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300] 폼페이오 "FFVD 달성까지 제재해제 없다"...김정은 "자력갱생으로 경제건설 이행"

한미정상회담이 이틀 앞으로 다가온 10일 북미는 각각 '자력 갱생'과 '최대 압박' 기조를 유지하며 양보 없는 기싸움을 이어갔다. 한미 정상은 오는 11일(현지시간) 워싱턴 회담에서 북한의 비핵화를 견인할 '조율된 해법' 도출에 나선다. '하노이 노딜' 이후 한반도 정세를 가늠할 중대 분수령이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부 장관은 9일(현지시간) 상원 세출위원회 소위위원회 청문회에서 "3차 북미정상회담이 머지않아 열리길 희망한다"면서도 "궁극적 목표가 달성될 때까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경제 재재는 해제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과 협상이 이어지는 동안에도 최대의 제재 압박을 유지할 것인가"라는 질문에도 "그렇다(yes)"고 답했다. '톱다운' 외교의 문을 열어놓으면서도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FFVD) 때까지 대북제재를 통한 최대한의 압박을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한 것이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4차 전원회의를 열고 "새로운 투쟁방향을 결정한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전날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확대회의를 주재하고 자력갱생을 통한 새 전략 노선의 철저한 이행을 주문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김 위원장은 현 상황을 '긴장된 정세'로 규정하고, 당 간부들에게 책임성과 창발성, 자력갱생 등을 발휘해 새 전략 노선 관철을 강조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새 전략 노선'은 지난해 4월 20일 북한 노동당 제7기 제3차 전원회의에서 채택된 '경제건설 총력집중 노선'을 의미한다.
김 위원장의 이런 언급은 최근 잇따라 공개된 경제현장 시찰 행보의 연장선이다. 북한 매체들은 지난 8일 김 위원장이 개업을 앞둔 대성백화점을 현지 지도했다고 보도했다. 지난 4일에는 올해 첫 경제 현장 시찰 장소로 '혁명 성지'인 양강도 삼지연군 건설 공사장을 찾은 사실이 보도를 통해 알려졌다. 지난 6일엔 강원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와 평안남도 양덕온천관광지구의 건설 현장을 시찰했다고 북한 매체들이 보도했다.
관심은 이날 열리는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나올 북한의 '새 투쟁방향'이다. 정치국 회의에서 나온 김 위원장의 발언을 감안하면 경제건설 집중 노선에서 탈선하지 않고 강력한 내부 결속력을 토대로 자력갱생을 강조하는 대내 정책 기조가 발표될 것이란 분석이 먼저 나온다.
독자들의 PICK!
오는 11일 한미 워싱턴 회담을 앞두고 양보는 없다는 저강도 대미 메시지가 나올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김 위원장이 '하노이 노딜' 이후 대미 비난 발언을 최대한 자제하고 경제 발전 의지를 거듭 강조해 왔다는 점에서 비핵화 궤도에서 완전히 이탈하는 무리수를 두는 대신 '버티기 모드'의 장기전을 대비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북미 협상의 '촉진자'로 나선 문재인 대통령의 부담도 더 커졌다. 문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워싱턴에서 회담을 갖는다. 한미간 '비핵화-상응조치' 해법을 조율하고 북한의 설득 카드를 논의한다.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공조와 한미동맹을 굳건히 하면서도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동의를 이끌어 내고 협상 테이블로 다시 견인해 내야 하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문 대통령은 미국의 '일괄타결 빅딜론'과 북한의 '단계적 비핵화론'의 중간 지대인 '포괄적 합의-압축적 단계 이행'의 절충안(굿 이너프 딜·충분히 좋은 거래)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준형 한동대 교수는 "한미 정상이 김 위원장에게 발신할 메시지의 미묘한 뉘앙스를 봐야 할 것"이라며 "한미간 신뢰와 동맹 관계를 재확인하고 '제재 유지'에 방점을 찍는 원론적인 메시지가 나온다면 (우리 정부가) 미국을 설득했다는 데 실패했다는 것을 의미하고 북한이 발끈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