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법 3차례 고쳤지만…자본시장 선진화 입법은 '제자리'

상법 3차례 고쳤지만…자본시장 선진화 입법은 '제자리'

우경희 기자
2026.10.19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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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 [정치의 과잉, 사라진 민생③]
의무공개매수·주가누르기 방지·쪼개기 상장 보완법 줄줄이 계류
핵심 법안 본회의 상정 보류…"성과 홍보보다 후속 입법 속도 내야"

(서울=뉴스1) 유승관 기자 = 유동수 국회 정무위원장이 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39회 국회(정기회) 정무위원회 제1차 전체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2026.9.3/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유승관 기자
(서울=뉴스1) 유승관 기자 = 유동수 국회 정무위원장이 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39회 국회(정기회) 정무위원회 제1차 전체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2026.9.3/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유승관 기자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세 차례 상법 개정이 이뤄졌지만 자본시장 선진화를 위한 후속 입법은 사실상 정체돼 있다. 일부 핵심 법안은 국회 본회의 문턱을 넘지 못했고, 상당수 주주 보호 법안은 소관 상임위원회에 묶여 있다. 성과를 내세우는 데 그칠 게 아니라 투자자 보호와 기업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후속 입법에 속도를 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상법 개정만 놓고 보면 성과는 뚜렷하다. 지난해 7월 이사의 충실의무 대상을 회사에서 주주까지 확대하는 1차 개정이 이뤄졌고, 같은 해 9월에는 대규모 상장사의 집중투표제를 의무화하고 감사위원 분리선출 인원을 늘리는 2차 개정이 뒤따랐다.

지난 2월에는 기업의 자기주식 소각을 원칙적으로 의무화하는 3차 개정까지 마무리됐다. 기업들의 우려에도 자사주를 경영권 방어와 지배력 강화 수단으로 활용해 온 관행을 개선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이 컸다. 소액주주 권익을 보호하고 기업 지배구조를 개선할 제도적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자본시장법 개정에서도 일부 진전이 있었다. 국회는 지난 8월 기업 합병·분할 과정에서 공정가액을 적용하도록 하는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합병가액의 적정성에 대한 이사회 검토와 외부 평가를 강화하는 내용도 담겼다.

그러나 후속 과제는 여전히 산적해 있다. 대표적인 법안이 의무공개매수제 도입이다. 상장사 경영권이 이전될 때 지배주주뿐 아니라 일반주주에게도 경영권 프리미엄을 공유할 기회를 보장하자는 취지다. 자본시장법 개정이 필요한 이 법안은 지난달 정무위원회 전체회의를 통과하고 법제사법위원회 심사까지 마쳤지만, 본회의 상정이 보류됐다.

주가누르기방지법 관련 입법도 제자리걸음이다. 이소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이 관련 내용을 구체화해 법안을 발의했지만 여전히 소관 상임위 심사 단계에 머물러 있다. 주가가 장기간 낮은 수준에 머무는 기업의 기업가치 제고 계획 공시를 의무화하는 법안도 국회에 발의됐으나 논의가 진척되지 않고 있다. 주가순자산비율(PBR)이 2개 사업연도 연속 1배 미만인 상장기업에 자사주 취득·소각이나 배당 계획 등을 공시하도록 하는 내용이다.

물적분할 이후 자회사를 상장하면서 모회사 주주가 소외되는 이른바 '쪼개기 상장' 문제를 보완하는 법안도 정무위에 계류돼 있다. 기관투자자의 5% 대량보유 보고 의무 부담을 완화하는 법안 역시 지난 7일 발의됐지만 상임위 통과와 본회의 처리까지 갈 길이 멀다.

증시 급락의 원인을 입법 지연에서만 찾을 수는 없다. 국제 정세와 금리, 산업별 실적 전망 등 다양한 변수가 주가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다만 투자자 신뢰를 높이고 기업의 주주환원과 지배구조 개선을 유도할 제도적 기반이 시장의 장기적인 경쟁력과 무관하다고 보기도 어렵다. 입법 공백이 길어질수록 자본시장 선진화 정책의 실효성에 대한 의문도 커질 수밖에 없다.

여권 관계자는 "몇 차례 법을 개정했다는 식으로 성과를 홍보하는 데 그쳐서는 안 된다"며 "자본시장 선진화를 흔들림 없이 추진하고 남은 과제도 최대한 빨리 매듭짓도록 국회가 움직여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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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경희 기자

머니투데이 정치부 the300 국회팀장 우경희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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