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버랜드 공시지가 급등 의혹 등 질의에 책임회피 급급…"책임자로서 태도 아냐" 질타

“에버랜드 표준지 공시지가 부당 산정 의혹은 한국감정원과 전혀 관련이 없다. 민간 감정평가사들이 한 것이다. 빌딩 등의 공시지가 산정은 감정원의 책임이 아니다.”
김학규 한국감정원장의 국정감사 답변 태도가 도마에 올랐다. 부동산 공시가격 산정기관임에도 국회의원들이 공시가격 문제를 지적하자 책임을 회피하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18일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한국감정원, 주택도시보증공사(HUG), 한국국토정보공사(LX) 등 국토교통부 산하기관에 대한 감사가 진행됐다.
이날 의원들은 △에버랜드 표준지 공시지가 급등 의혹 △주택가격 통계의 부정확성 △부동산 공시가격 산정 등 감정원 관련 질의에 집중했다.
최근 서울의 집값 급등과 이에 대응하는 정부의 부동산정책이 주요 이슈인 만큼 이와 관련한 핵심업무를 수행하는 감정원에 대한 질의가 쏟아진 것이다.
감정원은 정부가 부동산정책을 수립할 때 기초자료로 활용하는 부동산 관련 통계를 생산하고 보유세 과세 기준이 되는 공시가격을 산정하는 것이 주업무다.
부동산 통계나 공시가격의 적절성에 문제가 있다는 의원들의 지적에 김 원장은 “문제가 없다” “감정원의 일이 아니다”라고 답했다.
시작은 에버랜드 공시지가 산정 문제였다. 에버랜드의 2015년 공시지가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이 합병하는 과정에서 전년보다 급등해 에버랜드 자산이 과대평가됐고 결과적으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게 유리하게 작용했다는 의혹이었다.
지난 4월 국토부는 내부감사를 통해 에버랜드 공시지가 결정과정에서 △표준지 선정절차 위배 △공시지가 평가의 일관성 결여 △부적절한 개별공시지가 산정 등의 문제가 발견됐다며 검찰에 수사를 의뢰한 상태다.
안호영 더불어민주당(민주당) 의원이 “국토부 감사결과 비정상적인 가격이라는 지적을 인정하냐”고 묻자 김 원장은 “민간 감정평가사들이 한 것이고 감정원은 평가만 했다. 가격은 우리와 무관하다”고 부인했다.
윤호중 민주당 의원이 “감정원 관련을 적극 부인하고 직원을 비호한다”며 답변 태도에 문제를 제기하자 김 원장은 “감정원은 가격결정에 관여하지 않고 할 수도 없다”며 “우리는 부대업무만 하고 나머지는 평가사 고유권한”이라고 발을 뺐다.
고가 부동산의 공시가격 적절성 문제도 거론됐다. 고가 부동산일수록 시세보다 공시가격이 낮게 책정돼 과세형평성에 맞지 않다는 지적이었다. 이에 대해 김 원장은 “공시가격 산정은 감정평가사들이 하는 것이지 감정원과는 무관하다”는 답변을 내놨다.
김 원장의 책임회피성 발언이 이어지자 의원들의 질타가 쏟아졌다. 정동영 민주평화당 의원은 “감정원은 공시가격 산정 지도·감독권한이 있는데 책임이 없다는 거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의사진행을 맡은 윤관석 민주당 의원도 “감정원 책임자로서 김 원장에게 지적하는 것임에도 지금 같은 답변 태도는 적절치 않다”고 주의를 줬다.
업무 신뢰도가 떨어진다는 질책도 이어졌다. 박완수 한국당 의원은 "표준주택가격 산정 기준표를 보면 제주도에 철도가 있는걸로 나오는데 제주에 철도가 있냐"며 "2016년 법이 바뀐 이후 조사 인력은 5분의 1로 줄었지만 예산은 오히려 50억원이 늘었다. 그런데 신뢰도는 더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김 원장은 제기된 지적에 “고가주택일수록 공시가격 반영비율을 높이고 부처별로 다른 과표기준도 일원화할 것을 국토부 등에 적극 건의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