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콘
전세계에서 활약 중인 '월드' 클래스 유니'콘', 혹은 예비 유니콘 기업들을 뽑아 알려드리겠습니다. 세상에 이런 게 있었나 싶은 기술, 이런 생각도 가능하구나 싶은 비전과 철학을 가진 해외 스타트업들이 많습니다. 이중에서도 독자 여러분들이 듣도보도 못했을 기업들을 발굴해 격주로 소개합니다.
전세계에서 활약 중인 '월드' 클래스 유니'콘', 혹은 예비 유니콘 기업들을 뽑아 알려드리겠습니다. 세상에 이런 게 있었나 싶은 기술, 이런 생각도 가능하구나 싶은 비전과 철학을 가진 해외 스타트업들이 많습니다. 이중에서도 독자 여러분들이 듣도보도 못했을 기업들을 발굴해 격주로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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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7년 피파 U-20 월드컵에서 대한민국이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대한민국은 연장전에서 승부차기로 스페인을 이겨…" 올해 초 한 방송사에서 마이크로소프트의 생성형 인공지능(AI) 빙(Bing)에게 "1997년 월드컵에서 우승한 한국에 대해서 자세하게 설명해줘"라고 묻자 돌아온 답변이다. 실제 대회에서 우승국은 우루과이를 2대 1로 누른 아르헨티나가 차지했다. 그럼에도 빙은 최우수선수(MVP)를 차지했다는 선수 실명까지 거론하며 사실인 것처럼 답변을 이어갔다. 현재는 버전 업그레이드로 오답률이 많이 줄기는 했지만, 챗GPT도 종종 거짓을 사실처럼 전한다. 애덤 웬첼이 창업한 스타트업 아서(arthur)AI는 챗GPT4에게 '1880년부터 2000년까지 재직한 미국 대통령이 몇 명인지 알려줘"라고 묻는 실험을 진행했다. GPT4는 같은 질문에 세 번 답했는데, 답이 전부 달랐고 앞뒤도 맞지 않았다. 처음 두 번 답변에서는 서두에 20명이라고 해놓고 23명 이름을 적어뒀고, 마지막 답변에서는 23명 이름을 써놓고 22명이라고 답했다.
거창한 기술, 아이디어가 있어야만 혁신이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문제를 평소와 조금 다른 각도에서 바라보거나, 원래 있던 도구를 다르게 사용하는 것만으로도 혁신은 나타날 수 있다. 2014년 창업한 스타트업 욘드르가 그렇다. 욘드르를 창업한 그레이엄 듀고니는 스마트폰이 필수품을 넘어 신체 일부가 된 듯한 현대 사회에서 '노 스마트폰'을 주장한다. 계기는 2012년 샌프란시스코의 한 음악 페스티벌이었다. 술에 취한 남성이 춤추는 모습을 관객 두 명이 허락 없이 촬영해 유튜브에 게시하는 것을 목격한 듀고니는 남의 사생활을 멋대로 공개하는 일을 막으려면 스마트폰 없는 공간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품었다. 새로운 아이디어는 아니다. 영화관, 공연장은 물론 교실에서까지 스마트폰을 멋대로 꺼내 문제라는 말은 예전부터 나왔다. '디지털 디톡스'라는 이름으로 스마트폰 없이 하루를 보내보자는 말도 많았다. 이런 말 다음엔 알아서 스마트폰을 맡기거나 꺼내지 말자는 등 개인의 의지력을 강조하는 이야기가 뒤따랐다. 욘드르는 개인 의지보다 유혹을 차단할 도구를 해결책으로 삼았다.
미국 캘리포니아 피츠버그 경찰관 카일 베이커는 인신매매·성착취 사건 전문 수사관이다. 그는 여성 2명이 성착취 피해를 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파악, 용의자 수사에 나섰지만 오리무중이었다. 보통 초동수사는 SNS와 통신기록 등 기초적인 자료들을 기반으로 의심스러운 인물들을 추리는 것부터 시작하는데, 이번 사건에서는 이렇다 할 증거를 찾기 어려웠다. 베이커는 수사 보조 서비스를 제공하는 AI '페레그린'에 접속, 가해자와 연결고리가 될 만한 인물부터 선별하기로 했다. 이때 페레그린이 다른 경찰서에서 보낸 협조 요청 문서 속에서 한 인물의 별명과 전화번호를 찾아 베이커에게 추천했다. 이 단서를 토대로 베이커는 추가 피해자들을 확인했고, 용의자를 붙잡아 구속시켰다. 베이커는 "페레그린이 내가 찾고 있는 줄도 모르는 정보를 찾아다 줬다. (단서가 된) 협조 요청 문서가 있는지도 몰랐는데 어떻게 찾을 수 있었겠느냐"면서 "페레그린을 수사의 출발점으로 삼게 됐다"고 말했다. 페레그린은 빅데이터 기업 팔란티어 임원 출신 닉 눈이 2018년 창업한 스타트업이다.
생성형 AI(인공지능) 중 현존 최강으로 알려진 챗GPT4에게 "충실 의무 위반(Claim of disloyalty)이 뭐야"라고 물었다. 충실 의무는 상법에서 등장하는 개념으로, 기업 이사는 법령과 정관에 따라 직무를 충실히 수행해야 한다는 뜻이다. 챗GPT4는 충실 의무 위반을 단어 그대로 해석, "누군가가 신뢰를 배반했다는 주장"이라는 상법과 무관한 답변을 내놨다. 법률AI 스타트업 '하비'(Harvey)가 내놓은 AI모델은 달랐다. 이 모델은 "회사의 경영을 맡은 대리인들이 주주 또는 회사가 얻을 수 있는 최선의 이익에 반하는 행동을 했을 때 제기되는 주장"이라고 충실 의무 위반을 정의한 뒤, 출처와 함께 판례와 주요 법리를 요약했다. 오픈AI 기술을 기반으로 법률 특화 AI 훈련을 진행한 결과다. 그동안 법률 특화 AI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변호사들에게 큰 도움이 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법률 AI의 핵심은 간단한 질문만으로 판례, 법리 검토까지 가능한 문서를 생성하는 것. 질문을 간단히 입력하면 수박 겉핥기식 답변이 돌아오고, 제대로 된 답변을 얻으려면 질문에 많은 시간을 들여야 하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지난달 17일 새벽 2시40분 일본 홋카이도 시호로에서 '풍선 우주선'이 이륙했다. 풍선 아래에 구 모양의 기체를 매단 이 우주선은 파일럿 1명을 태우고 고도 2만816m까지 상승했다. 고도 2만m(20km)는 지구 대기권을 벗어난 근우주로, 지구를 내려다 보고 대낮에 별을 볼 수 있는 높이다. 풍선 우주선은 4시간56분 비행을 마친 뒤 이륙지점에서 41km 떨어진 해상에 착륙했고 파일럿은 안전히 귀환했다. 이 풍선 우주선 개발사는 창업자 이와야 게이스케 사장이 이끄는 스타트업 '이와야 기켄(기술연구소)'. 2016년 창업한 이 회사의 목표는 온가족이 함께할 수 있는 우주여행을 상품화하는 것. 운송수단으로 풍선을 고른 것도 고객 층을 넓히기 위해서다. 로켓은 가격도 가격이지만 승객들이 극심한 중력가속도를 견뎌야 한다. 우주를 꿈꾸는 어린이들은 탈 수 없다. 풍선 우주선 기술의 핵심은 여러 번 우주를 오갈 수 있는 풍선을 제작하고, 지표에 안착한 우주선을 안전하게 회수하는 것. 이와야 기켄은 우주에서도 터지지 않도록 특수 제작한 헬륨 풍선에 밸브를 달았다.
디즈니가 발굴한 아역 스타이자 빌보드 가수, 할리우드 배우로 유명한 셀레나 고메즈가 난치병 환자들을 위한 화장품 스타트업 대표로 변신했다. 2011년 면역계 희귀난치병 루푸스(전신 홍반성 낭창) 진단을 받고 연예활동을 중단했던 고메즈는 투병 기간 '평등한 아름다움'을 고민했다. 그리고 자신과 같은 환자, 장애인들을 위한 화장품 '레어 뷰티' 창업에 나섰다. 2019년 창업한 레어 뷰티는 지난해 기준 매출 3억5000만 달러(4800억원), 기업가치 20억 달러(2조7700억원)를 자랑하는 대형 브랜드로 거듭났다. 루푸스는 신체를 지켜야 할 면역계가 신체를 공격하면서 나타나는 질병이다. 유전자와 호르몬, 환경 요인이 섞여 발병한다고 하는데 정확한 원인은 알려지지 않았다. 30~40대 여성들 사이에서 집중적으로 나타나며, 피부, 관절, 신장, 폐, 신경 등 여러 부위에 염증을 동반한다. 관절 통증 때문에 일상생활이 어려운 경우도 있다고 한다. 루푸스 진단을 받은 여성들의 가장 큰 어려움 중 하나는 화장이라고 한다.
"거래 사고가 아니라면 내 이름이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실릴 일은 없다고 생각했다. " 트레이더로 살다 2017년 논알코올(non-alcohol) 맥주 스타트업 애슬레틱 브루어리 창업자로 변신한 빌 슈펠트는 하루 24시간이 부족한 남자였다. 미국 억만장자 스티븐 코헨이 이끄는 헤지펀드 포인트72에서 근무한 그는 아침 5시 반에 일어나 헬스장에 들렀다가 6시 반부터 일을 시작하는 '아침형 인간'이었다. 말 그대로 눈코뜰새 없이 일하고, 퇴근 후에는 항상 업무차 저녁 식사를 가졌다. 주말에는 지인 약속이 기다리고 있었다. 어느 순간 그는 모임마다 항상 술이 함께였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지난 2월 WSJ 인터뷰에서 그는 "나처럼 매일 보람찬 생활을 하려는 사람들에게 알코올은 맞지 않았다. 내 삶의 유리 천장처럼 느껴졌다"고 말했다. 음주 후 피로와 숙취로부터 벗어나겠다면서 술을 끊기로 결심했지만, 모임 상대방과 잔을 맞춰야 했기에 아예 끊을 수는 없었다. 그래서 2014년 한 저녁 자리에서 논알코올 맥주를 주문하는 도전을 감행했지만 실패로 끝났다.
━"투표하지마" 바이든 전화, 알고 보니 AI였다━미국 민주당 대선 주자 선출을 위한 뉴햄프셔 주 경선을 하루 앞둔 지난 1월22일, 지역 당원들은 황당한 전화를 받았다. 전화기 너머 조 바이든 대통령은 "투표하면 트럼프 당선을 돕는 꼴", "11월 대선을 위해 투표를 하지 말아라"라며 투표 불참을 독려하고 있었다. 알고 보니 목소리의 주인공은 바이든이 아니었다. 누군가 음성 생성 AI 스타트업 일레븐랩스의 기술로 바이든의 목소리를 합성해 거짓 메시지를 유포했던 것. 일레븐랩스는 유포자를 추적해 서비스 이용을 정지시켰다. 일레븐랩스는 2022년 폴란드 출신 개발자 마티 스타이세우스키와 표트르 다브코우스키가 공동 창업한 회사다. 두 사람은 구글과 빅데이터 기업 팔란티어를 거친 AI 전문 엔지니어다. 이들이 음성 생성 AI 개발을 결심한 것은 폴란드의 특이한 더빙 문화 때문. ━남자 성우가 여배우 대사까지 더빙…충격 받아 창업 결심━폴란드는 외국 영화를 더빙할 때 렉터(Lektor)라 불리는 남자 성우 한 명이 모든 대사를 읽는다.
독일인 티모 볼트가 2012년 창업한 영국 밀키트 스타트업 '구스토'는 매주 신메뉴를 50개씩 내놓는다. 멕시코 요리 엔칠라다부터 태국식 치킨 버거, 하와이식 치킨 포케, 한국식 두부 강정 등 전세계 요리를 간편하게 주문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이다. 매주 새 메뉴가 50개씩 쏟아진다면 메뉴를 고르는 것도 일이 된다. 채식주의, 유당불내증 등 메뉴 선택에 신중해야 하는 고객들에게는 더 어려운 일이다. 이에 구스토는 개인 취향과 조리 난이도, 할인 등을 고려해 자동으로 메뉴를 추천하는 엔진을 개발했다. 시장분석업체 커스토머엣지가 영국 카드거래 자료를 기반으로 분석한 자료 따르면 지난해 기준 구스토의 현지 밀키트 시장 점유율은 34%로, 경쟁업체 헬로피쉬(43%)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한 구스토 이용자는 홈페이지에 "식재료 일부 품질이 떨어지거나 누락되는 경우가 종종 있긴 했지만 매우 만족하며 몇 년째 이용 중"이라며 "가족 식사 수준이 올라갔다"고 후기를 적었다. 6주째 구스토 밀키트를 주문 중이라는 한 이용자는 "글루텐 없는 메뉴만 찾는데도 선택지가 매우 넓어 좋았다"며 "덕분에 요리가 재밌어졌다"고 했다.
"유제품을 못 먹는 딸이 이 우유는 정말 좋아한다. " "일반 우유는 물론 귀리 우유, 두유도 못 먹는데 이건 정말 맛있다. 진짜 우유 맛이 나고 배탈도 없다. 우유 먹고 배탈나는 사람이 있다면 꼭 추천해주고 싶다. " 식품 스타트업 '낫코(Notco)의 대체 우유 '낫밀크'를 마셔본 소비자들의 후기다. 2015년 칠레 산티아고에서 시작한 낫코는 인공지능(AI) '주세페'를 이용, 우유나 치즈 같은 동물성 식품을 식물성 재료로 복제한다. 주세페는 동물성 식품의 분자 구조를 분석한 뒤, 구조를 재현할 수 있을 만한 식물성 재료 조합과 레시피를 추천한다. ━'딸기+토마토=닭고기?' 기상천외 AI 레시피 ━주세페는 2만 종 이상의 식물성 식재료 데이터를 기반으로 기존 식품업계에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조합들을 추천한다고 한다. 카림 피차라, 파블로 잠모라와 함께 낫코를 설립한 마티아스 무슈닉 CEO는 2022년 포브스 인터뷰에서 "주세페로 파인애플과 양배추를 결합해 우유에 크리미한 향을 더하고, 딸기와 토마토를 사용해 닭고기의 향미를 낸다"고 말했다.
입시 성적이 좋지 않아 대학조차 못 간 1991년생 중국인 니에 유첸. 평소 IT 기술에 관심이 많아 스마트폰 수리점을 열었으나 얼마 지나지 않아 폐업했다. 앞길이 막막했던 그는 '당 충전'을 하러 근처 밀크티 가게를 찾았다. 분유와 인스턴트 차 분말로 만든 밀크티 맛은 실망스러웠다. '겨우 이런 음료를 마시려고 사람들이 줄을 서나. ' 실제로 줄을 대신 서주는 아르바이트가 있을 뿐 아니라, 웃돈을 주고 '암표상'이 사온 밀크티를 사 마시는 경우가 있을 정도로 중국에서 밀크티의 인기가 뜨겁다. 분유 대신 우유로 고급 밀크티를 만들면 어떨까 싶었다. ━"겨우 이거 먹으려고 줄 서?" 분유 밀크티 먹다 창업 결심━2012년 밀크티 브랜드 '헤이티'(HEYTEA)를 창업, 대형 밀크티 프랜차이즈 CEO로 거듭났다. 지난해 중국 경제매체 지에미안 보도에 따르면 그해 기준 40억 위안(7400억원)의 부를 거머쥐었다. 목표는 밀레니얼 세대도 즐길 수 있는 차 문화를 퍼뜨리는 것. 2018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인터뷰 기사를 종합하면 헤이티의 성공 비결은 크게 세 가지로 꼽힌다.
미국 최고의 과학고 토마스제퍼슨 과학기술고등학교에서 만난 천재 두 명이 '뇌 질환 발견의 민주화'를 목표로 의기 투합했다. 공동창업자 로한 칼라하스티(19), 사이 마타팔리(17)가 3년 전 시작한 스타트업 '바이탈AI'(Vytal. ai)는 PC, 스마트폰으로 촬영한 눈동자 움직임을 통해 뇌 질환, 특히 치매를 조기 포착하는 기술을 제공하려 한다. 눈동자 움직임으로 뇌 상태를 진단하는 게 신기술은 아니다. 일부 병원은 이 같은 진단 기술 장비를 갖추고 있으나, 장비 가격이 4000달러 이상인 데다 부피도 커 가정용으로는 쓸 수 없다. 이 때문에 일반 환자들에까지 기술 혜택이 미치지 않고, 연구자들이 많은 양의 진단 데이터를 모으기 어렵다고 바이탈AI는 지적했다. 진단 방식은 단순하다. 환자는 화면에 떠오르는 점을 눈으로 쫓기만 하면 된다. 그러면 바이탈AI가 컴퓨터나 스마트폰에 부착된 카메라를 통해 눈동자 움직임을 수집, 분석한 뒤 치매 가능성을 진단한다. 물론 바이탈AI 기술이 전문의료장비만큼 정확한 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