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긴 장마·태풍· 불황 등 겹겹 악재
"손님 와도 가격만 물어 보고 발길 돌려

(대구=뉴스1) 남승렬 기자 = "가뜩이나 경기도 안좋은데 올해는 코로나19까지 겹쳐 정말 최악의 추석이 될 거 같아요. 코로나 사태가 이렇게 오래 갈 것이라고는 정말 상상도 못했어요. 명절 분위기가 많이 위축돼 그야말로 '개점휴업' 상태인 점포가 태반입니다."
한강 이남 영남권 최대 규모의 전통시장 중 하나인 대구 중구 서문시장에서 20일 만난 한 상인은 이같이 하소연하며 한숨부터 내쉬었다.
민족 최고의 명절인 추석 연휴가 열흘 앞으로 다가왔지만 전통시장 상인들은 울상 짓고 있다.
추석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전국 대유행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관측돼 정부가 연휴 기간 이동 자제를 강력히 권고하면서 그나마 기대했던 '명절 특수'도 물거품이 될 처지에 놓여서다.
이날 찾은 서문시장은 휴일을 맞아 그나마 시민들로 다소 붐볐다. 하지만 상인들은 "뉴스에서 '비대면 추석'이니, '집콕 추석'이니 하는 소리가 매일 나와 소비심리가 얼어붙은 탓인지, 정작 물건을 사는 사람은 별로 없다"고 입을 모았다.
이곳에서 건어물을 파는 이모씨(59)는 "코로나 탓에 이동을 자제하는 것을 십분 이해하지만, 명절에 가족이 모이지 않으면 차례상 차림도 축소될 것이 뻔하지 않겠냐"며 "그 피해는 전통시장 상인들에게 돌아오는 것 같아 속이 많이 상한다"고 토로했다.
또다른 상인은 "긴 장마와 태풍 탓에 작황이 좋지 않아 채소값이며 과일값 모두 뛰어 가뜩이나 장사가 잘 되지 않는다"며 "오가는 시민들도 대부분 시세만 물어보고 정작 사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시장을 찾은 시민들도 지갑을 쉽게 열지 못하고 있다.
대구의 경우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사실상 상반기 지역경제가 마비되다시피 하고, 아직까지도 회복되지 못한 탓에 서민들의 장바구니 물가는 그야말로 꽁꽁 얼어붙었다.
주부 박모씨(55)는 "아무리 비대면 추석이라 해도, 그래도 차례는 지내야 하지 않겠느냐"며 "하지만 과일과 채소 등 차례상에 쓰이는 제수품 가격이 생각보다 너무 많이 비싸 지갑 열기가 겁이 난다"고 했다.
상인과 시민 모두 한숨 짓는 상황이지만 이들의 바람은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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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추석은, 아니 추석까지 갈 필요도 없이 내년 설 명절은 코로나 걱정 없는 명절다운 명절이 되기만을 바라는 심정입니다. 다같이 힘 모아 이 위기를 극복했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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