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정열의 Echo
한 사람의 독자를 만나기까지 100년을 기다린다해도 나는 결코 서운하지 않을 것이다. (요하네스 케플러) 모든 사람이 공감할 순 없지만, 누군가 한 사람에게는 깊은 '울림'을 줄 수 있는 이야기를 해보려합니다. 많은 '메아리'를 부탁드립니다.
한 사람의 독자를 만나기까지 100년을 기다린다해도 나는 결코 서운하지 않을 것이다. (요하네스 케플러) 모든 사람이 공감할 순 없지만, 누군가 한 사람에게는 깊은 '울림'을 줄 수 있는 이야기를 해보려합니다. 많은 '메아리'를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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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년 전쯤 일이다. "나도 하나 사야 할 것 같다. 착한 김 과장한테 너무 미안해서. ○○이 할머니도 지난주에 샀다고 하더라." 퇴근한 아들의 눈치를 보며 어머니는 말씀하셨다. 사건의 시작은 어느 날 동네 한 건물 지하에 '○○의료기'를 판매한다는 '간판도 없는' 영업장이 생기면서다. 그곳에 가면 그 비싼 ○○의료기를 공짜로 사용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가수 뺨치는 노래실력을 갖춘 김 과장 등 젊은 직원들의 공연까지 볼 수 있었다. 심지어 집에 돌아갈 땐 두루마리휴지 등 선물까지 안겨주니 그곳은 곧 온 동네 노인의 사랑방이 됐다. 영업의 효과는 강력했다. 어머니는 ○○의료기 전도사가 됐다. "○○의료기는 각종 질병, 심지어 암에도 효과가 있다"고 철석같이 믿으셨다. "말도 안 된다"는 아들의 타박에 어머니는 "TV에 나오는 ○○○ 박사도 그러더라. 너는 알지도 못하면서"라고 맞섰다. 어머니의 며칠간 무언시위에 결국 두 손을 들었다. 200여만원에 구매한 그 ○○의료기는 예상대로
# 때는 2008년 말. 글로벌 금융위기로 세계 최대 자동차업체 GM이 파산 위기에 몰렸다. 출범을 앞둔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GM에 막대한 구제금융을 투입하면서 과연 누구에게 'GM 살리기'의 대임을 맡겨야 할지에 관심이 쏠렸다. 잭 웰치, 카를로스 곤 등 전설적 경영자들이 자천타천 GM의 새로운 CEO(최고경영자) 후보로 거론됐다. 뉴욕타임스의 저명한 칼럼니스트 토머스 프리드먼은 자신의 칼럼을 통해 "GM은 스티브 잡스를 새로운 CEO로 데려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잡스는 2007년 인류 역사상 최고의 혁신제품 중 하나인 아이폰을 출시, 전 세계적으로 스마트폰 혁명을 일으키며 혁신의 아이콘이라 불렸다. 그가 GM의 CEO를 맡는다면 '아이카'라는 새로운 개념의 자동차를 개발, GM을 살릴 수 있다고 프리드먼은 전망했다. 그러나 당시까지 잡스가 아이카 개발의지를 공식적으로 밝힌 적은 없었다. 하지만 애플 충성고객인 '애플빠'뿐 아니라 일반 소비자도 잡스의 혁신 DNA를 자극할 다음
# '그가 돌아온다.' 도널드 트럼프 얘기다. 오는 11월5일 치르는 미국 대통령선거의 결과를 속단할 순 없다. 남은 10개월간 어떤 일이 벌어질지 알 수 없어서다. 그러나 미 현지 여론조사와 정치전문가들이 제시하는 가장 유력한 시나리오는 있다. '조 바이든 현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4년 만의 리턴매치'와 '트럼프의 백악관 재입성'으로 요약된다. 공화당 대통령 후보를 선출하는 첫 경선인 18일(현지시간) 아이오와주 코커스(당원대회)와 두 번째 경선인 23일 뉴햄프셔 프라이머리(예비선거)에서 이변은 없었다. 트럼프는 2곳에서 50%를 상회하는 득표율로 압승을 거뒀다. 트럼프는 첫 경선에서 승리한 후 "미국을 최우선에 두고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사법리스크가 변수로 남아 있지만 트럼프의 발목을 잡진 못할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트럼프의 대표 슬로건 'MAGA'(Make America Great Again)가 다시 미국을 뒤흔들고 있다. 트럼프 대
# "○○이 아들이 지난해 의대 갔잖아." 올해 대학수학능력시험(이하 수능) 성적표가 배포된 지난주 연말모임에서 나온 말이다. "대단하네"라는 감탄사가 여기저기서 나왔다. 요즘 자식농사의 최고봉은 의대에 입학한 아들과 딸이다. 생면부지의 부모 지인들 모임에서도 화제에 오를 정도다. 그 치열한 입시경쟁을 뚫고 이뤄낸 성과인데 왜 안 그렇겠나. 올해 수능에서 최고의 성적을 거둔 수험생들도 어김없이 의대행을 선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불안과 불확실성의 시대에 정년 없이 평생 돈을 벌 수 있을 뿐 아니라 수입까지 높은 의사라는 직업을 선호하는 것은 개인으로서는 매우 합리적인 선택이다. 그러나 국가로서는 심각한 고민거리다. 더구나 수출로 먹고사는 나라의 인적자원 활용 측면에서는 최악이나 다름없다. 자연계 우수인재들은 1970년대엔 토목공학, 80년대엔 전자공학, 90년대엔 컴퓨터공학과를 선택했다. 이들이 건설·전자·IT(정보기술)산업의 발전을 이끌며 오늘날 세계 10위권 경제국 도약을 주도
# 서울 중구에 있는 J고등학교를 다녔다. 집에서 '도보 10분 거리'에 위치한 평범하고 전형적인 동네 남자고교였다. 역사는 제법 되지만 졸업생들이 활발히 모임을 하며 끈끈한 관계를 이어가는 곳은 아니다. 약수동, 금호동, 신당동 등 인근 주거지역이 대부분 재개발되면서 일찍부터 친구들이 뿔뿔이 흩어진 영향도 있을 것이다. 오래 전 졸업한 고교 이름이 최근 신문과 방송에서 심심찮게 등장한다. 전국에서 손꼽히는 야구 명문으로 거듭나면서다. 사실 재학 당시에는 그리 강팀이 아니었다. 2학년 때 무려 30여년 만에 처음으로 전국대회인 대통령배 야구대회 4강에 진출, 학교가 떠들썩했던 기억이 어렴풋이 남아 있다. 얼마 전 깜짝 놀랄 만한 소식을 전해들었다. 남고 졸업생인 내게 여자 후배들이 생겼다는 것이다. 사연은 이렇다. 저출산으로 6~17세 학령인구가 계속 줄어드는 가운데 도심 공동화 현상까지 나타나면서 서울 구도심에 있는 J고교는 신입생 확보에 계속 어려움을 겪었다. 몇 년 전만 해도
# "저 보랏빛 가게는 뭐지." 8월 초 호주 시드니 중심가. 명품을 비롯해 세계 각국의 유명 브랜드가 몰려 있는 쇼핑거리를 거닐다 웨스트필드 백화점 1층에 유난히 눈길을 끄는 가게 하나를 발견했다. '혹시나' 하며 온통 보랏빛으로 장식한 그 가게로 발걸음을 옮겼다. '역시나' 세계적 K팝 그룹 BTS(방탄소년단) 멤버 7명의 귀여운 캐릭터인형들이 방문객을 반겨준다. 지난 5월 문을 열었다는 팝업스토어 '스페이스 오브 BTS 인 시드니'(Space of BTS in Sydney). 모두 BTS 팬클럽 '아미'는 아니겠지만 다양한 인종의 사람이 티셔츠부터 열쇠고리까지 BTS 굿즈를 구경하며 이야기꽃을 피웠다. 계산대에서 구매한 굿즈를 건네받으며 함박웃음을 짓는 한 현지인 커플의 모습은 가슴 뭉클한 자긍심('국뽕'과는 확연히 다른)을 선사했다. 테일러 스위프트, 브루노 마스 등 쟁쟁한 팝스타가 어디 한둘인가. 그런데 세계적 관광지 시드니의 한복판 핫플레이스에 떡하니 대한민국이 낳은 팝스
# "아무리 평균이라지만 너무하네. 초등생 기본만 해도 월 100만원." 교육부와 통계청이 지난 3월 발표한 2022년 초·중·고 사교육비 조사결과 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41만원이었다. 사교육을 받은 학생만을 기준으로 한 월평균 사교육비는 51만4000원이었다. 2007년 통계 작성 이후 최고치였다. 그러나 학부모로 추정되는 독자들은 이 내용을 전하는 기사에 분노를 담은 댓글들을 달았다. 정부의 사교육비 통계와 현실의 괴리감이 너무 크다는 비판이었다. 한마디로 '평균의 함정'을 고려하더라도 통계가 엉터리라는 것이다. 대치동의 유명 초등학생 수학·영어학원의 학원비는 1주일에 2회 기준으로 과목당 40만~50만원대에 달한다. 우리나라 인구의 절반이 몰려 있는 수도권의 이른바 동네 학원들도 만만치 않다. 코로나19를 거치면서 과목당 최소 30만원을 넘어선 지 오래다. 여기에 논술이나 체육을 더하면 월 사교육비는 100만원을 훌쩍 넘는다. 설상가상 아이가 둘이라면 부담은 곱절이다.
#'1조1000억달러'(약 1430조원). 미국 반도체기업 엔비디아가 지난 13일(현지시간) 종가 기준으로 기록한 시가총액이다. 반도체기업으로는 사상 처음으로 시총 1조달러를 돌파했다. 현재 뉴욕증시에서 시총이 1조달러 넘는 기업은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 아마존뿐이다. 시총 1조달러는 과연 어느 정도일까. 엔비디아 주식 전체를 팔면 삼성전자(429조원)를 비롯해 SK에너지솔루션, SK하이닉스 등 우리나라 시총 상위 50개 기업(시총 합계 1451조원)을 모두 살 수 있다. 엔비디아 주가는 올 들어서만 무려 192% 치솟았다. 전 세계적 생성형 AI(인공지능) 열풍의 최대 수혜주로 부상하면서다. 2000년대까지 엔비디아는 게이머들 사이에서는 유명했지만 반도체업계에서는 사실 변방기업이나 다름없었다. 엔비디아는 1999년 '세계 최초 GPU(그래픽처리장치()'라는 이름을 붙인 '지포스 256'을 선보였다. GPU는 애초 게임의 그래픽과 영상을 빠르게 처리하기 위해 개발된 만큼 방
#미국 뉴욕 맨해튼의 관문인 포트오소리티 버스터미널에서 나오면 길 건너편에 우뚝 솟은 지상 52층 규모의 현대적인 빌딩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건물 벽면에 커다랗게 새겨진 'The New York Times'(더 뉴욕타임스)라는 멋스러운 제호가 이곳이 바로 미국 최고의 일간지 뉴욕타임스 본사임을 알려준다. 뉴욕타임스는 미디어 환경의 급속한 변화 속에 생존 위기에 처한 전 세계 올드미디어, 특히 종이신문이 가장 벤치마킹하고 싶어하는 모델이자 교과서다. 2011년 온라인 유료화를 시작으로 지난 10여년 동안 디지털 혁신을 통해 독보적 디지털미디어로의 변신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디지털 혁신의 성과는 눈부시다. 디지털 구독자 수는 올해 3월 말 기준 902만명에 달한다. 종이신문 구독자 수는 71만명이다. 2020년 기점으로 이미 구독과 광고매출에서 온라인이 종이신문을 모두 넘어섰다. 2027년까지 1500만명의 유료독자를 확보한다는 목표다. 이제야 일부가 로그인월을 통해 '탈포털' 준비에
#"아이팟, 전화기, 인터넷통신기기. 3가지는 별도 기기가 아닙니다. 이것은 하나의 기기입니다. 우리는 '아이폰'이라 부릅니다. 오늘 애플은 휴대폰을 재발명합니다." 2007년 1월9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맥월드 행사장. 트레이드마크인 검은색 터틀넥과 청바지를 입은 스티브 잡스 애플 CEO(최고경영자)는 이렇게 세상에 아이폰을 소개했다. 그로부터 5개월 후 공식 출시된 아이폰은 모바일 시대를 활짝 열면서 인류의 일상을 혁명적으로 변화시켰다. 이른바 '아이폰 모먼트'(iPhone Moment)다. 25년 만인 올해 AI(인공지능)의 '아이폰 모먼트'가 시작됐다. 오픈AI가 지난해 11월 선보인 LLM(거대언어모델) 기반의 대화형 AI 챗봇 '챗GPT'가 전 세계적 열풍을 일으키면서다. 챗GPT 열풍은 2016년 알파고 충격과는 차원이 다르다. 당시 인간계 바둑 최고수 이세돌 9단은 딥마인드의 AI 알파고에 1승4패로 무릎을 꿇었다. 전 세계는 경악했다. 하지만 알파고를 비롯해
#"사다리가 있습니다. 맨 아래 발판에는 0, 맨 위 발판에는 10이 쓰여 있습니다. 사다리 맨 위는 당신에게 가능한 최상의 삶이고 맨 아래는 최악의 삶입니다. 지금 이 순간 당신은 어느 발판에 서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10점 만점에 5.951점.' 우리나라 사람들이 자신의 삶을 평가해 매긴 주관적 행복도 점수다. 유엔 지속가능발전해법네트워크(SDSN)의 '2023 세계행복보고서'에서 우리나라는 조사대상 137개국 중 57위를 차지했다. 2021년에는 149개국 중 62위, 2022년에는 146개국 중 59위를 기록했다. 이 행복도 점수는 갤럽세계여론조사(GWP)가 매년 세계 150여개국에서 실시하는 '주관적 웰빙'에 대한 3년치 설문조사 데이터를 바탕으로 산출된다. 1인당 GDP(국내총생산), 사회적 지원(문제가 생겼을 때 도와줄 사람의 존재 여부), 기대 건강수명, 삶에 대한 선택의 자유, 관용(지난 한 달 동안 기부 여부), 부정부패지수와 같은 행복에 영향을 미치는 6개 핵
#과연 송혜교(문동은 역)는 '사이다맛' 복수에 성공할 수 있을까. 오는 10일 공개 예정인 넷플릭스 시리즈 '더 글로리 파트2'를 기다리는 이가 많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이 임명 하루 만에 아들의 과거 학교폭력(이하 학폭) 문제로 낙마하면서 학폭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다. '더 글로리'는 유년시절 학폭으로 영혼까지 부서진 문동은이 인생을 걸고 준비한 치밀한 계획에 따라 가해자들에게 복수하는 내용을 담았다. 지난해 말 공개한 파트1은 국내외에서 선풍적 인기를 끌었다. 넷플릭스 톱10 웹사이트에서 누적 1억4800만 시청시간을 기록하고 총 36개국에서 톱10에 올랐다. 드라마에서 박연진(임지연 분) 등 가해자그룹은 고데기 온도를 체크한다며 문동은의 신체를 아무렇지 않게 지진다. 가해자들이 희희낙락하며 울부짖는 피해자에게 잔혹한 폭행을 가하는 모습에 시청자들은 경악했다. 그러나 현실은 드라마보다 더 불편하고 고통스럽다. 드라마에서 그려진 장면은 실제로 2006년 청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