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300][아이스버킷보다 급한 것②] 루게릭병, 투렛증후군, 조로증…희귀난치병 드라마·영화 소재로
청순가련 여주인공의 대명사처럼 여겨졌던 결핵, 백혈병은 요즘 잘 등장하지 않는다.
기억상실증도 더 이상 충격적이지 않고, '필연적인 죽음'을 의미했던 암 선고도 완치 확률이 높아짐에 따라 드라마·영화의 소재에서 드물어졌다.

대신 그 자리를 낯선 희귀병들이 메웠다. 루게릭병, 조로증, 투렛증후군, 모야모야병, 헤모라크리아 등 이름조차 생소한 희귀질환들이 드라마나 영화를 통해 다뤄지고 있다.
최근 인기몰이 중인 SBS 드라마 '괜찮아 사랑이야(괜사)'에서 주인공 조인성은 루게릭병에 걸린 것으로 '추정'된다. 회가 진행될수록 병을 암시하는 기침과 손떨림 증상이 심해지고 있어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흔히 루게릭병이라 불리는 근위축성측색경화증(ALS)은 드라마나 영화의 소재의 단골소재다. 의식은 명료한 상태로 점차 자신의 몸이 굳어가는 것을 느껴야 하는 비극이 극적인 상황을 만들기 때문. 특히 스티븐 호킹 박사가 루게릭병으로 장기간 투병 중인 것으로 유명하다.
2009년에 개봉한 영화 '내 사랑 내 곁에'에서 배우 김명민이 루게릭병 환자로 열연한 바 있다. 병이 진행될수록 전신의 근육을 움직일 수 없게 되고, 결국에는 숨쉬는 기능까지 상실하고 서서히 죽음을 맞게 되는 모습을 현실적으로 그려냈다.
드라마 '괜사'에는 또 다른 희귀질병도 등장한다. 배우 이광수는 극중 일명 '틱장애'라고 불리는 투렛증후군 때문에 번번이 여자에게 차이는 신세로 그려진다. 특별한 이유 없이 신체 일부를 빠르고 반복적으로 움직이거나 이상한 소리를 내는 증상이 특징이다.

지난 3일 개봉한 '두근두근 내 인생'은 '선천성 조로증'으로 열 일곱의 나이에 여든 살의 신체 나이가 된 소년을 전면에 내세웠다. 김애란 작가의 동명 소설을 영화화한 작품.
워너 증후군으로도 불리는 이 병은 전 세계적으로 1000명 정도만 확인된 희귀질환으로, 사춘기 때까지 정상 어린이처럼 자라다가 사춘기 이후부터 급격하게 늙어간다. 어린 나이에도 얼굴에 주름이 생기거나 머리가 빠지고 동맥경화, 노인성 백내장 등 노인의 신체 상태를 갖게 된다. 대부분 심혈관계질환으로 20대가 되기 전 사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2010년 방영된 SBS의 '산부인과'에서는 선천적 '어린선(비늘증)'이란 희귀병을 앓는 신생아를 다뤘다. 산모에게 아이 모습을 차마 보여줄 수 없어 '아이가 이미 죽었다'고 거짓말을 해야하는 남편의 심정을 절절하게 그렸다.
독자들의 PICK!
어린선은 전신의 피부가 물고기 비늘처럼 갈라지며 각질이 일어나는 유전성 질환으로, 매년 1만6000명의 아이가 이 병을 갖고 태어난다고 알려져 있다. 온 몸의 땀구멍이 막혀서 열을 배출하지 못하기 때문에 완치가 불가능하다. 드라마 속 아기는 인큐베이터에서 생명을 유지하지만 결국 100일을 넘기지 못하고 세상을 뜬다.
이밖에 2011년 종영한 SBS 드라마 '웃어요 엄마'에서 배우 이미숙은 뇌혈관이 서서히 막히며 언제 뇌출혈로 사망할 지 모르는 '모야모야병'을 선고받았다.
2003년 SBS '완전한 사랑'에 출연한 배우 김희애는 '특발성 폐섬유증'이라는 희귀병에 걸려 6개월 시한부 인생을 선고받기도 했다. 폐의 세포벽이 단단해져 제 기능을 못하면서 숨을 쉬기 어려워지는 증상을 보인다.

케이블채널 OCN에서 방영한 '신의 퀴즈'는 아예 희귀병을 주제로 삼았다. 매회 의문의 죽음을 당한 등장인물이 알고보면 희귀병을 앓고 있고, 그에 얽힌 미스테리를 풀어가는 식이다. 지금까지 30여개가 넘는 희귀병이 등장했다.
최근에는 눈에서 붉은 눈물이 흘러내리는 희귀병 '헤모라크리아'를 소개하기도 했다. 전세계적으로 극히 희귀한 질병으로, 발병원인도 치료법도 알려진 것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