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동희의 思見
재계 전반에 일어나는 일에 대한 사견(私見)일 수도 있지만, 이보다는 '생각 좀 하며 세상을 보자'라는 누군가의 에세이집 제목처럼 세상의 문제를 깊이 있게 생각하고, 멀리 내다보자는 취지의 사견(思見)을 담으려고 노력했다.
재계 전반에 일어나는 일에 대한 사견(私見)일 수도 있지만, 이보다는 '생각 좀 하며 세상을 보자'라는 누군가의 에세이집 제목처럼 세상의 문제를 깊이 있게 생각하고, 멀리 내다보자는 취지의 사견(思見)을 담으려고 노력했다.
총 340 건
우리에게 눈이 둘인 이유는 사물을 평면적으로 보지 말고 입체적으로 보라는 뜻이다. 한눈으로만 사물을 보면 그 형체를 알아볼 수는 있으나 물체의 깊이와 물체까지의 거리 등은 알기 어렵다. 좌안과 우안이 약간의 간격을 두고 물체를 봄으로써 물체까지의 거리와 그 거리차에 따른 물체의 크기 등을 대뇌에서 비교 분석할 수 있도록 해준다. 두 눈 사이의 간격은 사물의 실체를 알 수 있도록 해주는 열쇠다. 2020년 경자년은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지 않고 왼쪽과 오른쪽 자신의 위치에서만 세상을 보는 두 무리의 갈등이 그 어느 때보다 심한 한해였다. 실체적 진실보다는 자신의 위치에서 본 것만이 옳고, 유일한 선(善)이라고 주장하는 이들이 목소리를 높인 시기였다. 19세기 영국 최고 여류 소설가인 조지 엘리엇(본명 메리 앤 에번스)은 "모든 것이 잘못됐었다고 사람들이 말한다. 자기 자신만 빼고…"라고 세상을 향해 외쳤었다. 타인의 다름을 인정하지 않고 자신만이 옳다고 주장하는 세상 사람들을 향한 20
고 이건희 삼성 그룹 회장이 타계한 지 49일째 되던 12월 12일 아침, 고려 8대 왕 현종이 1011년에 창건한 천년 고찰 진관사의 모습은 여느 때와 다름없다. 토요 휴일인데도 영하의 산 날씨와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인적은 한산하다. 서울시 은평구에 위치한 진관사 일주문을 지나 극락교를 건너는 등산객들이 중간중간 해탈문을 들어서기도 하지만 평소에 비하면 드물다. 마른 물길을 오른쪽으로 두고 걷다 보면 '마음을 씻는 다리'인 세심교(洗心橋)를 만난다. 이 생의 나쁜 마음을 깨끗이 씻고 건너라는 건지? 그 너머 함월당에 들러 '마음을 깨끗이 씻고 나오라'는 건지는 알 수 없다. 한 스무 걸음으로 그 세심교를 건너면 '달을 머금은 집' 함월당(含月堂)이 있다. 평소에는 템플스테이로 쓰이는 수련장이지만 이날은 이 생에서 78년을 치열하게 살다간 한 거인의 마지막을 함께 하는 곳이다. 고 이건희 삼성 회장의 49재가 열린 자리엔 고인의 부인인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과 장남 이재용 삼성전
대한민국을 주식회사라고 치면 주주는 국민이고, 대통령은 주주들이 주주총회에서 뽑은 ㈜대한민국의 CEO다. 청와대 내 대통령비서실은 회장 비서실이고, 행정부 각 부처는 경영 이사회 멤버로서 인사, 법무, 산업 등 각 파트를 맡는다. 입법 기능을 제외한 국회의 국정감사 기능은 ㈜대한민국의 감사위원회쯤 된다. 국내 기업이나 자영업자들은 지주회사인 ㈜대한민국 내의 자회사나 손자회사들 쯤 되며, 정부는 이들과 근로자들로부터 각종 세금을 거둬들여 주주인 국민들의 복지향상 등에 활용하고, 공동체인 국가를 운영하는데 쓴다. 이 모든 것은 대한민국 구성원인 국민들이 초기 주식회사 설립시 '사회적 계약'에 의한 합의로 만든 것이다. 이 초기 사회적 합의는 법률 형태로 나타나는데, 그 중 상법, 공정거래법, 노동법 등은 자회사나 손자회사 간 구체적인 이해가 얽힌 사회적 합의다. 이번 국회에서 통과를 앞둔 상법 개정안 중 감사위원 분리 선임제는 ㈜대한민국의 감사위원을 뽑을 때 여당에서는 3%만 의결권을
결국 예상했던 대로다. 누구는 예상보다 빨랐다고 하지만 토론은 명분을 갖추기 위한 형식에 불과했고, '의견을 묻되 결론은 내 뜻대로'였다. 아군과 적군만 존재하고 대화는 없이 투쟁만 있는 정치현실이 그대로 반영된 결과다. 더불어민주당이 기업규제 3법(상법·공정거래법 개정안, 금융그룹감독법 제정안)을 8일 오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의결하고, 정무위원회를 열고 처리할 모양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의 갈등으로 인한 정치적 혼란과 뜨거운 감자인 공수처법 개정에 국민의 시선이 쏠린 사이 기업규제3법(일명 공정경제3법)을 기습적으로 상정했다. 재계는 마지막까지 처리를 미뤄달라며 목소리를 높이지만 들어주는 사람이 없으니 메아리가 아득하다. 사실 상법과 공정거래법 개정안 및 금융그룹감독법 제정안을 두고 벌어진 싸움의 결과는 예견된 일인지도 모른다. 더불어민주당과 진보진영이 추진한 이 3법을 경제단체에서는 '기업규제3법'이라고 부른다. 기업활동을 규제하고 국내 기업들이 외국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일 단행한 그룹 사장단 인사에 대한 평가는 '안정 속 변화'라는 게 대부분이다. 하지만 지난 10월 25일 이건희 삼성 그룹 회장 타계 후 그의 뒤를 이은 이 부회장의 첫 인사로는 뭔가 시원치 않아 보인다. 인사가 만사인데 그 행간(行間)에는 최대한 조심하고 자중하는 모습이 읽힌다. 글로벌 기업인 삼성의 인사 발표라고 하기엔 다소 왜소해 보인다. 부회장급 승진자가 눈에 띄지 않은 것 때문이 아니다. 코로나19(COVID-19)의 글로벌 팬데믹 상황에서 훌륭한 성과를 이룬 삼성전자의 실적과 새로운 출발이라는 측면에도 불구하고 축제 분위기는 없다. 삼성전자의 경우 3명의 사장 승진자와 2명의 보직 변경으로 변화는 크지 않았다. 과거 부회장급 승진자들이 대거 나왔던 모습과는 대조적이다. 삼성전자 외에도 전자계열에선 삼성디스플레이와 삼성SDS의 수장이 바뀌었지만, 업황과 평가 등을 감안할 때 놀랄만한 변화는 아니다. 4차 산업혁명기에 접어든 IT 기업인만큼 기술중
패배의 결정적 요인은 '명분'이었다. 지키려는 쪽은 국가 기간산업인 항공산업을 살리겠다는 명분을 내세운 데 비해, 공격하는 쪽은 펀드의 수익을 높이기 위한 행동으로 비친 게 패착이었다. 법률적 논리는 두 명분 중 어디에 힘을 실어주느냐는 과정에 불과했다. 한진그룹(회장 조원태)과 3자연합(KCGI,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반도건설) 사이의 첫 법정 다툼은 그렇게 한진그룹 승리로 일단락됐다. 법정 다툼의 완결이 아니라 '일단락'이라는 표현을 쓰는 이유는 3자연합이 가처분 신청에선 졌다고 해도 앞으로 항소와 본안 소송 등 다양한 형태의 공격을 이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런 공격들이 이번 결과와 마찬가지로 앞으로도 어떤 결실(?)을 맺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이유는 앞서 언급한 명분 때문이다. 어떤 전쟁이든 명분에서 밀리면 승리는 힘들다. 손자병법에서도 전쟁에서 이기기 위한 5가지 요건(道, 天, 地, 將, 法) 중 도(道 : 명분)를 첫 번째로 여겼다. 도는 달리
‘걸릴 때까지 간다는 별건 수사는 불법, 피의사실 공표는 덤’ 어디서 많이 듣던 얘기다. ‘조국 전 법무장관 수사’ 때도 그랬지만, 삼성 관련 수사(국정농단, 합병, 노조, 회계 사건 등) 과정에서 자주 언급됐던 말들이다. 계속되는 피의사실 공표와 이어지는 별건 수사에 대해 항변해 봤지만 소용없었다. 이 말이 이번엔 뜻밖의 곳에서 나왔다. 국정농단 사건을 맡은 특별검사팀에 파견된 이복현 대전지검 형사3부장의 입에서다. 그는 지난 26일 오후 검찰 내부망인 이프로스에 ‘별건 감찰, 별건 수사는 불법, 피의사실 공표는 덤’이라는 제목으로 “이번 감찰은 걸릴 때까지 간다는 명백한 별건 불법이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제 자신이 동일한 감찰의 피해자가 될 수도 있다는 생각에 치가 떨린다”고 했다. 윤석열 검찰총장 직무배제와 관련해 논란이 일고 있는 법무부 감찰을 두고 하는 말이다. 이 부장검사가 아니더라도 검찰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피의사실이 공표되거나, 별건 수사로 어려움을 겪었던 사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1주일 평균 1일 확진자수가 300명을 넘어서면서 서울에서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에 돌입한 25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이하 민주노총)이 총파업과 다발적 소규모 집회를 강행했다. 민주노총은 이날 전국 단위로 '노동조합법 개악 저지 투쟁' 총파업 집회를 열었다. 사회적거리두기 2단계가 진행된 서울에선 10인 미만으로 방역지침을 지키면서 동시다발적 집회를 열었다고 했지만, 대구, 대전, 울산이나 광주 등 2단계가 아닌 지역에선 100~300명 단위까지 모여 전국적으로 3만 4000명 정도가 집회에 참가한 것으로 추산된다. ━총리, 수험생 위한 자제요청에도 민주노총 집회 강행━ 정세균 국무총리가 고3 수험생들의 수능을 몇 일 앞둔 시점에서 코로나19 확산 우려가 있는 대규모 집회를 철회해달라고 요청했으나, 민주노총은 이를 거부하고 집회를 열어 비난을 받았다. 공감능력이 부족한 민주노총이 노동조합의 이익을 위해 수험생을 포함한 시민의 안전을 위협하는 행동을 한다는
부의 되물림 논란이 일고 있는 기업승계 상속세 문제는 돈(화폐, 자본)의 성격을 규정짓는 문제다. 돈은 필요한 상품을 사서 욕구를 만족시키는 ‘사용가치’와, 그 돈으로 상품을 만들어 팔아 화폐를 버는 자본으로 성격이 나뉜다. 이런 얘기를 하면 “돈이면 다 같은 돈이지 돈에 무슨 차이가 있느냐”는 공격이 바로 나온다. 돈의 성격을 2000여년 전부터 우리와 함께 한 한우를 소재로 한 연극을 통해 설명해 볼까 한다. 극작가 동랑 유치진의 1934년 작품 ‘소(牛)’는 주인공 ‘국서’ 가족의 유일한 재산인 소 한마리를 두고 벌이는 갈등을 다루고 있다. 소를 팔아 장가를 가려는 큰 아들과 몰래 팔아 한몫 챙기려는 둘째 아들, 밀린 소작료를 받기 위해 소를 차지하려는 지주의 마름과 ‘절대 소만은 내줄 수 없다’는 주인공 국서가 등장한다. 당시 사회를 비판한 이 작품으로 유치진 선생은 일제 경찰에 잡혀 구속되는 고초를 겪기도 했지만, 경제시스템의 기본인 농경사회에서 ‘소’가 갖는 노동력과 자본
삼성을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시킨 일등공신 이건희 회장이 지난달 25일 향년 78세를 일기로 영면한 가운데 고인의 상속재산을 두고 상속세율 논란이 뜨겁다. 고인은 삼성전자 주식 등 18조원가량(리움 등 개인소장 국보급 미술품 등 제외)을 유산으로 남기고 떠났다. 매일 1000만원씩 써도 4931년 이상 쓸 수 있는 규모다. 고인이 남긴 18조원의 가치는 일반인들이 생각하는 화폐의 숫자와는 다른 의미와 상징성을 갖는다. 칼 마르크스는 ‘정치경제학 비판을 위하여’라는 책에서 “(상품소비) 욕구가 위장에서 나오는가, 또는 환상에서 생기느냐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며 “그 물건(화폐 포함)의 유용성은 그 물건으로 하여금 사용가치가 되게 한다”고 말했다. 사용가치로서의 식품은 배고픔 등 요구를 충족시켜주는 것인데 반해, 경영권 비용이라는 상품의 가치는 배고픔과는 다른 ‘기업가 정신’이라는 욕구를 충족시킨다. 직장인 A씨에게 18조원은 매일 1000만원씩 4900년 이상 안락한 삶을 살 수
1942년 그는 식민지 조선에서 태어났다. 그의 나라엔 주권도, 이름도, 먹을거리도 없었다. 그 혼란 속에 해방을 맞고, 8살 되던 해엔 동족상잔의 전쟁도 겪었다. 12살에 일본으로 건너가 서러움 속에서 일본을 배웠다. 어린 이건희는 일본에서의 박대를 미움으로 앙갚음하지 않았다. 일본을 배우고 또 배웠다. 그리고 대한제국을 식민지배했던 일본을 이겼다. 한때 일본 기업에서 기술을 배우던 삼성전자는 2009년 소니, 마쓰시타 등 일본의 9개 전자업체의 이익을 합친 것보다 더 많은 이익을 냈다. 1987년 그가 회장에 취임 당시 10조원이었던 매출은 2018년 387조원으로 약 39배 늘었다. 이익은 2000억원에서 72조원으로 259배, 같은 기간 주식 시가총액은 1조원에서 396조원으로 396배나 증가했다. 아시아의 싸구려 전자회사에서 이젠 글로벌 넘버5의 브랜드 가치를 가진 기업으로 성장시킨 것이 그다. 이는 "마누라와 자식만 빼고 다 바꾸라"는 창의와 혁신을 강조한 이 회장의 기
재계의 거목이자 한국 사회의 큰 별인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향년 78세를 일기로 영면했다. 그는 자신의 이름처럼 삼성을 전 세계 기업들 사이에 우뚝 세우고(建: 세울 건), 그 사이에서 밝게 빛나게(熙: 빛날 희) 한 후 하늘나라로 떠났다. 70여 년의 세월을 쉼 없이 달리며 꿈꾸던 그는 지난 2014년 5월 10일 심근경색으로 쓰러졌다. 이후 6년 5개월 15일(2361일)동안 긴 잠에서 일어나지 못하고 영면에 들어갔다. 고(故) 이건희 회장은 항상 꿈꾸는 혁신가였다. 그를 '은둔의 경영자'라고 일컫는 일부 평가는 그를 알지 못한 무지의 산물이다. 이 회장은 혁신가이자 고뇌하는 미래학자였다. 이 회장은 자신의 꿈에 대해 워낙 깊이 있게 생각하다 보니 남들과 어울릴 시간이 적었다. '은둔의 경영자'라는 평가는 그렇게 이름 붙여졌지만 그는 기술을 통한 인류의 행복과 미래를 바꾸는 데 관심이 컸던 혁신가이자 도전자다. 고인은 영화 한 편을 봐도 수십 번 반복하며 주인공의 입장은 물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