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동희의 思見
재계 전반에 일어나는 일에 대한 사견(私見)일 수도 있지만, 이보다는 '생각 좀 하며 세상을 보자'라는 누군가의 에세이집 제목처럼 세상의 문제를 깊이 있게 생각하고, 멀리 내다보자는 취지의 사견(思見)을 담으려고 노력했다.
재계 전반에 일어나는 일에 대한 사견(私見)일 수도 있지만, 이보다는 '생각 좀 하며 세상을 보자'라는 누군가의 에세이집 제목처럼 세상의 문제를 깊이 있게 생각하고, 멀리 내다보자는 취지의 사견(思見)을 담으려고 노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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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에 대한 걱정과 비난, 우려 그리고 큰 기대를 잘 듣고 있습니다. 열심히 하겠습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한달전 8.15 광복절 가석방으로 출소할 당시의 말이다. 이 부회장은 지난달 13일 출소하자마자 서울 이태원집에 잠깐 들러 옷차림만 정비한 후 바로 삼성서초사옥을 찾았다. 그 자리에서 정현호 삼성전자 사업지원TF 사장 등 삼성 경영진들을 만나 그동안 못챙겼던 현안부터 점검했다. 그리고 열흘 후인 같은달 24일 향후 3년간 반도체와 바이오 등에 240조원을 신규 투자하고 직접 고용 규모를 4만명으로 확대하겠다는 투자와 고용 확대 방안을 발표했다. 하지만 이같은 발표 이후 이 부회장 움직임은 눈에 띄게 더뎌졌다. 1주일에 한번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관련 재판을 위해 온종일 서울중앙지법에 출석해 앉아 있는 것 외에 대외활동은 보이지 않는다. 삼성전자를 제외한 다른 계열사를 챙기는 일도 제대로 못하고 있다. 지난 8일 정의선 현대차 회장, 최태원 SK 회장, 신동빈 롯데
이렇게 빨리 변할 줄은 몰랐다. 3년 전인 2018년 1월 8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국제가전전시회(CES)에서 정의선 현대기아차 당시 수석부회장(현 회장)을 만났을 때만 해도 먼 미래의 이야기로만 들렸다. 세계 최초 수소연료전지 SUV 넥쏘 발표가 끝난 직후 전세계 자동차 담당 기자들에게 둘러싸여 전기차와 수소전기차의 경쟁에 대해 설명할 때만 해도 그의 전망은 조심스러웠다. 정 회장은 당시 자율주행 4레벨에서는 데이터사용량(200T~300TB)을 감안할 때 EV(전기차)의 배터리보다는 수소전기차가 더 많은 에너지를 감당할 수 있어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수소차의 수요가 급격하게 늘지는 않겠지만, 레벨4 자율주행이 상용화되는 2025년경에는 수소차가 필요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자율주행을 위해 EV와 수소전기차에 모두 투자하겠다며 전기차의 시장을 두고 경쟁하는 것보다 이 시장의 파이를 같이 키우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협력을 위한 공동전선의 중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그 때
"정치권은 법(法)을 만들 때 그 법에 영향을 받는 당사자들의 목소리를 들어달라. 제발..." 지난달 31일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된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법안'(이하 탄소중립법)에 대한 재계의 하소연이다. 이 법에는 오는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8년 대비 35% 이상 줄이도록 하는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를 명문화했다. 문제는 법 자체보다 그 법을 만들어가는 과정의 독단에 있다. 이는 탄소중립법 뿐만 아니라 언론중재법이나 기타 법들도 마찬가지다. 형식적 청문 과정만 있을뿐 진짜 대화를 통한 더 나은 단계로의 진화 모습은 찾아보기 힘들다. 인간이 더 높은 단계로 가기 위해선 토론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 테제(These: 최초의 명제, 正)가 정해지고 그 테제가 완전한 진리가 아니라면 그에 대한 안티테제(Antithese, 反)가 나오기 마련이다. 철학자 헤겔의 방식을 따르면 모순의 테제와 안티테제가 다투다보면 둘 다를 뛰어넘는 더 높은 단계의
정부 여당이 스스로 발등을 찍는 자충수를 서슴지 않고 있다. '언론중재 및 피해구제 등에 관한 법률'(언론중재법) 개정안에 대한 얘기다. 허위 또는 조작 보도에 최대 5배의 징벌적 손해배상을 적용하는 내용의 언론중재법(일명: 언론재갈법) 개정안을 오는 25일 국회 본회의에서 단독 통과시킬 태세다. 허위와 조작 보도를 막자는 대의에 반대할 이가 누가 있을까. 다만 이런 죄에 대한 처벌은 현재 형법의 명예훼손죄(제307조)나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죄(제309조),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죄(제70조) 등에 의해 가능하다. 현시점에서 '언론의 자유'를 제한하는 법을 재·개정할 때는 헌법이 보장한 '표현의 자유'라는 기본권을 침해하지 않도록 신중해야 한다. 특히 이번 법 개정안에는 '기본권 침해'와 함께 '법의 형평성 결여', '법의 모호성 한계' 등 다양한 문제가 있다. 우선 '표현의 자유' 문제다. 민주주의 상징으로 불리는 미국 수정헌법 1조에는 "의회는 (중략) 발언의 자유를 저해하거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3일 1년 7개월의 수형생활을 끝내고 가석방된다. 가석방은 그에게 수형생활보다 더 큰 숙제를 안겼다. 이번 이 부회장의 가석방을 지난해 타계한 고 이건희 삼성 회장의 2009년 '사면'과 함께 비난하는 이들도 많다. 그러나 현재 우리가 사는 세상은 네트워크가 지배한다.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누군가'가 아니면 안되는 일들이 글로벌 경쟁에서는 허다하다. IOC 위원이었던 이 회장이 2009년 12월말 특별사면을 받은 후 그 사면은 '남북화해'의 길을 여는 단초가 된 것만은 분명하다. 이 회장은 IOC 위원으로 복귀한 후 1년6개월간 10차례 해외 출장을 통해 IOC 위원 110명을 만나 동계올림픽 개최지로 평창을 선택해줄 것을 요청했다. 정부와 다른 여러 사람들의 노력이 결합해 평창동계올림픽을 유치하는 동안 이 회장의 역할은 지대했다. IOC 규정상 투표권을 가진 IOC 위원을 개별적으로 만날 수 있는 사람은 IOC 위원 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한번은 러시아
"통제사 이순신은 (중략) 잡아다 국문하고 용서하지 말아야 하겠지만, 바야흐로 적과 진을 맞대고 있기 때문에 우선 공을 세워 효과를 거두게 해야 한다. (중략) 경(원균)은 우선 이순신과 합심하여 해적을 다 섬멸해 나라를 구하라" 임진왜란에 이은 정유재란 초기인 1597년(선조 30년) 1월 28일 선조실록 84권에 기록된 어명이다. 원균 장군을 경상우도 수군 절도사 겸 경상도 통제사로 삼아 수군을 지휘하고 이순신 장군에겐 백의종군이라는 '회복적 사법'을 시행한 사례다. 회복적 사법(restorative justice)이란 지역사회, 피해자와 가해자의 입장을 모두 고려해 범죄 행동에 의한 피해를 바로잡는 것에 중점을 둔 사법적 이론이다. 쉽게 말하면 피해의 회복을 최우선 과제로 삼는 사법처리방식이다. 선조의 어명을 어겨 공격에 나서지 않고 장고한 이순신 장군의 목을 베어 군율의 지엄함을 보이기보다는 그 재능을 아껴 전장에 나가 전공을 세워 죄값을 치르도록 하는 처벌이다. 이순신 장군
민주노총(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이 정부의 집회 자제요청을 '사악한 의도의 무례한 요구를 멈춰라'는 논평으로 일축하고 지난 23일 원주 국민건강보험공단 집회를 강행했다. 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해 집회를 막는 경찰의 저지선을 피해 언덕으로 우회하는 대범함도 보였다. 앞서 지난 3일 대규모 여의도 집회가 저지되자 종로로 자리를 옮겨 이어갔던 것과 같은 과감한 행동이다. 민주노총과 그 산하 연맹의 행동은 영국 철학자 토마스 홉스가 말한 자연상태에서의 '만인에 대한 만인의 투쟁'을 연상시킨다. 홉스는 국가가 없는 '자연상태'에서는 모두가 자신들의 이익에만 몰두해 결국 전쟁상태가 심화되고 모두가 상처를 받는 '만인에 대한 만인의 투쟁' 상태가 된다고 했다. 이런 전쟁 상태를 없애기 위해 시민들이 자신의 권리 일부를 리바이어던(힘있는 괴수-국가를 상징)에 양도하고 국가 안에서 평화를 찾는다고 했다. 국가가 시민의 생명을 위협하지 않는 한 국가의 권위를 받아들여야 한다는 게 홉스의 주장이다. 일부
정부가 입법 예고한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중대재해처벌법) 및 시행령'이 산업 현장에서 재해를 줄이고, 생명을 살리는 진짜 길이 될 수 있을까. 입법 예고 직후 노사 양측의 반응만 보면 고개가 갸웃거려진다. 재계는 과도한 법 적용 우려와 불투명한 기준을 걱정해 시행령에 재계 입장 반영을 요구했지만 거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산업재해를 방지하기 위한 최선의 노력을 기울였을 경우 경영진 면책 조항을 넣어달라는 기업들의 목소리도 그냥 묻혔다. 노동계에서는 심혈관계 질환 등이나 건물 해체 공사현장 등이 중대재해 질병이나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며 불만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노사 모두의 목표는 산업재해로 인한 사망자나 부상자가 최대한 발생하지 않도록 하자는데 있다. 문제는 법과 시행령이 이를 제대로 담아내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산재 사고를 줄이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사후적 징벌에 앞서 사전적인 예방 대책이 필요하고, 처벌보다는 회복적 사법의 관점에서 법 집행이 중요하다.
쌀집으로 사업을 시작했던 아산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회장은 노동자의 밥심에 대한 집착이 유난히 강했던 인물이다. 자동차 정비회사였던 아도서비스 시절에는 부인 변중석 여사가 차린 식사를 전직원에게 매일 제공할 정도였다. 어릴 때 배를 많이 곯았던 정 회장은 "직원들 밥은 회사가 줘야지 왜 도시락 싸게 만드냐"며 처음 구내급식을 도입했다. 그는 "집에 굶는 가족이 없도록 하라"며 직원들이 구내식당에서 밥이나 반찬을 싸서 집으로 가져가더라도 나무라지 않도록 했다. 급식사업은 배고픈 나라 기업가에게는 단순한 수익사업 이상의 철학이 담겨 있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이런 단체급식으로 기업들을 옥죈 것은 2017년 9월 기업집단국 신설 후 단체 급식 시장 구조 개선 작업에 착수하면서부터다. 3년여만인 지난 4월 공정위가 참석한 가운데 8개 대기업집단 단체금식 일감 개방 선포식이 열렸다. 공정위는 이 선포식을 '자발적 참여'이라고 썼지만, 기업들은 '강제'라고 읽었다. 당시 공정위 자료엔 대기업의 사
정치권이 30대 젊은 야당 대표의 출현이라는 변화의 바람에 놀라고 있다. 갑자기 나타난 변수(變數)가 당대표가 되며 이제 상수(常數)로 변해 그 충격파는 이만저만이 아닌 듯하다. 사실 더 놀라운 것은 필요할 때마다 '정치는 생물이다'라는 말로 변심을 합리화하면서도 전혀 변하지 않던 한국정치 그 자체였다. 변화는 갑자기 찾아오는 것이 아니라 우리 일상 속에 늘 상존해왔던 상수인데도 이를 느끼지 못하다가 갑자기 경험하곤 놀란다. 지금으로부터 5~6년전의 일이다. 당시 전자업체 A사의 휴대폰 사업을 책임지던 CEO와의 저녁 시간이었다. 그는 그 회사의 아킬레스건이기도 한 휴대폰 사업을 살리기 위해 긴급 투입된 구원투수였다. 1년 정도 해당 휴대폰사업부를 맡은 그에게 왜 휴대폰 사업이 고전을 면하지 못하고 있는지를 물은 적이 있다. 회사 내부의 문제점이나 개선점을 얘기할 것으로 기대한 질문에 되돌아온 답은 다소 의외였다. "갑자기 발생한 글로벌 시장의 변화와 환율 등 대외변수가 좋지 않았기
"오늘 아침 전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인 기업의 리더분들을 모시고 회의를 개최하게 되어서 큰 영광입니다." (That's why I'm honored this morning to have some of the world's most innovative CEOs and leaders from the sectors participating in today's Round Table.) 지난 21일(현지시각) 한·미정상회담을 계기로 미국 상무부에서 열린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에서 지나 레이몬도 미 상무부 장관이 한 인사말이다. 이 자리에는 문재인 대통령과 문승욱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최태원 SK 회장(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삼성·현대차·LG 등 4대 그룹의 최고경영자들이 함께 했다. 레이몬드 장관은 "전세계 기술개발을 선도하는 (한국의) 기업들이 수백억달러를 투자하면서 미국에 아주 좋은 일자리를 만들고 있다"고 우리 기업들을 추켜세웠다. 약 70년전 한국전쟁의 폐허 속에 미국의 원조
이건희 삼성 회장 타계 후 경영을 승계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재수감된 지 4개월 가량 지나면서 재계와 정치권, 시민사회를 중심으로 사면론이 거론되고 있다. 이 부회장이 국정농단 수사 및 재판 과정이었던 2017년 2월 17일 구속돼 1년 가량의 수감생활을 한 후 2018년 2월 5일 풀려났다가 파기환송심에서 2년 6월의 형이 최종 확정되면서 다시 수감된 것이 지난 1월 18일이다. 총 수감생활의 절반을 넘은 1년 4개월이 된 셈이다. 그 사이 전세계는 코로나19로 인한 글로벌 팬데믹이 지속되고 생존을 위한 백신 확보 전쟁과 자동차용 반도체 확보전이 가속화됐고, 이 부회장의 역할론이 대두되면서 사면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사면론이 나오면서 정치권이나 재계, 시민단체는 계산기 두드리기에 바쁘다. 정치권은 내년 대선 등을 염두에 두고 이 부회장 사면이 자신들에게 가져다 줄 유불리를 계산하느라 분주하다. 문재인 대통령은 최근 취임 4주년 기자간담회에서 나온 사면질의 답변에서 "반도체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