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여담
뉴스 과잉공급의 시대입니다. 하루에도 수천 건씩 뉴스는 쏟아집니다. 사건 기사도 마찬가지입니다. 정작 궁금한 사건 이면을 담고 있는 기사는 찾기가 쉽지 않습니다. 취재여담은 하루하루 숨가쁘게 진행되는 사건에서 한발 짝 떨어져 보다 긴 호흡으로 한주동안 발생한 사건 중 가장 주목되는 사건의 이면을 전해드립니다.
뉴스 과잉공급의 시대입니다. 하루에도 수천 건씩 뉴스는 쏟아집니다. 사건 기사도 마찬가지입니다. 정작 궁금한 사건 이면을 담고 있는 기사는 찾기가 쉽지 않습니다. 취재여담은 하루하루 숨가쁘게 진행되는 사건에서 한발 짝 떨어져 보다 긴 호흡으로 한주동안 발생한 사건 중 가장 주목되는 사건의 이면을 전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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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량리역에 1년 넘게 방치돼 있다가 백골로 발견된 50대 남성. 그의 사연을 더 알아내고 싶어도 알아낼 수가 없었습니다. 경찰이 그의 옷 주머니에서 나온 신용카드를 조회해 봤을 때 나온 신상에 의하면 그는 노숙인 쉼터에서 지내던 50대 중반 남성이었습니다. 그러나 소지품이 그의 물건이라는 보장은 저도 경찰도 할 수 없었습니다. 아직 DNA 검사가 완료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경찰은 그의 가족에게 신원 확인을 위해 DNA 대조를 해야 한다고 연락을 취했지만, 가족은 두 달이 지난 지금까지 경찰을 찾아오지 않았습니다. 경찰도 "참 쓸쓸한 죽음"이라며 말을 아꼈습니다. 마지막 가는 길이 외로운 중년이 늘고 있습니다. 지난 20일 부산에서는 사망 판정을 받은 60대 남성이 영안실에서 마지막 검수 도중 기적적으로 살아난 사건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가족은 그를 책임지러 오지 않겠다고 '신병인도 포기' 선언을 했습니다. 그는 지금 가족 없이 부산의 한 병원에서 쓸쓸히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찾는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 지 자신도 없고, 수색되지 않은 곳도 있기에 계속되기를 바라는 마음도 있습니다." 21세기에 '불혹'은 아무 나이도 아닙니다. 이제 겨우 마흔이 됐을 뿐인 남편을 보낸 아내는 단상에 서서 가져온 흰 손수건으로 눈물을 닦았습니다. 210일동안 너무 많은 눈물을 흘려 이제는 흘릴 눈물도 없을 줄 알았던 그였을 터입니다. 단원고 인성생활부 고창석 선생님(40)의 아내, 민동임씨는 진도 실내체육관 무대 위 단상에서 담담하게 발표문을 읽어내려갔습니다. "수색작업에 대한 아쉬움이 많이 남아 있지만 저희처럼 사랑하는 가족을 잃고 평생을 슬픔에 잠겨 고통 속에 살아가는 분들이 이제는 더 이상 생겨서는 안 되겠다고 의견을 모았습니다. 어떠한 선택도 누군가에게 고통이 될 수밖에 없다면 저희가 수중수색을 내려놓기로 했습니다." 사실 가족들에게는 선택지가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가족들도 잘 알고 있었습니다. 이날 발표하기 전부터 잠수사들은 실종자 가족들을 찾아와 사정을 많이 얘
"죽어야 하나 죽여야 하나 고민했습니다." "윗집 사람들 사지를 하나하나 절단하는 상상을 합니다." "피해자들은 즉각 해결되는 방법만 원합니다" 극단적인 그들의 말이 처음엔 거북스러웠습니다. "우리가 예민하다구요?"하고 묻는 그들이 예민하게 느껴졌습니다. 짜증섞인 목소리, 가시돋친 눈빛도 거슬렸습니다. 하지만 한 피해자의 사례를 듣다 보니 공감이 되기 시작했습니다. 대구의 한 아파트에 산다는 이모씨(34·여)의 말입니다. "저희 집은 특이하게 아랫집 소음으로 고통을 받는 경우예요. 아랫집 일곱 식구중에 사내애가 다섯이에요. 이 집은 보통 새벽 2시까지 떠들어요. 새벽 여섯시쯤만 되면 먼저 일어난 애들이 쿵쾅쿵쾅 해요. 처음엔 새벽에 시끄러워 잠이 깨도 곧 다시 잠들었어요. 그런데 다시 잠드는 데까지 걸리는 시간이 점점 늘어났어요. 결국 나중엔 하루에 많이 자면 3시간 자고 적게 자는 날은 한시간 반 겨우 자요." 저는 잠을 충분히 못 자면 다음날 하루종일 비몽사몽합니다. 그러다보니
"안 보면 잠이 안와요. 머리 속에서 떠나지 않아요." 새삼 책 얘기를 하는 게 아닙니다. 일명 '야동'을 하루라도 안 보면 잠이 안 온다는 이들이 있습니다. 바로 대한민국 초등학생입니다. 지난달 30일 자신의 얼굴과 신체를 노출한 채 음란행위 장면을 직접촬영해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게시한 미성년자 43명이 경찰에 무더기로 적발됐습니다. 이 중 33명이 초등학생이었으며, 심지어 2006년에 태어난 초등학교 2년생도 2명이나 있었습니다. 이 친구들은 특별한 대가를 바라지 않고, '내 것을 보여주면 네 것을 보는' 식으로 노출사진을 교환했습니다. 대부분 일명 '왕따' 당하는 등 소외받은 아이들이었습니다. 현실에서 인정받지 못하자 사이버 세계에서 주목 받고 싶은 심리가 있었던 것이죠. 성에 관심 많을 또래 아이들에게 자기과시 목적으로 음란한 대화와 음란물을 SNS에 게시하는 일명 '섹드립'을 펼친 것입니다. 이에 온라인상에는 아이들의 장래를 걱정하는 어른들의 우려 섞인 목소리가
"미친 XX. 거긴 왜 올라가갖고. 지가 애들이야? 그걸 왜 보러 가." 지난 18일 새벽 1시, 판교 환풍구 붕괴사고로 숨진 희생자들이 안치된 한 병원에 울려퍼진 한 유가족의 흐느낌. 유가족들마저 희생된 자기 가족을 탓하지 않으면 안 되는, 사고 희생자 장례식장이라곤 믿기 어려운 분위기였습니다. 사고 발생 7시간이 지나도록 빈소가 마련되기는커녕 유가족들은 병원 한켠에 불편하게 쭈그리고 앉아 어안이 벙벙한 표정으로 안절부절 못하고 있었습니다. '걸그룹 공연장 20여명 추락'. 일주일 전인 17일 저녁 6시 반쯤, 소위 '불금'에 날아든 예기치 못한 속보에 온 국민이 충격에 빠졌습니다. 정신없이 소방과 경찰에 취재를 하면서도 사고경위가 좀체 예측되지 않았습니다. '뉴키즈 온 더 블록'으로 대표되는 압사 사고가 뇌리를 스쳤지만 어떻게 '추락'이 가능한지 그림이 그려지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곧 사고의 실체는 '환풍구 붕괴'로 판명됐습니다. 상상하지 못했던 사고원인이었습니다. 환풍구는 너무
잔혹하게 사람을 죽인 남자들이 애처럼 목놓아 울었습니다. 김형식(44) 서울시의원의 사주로 60대 재력가를 죽인 혐의를 받고 있는 팽모씨(44)는 중국 공안으로부터 한국 경찰로 인계될 때, 건설업체 사장 이모씨(54)의 사주로 다른 건설업체 사장을 죽인 사건의 피의자인 조선족 김모씨(50)는 살인사건 현장검증에서 죄송하다는 말을 반복하며 닭똥 같은 눈물을 뚝뚝 흘렸습니다. 한참을 울고 아이처럼 솔직해진 그들은 모든 사실을 털어놨습니다. 살인범의 나락에 추락한 그들의 이야기는 마치 같은 운명을 가지고 태어나 어린 시절 헤어진 쌍둥이인 듯, 평행이론을 증명하는 듯 기시감을 줬습니다. 재력가 살인사건의 팽씨는 중국을 오가며 사업을 하는 큰형과 정치인인 작은형이 있었습니다. 본인도 중국을 오가며 짝퉁 제품을 취급하는 보따리상으로 돈깨나 만졌던 시절이 있었구요. 김형식 의원보다 더 부유하게 지내며 가끔 끼니를 거르는 김 의원에게 용돈을 건넨 적도 있다 했습니다. 건설사 사장 살인사건의 김씨는
첫 느낌은 아주 조잡했습니다. 최근 실제 범행에 사용된 5만원권 위조지폐를 만져봤습니다. 위폐를 처음 보는 기자의 눈으로 봐도 딱 가짜로 보였습니다. A4용지에 5만원권 지폐의 앞뒷면을 각각 레이저컬러복합기로 복사해 딱풀로 붙인 수준이었으니 어련했을까요. 이 조잡한 지폐는 지난달 발생한 '사상 최대 규모' 5만원권 지폐위조 사건의 주인공입니다. 발견된 위폐는 5만원권 1351장, 총 6755만원 상당에 달했습니다. 올해 상반기 발견된 전체 위폐 1300장(한국은행)보다 많습니다. 처음 사건이 알려졌을 당시 기자들의 관심을 끌었던 것은 사건의 규모였습니다. 대규모 지폐위조 조직이 적발될 것인가, 국제범죄조직은 아닐까, 그들이 유통시킨 위조지폐 총액은 얼마나 될 것인가. 서울 강서경찰서는 지난 8일 사건의 전모를 공개했습니다. 무직이던 유모씨(50)가 내연녀 유모씨(45), 내연녀가 전 남편과의 사이에서 낳은 아들 등을 끌어들여 위폐를 만들어 유통시킨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연루된 자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