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동희의 思見
재계 전반에 일어나는 일에 대한 사견(私見)일 수도 있지만, 이보다는 '생각 좀 하며 세상을 보자'라는 누군가의 에세이집 제목처럼 세상의 문제를 깊이 있게 생각하고, 멀리 내다보자는 취지의 사견(思見)을 담으려고 노력했다.
재계 전반에 일어나는 일에 대한 사견(私見)일 수도 있지만, 이보다는 '생각 좀 하며 세상을 보자'라는 누군가의 에세이집 제목처럼 세상의 문제를 깊이 있게 생각하고, 멀리 내다보자는 취지의 사견(思見)을 담으려고 노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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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SK 그룹 회장이 24일 임기 3년(2024년 3월)의 제24대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에 공식 선임됐다. 18만 기업을 회원사로 두고 있는 대한상의는 1884년 서울상의를 시작으로 137년의 역사를 가진 법정단체다. 137년의 역사 속에는 조선과 대한제국, 일제 강점기에 이은 8.15광복과 6.25 한국전쟁, 산업화와 민주화의 여러 경험이 담겨 있다. 이런 오랜 경험과 대중소기업을 두루 아우르는 대표 경제단체 수장으로 4대 그룹 총수가 선임되면서 그에 대한 기대가 크다. 우선 경영계가 그에게 거는 기대는 기울어진 운동장 내에서의 갈등 조정자 역할이다. 그 운동자 위에 바로 서 있기는 쉽지 않은 자리다. 노동계는 운동장이 사용자 쪽으로 기울었다고 하고, 사용자 측은 정치권을 포함해 모두가 노동계에 기울어져 있다고 한다. 최근 국회에서의 여러 입법화 과정을 보면 우군이 없는 후자의 읍소가 귀에 더 들린다. 경영계와 노동계의 갈등은 코로나19의 엄중한 상황에서 더 첨예해질 수 있다.
꼭 20년전 세상을 떠난 아산(峨山)은 서거 1년여 전인 2000년 1월1일 0시 머니투데이 창간 첫 송출기사(기고: 세상의 변화가 여전히 멋있다)에서 자신을 '복받은 사람'이라고 했다. 3.1 운동이 일어나기 4년전인 1915년에 태어나 여든 다섯의 나이에 2000년의 태양을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고 했다. 그리고 제조업의 시대에서 인터넷 시대로의 변화가 자신에게도 분명 인식되고 있음을 느낀다며 젊은 기업가들도 긴호흡으로 세상에 도전하라고 조언했다. 한국 재계의 거목 아산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우리 곁을 떠난지 21일로 벌써 20년이 흘렀지만, 그가 가진 긍정적인 사고와 불굴의 도전정신은 아직도 우리 곁에 남아있다. 1930년대 쌀가게에서 시작한 사업은 지금은 현대자동차그룹, 현대백화점그룹, 현대그룹, 현대중공업그룹, 현대해상화재보험, 한라그룹, 성우그룹, 한국프랜지공업, 현대산업개발그룹, KCC그룹으로 나뉘어지긴 했지만 모두가 아산의 피와 땀이 서린 곳이다. 현
17일 수원시 영통구에 위치한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오전 9시부터 약 3시간 20분간 진행된 삼성전자의 제52차 주주총회는 일부 주주들의 의견을 제외하면 모든 안건이 별 무리 없이 순조롭게 통과됐다. 1998년 시민단체의 투쟁적 발언으로 13시간 30분간 진행됐던 최장 시간의 주주총회나, 그 후 동의와 재청에 이은 박수로 1시간 정도만에 끝났던 여느 때의 주총과는 달랐다. 이번 주총이 다른 때와 가장 큰 차이는 '이건희'라는 거목의 부재와 코로나19라는 글로벌 위기상황의 도래다. 이날 주총은 코로나19상황인 점을 감안해 방역수칙에 따른 발열체크와 손소독, QR코드 체크를 한 후 주주명부 확인에 맞춰 지급된 주주확인표와 찬성과 반대를 표시할 수 있는 투표 단말기의 수령으로 시작됐다. 약 400명이 입장할 수 있는 3층 주총장에는 2미터 간격의 주주 지정석 등을 구비해 방역에 만전을 기하는 모습이었다. 방역수칙에 따른 인원 제한으로 3층 주총장에 들어가지 못한 주주들을 위해 1층 회의장에
세계 최대 주주총회 의결권 자문회사인 ISS(Institutional Shareholder Services)가 삼성전자의 기관 투자자인 국민연금에게 이 회사의 사외이사 3인의 연임에 '반대표'를 던질 것을 권고했다. 이제 오는 17일 삼성전자 주주총회에서 국민연금이 이를 수용할지가 최대 화두가 됐다. 주총에 앞서 국민연금 측에 제안한다면 ISS의 이런 의견은 여러 의견 중 하나로 참고할 뿐 여기에 절대적으로 얽매일 필요가 없다는 점이다. 특히 국민연금이 과거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과정에서 ISS의 의견과 다른 결정을 내린 후 여러 정치적 고초를 겪었던 트라우마로 인해 ISS에 절대적으로 기대는 우를 범하지 않기를 바란다. 같은 사안에 대해 글로벌 넘버2 의결권 자문회사인 글래스루이스(GL)가 ISS와 반대로 사외이사 연임에 찬성입장을 낸 것 때문에 하는 얘기도 아니다. 이보다는 의결권 자문회사의 역량과 신뢰성에 비해 그들의 영향력이 지나치게 강해진 문제 때문이다. 이들의 독과점의
‘경영권 승계를 목적으로’라는 재료 하나로 참 오래 모질게도 몰아붙인다. 2000년 곽노현 당시 한국방송통신대 교수 등 법학교수 43명이 에버랜드 전환사채(CB) 저가 발행 관련 소송을 제기한 후 20년이 훌쩍 지났다. 2009년 대법원에서 무죄로 확정된 후에도 ‘불법 경영권 승계’라는 재료는 레시피만 달리 한 채 삼성을 압박하는 단골 메뉴가 됐다. 오는 11일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을 상대로 한 소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경영권 불법 승계 의혹’ 재판이 재개된다. 코로나 19의 영향으로 5개월간 멈췄던 이 재판은 이 부회장이 국정농단 파기환송심 확정선고로 지난 1월 18일 징역 2년 6개월의 실형을 받고 재입소한 뒤 처음 열린다. 일부 이 부회장과 삼성에 비판적인 측은 국정농단 판결이 솜방망이 처벌이라며 미국이었다면 더 강력한 엄벌을 내렸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또 합병도 불법이 분명하다며 강력한 처벌을 요구했다. 그들의 주장처럼 미국이었다면 어땠을까. 미국이었다면 대통
절박함의 표현일까. 2018년 사상 첫 6000억달러 수출을 돌파한 후 2년 연속 역성장한 수출업계가 돌파구를 찾기 위해 15년만에 민간기업 총수인 구자열 LS 그룹 회장을 한국무역협회 회장으로 24일 선임했다. 코로나19로 인한 글로벌 팬데믹 상황에서 어쩔 수 없다고 치부하기에는 심상치 않은 역성장인데다, 전세계 시장의 변화는 더 빠르게 진행되고 있어 머뭇거릴 시간이 없다는 이유 때문이다. 이날 총회를 마치고 나온 협회 회장단의 일원인 황철주 주성엔지니어링 회장은 "빛의 속도로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 환경에서 퇴직 관료보다는 현장에서 치열한 사업 경험이 있는 기업인이 필요한 시점이다"라고 구 회장의 선임배경을 설명했다. 무역협회는 이희범(전 산업자원부 장관), 사공일(전 재무부 장관), 한덕수(전 국무총리), 김인호(전 대통령비서실 경제수석비서관), 김영주(전 산업자원부 장관) 회장 등 지난 15년 동안 퇴직 관료들이 회장을 맡으면서 정부와의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는 데는 무리가 없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23일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선임 전단계인 서울상의회장에 공식 선임되면서 그의 활약에 대한 재계의 기대가 높다. 최 회장은 이로써 내달 24일 열리는 대한상공회의소 총회에서 대한상의 회장에 선임되는 공식절차만 남겨뒀다. 최 회장은 이날 서울상의회장 선임 소감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엄중한 시기에 참 무거운 직책을 맡았다고 생각을 한다"며 "나름대로 힘을 다해서 경제계 발전과 사회발전에 이바지하도록 열심히 노력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중점 과제에 대한 질문에는 "아직은 제가 서울상공회의소에 오늘 왔기 때문에…다음번에 좀더 정식(으로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으로 취임되면 그때 얘기하도록 하겠다"고 말을 삼가며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최 회장은 내달 24일 대한상의 총회에서 회장으로 선임되기 전까지 약 한달간 상의에 대한 기본적인 업무를 파악하고, 전국 71개 지역 상의 회장들과의 만남을 통해 현안을 파악할 것으로 보인다. 137년 역사의 전국적 단위의 법정
최근 국회에서의 입법 폭주에 대한 우려가 크다. 신성한 입법과정을 ‘폭주(暴走)’라는 거친 표현에 담는 이유는 사회적 합의의 산물이어야 하는 법 제·개정 과정이 졸속이자 일방적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무엇이 그리도 급한지 ‘연내 목표, 1월 내 목표, 2월 내 입법 목표’ 등 마감시한은 있는데, 심도 있는 논의 과정은 없다. 지난해 12월 9일 국회를 통과한 상법 개정안 등 기업규제3법 땐 ‘연내 통과 목표’를 완수했고, 지난달 8일에는 ‘1월 내 목표’였던 중대재해처벌법을 재계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기어코 속전속결로 처리했다. 새로 세워진 ‘2월 임시국회 내 목표’인 언론관계법 개정과 협력이익공유제도 법제화에 거침이 없다. 국민이 국회에 부여한 권능으로 정당이 정치적 지향점에 따라 법을 만드는 건 민주주의의 기본 원리이니 나무랄 일이 아니다. 하지만 민주공화정이 군주제 등 타 정체(政體)와 다른 점은 일방통행이 아닌 아고라(그리스 도시국가의 광장)에서의 토론과정이 있다는 점이다. 대화
최근 연봉의 20%를 성과급으로 지급하는 것이 적다며 더 많은 성과급을 요구해 논란의 시발점이 된 SK하이닉스 사람(SK Hynix+ian)들을 보면 격세지감을 느낀다. 성과급 지급의 투명성을 강조하는 MZ세대(1980~2000년대생)의 목소리에 회사 측이 기본급의 200%를 자사주로 추가 지급하고, 향후 영업이익의 10%를 성과급으로 지급하기로 하면서 일단락됐지만 뒷맛은 씁쓸하다. 오랫동안 SK하이닉스를 지켜봐 온 입장에서 얼추 20년 전인 2004년 돈이 없어 미국 마이크론에 팔려가야 하는 그 상황과 비교해보면 지금의 SK하이닉스는 상전벽해(桑田碧海)다. '남의 집 성과급 잔치에 웬 오지랖이냐'는 소리를 들을 수도 있겠지만 한마디 거들지 않을 수 없다. SK하이닉스의 미래를 위해 지금의 주장들과 그 과정이 적절한지 SK하이닉시언들이 고민해보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지난해 5조원대 SK하이닉스 이익이 오롯이 현재 SK하이닉시언들의 성과라는 착각은 위험하다. SK하이닉스의 현재의 모
약 14년간 국내 굴지 기업의 사장과 CEO를 지내고 지금은 경영일선에서 물러난 지인과의 점심 자리에서의 일이다. ‘사실에 충실하지 못한’ 미디어의 역할에 대한 얘기를 하다가 문득 2019년 국내서 번역 출간된 ‘팩트풀니스(FACTFULNESS: 사실충실성)’(김영사)라는 책의 앞부분에 있는 13가지 질문에 대한 정답률을 물어본 적이 있다. 이 책에서의 질문은 대체로 ‘지난 20년간 세계 인구에서 극빈층 비율은 어떻게 바뀌었을까?’ A: 거의 2배로 늘었다. B: 거의 같다. C: 거의 절반으로 줄었다’와 같은 식이다. 전세계 극빈층의 비율, 여성의 교육기간, 기대 수명, 자연재해 사망자 수 등을 객관식으로 묻는 13개의 질문 중 기자가 두 개(정답률 15.4%)를 맞혔다고 하자 그는 3문제(정답률 23.1%)를 맞혔다고 했다. 기자는 인간의 평균정답률인 16%를 조금 밑도는 수준이었고, 그는 평균을 넘어서는 수준이긴 했지만 침팬지가 찍어서 맞힌 평균 정답률인 33%에는 못미쳐 ‘
4대 그룹에서 간부를 지낸 한 지인과의 저녁 자리에서 'SK 하이닉스와 LG에너지솔루션 성과급' 논란에 대한 갑론을박이 있었다. 이 지인은 기본급이 최저시급도 안되는 9급 공무원인 아내의 초봉(기본급 월 164만 2800원)과 최근 대기업 성과급 논란을 예로 들며 '감사(고마움)의 상대성이론'을 펼쳤다. 그는 "세상의 모든 감사는 상대적인 것"이라고 했다. 어떤 사람이 다른 사람은 전혀 받지 못한 100만원의 지원금을 받는다면 감사하다고 생각하지만, 다른 사람이 200만원을 받을 때 자신이 150만원만 받으면 감사보다는 오히려 불만과 비난을 쏟아낸다는 것이다. 자신이 가진 것이 더 많아졌음에도 불구하고 감사는 사라지고 불만이 늘어나는 것은 '감사의 상대성 이론' 때문이라는 것이다. 자신이 대기업에 다닐 때는 얼마나 좋은 대우를 받고 감사해야 할 상황이었는지 몰랐는데, 퇴근 시간은 자신보다 더 늦은데 최저시급보다 낮은 연봉을 받는 아내를 보고 놀랐다는 얘기다. 그나마 공무원이라는 안정
정세균 국무총리가 한 토론회에서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 간 3년째 이어온 배터리 영업비밀 침해 분쟁의 조속한 타결을 촉구했다. 당국자로서의 심정은 이해하지만, 정부가 개별기업의 쟁송에 관여하는 모습은 썩 좋아 보이지 않는다. 그렇다고 총리의 발언을 마냥 나무랄 수도 없는 게 현실이다. 정 총리는 28일 서울 양천구 대한민국예술인센터에서 열린 한국방송기자클럽 초청토론회에서 "K-배터리의 미래가 앞으로 정말 크게 열릴텐데 작은 파이를 놓고 싸우지 말고 양사가 나서 빨리 문제를 해결하라"고 말했다. 미국에서 우리 기업끼리 소송전을 벌여 수천억의 비용과 시간이 드는 것도 문제지만, 우리의 다툼이 경쟁국들에게 어부지리가 될 것에 대한 우려도 담겨 있다. 2차전지 사업 초기 정부가 국책사업으로 연구개발을 지원해 국민의 세금이 투입된 점을 감안하면 정부가 훈수를 둘 수도 있는 문제다. 하지만 사업화 이후 열심히 기술을 개발한 기업들의 경영 행위에 총리가 개입하는 것은 자칫 관치논란을 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