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300-런치리포트] 11년만에 빛보는 북한인권법 , 묘수? 악수?②

북한의 인권 개선을 명목으로 2005년 처음 발의된 '북한인권법안'은 지난 11년간 여야의 치열한 논쟁을 통해 끊임없이 변모해왔다. 최종안이 나오기까지 변화 과정을 따라가봤다.
◇2005년 북한인권법 첫 발의…민주당 "삐라지원법, 결사 반대"
2003년 4월 유엔인권위원회가 북한의 인권문제를 규탄하는 결의안을 채택하고 2004년 10월 미국에서 북한인권법이 발효되자 우리 정부도 북한 인권 문제에 개입할 것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국회에서 나오기 시작했다.
2003년 국회에서 북한인권개선촉구결의안이 처음 발의돼 통과됐으나 선언적인 수준이었다. 구속력을 갖는 '북한인권법안'은 2005년 당시 한나라당 김문수 의원이 최초 발의했다.
법안은 국제사회에서 북한인권 개선 활동을 벌이는 북한인권대사와 북한인권개선을 심의·의결할 북한인권개선위 설치 등을 골자로 했다. 북한인권기록보존소와 북한 인권단체 정부지원은 이 때부터 포함됐다. 그러나 당시 열린우리당의 반대로 임기만료 폐기됐다.
18대 국회에서는 윤상현·황우여 의원의 북한인권법안과 황진하 의원의 북한인권증진법안, 홍일표 의원의 북한인권재단설립운영에 관한 법률안이 발의돼 병합심사됐다. 당시 민주당은 이를 '대북 삐라살포 지원 법안'으로 규정하고 강력 저지했다.
당시 새누리당은 외통위 전체회의에서 의석수 우위를 이용해 이 법안을 처리를 강행했지만 법사위에서 야당 의원들의 반발로 결국 처리가 무산됐다.
◇19대 국회, 與 '북한인권' 법안에 野 '북한주민 지원' 법안으로 맞불
19대 국회 들어 새누리당은 2012년 윤상현 의원이 처음 발의한 이래 2년간 5개의 북한인권법안을 무더기 발의하며 강도를 높였다. 이에 야당은 자체 TF(태스크포스)를 구성해 북한주민 지원에 초점을 맞춘 법안을 연달아 발의하며 맞불을 놨다.
북한주민에 대한 인도적 지원에 방점을 찍은 '북한주민 인권증진법안'(심재권 대표발의), '북한민생인권법안'(윤후덕 대표발의), 북한 영유아 지원을 위한 '북한 영유아 지원에 관한 법률안'(정청래 대표발의), '북한주민 모자보건 지원에 관한 법률안'(심재권 대표발의), '북한주민에 대한 인도적지원에 관한 특례법안'(인재근 대표발의)가 이 시기 발의돼 여당의 북한인권법안과 함께 심사됐으나 '인권'과 '지원'을 놓고 여야간 극심한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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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인권법에 대한 야당의 입장은 2014년 초 전향적인 변화를 보였다. 2013년 12월 장성택 공개처형으로 북한 인권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확산된 이후 김한길 당시 민주당 대표가 2014년 1월 신년기자회견에서 "북한인권민생법을 당차원에서 마련할 것"이라고 밝히면서다.
이후 새정치민주연합은 2014년 4월 자당 북한인권 관련 법안을 모아 외통위 야당 간사 심재권 의원 대표발의로 '북한인권증진법안'을 발의했다. 새누리당도 같은 해 11월 현재까지 발의된 여당안을 통합해 김영우 의원 대표발의로 '북한인권법안'을 제출했다.
야당안은 법안의 목적을 '남북인권대화와 인도적 지원사업에 필요한 사항'이라고 규정해 여당안과 거리를 뒀다. 또한 통일부에 인도적지원협의회를 설치해 북한 주민에 대한 인도적 지원사업을 협의·조정하도록 했다. 새누리당이 주장하는 법무부 산하 북한인권기록보존소 대신 인권정보센터를 통일부에 설치하도록 했다.
◇외통위 넘어 여야 원내지도부 협상으로…'국가의 책무' 최종문구 조율 남겨
양당 안이 확정된 후 북한인권법안 논의는 급물살을 탔다. 지난해 9월 외통위 여야 간사간 합의안을 살펴보면 여야는 여당의 주장을 받아들여 북한인권재단을 설립키로 했다. 야당이 주장해온 남북인권대회도 포함했다. 통일부장관은 3년마다 북한인권증진기본계획을 수립하고 북한주민 인권 실태조사를 벌이기로 했다.
북한 당국이나 기관에 대한 인도적 지원은 국제적 기준에 따라 투명하게 추진하고 임산부, 영유아 등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이 우선되도록 했다. 여당안에만 들어있던 북한인권증진을 위한 국제적 협력도 명시됐다.
여야 원내지도부는 이후 4개월여간 협의한 끝에 지난 23일 3+3 회동에서 막판 쟁점이었던 △북한인권증진자문위원회 구성 △북한인권재단 임원의 구성 △북한인권기록보존소에 관한 사항에 합의했다.
북한인권증진자문위원은 6명씩 여야 동수로 위촉키로 하고 북한인권재단 임원은 정부에서 2명, 여야 각 5명씩 추천키로 했다. 야당은 자문위와 재단 모두 여야 동수로 추천해 구성할 것을 주장했으나 절충한 것이다.
여야는 법무부에 북한인권기록보존소를 두되 3개월에 한 번씩 자료를 법무부로 이관하기로 했다. 이 또한 법무부에 보존소를 설치하자는 여당안과 통일부에 설치하자는 야당안을 절충한 결과다.
29일 본회의를 앞두고 여야는 '기본원칙 및 국가의 책무' 조항의 조율만을 남겨두고 있다. 새누리당은 당초 '북한 인권 증진 노력' 문구만 넣자는 입장이었으나 더민주당의 주장을 받아들여 '남북관계 발전과 한반도에서의 평화 정착'을 추가하기로 했다.
북한인권법 제2조에 여당 주장대로 '정부는 북한 인권 증진 노력과 함께 남북 관계 발전과 한반도에서의 평화 정착을 위한 방향으로 노력하여야 한다' 문구를 넣을지 야당이 주장하는 '북한 인권 증진 노력은 남북 관계 개선과 한반도에서의 평화 정착 노력과 함께 추진해야 한다'를 넣을지 최종 선택만이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