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300] 유승민 버티기에 불쾌감 여전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의 사퇴 논란을 촉발시킨 국회법 개정안의 재의안이 오는 7월 6일 국회 본회의에 상정되는 것과 관련, 청와대는 30일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6월 임시국회의 시한은 7월7일이고, 당초 본회의가 1일 잡혀 있었는데 정의화 국회의장은 6일로 연기해서 본회의를 열기로 했다. 유 원내대표 입장에서는 그만큼 버틸 수 있는 시간을 번 셈이다.
청와대는 정 의장의 결정에 대해 입법부의 수장으로서 이해가 간다는 입장이지만, 물밑에선 버티기를 지속하고 있는 유 원내대표에 대한 불쾌감이 여전했다. 청와대의 침묵은 전날 박근혜 대통령이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유 원내대표의 거취에 대해 언급하지 않은 것과 연장선에 놓여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대통령이 분명한 메시지를 이미 전달하지 않았냐"며 "더 이상 보탤 말이 없고, 당내 논의를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새누리당은 본회의에 참석하지만, 투표에는 불참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이렇게 되면 국회법 개정안은 의결정족수 미달로 투표가 성립되지 않아 19대 국회가 끝나면 자동폐기된다.
유 원내대표에게 퇴로를 열어주겠다는 것인데, 여당의 원내 사령탑으로 야당과 합의해 처리한 국회법 개정안이 사문화된 것에 대해 정치적 책임을 지고 사퇴하는 모양새를 만들어주겠다는 의미다.
사퇴 공세 수위를 높였던 친박계의 움직임이 다소 누그러진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서청원 새누리당 최고위원은 30일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한일의원연맹 행사 참석 전 기자들과 만나 "유승민 원내대표가 생각할 시간을 달라고 얘기했다"며 "시한이라고 못박아서 말씀드릴 수는 없지만, 여러가지 판단을 잘 하실 것으로, 국회 일정 등을 감안해서 생각을 많이 하실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유 대표의 재신임을 묻는 의원총회를 주장했던 친박계와 비박계 모두 이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으로 바뀌었다. 전날 소집된 최고위원회의의 결과를 따르는 모양새다. 거취를 묻는 의총이 어떤 결과를 낳든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데 인식을 같이 한 것이다.
청와대 입장에선 하루라도 빠른 유 원내대표의 자진사퇴가 이번 사퇴 수습의 첩경이라는 입장이지만, 현재로선 결론을 예단하기 어렵다. 당 지도부의 바람처럼 유 원내대표가 국회법 개정안 재의안을 마무리하고 사퇴 수순을 밟을지는 미지수다. 유 원내대표가 버티기를 지속한다면 말 그대로 새누리당은 파국으로 치달을 수밖에 없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