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동희의 思見
재계 전반에 일어나는 일에 대한 사견(私見)일 수도 있지만, 이보다는 '생각 좀 하며 세상을 보자'라는 누군가의 에세이집 제목처럼 세상의 문제를 깊이 있게 생각하고, 멀리 내다보자는 취지의 사견(思見)을 담으려고 노력했다.
재계 전반에 일어나는 일에 대한 사견(私見)일 수도 있지만, 이보다는 '생각 좀 하며 세상을 보자'라는 누군가의 에세이집 제목처럼 세상의 문제를 깊이 있게 생각하고, 멀리 내다보자는 취지의 사견(思見)을 담으려고 노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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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공감에 반대한다.” 공감을 무기로 한 ‘코로나19 이익공유제’의 적절성에 대해 말들이 많다.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많은 이익을 얻은 기업이 어려움을 겪는 영세 중소 상공인들을 ‘선의’로 도와주자는 게 여당 대표가 말한 이 제도 추진의 취지다. ‘어려움을 겪는 사람을 돕자’는 것은 인간의 도덕감정에 비추어 매우 타당하다. 또 어려운 이에게 동정과 연민의 감정으로 선의를 베푸는 것은 누구나 ‘공감’할 수 있다. 문제는 그 방식이다. 공감을 무기로 선의의 이름을 빌어 기업에 사실상 강제하는 정책은 바람직하지 않다. '공감에 반대한다'는 강연으로 유명한 폴 블룸 예일대 심리학과 교수는 자신의 저서 ‘공감의 배신’에서 “잘못된(지나친) 공감은 사실을 왜곡하고, 폭력을 조장할 우려가 있다”며 공감을 기반으로 한 정책추진의 위험성을 경고했다. 측은지심(불쌍히 여기는 마음)이 강해지면서 시비지심(옳고 그름을 따지는 마음)을 잃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그의 주장에 동의한다. 감정에
"이재용이 없다고 삼성이 굴러가지 않는다면 그게 정상적인 조직입니까?"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재수감을 두고 실형이 가혹하다는 지적에 대한 반론이다. 어떤 조직이든 시스템으로 돌아가는 게 정상이지만 세상 일은 그렇게 단순하지만은 않다. 그 시스템도 사람이 중심일 수밖에 없다. 시스템만으로 돌아간다며 대통령이나 총리도, 장관도 필요 없다. 어떤 사회든 그 조직 리더의 역할이라는 것이 있다. 삼성의 리더로서 이 부회장을 재수감함으로써 삼성은 물론 우리 사회가 잃은 것은 분명 있다. 또 일각에선 '법 앞에 만인이 평등해야 하고 삼성 총수인 이 부회장도 예외일 수 없다"며 그의 구속이 사회정의 실현에 이바지해 잃은 것보다는 얻은 것이 많다고 주장한다. 정의를 구현했다는 것이 사실일까. 대법원의 판단을 존중하는 것이 우리 사회의 시스템이며, 다수로서의 정의에 부합한다는 것을 인정한다. 그렇다고 여러 사람이 동의하는 '다수로서의 정의'가 모두가 수긍하는 '공정으로서의 정의'는 아니다. 대법
18일은 정치권력이 경제권력의 자유를 박탈할 수 있음을 또 다시 보여준 날이다. 사법부를 통한 단죄로 보이지만, 정치권력의 무서움을 다시 보여준 판결이다. 경제계는 다시 정치권력에 대한 두려움을 키우는 계기가 됐고, 과거로부터 이어져 온 악습은 끊기 힘들게 됐다. 실체적 진실과 상관없이 정치권력에 밉보이면 미래를 보장할 수 없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줬기 때문이다. 법원은 이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최지성 전 삼성미래전략실장(부회장), 장충기 전 삼성미래전략실 차장(사장)에게 징역 2년 6월의 실형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경영권 승계를 목적으로 뇌물을 제공했다는 혐의다. 우리나라 기업의 경영권 승계는 대통령이 허가해야 하는 사안일까. 최근 현대자동차, LG, 한진, DB 그룹 등 경영권 승계가 이뤄진 기업들을 보더라도 경영권은 정치인들이 승인해줘서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다. 정의선 부회장은 핵심계열사의 지분이 많지 않음에도 정몽구 회장의 뒤를 이어 회장에 오르
“정치변란 때마다 새 정권은 서민 위안용으로 혹은 정권의 약점을 은폐하기 위해 기업인을 부정축재와 탈세범으로 몰았다. 이들이 줄줄이 끌려 들어가는 모습을 신문과 텔레비전에 대대적으로 보여 국민 시각을 오도했고 이런 되풀이가 몇차례 있고 난 후 기업인들은 다 같이 ‘악(惡)’이 되어버렸다.” 오는 3월 21일 타계 20주기를 맞는 아산(峨山)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1998년 3월 펴낸 자서전 ‘이 땅에 태어나서-나의 살아온 이야기’에 언급한 말이다. 광복 이후 이승만 정권, 4.19 이후 허정 과도정부나, 장면 정부, 5.16 후의 박정희 정권, 12.12 이후 전두환·노태우 군사정권에 이은 김영삼 문민정부까지 겪은 그의 경험에서 나온 말이다. 아산은 1938년 시작한 첫 사업인 쌀가게 경일상회를 시작으로 60여년간 사업을 해오면서 다양한 성공을 거뒀지만, 가장 아쉬웠던 점이 이 같은 부정축재의 오명을 쓴 것이라고 했다. 2006년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지가 선정한 ‘아시아의
과잉입법이 진행 중인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은 재고돼야 한다. 산업현장에서 목숨을 걸고 일하는 근로자들의 생명을 더 안전하게 지키기 위해서라도 더 신중한 논의가 필요하다. 여야는 연초 정치적 갈등을 푸는 방편으로 일명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을 오는 8일 국회에서 신속히 처리하기로 합의했다. 하늘 아래 귀하지 않은 생명이 어디 있으며, 사람의 목숨을 살리겠다는 데 반대할 이가 누가 있겠는가. 다만, 전세계 어디에도 없는 강력한 입법을 통해 모두가 걱정하는 산업재해를 줄일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사고는 부지불식간에 일어나고, 사고를 줄이기 위해서는 안전관리 시스템의 완성과 현장에서의 철저한 실행과 관리·감독이 중요하다. 사망사고 이후 사후약방문식으로 강한 처벌을 하는 것이 아니라,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예방이 중심이 돼야 한다는 얘기다. 노동계는 경영자에게 '징역형'이라는 겁을 주면 경각심을 갖고 사고가 줄어들 것이라고 하지만 그렇지 않다. 자고이래로 처벌이 엄할수록 그 처벌을 피하는
우리에게 눈이 둘인 이유는 사물을 평면적으로 보지 말고 입체적으로 보라는 뜻이다. 한눈으로만 사물을 보면 그 형체를 알아볼 수는 있으나 물체의 깊이와 물체까지의 거리 등은 알기 어렵다. 좌안과 우안이 약간의 간격을 두고 물체를 봄으로써 물체까지의 거리와 그 거리차에 따른 물체의 크기 등을 대뇌에서 비교 분석할 수 있도록 해준다. 두 눈 사이의 간격은 사물의 실체를 알 수 있도록 해주는 열쇠다. 2020년 경자년은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지 않고 왼쪽과 오른쪽 자신의 위치에서만 세상을 보는 두 무리의 갈등이 그 어느 때보다 심한 한해였다. 실체적 진실보다는 자신의 위치에서 본 것만이 옳고, 유일한 선(善)이라고 주장하는 이들이 목소리를 높인 시기였다. 19세기 영국 최고 여류 소설가인 조지 엘리엇(본명 메리 앤 에번스)은 "모든 것이 잘못됐었다고 사람들이 말한다. 자기 자신만 빼고…"라고 세상을 향해 외쳤었다. 타인의 다름을 인정하지 않고 자신만이 옳다고 주장하는 세상 사람들을 향한 20
고 이건희 삼성 그룹 회장이 타계한 지 49일째 되던 12월 12일 아침, 고려 8대 왕 현종이 1011년에 창건한 천년 고찰 진관사의 모습은 여느 때와 다름없다. 토요 휴일인데도 영하의 산 날씨와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인적은 한산하다. 서울시 은평구에 위치한 진관사 일주문을 지나 극락교를 건너는 등산객들이 중간중간 해탈문을 들어서기도 하지만 평소에 비하면 드물다. 마른 물길을 오른쪽으로 두고 걷다 보면 '마음을 씻는 다리'인 세심교(洗心橋)를 만난다. 이 생의 나쁜 마음을 깨끗이 씻고 건너라는 건지? 그 너머 함월당에 들러 '마음을 깨끗이 씻고 나오라'는 건지는 알 수 없다. 한 스무 걸음으로 그 세심교를 건너면 '달을 머금은 집' 함월당(含月堂)이 있다. 평소에는 템플스테이로 쓰이는 수련장이지만 이날은 이 생에서 78년을 치열하게 살다간 한 거인의 마지막을 함께 하는 곳이다. 고 이건희 삼성 회장의 49재가 열린 자리엔 고인의 부인인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과 장남 이재용 삼성전
대한민국을 주식회사라고 치면 주주는 국민이고, 대통령은 주주들이 주주총회에서 뽑은 ㈜대한민국의 CEO다. 청와대 내 대통령비서실은 회장 비서실이고, 행정부 각 부처는 경영 이사회 멤버로서 인사, 법무, 산업 등 각 파트를 맡는다. 입법 기능을 제외한 국회의 국정감사 기능은 ㈜대한민국의 감사위원회쯤 된다. 국내 기업이나 자영업자들은 지주회사인 ㈜대한민국 내의 자회사나 손자회사들 쯤 되며, 정부는 이들과 근로자들로부터 각종 세금을 거둬들여 주주인 국민들의 복지향상 등에 활용하고, 공동체인 국가를 운영하는데 쓴다. 이 모든 것은 대한민국 구성원인 국민들이 초기 주식회사 설립시 '사회적 계약'에 의한 합의로 만든 것이다. 이 초기 사회적 합의는 법률 형태로 나타나는데, 그 중 상법, 공정거래법, 노동법 등은 자회사나 손자회사 간 구체적인 이해가 얽힌 사회적 합의다. 이번 국회에서 통과를 앞둔 상법 개정안 중 감사위원 분리 선임제는 ㈜대한민국의 감사위원을 뽑을 때 여당에서는 3%만 의결권을
결국 예상했던 대로다. 누구는 예상보다 빨랐다고 하지만 토론은 명분을 갖추기 위한 형식에 불과했고, '의견을 묻되 결론은 내 뜻대로'였다. 아군과 적군만 존재하고 대화는 없이 투쟁만 있는 정치현실이 그대로 반영된 결과다. 더불어민주당이 기업규제 3법(상법·공정거래법 개정안, 금융그룹감독법 제정안)을 8일 오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의결하고, 정무위원회를 열고 처리할 모양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의 갈등으로 인한 정치적 혼란과 뜨거운 감자인 공수처법 개정에 국민의 시선이 쏠린 사이 기업규제3법(일명 공정경제3법)을 기습적으로 상정했다. 재계는 마지막까지 처리를 미뤄달라며 목소리를 높이지만 들어주는 사람이 없으니 메아리가 아득하다. 사실 상법과 공정거래법 개정안 및 금융그룹감독법 제정안을 두고 벌어진 싸움의 결과는 예견된 일인지도 모른다. 더불어민주당과 진보진영이 추진한 이 3법을 경제단체에서는 '기업규제3법'이라고 부른다. 기업활동을 규제하고 국내 기업들이 외국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일 단행한 그룹 사장단 인사에 대한 평가는 '안정 속 변화'라는 게 대부분이다. 하지만 지난 10월 25일 이건희 삼성 그룹 회장 타계 후 그의 뒤를 이은 이 부회장의 첫 인사로는 뭔가 시원치 않아 보인다. 인사가 만사인데 그 행간(行間)에는 최대한 조심하고 자중하는 모습이 읽힌다. 글로벌 기업인 삼성의 인사 발표라고 하기엔 다소 왜소해 보인다. 부회장급 승진자가 눈에 띄지 않은 것 때문이 아니다. 코로나19(COVID-19)의 글로벌 팬데믹 상황에서 훌륭한 성과를 이룬 삼성전자의 실적과 새로운 출발이라는 측면에도 불구하고 축제 분위기는 없다. 삼성전자의 경우 3명의 사장 승진자와 2명의 보직 변경으로 변화는 크지 않았다. 과거 부회장급 승진자들이 대거 나왔던 모습과는 대조적이다. 삼성전자 외에도 전자계열에선 삼성디스플레이와 삼성SDS의 수장이 바뀌었지만, 업황과 평가 등을 감안할 때 놀랄만한 변화는 아니다. 4차 산업혁명기에 접어든 IT 기업인만큼 기술중
패배의 결정적 요인은 '명분'이었다. 지키려는 쪽은 국가 기간산업인 항공산업을 살리겠다는 명분을 내세운 데 비해, 공격하는 쪽은 펀드의 수익을 높이기 위한 행동으로 비친 게 패착이었다. 법률적 논리는 두 명분 중 어디에 힘을 실어주느냐는 과정에 불과했다. 한진그룹(회장 조원태)과 3자연합(KCGI,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반도건설) 사이의 첫 법정 다툼은 그렇게 한진그룹 승리로 일단락됐다. 법정 다툼의 완결이 아니라 '일단락'이라는 표현을 쓰는 이유는 3자연합이 가처분 신청에선 졌다고 해도 앞으로 항소와 본안 소송 등 다양한 형태의 공격을 이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런 공격들이 이번 결과와 마찬가지로 앞으로도 어떤 결실(?)을 맺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이유는 앞서 언급한 명분 때문이다. 어떤 전쟁이든 명분에서 밀리면 승리는 힘들다. 손자병법에서도 전쟁에서 이기기 위한 5가지 요건(道, 天, 地, 將, 法) 중 도(道 : 명분)를 첫 번째로 여겼다. 도는 달리
‘걸릴 때까지 간다는 별건 수사는 불법, 피의사실 공표는 덤’ 어디서 많이 듣던 얘기다. ‘조국 전 법무장관 수사’ 때도 그랬지만, 삼성 관련 수사(국정농단, 합병, 노조, 회계 사건 등) 과정에서 자주 언급됐던 말들이다. 계속되는 피의사실 공표와 이어지는 별건 수사에 대해 항변해 봤지만 소용없었다. 이 말이 이번엔 뜻밖의 곳에서 나왔다. 국정농단 사건을 맡은 특별검사팀에 파견된 이복현 대전지검 형사3부장의 입에서다. 그는 지난 26일 오후 검찰 내부망인 이프로스에 ‘별건 감찰, 별건 수사는 불법, 피의사실 공표는 덤’이라는 제목으로 “이번 감찰은 걸릴 때까지 간다는 명백한 별건 불법이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제 자신이 동일한 감찰의 피해자가 될 수도 있다는 생각에 치가 떨린다”고 했다. 윤석열 검찰총장 직무배제와 관련해 논란이 일고 있는 법무부 감찰을 두고 하는 말이다. 이 부장검사가 아니더라도 검찰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피의사실이 공표되거나, 별건 수사로 어려움을 겪었던 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