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선도대학➉ 호서대_㈜ES&T

한국의 수질관리 기준은 날로 강화되고 있다. 수질오염총량관리제 도입(1998년), 물의 재이용 촉진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시행(2011년), ‘런던협약의정서’에 따른 하수 슬러지 해양투기 금지(2011년) 등이 그러한 예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정부는 하수처리 재이용률 30% 달성(2020년까지), 하수처리시설 에너지 자립률 50% 달성(2030년까지), 융복합 녹색처리기술 중점개발 등 미래의 수질관리 목표까지 수립해 놓았다.
이것이 뜻하는 바는 분명하다. 정부의 물 관리 정책 패러다임이 바뀌었다는 것이다. 달리 말하면 오염원 관리 위주에서 통합유역관리시스템으로 바뀐 것이라 할 수 있다. 황병호 ㈜ES&T 대표는 이런 흐름을 주목했다.
새로 바뀐 패러다임은 예를 들자면 이런 거다. 해양투기가 금지된다는 것은 유기성 폐기물을 ‘에너지화를 통한 최소화’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바이오 가스화나 혐기성소화(무산소성균이 슬러지 중의 유기물을 섭취해 환원·분해한 뒤 메탄가스, 이산화탄소, 물 등 안정된 화합물을 방출하는 것) 같은 방식이 좋은 대안이다.
한마디로 말해서 환경(Enviromental), 경제성(Economic), 에너지(Energy)의 통합관리체계(3Es) 구축이 절실한 것이다.
㈜ES&T는 지난해 11월 말에 출범했다. 외로운 출범이었다. 왜냐하면 당시 ES&T호에는 선장 혼자만 타고 출발했다. 그 배에 지금은 4명이 추가로 승선했다. 지난 9월에 1명, 10월에 2명, 11월에 1명 …
황 대표는 공학박사다. 그는 환경공학을 전공했다. 대기업건설사 연구원으로 일했고 생산기술연구원에서 중소기업 지원업무도 1년 남짓 했다. 그러다 지난해 창업을 결심했다. 창업을 결심하게 된 동기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무엇보다 “새로운 개념의 수(水)처리장치를 개발해보자”는 생각이 컸다.
그는 호서대 예비창업자 과정을 거쳐 경기도 G-창업 프로젝트에 참가했다. 그리고 지난 9월에 경기중소기업종합지원센터에 입주했다. ES&T가 광교 테크노 밸리에 둥지를 튼 이유다. 불과 석 달 전이다.
글의 서두에서 대략 감을 잡았겠지만 ES&T의 사업 분야는 수처리장치의 설계 및 제작, 그리고 환경공학 분야 연구개발, 환경 컨설팅 및 관련 엔지니어링 서비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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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언급했듯이 물 관리 정책의 새로운 패러다임은 환경·경제성·에너지의 통합관리다. 따라서 ES&T가 개발하는 수처리장치는 당연히 이 부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제 ES&T의 사업을 상세히 알아볼 차례다.
ES&T의 대표적인 사업 분야인 수처리장치 설계 및 제작은 크게 4가지로 나뉘어 진행되고 있다. 그 첫 번째는 기존 처리방법과 비교해 에너지와 약품 사용량을 낮추기 위한 장치다. 정부는 올해부터 하수처리장의 총인(T-P)량 규제를 강화했다. 이 말은 하수에 용해 상태로 있는 인(P)의 양을 줄이기 위해 더 많은 응집제(알루미늄이나 철 계통 성분)를 사용해야 된다는 뜻이다. 응집제와 결합되면 고형화 되는 인의 특성을 이용하는 것이다.
이때 응집제를 혼합하려면 동력이 소모된다. 그러니 많은 응집제를 사용할수록 당연히 더 많은 동력을 필요로 한다. ES&T의 수처리장치 연구개발은 이 부분에서 시작됐다. 생각해보라! 물도 에너지이기 때문에 유속이 있다. 따라서 물 자체의 유속 에너지를 활용해 응집작용을 활성화시킨다면 근본적으로 에너지 소모를 줄일 수 있다.
ES&T의 이 같은 기술, 혹은 아이디어는 현재 중랑하수처리장과 구리하수처리장 설계에 반영되었다. 이 두 곳은 올해 말이나 늦어도 내년 상반기에 공사를 시작할 예정이다. 이것이 전문업체와의 공동 작업을 통해 ES&T의 생각을 실용화 한 첫 결과물이다. 기대가 클 수밖에 없다.
이렇게 하는 것이 결과적으로는 간단한 방법을 선호하는 하수처리장 근무자들의 요구, 유지관리비를 줄이고자 하는 지방자치단체의 요구, 수질관리 기준을 강화하고자 하는 정부의 요구, 이 모두를 충족시킬 수 있다는 것이 황 대표의 생각이다. 3자의 각기 다른 고객만족을 실현시킬 수 있는 방법, 그것이 바로 쉽지 않는 환경산업의 미래이기도 하다.
하나만 더 소개를 해보자. ES&T의 두 번째 수처리장치 개발은 에너지 절감형 하수고도처리장치를 개발·제작하는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고도처리(高度處理)란 3차 처리과정인 질소나 인까지 처리하는 활성탄흡착이나 역침투처리 방식을 말한다. 따라서 일반적으로 고도처리 공정을 적용할 때는 건설비와 운영비가 증가한다. 어쩌면 수처리업체 입장에서는 시설이 늘고 공사비 또한 늘어나니 반길만한 일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지방자치단체의 요구에는 맞지 않는다. 위에서 말한 3자 모두의 요구를 충족시키지 못하는 것이다.
그래서 ES&T가 찾아낸 것은 규모를 확장할 필요가 있는 하수처리장이나 신설하는 하수처리장의 수조(水槽) 수를 줄이고 통합하는 방식이다. 수조를 늘리는 현재의 추세를 따르지 않고 오히려 콤팩트화, 통합화를 선택한 것이다. 황 대표는 담담하게 설명한다.
“수질기준에 맞추는 것이 중요하고 이와 동시에 비용과 유지관리비를 줄이는 게 중요하다. 이렇게 하고 수질 테스트를 했더니 만족할 만한 결과가 나왔다. 이런 방향으로 가는 게 맞다.”

남은 두 가지는 간략하게 소개한다.
ES&T의 세 번째 사업 아이템은 축산 폐수처리에 유용한 에너지 저감형 암모니아 탈기/흡수 장치다. 이 기술은 물속에 있는 이온 상태의 암모니아성 질소(NH₄?)를 암모니아 가스(NH₃)로 전환시켜 기체 상태로 제거하는 기술이다. 이 후(後)암모니아 가스를 인산염에 흡수시키면 액체비료가 된다. 이렇게 하면 기존 제품에 비해 부피가 줄어들어 이송이 훨씬 쉬운 희석식 액체 비료가 된다. 기존의 고농도 암모니아 폐수처리 기술이 지닌 고비용 체계를 극복한 일석이조의 기술인 셈이다.
네 번째 아이템은 에너지 저감형 고체/액체 부상분리 장치다. 이 기술은 수조로 유입되는 유입수의 흐름을 상향류로 유지해 물속의 부유물질이 빠르게 부상하도록 만드는 기술이다. 고도정수처리나 하수재이용 사업에 적용된다. 이 기술은 현재 특허출원 중이다.
이 두 가지 기술 모두 기존 기술이 갖고 있는 한계, 이를 테면 설치비와 운영비가 과다하게 드는 문제점을 극복했다는 특징이 있다. 크고 높고 넓은 기반시설을 필요로 한다는 것은 그만큼 많은 비용을 필요로 한다는 뜻이다. 그러니 콤팩트화, 통합화를 지향하는 ES&T의 방식이 비용을 줄이는 데 획기적인 기여를 하리라는 것은 두 말할 나위가 없다.
황 대표의 한 가지 바람은 자립할 수 있을 때까지 버티게 해줄 지원책이 있었으면 하는 것이다. 인력과 시설과 자금 없이 기존업체와 경쟁해야 한다는 것은 사실상 경쟁이 불가능한 게임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ES&T는 요즘 ERP(전사적 자원관리 시스템)를 구축하고 있는 중이다. 처음부터 스마트한 체계를 세우는 게 필요하고 또 중요한 일이라 믿기 때문이다.
“롱런하려면 그렇게 해야 되지 않겠습니까?”
황 대표의 반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