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정열의 Echo
한 사람의 독자를 만나기까지 100년을 기다린다해도 나는 결코 서운하지 않을 것이다. (요하네스 케플러) 모든 사람이 공감할 순 없지만, 누군가 한 사람에게는 깊은 '울림'을 줄 수 있는 이야기를 해보려합니다. 많은 '메아리'를 부탁드립니다.
한 사람의 독자를 만나기까지 100년을 기다린다해도 나는 결코 서운하지 않을 것이다. (요하네스 케플러) 모든 사람이 공감할 순 없지만, 누군가 한 사람에게는 깊은 '울림'을 줄 수 있는 이야기를 해보려합니다. 많은 '메아리'를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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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의 경우 1956년 졸업생 750명 가운데 과반인 450명이 졸업 후 군에 입대했다. 그에 반해 2006년 졸업생 1108명 가운데 입대한 사람은 고작 9명에 그쳤다.…. 의회 의원 가운데 자녀가 군에 입대한 경우는 2%에 불과하다." 사회 특권층 젊은이들이 군복무를 기피하는 현상을 비판하는 글이다. 얼핏 우리나라 상황처럼 보이지만 아니다. 마이클 샌델의 '정의란 무엇인가'에 나오는 미국의 이야기다. 병역의 불공정성에 대한 이런 비판은 모병제 국가 미국에서조차 병역은 여전히 사회적으로 민감한 문제라는 점을 보여준다. 세계 유일의 분단국으로 남북이 69년째 휴전상태로 대치 중인 징병제 국가 대한민국은 오죽하랴. 병역 비리 의혹 한방이 대통령선거 결과를 좌우할 정도로 병역문제는 국민 감정상 가장 민감하고 폭발력 있는 이슈다. 올해 대선을 관통한 키워드는 '공정과 정의'였다. 최초 검찰총장 출신 대통령 탄생의 한 축을 담당한 '이대남'은 더구나 병역의무 이행의 당사자다. 어떤
#"새 나라를 건설하는데 새로운 정부가 절대 필요하지만 새 정신이 아니고는 결코 될 수 없는 일입니다." 1948년 7월24일 당시 국회의사당으로 사용된 서울 세종로 중앙청(옛 조선총독부) 광장. 우리나라 헌정 사상 첫 대통령의 취임식이 열렸다. 초대 대통령으로 선출된 이승만은 취임사를 통해 단순히 해방에 따른 국가 수립을 넘어 새 시대에 맞는 새 정신으로 무장한 국가를 건설하자는 목표와 비전을 제시했다. 독립국가 대한민국이 공식적으로 첫발을 떼는 역사적인 순간이었다. 초대 이승만 이후 지금껏 11명의 대통령이 탄생했다. 박정희 대통령은 1963년 말 취임사에서 가난한 국가의 경제·사회적 근대화에 방점을 찍었다. 그는 민족자립을 위한 경제개발 5개년계획 추진을 중대한 국가적 과제로 제시했다. 1998년 초 6·25 이후 최대 국란이라던 외환위기 상황에서 취임한 김대중 대통령은 경제적 국난을 극복하고 경제를 재도약시키는 일을 새로운 정부의 최대 당면과제로 꼽았다. 또한 민주주의와 시장
#"우리는 당신의 지지가 필요합니다. 2022년의 현대기술은 아마도 주택가와 유치원, 병원을 목표로 하는 탱크와 다연장로켓발사기, 미사일에 대한 최고의 해결책입니다." 마하일로 페도로프 우크라이나 부총리 겸 정보통신부 장관이 이달 초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에게 보낸 서한이다. 올해 31세인 페도로프 장관은 MZ세대(1980~2000년대 초반 출생)답게 트위터 계정을 통해 삼성전자를 비롯해 애플, 아마존, 구글, 스페이스X 등 주요 기술기업들에 대러시아 제재에 동참해달라는 'SOS'를 날렸다. 기술기업들은 즉시 응답했다. 애플은 러시아에서 아이폰 등 모든 제품의 판매를 중단했다. 애플페이 결제서비스도 제한했다. 심지어 러시아 이외 지역 앱스토어에서 러시아 국영방송 러시아투데이(RT)와 통신사 스푸트니크의 앱(애플리케이션) 다운로드도 금지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모든 자사 제품의 판매와 서비스 중단을 넘어 러시아의 사이버 공격으로부터 우크라이나를 방어하는 데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가끔 주말이면 가족과 함께 찾는 곳이 이케아 광명점이다. 딱히 인테리어에 취미가 있는 건 아니지만 각종 가구와 소품으로 꾸민 쇼룸들을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가성비 갑'의 한 끼 식사와 커피도 빼놓을 수 없는 즐거움이다. 이곳에 갈 때마다 떠오르는 말이 바로 '상전벽해'(뽕나무밭이 푸른 바다가 됐다)다. 2014년 말 '글로벌 가구공룡'으로 불리는 이케아가 마침내 국내에 진출했다. "조립식 가구는 국내 소비자들의 성향과 맞지 않는다"는 '기우'를 비웃기라도 하듯 개장 첫날부터 이케아 매장 앞엔 긴 줄이 늘어섰다. 첫 방문 당시 가장 기억에 남은 것은 이케아를 상징하는 노란색과 파란색으로 색칠된 광명점 건물과 허허벌판이던 주변의 강렬한 대조였다. '왜 이렇게 외딴곳에 매장을 만들었을까'라며 고개를 갸우뚱했다. 그러나 불과 7년여 만에 이케아 광명점의 주변 모습은 완전히 달라졌다. 바로 옆에는 복합쇼핑몰 롯데몰이 자리잡았고 길 건너편에는 창고형 할인점의 대명사 코스트코가 있다.
#미국에서 흔히 4대 스포츠라고 하면 아메리칸풋볼, 야구, 농구, 아이스하키를 꼽는다. 이중 가장 인기 있는 스포츠는 단연 아메리칸풋볼이다. 경기시간 60분 내내 덩치 큰 선수들이 끊임없이 돌진하며 충돌하는 풋볼의 격렬함과 공격성은 다른 종목엔 '넘사벽'(넘을 수 없는 사차원의 벽)이다. 미국인들이 풋볼에 열광하는 이유다. "이제 헌신하는 다음 세대 선수들에게 필드를 맡기고 떠나는 것이 최선이다." 미국프로풋볼(NFL)의 살아 있는 전설 톰 브래디가 지난달 말 은퇴를 선언했다. 올해 45세 나이에도 정상을 지킨 브래디는 스스로 은퇴를 선택했다. 그는 지난해 무려 20년을 뛰며 슈퍼볼 6회 우승의 왕조를 건설한 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를 떠나 탬파베이 버커니어스로 둥지를 옮겼다. 하지만 이적 첫해 슈퍼볼 우승을 차지하며 자신의 가치를 증명했다. 브래디의 22년 경력은 화려함 그 자체다. 슈퍼볼 우승 7번, 슈퍼볼 MVP(최우수선수) 5차례, 시즌 MVP 3회 등 빛나는 업적을 달성했다.
#"정치에 관여하고 싶지 않다." 지난해 9월 미국 텍사스주가 낙태금지법을 시행하면서 미국 전역이 찬반논란으로 심한 몸살을 앓았다. 당시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최고경영자)가 갑자기 논란의 한복판에 강제소환됐다. 공화당 소속 그레그 애벗 텍사스 주지사가 방송인터뷰에서 낙태금지법 등 보수적인 텍사스주 정책에 대해 머스크의 지지를 요청하는 '러브콜'을 보내면서다. 머스크는 법인세 할인 등 기업친화적 정책을 펼치는 텍사스주로 본사를 이전하는 발표를 앞두고 있었다. 더구나 머스크는 세계 최고 부자이자 6600만명의 트위터 팔로워를 둔 인물. 텍사스 주지사 입장에서 머스크의 지지발언은 여론의 향배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비장의 카드'였다. 그러나 머스크는 '정치 불관여'를 주장하며 찬반논란에 얽히고 싶지 않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좌충우돌 언행이나 가벼운 입방정 트윗으로 욕을 먹던 모습과 확연히 달랐다. 사실 애플, 아마존, 구글 등 빅테크(대형 IT기업)를 필두로 미국 기업들이나
# "소비를 이념적으로 하나?" 10여년 전 한 유통대기업 경영자가 던진 말이다. 일부 논란이 있었지만 사실 당시만 해도 이 말 자체가 그리 틀린 것은 아니었다. 소비는 자신의 이익을 위한 것이기에 사회적, 정치적 가치가 소비자의 선택에 끼어들 여지가 없다는 것이 당시의 일반적인 생각이었기 때문이다. 가치소비는 일종의 사치였던 셈이다. 그러나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 변화무쌍한 소비자의 마음과 행동은 오죽할까. 아마도 지금 저 말에 동의할 기업경영자는 단 한 명도 없을 것이다. 오늘날 소비의 중심축인 MZ세대(1980~2000년대 초반 출생)는 저 질문에 주저 없이 "네! 저는 그래요"라고 응수할 것이다. MZ세대를 규정하는 최대 특징은 바로 지향하는 가치관에 따라 소비를 한다는 점이다. 이른바 '가치소비' '미닝아웃'(meaning out)이다. 이들은 자신의 가치에 부합하는 제품과 서비스라면 아무리 가격이 비싸도 기꺼이 소비한다. 그런 기업들을 '돈쭐'낸다. 반면 아무리 품질이
#'신혼집에 유선전화를 설치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10여년 전만 해도 결혼을 앞둔 대다수 신혼부부가 한 고민이다. 당시 이동통신 시장이 성숙기에 진입하면서 유선전화는 존재의 의미를 잃어가고 있었다. 이동통신 가입자 수는 이미 2010년 5000만명 고지를 넘어섰다. 당연히 언제 어디서나 연락이 가능한 휴대폰이 있는데 굳이 집에 유선전화를 설치하는 것은 불필요하고 낭비라는 '실리주의'의 목소리가 강했다. 하지만 명색이 신혼집에, 특히 양가 어른들이 자주 사용하는 유선전화는 반드시 있어야 한다는 '명분론'도 만만치 않았다.(개인적으로는 명분론을 선택했다.) 2021년 9월 현재 유선전화 가입자 수는 1237만명까지 쪼그라들었다. 우리나라 전체 2148만가구의 40%에 유선전화가 없는 셈이다. 아이들이 걸음마를 떼기 전에 스마트폰부터 배우는 시대다. 각종 서류에 아직 남아 있는 유선전화번호란마저 머지않아 사라질 가능성이 높다. #"'지옥' 보셨나요?" 최근 식사자리에서 빠지지 않는 화
#'사나이가 뜻을 세워 고향을 떠나면 학문을 못 이룰 땐 죽어도 돌아오지 않으리.' 1941년말 식민지 조선의 스물한 살 청년은 이 짧은 한시 한 구절을 남기고 고향 '둔터마을'을 떠났다. 그가 몸을 실은 것은 부산항을 출발해 일본 시모노세키로 향하는 부관연락선. "아무리 젊은 혈기라고는 해도 너무나 무모한 도전이었다"고 훗날 스스로 평가한 이날의 가출, 혹은 출가는 오늘날 한국과 일본을 중심으로 200여개 계열사를 거느린 롯데의 시작을 알리는 작지만 큰 발걸음이었다. 혈혈단신의 식민지 청년은 어떻게 맨주먹으로 일본 땅에서 성공할 수 있었을까. 여전히 삐걱대는 한일관계나, 얼마 전까지 거세게 분 '노재팬' 운동의 열기만 생각해봐도 80년 전 그가 맞닥뜨려야 했던 차별과 멸시는 상상 그 이상으로 끔찍했을 것이라는 점은 능히 짐작할 수 있다. 지난 3일 롯데그룹 창업주 고 신격호 명예회장의 탄생 100주년을 맞아 출간된 회고록 '열정은 잠들지 않는다'(한계를 넘어 더 큰 내일로)에서
#"초심으로 돌아가겠다. 성장에 취해 주위를 둘러보지 못하는 실수를 저질렀다."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이 지난주 국회 국정감사장에서 연신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카카오 자회사들이 골목상권까지 파고들면서 카카오의 무한확장 전략이 정치권과 여론의 집중포화를 맞으면서다. 김 의장은 100여개 자회사를 거느린 기업의 총수며 국내 최고 부자반열에 오른 인물이다. 그러나 남들처럼 긴급한 해외출장을 핑계대거나 그 흔한 진단서를 제출하지 않았다. 김 의장은 이틀이나 국감장에서 의원들의 호통과 질타를 기꺼이 감내했다. 왜 그랬을까. 카카오 대관의 무능 때문일까. 그보다는 김 의장 본인이 직접 나서야 할 만큼 반(反)카카오 정서가 심각하다고 판단했을 것으로 보는 것이 적절할 듯싶다. 김 의장의 국회 소환에 앞서 카카오는 골목상권 사업 철수, 플랫폼 수수료 폐지 인하, 상생기금 3000억원 등을 담은 상생 종합선물세트를 내놓았다. 그러나 플랫폼 규제 강경론자들은 이런 플랫폼의 착한 모습에 속
#평일 저녁시간이나 주말, 아파트 분리수거장의 남성 인구밀도는 매우 높다. 집안일에는 도통 소질도 없고 의욕도 없는 남편들이 그나마 전담하는 일이 쓰레기 분리수거인 경우가 많아서다. 요새는 하루라도 건너뛰면 빈 페트병이나 폐지가 넘칠 정도로 쌓인다. 코로나19(COVID-19)로 택배나 배달이 급증하고, 이로 인해 배출되는 쓰레기도 많아지면서다. 비대면 경제가 활성화하면서 쓰레기로 인한 환경오염 문제에 대한 경각심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주변을 둘러보면 쓰레기를 줄여 환경보호를 위해 작은 실천을 하는 이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장볼 때마다 항상 장바구니를 챙기는 가정주부부터, 1회용컵을 사용하지 않기 위해 개인컵을 들고 다니는 수고로움을 마다하지 않은 직장인들까지. 다른 나라들도 우리와 같을까. 특히 오래전부터 환경운동이 활발했던 선진국은 당연히 우리보다 1회용품 사용 등 쓰레기 배출기준이 더욱 엄격할 것이라고 생각하기 십상이다. 하지만 미국 동부지역에 살면서 경험한 실상은
#"이게 말이 됩니까. 도대체 왜 우리만 쏙 뺐는지 이해할 수가 없네요. 면세점은 외국인들이 가장 많이 방문하는 곳이라 가장 위험한 곳이고, 코로나19(COVID-19)로 가장 큰 피해를 입었는데…." 지난달 말 한 면세점 고위임원에게 전화가 걸려왔다. 그는 서울시내 백화점·대형마트 등 대형 유통업체 종사자를 대상으로 백신 우선접종 희망자를 접수하면서 면세점 종사자를 제외한 데 강한 불만을 토로했다. 면세점은 유통산업발전법상 대규모점포에 해당하지 않아 벌어진 일이다. 그러나 면세점 종사자 간에도 희비가 엇갈렸다. 백화점 안에 위치한 면세점 종사자들은 그나마 백화점을 통해 우선접종 대상에 이름을 올렸다. 그러나 외부에 따로 위치한 면세점 종사자들은 대상에서 제외됐다. 이런 모호하고 불분명한 기준이 면세점 종사자의 분노를 부채질했다. 면세점업계의 강한 불만이 단지 이번 백신 우선접종 제외 사태만으로 촉발된 것은 아니다. 코로나19로 빈사 상태에 빠진 면세점에 미지근한 지원만 하는 정부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