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동희의 思見
재계 전반에 일어나는 일에 대한 사견(私見)일 수도 있지만, 이보다는 '생각 좀 하며 세상을 보자'라는 누군가의 에세이집 제목처럼 세상의 문제를 깊이 있게 생각하고, 멀리 내다보자는 취지의 사견(思見)을 담으려고 노력했다.
재계 전반에 일어나는 일에 대한 사견(私見)일 수도 있지만, 이보다는 '생각 좀 하며 세상을 보자'라는 누군가의 에세이집 제목처럼 세상의 문제를 깊이 있게 생각하고, 멀리 내다보자는 취지의 사견(思見)을 담으려고 노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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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박함의 표현일까. 2018년 사상 첫 6000억달러 수출을 돌파한 후 2년 연속 역성장한 수출업계가 돌파구를 찾기 위해 15년만에 민간기업 총수인 구자열 LS 그룹 회장을 한국무역협회 회장으로 24일 선임했다. 코로나19로 인한 글로벌 팬데믹 상황에서 어쩔 수 없다고 치부하기에는 심상치 않은 역성장인데다, 전세계 시장의 변화는 더 빠르게 진행되고 있어 머뭇거릴 시간이 없다는 이유 때문이다. 이날 총회를 마치고 나온 협회 회장단의 일원인 황철주 주성엔지니어링 회장은 "빛의 속도로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 환경에서 퇴직 관료보다는 현장에서 치열한 사업 경험이 있는 기업인이 필요한 시점이다"라고 구 회장의 선임배경을 설명했다. 무역협회는 이희범(전 산업자원부 장관), 사공일(전 재무부 장관), 한덕수(전 국무총리), 김인호(전 대통령비서실 경제수석비서관), 김영주(전 산업자원부 장관) 회장 등 지난 15년 동안 퇴직 관료들이 회장을 맡으면서 정부와의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는 데는 무리가 없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23일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선임 전단계인 서울상의회장에 공식 선임되면서 그의 활약에 대한 재계의 기대가 높다. 최 회장은 이로써 내달 24일 열리는 대한상공회의소 총회에서 대한상의 회장에 선임되는 공식절차만 남겨뒀다. 최 회장은 이날 서울상의회장 선임 소감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엄중한 시기에 참 무거운 직책을 맡았다고 생각을 한다"며 "나름대로 힘을 다해서 경제계 발전과 사회발전에 이바지하도록 열심히 노력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중점 과제에 대한 질문에는 "아직은 제가 서울상공회의소에 오늘 왔기 때문에…다음번에 좀더 정식(으로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으로 취임되면 그때 얘기하도록 하겠다"고 말을 삼가며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최 회장은 내달 24일 대한상의 총회에서 회장으로 선임되기 전까지 약 한달간 상의에 대한 기본적인 업무를 파악하고, 전국 71개 지역 상의 회장들과의 만남을 통해 현안을 파악할 것으로 보인다. 137년 역사의 전국적 단위의 법정
최근 국회에서의 입법 폭주에 대한 우려가 크다. 신성한 입법과정을 ‘폭주(暴走)’라는 거친 표현에 담는 이유는 사회적 합의의 산물이어야 하는 법 제·개정 과정이 졸속이자 일방적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무엇이 그리도 급한지 ‘연내 목표, 1월 내 목표, 2월 내 입법 목표’ 등 마감시한은 있는데, 심도 있는 논의 과정은 없다. 지난해 12월 9일 국회를 통과한 상법 개정안 등 기업규제3법 땐 ‘연내 통과 목표’를 완수했고, 지난달 8일에는 ‘1월 내 목표’였던 중대재해처벌법을 재계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기어코 속전속결로 처리했다. 새로 세워진 ‘2월 임시국회 내 목표’인 언론관계법 개정과 협력이익공유제도 법제화에 거침이 없다. 국민이 국회에 부여한 권능으로 정당이 정치적 지향점에 따라 법을 만드는 건 민주주의의 기본 원리이니 나무랄 일이 아니다. 하지만 민주공화정이 군주제 등 타 정체(政體)와 다른 점은 일방통행이 아닌 아고라(그리스 도시국가의 광장)에서의 토론과정이 있다는 점이다. 대화
최근 연봉의 20%를 성과급으로 지급하는 것이 적다며 더 많은 성과급을 요구해 논란의 시발점이 된 SK하이닉스 사람(SK Hynix+ian)들을 보면 격세지감을 느낀다. 성과급 지급의 투명성을 강조하는 MZ세대(1980~2000년대생)의 목소리에 회사 측이 기본급의 200%를 자사주로 추가 지급하고, 향후 영업이익의 10%를 성과급으로 지급하기로 하면서 일단락됐지만 뒷맛은 씁쓸하다. 오랫동안 SK하이닉스를 지켜봐 온 입장에서 얼추 20년 전인 2004년 돈이 없어 미국 마이크론에 팔려가야 하는 그 상황과 비교해보면 지금의 SK하이닉스는 상전벽해(桑田碧海)다. '남의 집 성과급 잔치에 웬 오지랖이냐'는 소리를 들을 수도 있겠지만 한마디 거들지 않을 수 없다. SK하이닉스의 미래를 위해 지금의 주장들과 그 과정이 적절한지 SK하이닉시언들이 고민해보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지난해 5조원대 SK하이닉스 이익이 오롯이 현재 SK하이닉시언들의 성과라는 착각은 위험하다. SK하이닉스의 현재의 모
약 14년간 국내 굴지 기업의 사장과 CEO를 지내고 지금은 경영일선에서 물러난 지인과의 점심 자리에서의 일이다. ‘사실에 충실하지 못한’ 미디어의 역할에 대한 얘기를 하다가 문득 2019년 국내서 번역 출간된 ‘팩트풀니스(FACTFULNESS: 사실충실성)’(김영사)라는 책의 앞부분에 있는 13가지 질문에 대한 정답률을 물어본 적이 있다. 이 책에서의 질문은 대체로 ‘지난 20년간 세계 인구에서 극빈층 비율은 어떻게 바뀌었을까?’ A: 거의 2배로 늘었다. B: 거의 같다. C: 거의 절반으로 줄었다’와 같은 식이다. 전세계 극빈층의 비율, 여성의 교육기간, 기대 수명, 자연재해 사망자 수 등을 객관식으로 묻는 13개의 질문 중 기자가 두 개(정답률 15.4%)를 맞혔다고 하자 그는 3문제(정답률 23.1%)를 맞혔다고 했다. 기자는 인간의 평균정답률인 16%를 조금 밑도는 수준이었고, 그는 평균을 넘어서는 수준이긴 했지만 침팬지가 찍어서 맞힌 평균 정답률인 33%에는 못미쳐 ‘
4대 그룹에서 간부를 지낸 한 지인과의 저녁 자리에서 'SK 하이닉스와 LG에너지솔루션 성과급' 논란에 대한 갑론을박이 있었다. 이 지인은 기본급이 최저시급도 안되는 9급 공무원인 아내의 초봉(기본급 월 164만 2800원)과 최근 대기업 성과급 논란을 예로 들며 '감사(고마움)의 상대성이론'을 펼쳤다. 그는 "세상의 모든 감사는 상대적인 것"이라고 했다. 어떤 사람이 다른 사람은 전혀 받지 못한 100만원의 지원금을 받는다면 감사하다고 생각하지만, 다른 사람이 200만원을 받을 때 자신이 150만원만 받으면 감사보다는 오히려 불만과 비난을 쏟아낸다는 것이다. 자신이 가진 것이 더 많아졌음에도 불구하고 감사는 사라지고 불만이 늘어나는 것은 '감사의 상대성 이론' 때문이라는 것이다. 자신이 대기업에 다닐 때는 얼마나 좋은 대우를 받고 감사해야 할 상황이었는지 몰랐는데, 퇴근 시간은 자신보다 더 늦은데 최저시급보다 낮은 연봉을 받는 아내를 보고 놀랐다는 얘기다. 그나마 공무원이라는 안정
정세균 국무총리가 한 토론회에서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 간 3년째 이어온 배터리 영업비밀 침해 분쟁의 조속한 타결을 촉구했다. 당국자로서의 심정은 이해하지만, 정부가 개별기업의 쟁송에 관여하는 모습은 썩 좋아 보이지 않는다. 그렇다고 총리의 발언을 마냥 나무랄 수도 없는 게 현실이다. 정 총리는 28일 서울 양천구 대한민국예술인센터에서 열린 한국방송기자클럽 초청토론회에서 "K-배터리의 미래가 앞으로 정말 크게 열릴텐데 작은 파이를 놓고 싸우지 말고 양사가 나서 빨리 문제를 해결하라"고 말했다. 미국에서 우리 기업끼리 소송전을 벌여 수천억의 비용과 시간이 드는 것도 문제지만, 우리의 다툼이 경쟁국들에게 어부지리가 될 것에 대한 우려도 담겨 있다. 2차전지 사업 초기 정부가 국책사업으로 연구개발을 지원해 국민의 세금이 투입된 점을 감안하면 정부가 훈수를 둘 수도 있는 문제다. 하지만 사업화 이후 열심히 기술을 개발한 기업들의 경영 행위에 총리가 개입하는 것은 자칫 관치논란을 불
“나도 공감에 반대한다.” 공감을 무기로 한 ‘코로나19 이익공유제’의 적절성에 대해 말들이 많다.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많은 이익을 얻은 기업이 어려움을 겪는 영세 중소 상공인들을 ‘선의’로 도와주자는 게 여당 대표가 말한 이 제도 추진의 취지다. ‘어려움을 겪는 사람을 돕자’는 것은 인간의 도덕감정에 비추어 매우 타당하다. 또 어려운 이에게 동정과 연민의 감정으로 선의를 베푸는 것은 누구나 ‘공감’할 수 있다. 문제는 그 방식이다. 공감을 무기로 선의의 이름을 빌어 기업에 사실상 강제하는 정책은 바람직하지 않다. '공감에 반대한다'는 강연으로 유명한 폴 블룸 예일대 심리학과 교수는 자신의 저서 ‘공감의 배신’에서 “잘못된(지나친) 공감은 사실을 왜곡하고, 폭력을 조장할 우려가 있다”며 공감을 기반으로 한 정책추진의 위험성을 경고했다. 측은지심(불쌍히 여기는 마음)이 강해지면서 시비지심(옳고 그름을 따지는 마음)을 잃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그의 주장에 동의한다. 감정에
"이재용이 없다고 삼성이 굴러가지 않는다면 그게 정상적인 조직입니까?"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재수감을 두고 실형이 가혹하다는 지적에 대한 반론이다. 어떤 조직이든 시스템으로 돌아가는 게 정상이지만 세상 일은 그렇게 단순하지만은 않다. 그 시스템도 사람이 중심일 수밖에 없다. 시스템만으로 돌아간다며 대통령이나 총리도, 장관도 필요 없다. 어떤 사회든 그 조직 리더의 역할이라는 것이 있다. 삼성의 리더로서 이 부회장을 재수감함으로써 삼성은 물론 우리 사회가 잃은 것은 분명 있다. 또 일각에선 '법 앞에 만인이 평등해야 하고 삼성 총수인 이 부회장도 예외일 수 없다"며 그의 구속이 사회정의 실현에 이바지해 잃은 것보다는 얻은 것이 많다고 주장한다. 정의를 구현했다는 것이 사실일까. 대법원의 판단을 존중하는 것이 우리 사회의 시스템이며, 다수로서의 정의에 부합한다는 것을 인정한다. 그렇다고 여러 사람이 동의하는 '다수로서의 정의'가 모두가 수긍하는 '공정으로서의 정의'는 아니다. 대법
18일은 정치권력이 경제권력의 자유를 박탈할 수 있음을 또 다시 보여준 날이다. 사법부를 통한 단죄로 보이지만, 정치권력의 무서움을 다시 보여준 판결이다. 경제계는 다시 정치권력에 대한 두려움을 키우는 계기가 됐고, 과거로부터 이어져 온 악습은 끊기 힘들게 됐다. 실체적 진실과 상관없이 정치권력에 밉보이면 미래를 보장할 수 없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줬기 때문이다. 법원은 이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최지성 전 삼성미래전략실장(부회장), 장충기 전 삼성미래전략실 차장(사장)에게 징역 2년 6월의 실형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경영권 승계를 목적으로 뇌물을 제공했다는 혐의다. 우리나라 기업의 경영권 승계는 대통령이 허가해야 하는 사안일까. 최근 현대자동차, LG, 한진, DB 그룹 등 경영권 승계가 이뤄진 기업들을 보더라도 경영권은 정치인들이 승인해줘서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다. 정의선 부회장은 핵심계열사의 지분이 많지 않음에도 정몽구 회장의 뒤를 이어 회장에 오르
“정치변란 때마다 새 정권은 서민 위안용으로 혹은 정권의 약점을 은폐하기 위해 기업인을 부정축재와 탈세범으로 몰았다. 이들이 줄줄이 끌려 들어가는 모습을 신문과 텔레비전에 대대적으로 보여 국민 시각을 오도했고 이런 되풀이가 몇차례 있고 난 후 기업인들은 다 같이 ‘악(惡)’이 되어버렸다.” 오는 3월 21일 타계 20주기를 맞는 아산(峨山)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1998년 3월 펴낸 자서전 ‘이 땅에 태어나서-나의 살아온 이야기’에 언급한 말이다. 광복 이후 이승만 정권, 4.19 이후 허정 과도정부나, 장면 정부, 5.16 후의 박정희 정권, 12.12 이후 전두환·노태우 군사정권에 이은 김영삼 문민정부까지 겪은 그의 경험에서 나온 말이다. 아산은 1938년 시작한 첫 사업인 쌀가게 경일상회를 시작으로 60여년간 사업을 해오면서 다양한 성공을 거뒀지만, 가장 아쉬웠던 점이 이 같은 부정축재의 오명을 쓴 것이라고 했다. 2006년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지가 선정한 ‘아시아의
과잉입법이 진행 중인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은 재고돼야 한다. 산업현장에서 목숨을 걸고 일하는 근로자들의 생명을 더 안전하게 지키기 위해서라도 더 신중한 논의가 필요하다. 여야는 연초 정치적 갈등을 푸는 방편으로 일명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을 오는 8일 국회에서 신속히 처리하기로 합의했다. 하늘 아래 귀하지 않은 생명이 어디 있으며, 사람의 목숨을 살리겠다는 데 반대할 이가 누가 있겠는가. 다만, 전세계 어디에도 없는 강력한 입법을 통해 모두가 걱정하는 산업재해를 줄일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사고는 부지불식간에 일어나고, 사고를 줄이기 위해서는 안전관리 시스템의 완성과 현장에서의 철저한 실행과 관리·감독이 중요하다. 사망사고 이후 사후약방문식으로 강한 처벌을 하는 것이 아니라,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예방이 중심이 돼야 한다는 얘기다. 노동계는 경영자에게 '징역형'이라는 겁을 주면 경각심을 갖고 사고가 줄어들 것이라고 하지만 그렇지 않다. 자고이래로 처벌이 엄할수록 그 처벌을 피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