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정열의 Echo
한 사람의 독자를 만나기까지 100년을 기다린다해도 나는 결코 서운하지 않을 것이다. (요하네스 케플러) 모든 사람이 공감할 순 없지만, 누군가 한 사람에게는 깊은 '울림'을 줄 수 있는 이야기를 해보려합니다. 많은 '메아리'를 부탁드립니다.
한 사람의 독자를 만나기까지 100년을 기다린다해도 나는 결코 서운하지 않을 것이다. (요하네스 케플러) 모든 사람이 공감할 순 없지만, 누군가 한 사람에게는 깊은 '울림'을 줄 수 있는 이야기를 해보려합니다. 많은 '메아리'를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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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아! 임진왜란의 재앙은 참혹하였다. 열흘 사이에 삼도가 방어선을 잃고 팔방으로 와해됐으며, 임금의 수레는 이리저리 떠돌아다녔다.” 서애 유성룡은 1592년 발발한 임진왜란의 참혹한 기억을 ‘징비록’에 이같이 썼다. 일본이 반도체·디스플레이 핵심소재 수출규제 조치를 통해 우리를 상대로 사실상 경제전쟁을 도발했다. 성난 반일감정에 ‘보이콧 일본’이 들불처럼 번진다. 점심약속으로 바쁜 걸음을 옮기다 들여다본 광화문의 일본 의류브랜드 유니클로 매장. 평상시 점심시간에도 인근 직장인들의 발걸음이 이어지던 매장은 썰렁했다. 시쳇말로 파리만 날렸다. 김 대리도, 박 과장도 즐겨 입는 국민아이템 유니클로는 어느덧 ‘보이콧 일본’의 타깃 1호로 전락했다. 유니클로의 매출은 이달 들어 30% 감소했다. 퇴근길 시원한 맥주 한 잔이 생각나는 한여름이지만 ‘아사히’ ‘삿포로’ 등 일본 맥주를 바라보는 애주가들의 시선은 싸늘하다. 편의점의 일본 맥주 판매량은 전달 대비 40%나 줄었다. 주요 국내 여
세계 최대의 전자상거래업체 아마존의 무인점포 '아마존고'(Amazon Go)가 지난달 세계 경제의 수도로 불리는 뉴욕에 입성했다. 지난해 1월 미국 시애틀 본사 1층에 첫 아마존고가 생긴 이후 미국에 12번째로 문을 연 매장이다. 뉴욕 아마존고는 전 세계 언론으로부터 특별한 주목을 받았다. 기존의 다른 아마존고와 달리 이곳에선 현금결제가 가능하다는 점 때문이었다. 아마존고에는 계산원뿐 아니라 계산대도 없다. 매장 천장에 설치된 수백 개의 센서와 카메라가 사람을 대신한다. 손님이 진열대에서 물건을 집어 들면 센서가 이를 자동으로 인식, 사전에 등록한 신용카드로 결제까지 해주는 시스템이다. 다만 인공지능(AI) 등 워낙 다양한 첨단기술들이 적용되다보니 현금으로는 물건을 살 수 없다는 구조적인 단점(?)을 갖고 있다. 아마존고를 비딱하게 바라보는 사람들이 이를 놓칠 리 없다. 당장 아마존고가 은행을 이용할 수 없는 저소득층과 이민자를 차별한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아마존은 결국 아마존고에
미국이 자랑하는 59개 국립공원 중에서도 '갑'으로 꼽히는 옐로스톤 국립공원. 지난해 주변 지인들의 압도적인 추천으로 특파원 시절의 마지막 여름휴가지로 선택한 곳이었다. 와이오밍주, 몬태나주, 아이다호주 등 3개주에 걸쳐 있는 이 광활한 국립공원은 미국 내에서도 오지 중 오지다. 말그대로 비행기를 타고 렌터카를 달려 산을 넘고 물을 건너 도착한 이 곳에서 두가지의 커다란 충격을 맞닥뜨렸다. 첫 번째 충격은 어느 정도 예견하고 기대했던 바였다. 일정 시간마다 수십미터의 뜨거운 물기둥을 뿜어내는 간헐천을 비롯해 태고의 신비를 간직한 자연현상과 경관들이었다. 생전 처음 마주하는 자연의 경이로움은 나도 모르게 감탄사를 연발하게 만들었다. 문제는 두 번째 충격이었다. 전혀 예상치 못한 장소에서 전혀 상상치 못한 장면을 마주쳤기 때문이었다. 바로 깃발을 앞세운 중국단체관광객, 이른바 유커였다. 머니투데이 본사 앞 청계천 광장에서 늘 봐왔던 그 모습을 그 머나먼 미국땅 오지에서 다시 목격할 줄이
“제가 이렇게 성공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바로 미국에서 사업을 했기 때문입니다.” 올해 1월초 미국 뉴저지주 클리프턴에 위치한 화장품기업 인코코 본사를 방문했을 당시 박화영 회장이 던진 말이다. 박 회장은 무일푼으로 미국에 건너가 갖은 고생 끝에 세계 최초로 ‘붙이는 매니큐어’를 개발, 인코코를 지난해 매출 2억 달러 규모의 견실한 기업으로 키워낸 인물이다. 성공한 재미사업가의 그렇고 그런 상투적인 미국 예찬론일까. 속단은 금물이다. 박 회장의 이야기를 좀 더 들어보자. “미국은 알다시피 규제가 센 나라입니다. 특히 환경규제는 말할 것도 없죠. ‘붙이는 매니큐어’를 만들려면 여러 가지 화학처리 공정을 거쳐야합니다. 창업 초기에 주정부에서 사람이 나왔어요. 공장을 둘러보더니 시간을 줄 테니 배출되는 화학물질을 처리하고 정화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라고 하더라고요.” 사업초기 자본이 턱없이 부족한 시절이었다. 환경 규제로 자칫 공장 문을 닫거나 큰돈이 들어가야 하는 것 아닌가 마
#“봄 세일을 알리는 대형 현수막이 미츠코시백화점 건물 바깥에 펄럭거린다. 할인 판매를 노린 경성의 여인들이 꾸역꾸역 몰려든다.(중략) 백화점 안은 발 디딜 틈 없이 붐빈다.”(‘경성에서 보낸 하루’ 중) 1930년대 만주와 조선을 통틀어 최대 규모를 자랑한 미츠코시백화점 경성점의 풍경을 묘사한 대목이다. 현재 신세계백화점 본점이 위치한 바로 그곳이다. 당시 한껏 화려함을 뽐낸 백화점은 단순한 눈요기 대상을 넘어 근대의 상징이며 신세상이었다. 어느 시대에나 소비의 중심지는 당대의 문화를 반영하는 거울 역할을 한다. 지금 대한민국 쇼핑의 대세는 복합쇼핑몰이다. 백화점은 지고 스타필드하남이나 잠실 롯데월드몰 등 복합쇼핑몰이 뜨고 있다. 복합쇼핑몰에서 쇼핑, 외식, 휴식, 문화생활, 영화관람 등을 즐기는 이른바 ‘몰링’(malling) 문화도 확산하고 있다. ‘몰캉스’(쇼핑몰+바캉스의 합성어) ‘몰링맘’(유모차에 아이들을 태우고 복합쇼핑몰을 방문하는 주부 고객들) 등의 신조어들은 이 시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 최대의 자동차업체 GM으로 인해 골머리를 앓고 있다. GM이 지난달 26일 북미지역 5개 공장을 폐쇄하고, 1만4800명의 인원을 감축하는 대규모 구조조정 계획을 발표하면서다. 트럼프는 “미국은 GM을 구했는데 이것이 우리가 받는 감사 인사다!"며 날선 비판을 쏟아냈다. 기껏 막대한 구제 금융을 투입해 죽어가는 회사를 살려놓았더니 중국이나 멕시코 등 해외공장은 놓아둔 채 미국 공장들의 문만 닫는다는 불만이다. GM은 시장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고 항변했지만, 트럼프는 공장 폐쇄를 강행할 경우 전기차 등 GM의 모든 보조금을 삭감하겠다는 위협까지 내놓았다. "만일 제가 당선된다면 여러분은 하나의 공장도 잃지 않을 것입니다. 공장들이 이 나라로 돌아올 것입니다. 여러분은 다시 일자리를 얻을 것입니다. 약속합니다." 지난 2016년 10월 대선 당시 공화당 대선후보였던 트럼프가 미시간주 워런의 GM 변속기공장에서 이같이 말하며 지지
때는 1965년. 베트남 전쟁으로 물가가 치솟자 린든 존슨 미국 대통령은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 의장을 자신의 텍사스 주 농장으로 호출한다. 존슨 대통령은 금리인상은 ‘월가’의 이익을 위해 미 노동자들의 고혈을 쥐어짜는 행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치적으로 자신에게 불리한 금리인상을 하지 말라는 노골적인 압박이었다. 하지만 연준 의장은 끝까지 권력자의 압박에 굴하지 않았다. 그 주인공은 "미 중앙은행의 임무는 파티가 한창 달아오를 때 칵테일 그릇(punch bowl)을 치우는 일"이라는 발언으로 유명한 윌리엄 맥체스니 마틴 주니어다. 마틴 의장은 연준의 독립성을 상징하는 인물로 꼽힌다. 정책을 위해 용감하게 대통령에 맞섰을 뿐 아니라 취임 초기인 1951년 재무부와 연준간 협약을 통해 제도적으로 연준의 독립성을 처음으로 확립했기 때문이다. 미 중간선거가 다가오면서 연준의 금리인상에 대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비판수위가 계속 올라가고 있다. 트럼프는 연준을 ‘나의 가장 큰 위협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폭스뉴스’ 에 대한 사랑은 유별나다. 하루에도 수차례 애용하는 트위터 사랑에 못지않다. 녹화를 해서라도 매일 폭스뉴스를 시청하고, 수시로 인터뷰도 한다. 심지어 공개 기자회견 자리에서 ‘가짜뉴스’(?) CNN 기자의 질문을 거부하고 폭스뉴스 기자에게 질문 기회를 넘기는 만행에 가까운 편애를 보여주기도 했다. 폭스뉴스는 17년째 미국의 케이블 뉴스채널 시청률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성공비결은 한마디로 노골적인 ‘편향성’이다. 철저하게 보수의 가치와 시각을 반영, 복잡한 뉴스를 단순하고 명쾌하게 전달한다. 폭스뉴스의 편향성이 강화될수록 더 많은 보수 성향 시청자들이 폭스뉴스에 채널을 고정한다. 트럼프 대통령도 편향성을 밑천으로 성공한 정치인이다. 외국인, 무슬림, 여성, 약자 등에 대한 막말이나 모욕적인 발언은 트럼프의 전매특허였다. 이로 인해 트럼프에 대한 유권자의 반응은 ‘열광’ 아니면 ‘혐오’로 극명하게 엇갈렸다. 트럼프는 이를 통해 백인 중하류층 등 보수
"소련이 사라진 1992년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미국인들은 다른 기준으로 리더십을 평가했다. 빌 클린턴 민주당 대선후보의 선대본부 상황실에 붙어있던 '바보야, 문제는 경제야'(It's the economy, stupid)라는 슬로건으로 요약되는 기준이다." 미국의 역사학자 티모시 나프탈리가 조지 H. W. 부시(아버지 부시)의 재선실패를 분석하며 한 말이다. 당시 현직 대통령이었던 아버지 부시는 걸프전쟁과 냉전종식에서 빛나는 리더십을 보여줬다. 미국은 불과 42일 만에 걸프전쟁에서 압도적인 승리를 거뒀다. 하지만 경기침체와 높은 실업률에 먹고살기 힘들어진 미국인들은 전쟁승리의 환상에서 깨어나 자신들의 가장 가려운 곳(경제)을 긁어주는 클린턴에 귀를 기울였다. 외교정책이 아닌 경제라는 새로운 기준은 결국 마흔여섯 살 젊은 정치인 클린턴을 42대 미국 대통령으로 만들었다. 오는 11월 6일 미국 중간선거가 불과 3개월 앞으로 다가왔다. 연방 상원의원 100명 중 35명, 연방 하원의원
"주식시장이 어제 2만5000을 돌파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4일 오랜만에 주가지수에 대한 트윗을 날렸다. 5310만명에 달하는 팔로워들의 반응은 확실히 뉴욕증시가 신기록 행진을 벌였던 올해 초처럼 뜨겁지 않았다. “다우지수는 1월 고점대비 1500포인트나 떨어졌다", ”증시상승의 공을 가로채지 말아라” 등 싸늘한 비판들이 눈에 띈다. 트럼프는 어디에서나 가장 주목을 받아야 직성이 풀리는 인물이다. 지난해 초 취임 이후 뉴욕증시는 트럼프의 단독 무대였다. 증시는 대규모 감세 등 트럼프발 친성장 정책 기대감에 랠리를 펼쳤고, 투자자들은 정치성향에 관계없이 트럼프에 열광했다. 트럼프의 원맨쇼 앞에 경제대통령 연방준비제도 의장의 존재감조차 미미해졌다. 지난해 다우지수의 연간 상승률은 무려 25%에 달했다. 올들어 미국 경제는 감세효과를 타고 9년째 확장을 지속하고 있다. 올해 2분기 미국의 경제성장률은 4%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또한 미국의 5월 실업률은 3.8%로 역대
현대사의 한 페이지를 새롭게 장식할 6·12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이 막을 내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정상회담 후 1시간이 넘는 기자회견을 통해 세기의 핵담판 결과를 폭풍 홍보했다. 하지만 회담결과에 대한 미국 언론의 평가는 대체로 싸늘하다. 비판의 요지는 공동합의문이 모호하다는 것이다. 미국의 목표였던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 표현이 빠지는 등 한마디로 북한의 비핵화 실천을 담보해내지 못했다는 것이다. 71세의 노회한 협상가 트럼프가 정말 34살의 젊은 지도자 김정은 위원장에게 완패를 당할 것일까. 사실 공동합의문 내용만으론 충분히 그런 평가를 내릴 수도 있다. 공동합의문의 내용들은 크게 보면 4월 남북정상회담에서 채택한 판문점 선언의 연장선이다. 또 과거 미국이 북한과 맺은 이전 핵합의에 비해 그리 눈에 띄는 진전도 없다.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가 대뜸 한미군사훈련 중단이라는 선물까지 안겼으니 '퍼주기'라는 불평들이 쏟아진다. 하지만 보다 상황을 냉정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속마음을 딱 들켜버렸다. 지난달 28일 미국 미시간 주 워싱턴타운홀에서 열린 공화당 유세현장에서다. ‘노벨’이라는 지지자들의 연호 앞에 트럼프는 완전히 무장 해제됐다. 트럼프는 벅찬 마음을 진정시키려는 듯 잠시 연단을 벗어나기도 했다. 다시 마이크 앞에 선 트럼프는 “매우 멋지다. 고맙다. 노벨상이라…하하”라며 어린아이처럼 만면에 미소를 지었다. 노회한 협상가의 포커페이스 따위는 존재하지 않았다. “내가 원하는 상은 세계의 승리다” “나는 단지 일(한반도 비핵화)이 이뤄지기를 원한다” 등등. 이후 쏟아지는 노벨상 관련 질문에 대한 트럼프의 답변은 너무 교과서적이다. 트럼프의 말을 ‘~승리였다’ ‘~원했다“로 시제만 과거로 바꾸면 수상소감과 다름없다. 그래서 사람들은 더욱 확신하게 된다. 트럼프가 진정으로 노벨상을 원하고 있다는 것을. 불과 얼마 전까지 만해도 트럼프와 노벨상이라는 단어의 조합은 상상조차할 수 없었다. 트럼프가 누군가. 후보시절부터 여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