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여담
뉴스 과잉공급의 시대입니다. 하루에도 수천 건씩 뉴스는 쏟아집니다. 사건 기사도 마찬가지입니다. 정작 궁금한 사건 이면을 담고 있는 기사는 찾기가 쉽지 않습니다. 취재여담은 하루하루 숨가쁘게 진행되는 사건에서 한발 짝 떨어져 보다 긴 호흡으로 한주동안 발생한 사건 중 가장 주목되는 사건의 이면을 전해드립니다.
뉴스 과잉공급의 시대입니다. 하루에도 수천 건씩 뉴스는 쏟아집니다. 사건 기사도 마찬가지입니다. 정작 궁금한 사건 이면을 담고 있는 기사는 찾기가 쉽지 않습니다. 취재여담은 하루하루 숨가쁘게 진행되는 사건에서 한발 짝 떨어져 보다 긴 호흡으로 한주동안 발생한 사건 중 가장 주목되는 사건의 이면을 전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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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고 나서도 자식들이 돌봐주지 않으실 걸 뻔히 아니까 대학이나 시민단체를 통해서 기증하겠다고 하시는 거죠. 죽어서도 갈 곳이 없으니 좀 받아달라고 하시는 말씀을 들을 때면 가슴이 정말 많이 아픕니다." (한 시민단체 관계자 신모씨) '시신기증'에 대해 한번쯤은 들어보셨을 겁니다. 사망 후 자신의 시신을 의학발전과 질병치료에 사용할 수 있도록 의과대학에 기증하는 것이죠. 인체를 알아야 하는 의대생과 의료연구자들에게는 반드시 필요한 일입니다. 아무리 숨을 거뒀다지만 자신의 신체를 남을 위해 사용 할 수 있도록 내줄 수 있는 게 쉬운 일은 아니라고 생각됩니다. 궁극적으로 자신의 신체를 질병으로 고통 받는 남을 위해 내놓는 숭고한 일입니다. 시신기증을 하면 목적에 따라 해부가 진행되고 연구가 끝나는 1~3년간 장례도 치를 수 없습니다. 부모가 주신 머리카락 한 올도 소중히 여기라고 교육받아온 유교적 사상까지 꺼내지 않더라도 절대 쉽게 결정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죠. 고인의 뜻을 받들어 시
"그 모든 일은 모두 제가 한 일이고 제 탓이라고 생각합니다." 순간 귀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지난 12일 열린 '땅콩회항' 사건의 당사자인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에 대한 선고 공판. 재판부는 심리 도중 조 전 부사장의 반성문을 읽기 시작했습니다. 시종일관 '내 탓이오'이라는 반성문의 내용과 해당 내용을 공개한 재판부. 이례적인 재판 상황에 긴장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해당 반성문에는 이번 사건이 화를 주체하지 못해 생긴 일이라는 조 전 부사장의 고백이 담겼습니다. 조 전 부사장은 "소란을 만들고 정제 없이 화를 표출했으며 사람들에 대한 따뜻한 마음도 품지 못하고 분노를 여과없이 드러냈다"고 말했습니다. 불과 10여일 전 열린 결심 공판에서 사건의 책임을 직원들 탓으로 돌리는 듯한 태도는 온데 간데 없었습니다. 또 같은 '인간'으로서 박창진 사무장 등이 느꼈을 모멸감을 자극했다고도 반성했습니다. 조 전 부사장은 "김도희 승무원이나 박창진 사무장 모두 누군가의 소중한
"'크림빵 뺑소니' 용의차량 BMW 아닌 윈스톰(1보)" 지난 29일 오후 5시30분쯤 뉴스를 통해 전해진 경찰 브리핑 속보에 많은 이들은 고개를 갸우뚱 했습니다. 부연설명 없는 한줄 속보에 일부는 '역시 네티즌 수사대의 수사는 믿을 게 못 된다'며 성급한 자조를 쏟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경찰이 애초에 엉뚱한 CCTV 화면 속 차량을 용의차량으로 지목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의뢰하는 등 시간낭비 했다는 점이 알려지면서 다시 질타는 경찰로 향했습니다. '윈스톰' 속보 이후 사건처리는 일사천리였습니다. 같은 날 밤 8시50분쯤 "'크림빵 뺑소니' 사건 유력 용의자 자수'"라는 속보가 떴습니다. 용의자의 아내가 남편을 신고한 것이었죠. 경찰은 잠적한 용의자를 설득하며 추격했고 결국 그날 밤 11시쯤 허모씨(38)의 자수를 받아냈습니다. 사건 발생 19일만입니다. 피의자를 잡았지만 경찰은 오히려 시간이 갈수록 더 비난을 받는 모양새입니다. '크림빵 뺑소니' 사건은 무엇보다 '네티즌 수사대'의
최근 터키 현지에서 실종된 김모군(18)이 테러조직 이슬람국가(IS)에 가담한 것으로 추정되는 사건이 벌어진 가운데 수사 당국인 경찰과 국정원이 혼선을 빚었습니다. 사단이 벌어진 것은 지난 21일 김군 사건에 대한 경찰의 수사결과 발표 직후였습니다. 이날 경찰은 △김군이 지난 1년간 수백차례에 걸쳐 IS 관련 자료를 검색한 흔적 △김군의 SNS 게시글 △터키 도착 뒤 김군과 현지인과의 전화통화내역 등을 종합해 "김군이 납치됐거나 단순 실종일 가능성은 없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미 공개됐던 트위터 계정 대화내용으로 자의에 의한 IS 가담이라는 결론은 충분히 유추 가능한 상황이었습니다. 기사에 들어갈 '뉴 팩트(새로운 사실)'는 김군이 터키 도착 후 현지인과 통화한 내용, '나라와 가족을 떠나 자유롭게 살고 싶다'는 내용의 SNS 게시글 정도였습니다. 경찰의 발표 직후 일부 언론에서 또 다른 '뉴 팩트'가 보도됐습니다. 정보당국에 따르면 김군이 'IS에 가입하겠다(Joint IS)'고 적
'체포 사유가 안된다고요?' 지난 10일 오전 서울 강남에서 '벤틀리 무법질주'를 벌인 유정환 전 몽드드 대표(35)의 사고 동영상을 보니 경찰의 처분이 이해되지 않았습니다. "형사소송법상 문제로 체포하지 못했다"는 설명은 부실한 초동대처에 대한 변명으로 느껴졌습니다. 경찰이 밝힌 전모는 이렇습니다. 유씨는 이날 오전 8시15분쯤 강남에서 벤틀리 승용차를 운전하다 차량 3대를 연이어 들이받습니다. 사고 직후 현장에서 아반떼 승용차를 훔쳐 몰고 달아납니다. 오전 8시35분 유씨는 금호터널에서 BMW차량을 들이받습니다. 이후 피해차주와 시비하던 중 폭행을 한 유씨는 서울 중부경찰서에 현행범으로 체포됩니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오전 8시40분 아반떼 차주로부터 절도 사건을 접수받고 벤틀리 차량을 조사해 신원을 확인, 유씨에게 연락을 취했습니다. 유씨는 중부서에서 조사를 받고 있다고 했고 강남서 강력팀 형사들이 중부서로 급파됩니다. 두 개 서 관할에 걸친 복잡한 사건. 경찰은 폭행 사건은 중
지난 7일 서울 노원경찰서에서 한 어린이집 선생님이 불구속 입건됐습니니다. 선생님 A씨가 근무하던 어린이집에 다니는 원아는 겨우 10명. 월세 아파트 한 가구에서 만 0~2세 아기 10명과 선생님 3명이 함께 지내는 가정어린이집이었습니다. 어린이집에 다녀 온 아기의 팔에 커다란 멍이, 귀에는 꼬집혀 생긴듯한 피멍이 생긴 것을 발견한 엄마는 깜짝 놀라 구청에 어린이집을 아동학대로 신고했습니다. 사건이 경찰에 넘어갔지만 아동보호전문기관과 함께 현장 조사를 마친 경찰은 "아이가 진술능력이 없고 CCTV 영상이 없어 혐의 입증이 어렵다"고 말해왔습니다. 어린이집 학대 사건이 잊을 만하면 발생하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라지지 않고 있습니다. 그나마 여태까지 세간에 알려진 어린이집 학대는 모두 CCTV 덕분이었습니다. 아이가 외상은 없지만 태도가 이상한 탓에 어린이집에 CCTV 영상을 요구해 확인하고 나서야 아이가 학대당해 왔다는 사실을 확인한 부모들도 많았습니다. 그러나 이번 사건의 경
"제일 나쁜 건 정부예요. 담배 사가는 분들은 대부분 중간·하위 노동자들이에요. 일하는 도중 담배 한 대가 거의 유일한 스트레스 해소구인데 담뱃값 올린다는 건 서민들 지갑에서 돈 뺏겠다는 거죠." "돈 많은 사람들은 알아서 몸 챙기죠. 정부는 국민건강증진을 위해서라지만 담뱃값 인상 말고 다른 방법이 얼마든 있잖아요. 이참에 담배 끊으시는 분들도 있겠죠. 하지만 금연효과보다 서민고통 증가가 더 클 것 같아요." 2일 오전 서울 강남의 한 편의점 직원이 언성을 높였습니다. 담뱃값을 평균 2000원 인상한 정부의 새 금연정책이 시작된 후 첫 평일인 이날 만난 편의점 3곳의 업주와 점원들은 참았던 불만을 터뜨렸습니다. 정부의 의도대로 새해 들어 담배 판매량은 절반 이상 감소했지만 일선에선 예상치 못한 갖가지 '잡음'이 발생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먼저 외산담배 품귀 현상과 이로 인한 갈등입니다. 이날 오전 기자가 목격한 담배 소비자 5명 중 4명이 '던힐'을 찾았습니다. 던힐의
'주차하던 차 밑에서 수류탄이 폭발한다면?' 현대판 '람보'가 서울 시내에 나타났습니다. 전직 부사관이었던 김모씨(40)는 지난 23일 새벽 0시30분쯤 책장에 보관하던 케이크 상자를 들고 집을 나섭니다. 상자 안에는 연습용 수류탄 2개, 최루탄 1개가 들어있었습니다. 김씨는 무작정 걷기 시작합니다. 서울시 은평구부터 불광역, 연신내역 등을 거쳐 경기 고양시 덕양구 원당동까지 무려 10여㎞ 구간을 걸어다니며 수류탄 설치장소를 물색합니다. 그리고 첫 범행 장소로 차량 뒷바퀴를 선택합니다. 김씨는 서울 은평구 대조동 한 자동차 영업소 앞 주차된 차량 뒷바퀴에 안전고리를 제거한 연습용 수류탄을 놓아둡니다. 근접 전투용 소형 폭탄인 수류탄은 아군 진영의 폭발 위험성을 방지하기 위해 안전손잡이와 안전고리, 안전클립 등 총 3가지 장치를 가집니다. 안전클립과 손잡이는 쉽게 떨어지기 때문에 안전고리를 제거하면 작은 충격에도 폭발하게 됩니다. 사람이나 물체가 건드리면 폭발하도록 만든 일종의 '부비
섬뜩했습니다. 조현아(40)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치켜뜬 눈' 사진 이야기입니다. 지난 17일 오후 조 전 부사장이 조사를 받기 위해 검찰에 출석했을 때 찍힌 사진입니다. 이날 현장에는 내외신 취재기자와 사진기자, 방송 카메라 기자 등을 포함해 200명 이상의 취재진이 모였습니다. 닷새 전 국토부 조사에서 대한항공은 기자들의 출입을 막고 포토라인을 마음대로 설정하고 질문의 개수도 제한했습니다. 검찰 앞에 모인 취재진들 사이에서는 '이런 잘못이 다시 반복돼선 안된다'는 분위기가 있었습니다. 좋은 취재 기회를 회사 측이 원하는 '그림'을 만드는데 허비하도록 놔둘 수는 없다는 생각이었습니다. 질문을 미리 정했습니다. '승무원을 폭행한 사실을 인정하는가' 보다 '어깨를 밀치고 손등을 찍었느냐' 같이 구체적으로 묻기로 했습니다. 답변 없이 청사로 들어가려 하면 몸으로라도 막고 준비한 모든 질문을 던지자는 약속도 했습니다. 1시50분쯤 조 전 부사장이 서울서부지검에 나타났습니다. 검은색 고급
'검찰청 : 수사협조 통보 j.mp/1BAIHet’ 지난 11일 밤 9시36분쯤 기자의 휴대전화에 도착한 문자메시지입니다. 취재원과 술자리 중에도 컴퓨터를 켜고 기사를 쓰는 일이 다반사라 또 그런 일인가 했습니다. 이날 검찰은 통일콘서트로 논란이 된 신은미, 황선씨의 자택과 사무실을 압수수색했습니다. '땅콩 리턴'으로 세간을 들썩이게 한 조현아 대한항공 부사장을 수사하기 위해 대한항공 본사와 인천공항 내 출장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한 날이기도 했죠. 검찰 수사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던 차에 검찰청에서 보낸 문자라니 급하게 확인부터 하는 게 당연한 수순이었습니다. 문자의 링크를 누르니 '검찰청 사건 정보'라는 홈페이지로 연결됐습니다. 자세한 내용을 보기 위해선 첨부된 애플리케이션을 다운로드 받아야 하도록 돼 있더군요. 혹시나 해서 다운받자마자 구글 플레이 서비스라며 '새로운 버전이 출시돼였습니다. 새 버전을 설치하시고 이용해주세요'라는 문구가 떴습니다. 아주 기본적인 맞춤법조차 틀린 문장
"중소기업들은 한 푼이 아쉬운 처지인데 참 답답하고 억울하죠" "설마 세계 최대 쇼핑몰인데 이런 일을 당할 줄 누가 알았겠어요" 경기가 어렵다보니 기업들은 작은 지출도 줄이며 허리띠를 졸라맵니다. 대기업도 그런데 중소기업은 말할 필요도 없을 겁니다. 기계나 부품, 원료들을 저렴한 가격에 구입해 원가를 조금이라도 절감하려는 중소기업들을 노린 사이버 사기범죄가 최근 기승을 부립니다. 특히 세계 1위의 온라인 전자상거래 포털사이트 알리바바에서 물품사기를 당한 국내 기업들의 사례가 속속 알려지고 있어 우려스럽습니다. 멀쩡한 샘플을 받고 만족해 대금을 지급했지만 주문한 원료를 받지 못한 기업도 있고 송금 후에 아무 것도 받지 못한 피해 기업도 있습니다. 사건을 취합한 경찰관은 "중소기업에게 그 돈이면 사람을 하나라도 더 고용할 수 있는데 안타깝고 즉각 범죄자를 잡을 수 없는 현실이 답답하기만 하다"고 합니다. 중소기업의 피땀 어린 돈을 노리는 범죄는 비단 전자상거래 물품사기만이 아닙니다. 이
"저는 고시공부를 하는 24세 휴학생 김OO라고 합니다. 저는 공부를 하며 알바를 뛰고 소정의 장학금을 모으고 점심 저녁을 한 끼로 해결하며 모은 경제력의 대부분인 100만원을 안전거래 '유니크로' 사칭 문자메시지를 이용한 조OO-구OO 커플의 사기로 날렸습니다. 현재 피해금액은 10월 2주간 700만원이 넘었고 합의 안 된 피해자가 70여명, 수천만원입니다. 경찰은 놔두고 기자에게 제보를 하는 이유는…" 이달 초 이메일로 제보를 받았습니다. 원고지 12매 분량으로 빽빽하게 채워진 구구절절한 사연과 1년 넘게 축적된 상세한 피해 정보, 방대한 관련 파일들… 피해자들이 함께 긴 기간 고생하며 취합한 자료를 보니 이들의 고생과 노력을 상상하고도 남았습니다. 별 기대 없이 클릭했는데, 외면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본지 11월23일자 '[단독]20대 커플은 2년째 사기중…속수무책 사이버 물품사기' 참조) 사이버 물품사기는 흔한 범죄 유형입니다. 사기수법 등이 너무 뻔해서 특별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