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길 끊기고 물가는 치솟아 이중고
이용객 "제사상 올릴 물품만 구매"

(광주=뉴스1) 정다움 기자 = "명절 대목? 코로나19로 사라진 지 오래예요."
지난 5일 오후 광주광역시 북구 말바우시장은 민족 대명절 설을 앞두고도 이용객들의 발길이 끊긴 모습이었다.
1시간가량 시장을 오가는 사람들은 상인을 제외하면 10여명이 채 넘지 않았고, 상인들은 건어물과 과일 등 제수용품만 매만지며 손님을 기다렸다.
33년간 말바우시장에서 과일을 판매한 윤향남씨(66·여)는 "이번 설에는 나라에서 국민들 오지 말라고 금지하니 손님이 아예 끊긴 것"이라며 "전통시장 상인들은 명절 대목 하나만 바라보고 버텨왔는데, 올해는 정말 장사를 그만해야 할까 싶다"고 토로했다.
이어 "그나마 하루 한두명 오는 손님마저 명절선물 세트 등 박스 단위로 구매한 것 대신, 차례상에 올릴 낱개 3~5개 정도만 구매한다"며 "장사가 안되니 물품도 조금만 떼오고, 명절 대목은 옛말이 됐다"고 푸념했다.
과일가게뿐만 아니라 채소 가게도 이용객의 발길이 뜸한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여기에 2020년 여름, 광주와 전남 지역에 기록적인 집중호우로 채소 가격이 폭등, 상인들의 고민은 깊어져 갔다.
채소가게를 운영하는 양모씨(64·여)는 "지난해 추석 대비 한 단에 4000~5000원을 오가던 대파는 1만3000원까지 올랐고, 양파 한 망 역시 기존 1만2000에서 3만5000원으로 치솟았다"며 "오늘은 손님이 1명도 안왔다. 채소를 가져와도 팔리지 않고 썩을까 아예 가지고 오지도 않는다"고 말했다.

명절 특수에 영향을 덜 받는 건어물 점포 상인들도 힘든 건 매한가지였다.
건어물 점포 사장 양모씨(61)는 "해마다 명절이면 2주 전부터 북적북적하니 정말 발 디딜 틈도 없었다"며 "5인 이상 모임을 금지하니 시민들이 장을 볼 이유가 있겠느냐"고 목소리 높였다.
그러면서 "코로나19 예방을 위해서라는 것은 이해하지만, 상인들을 위한 긴급재난지원금이라든지 구제대책을 마련해줬으면 좋겠다"며 "오늘 장날도 아닌데 혹시나 사람이 올까봐 문을 열었지만 역시나 이용객은 없다. 시장에 사람 사는 느낌이 없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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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수의 시장 이용객들은 제수용품 구매량에 대해 혼란스러워했다.
정모씨(65·여)는 "출가한 아들네 두 식구가 모두 모일 경우 방역수칙을 위반하게 된다"며 "남편은 애들한테 오지 말라고 하는데, 혹시 몰라 도라지 5만원 어치를 샀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는 제사도 지내지 않을 예정이라 다량으로 구매할 필요가 없다"며 "낱개로 조금씩 살 계획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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