보다 중요한건 인력의 현지화다. 이상훈 금감원 금융중심지지원센터 팀장은 "결국 금융은 사람이 하는 것"이라며 "현지 문화에 맞는 영업 전략을 짜고 인적 네트워크를 극대화시키기 위해서는 우수한 현지 인재 채용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실제 국내 외은지점만 봐도 직원들 대부분은 한국인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우리도 해외 나가서 똑같이 해야지 한국인들이 그대로 앉아 있으면 교포 상대로 밖에 장사 못 한다"고 꼬집었다. 글로벌 경영전략 수립 추진이나 전반적 리스크 관리는 본사가 맡고 현지 영업전략 등은 모두 현지인이 중심이 된 경영진에게 맡겨야 한다는 조언이다.

저마다 특화된 업무를 갖고 있는 점도 배울 필요가 있다. 외은지점의 경우 각 은행별로 강점이 있는 파생상품거래 및 유가증권 거래 등 금융투자업, 수출입금융, 외환업무 등을 내세워 수익을 올리고 있다.

금감원은 해외 금융사들의 원활한 국내시장 진출과 우리 금융기관의 해외시장 개척을 위해 지속적인 제도개선 노력과 각종 유인책을 검토할 방침이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관련 기사

박종진 기자

재계를 맡고 있습니다. 개인이 잘되고 기업이 잘되고 그래서 나라가 부강해지는 내일을 위해 밀알이 되는 기사를 쓰겠습니다.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