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동희의 思見
재계 전반에 일어나는 일에 대한 사견(私見)일 수도 있지만, 이보다는 '생각 좀 하며 세상을 보자'라는 누군가의 에세이집 제목처럼 세상의 문제를 깊이 있게 생각하고, 멀리 내다보자는 취지의 사견(思見)을 담으려고 노력했다.
재계 전반에 일어나는 일에 대한 사견(私見)일 수도 있지만, 이보다는 '생각 좀 하며 세상을 보자'라는 누군가의 에세이집 제목처럼 세상의 문제를 깊이 있게 생각하고, 멀리 내다보자는 취지의 사견(思見)을 담으려고 노력했다.
총 343 건
삼성이 '언론인 여러분에게 간곡히 호소합니다'라는 이례적인 호소문을 통해 언론의 신중한 보도를 당부했다. 최근 정확하지 않은 검찰발 미확인 보도로 어려움을 겪은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핵심은 '삼성 때리기'를 의도된 특정목적으로 하지 말고, 제대로 된 보도를 해달라는 얘기다. 이런 호소문을 낸 이유는 과거 북한발 뉴스처럼, 확인되지 않은 뉴스가 여론형성을 통해 사실처럼 각인되는 효과를 차단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국민연금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밀어준 후 5900억원의 손실을 입었다'는 보도가 있었던 게 지금으로부터 4년 전의 일이다. 2016년 그 보도 이후 삼성물산 합병과 관련한 삼성의 그 어떤 논리도 독자들에게 쉽게 접근하지 못했다. 이유는 국민들의 노후자금에 손을 댔다는 프레임을 벗어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 첫 보도는 "이 부회장의 손실은 적은데, 국민연금은 이 부회장을 밀어주다가 더 큰 손실을 입었다"는 재벌 시장조사업체의 잘못된 데이터를 한 매체가 '5900억
검찰이 비대해진 권력을 줄이고 국민 속으로 가겠다는 의지를 갖고 2018년 도입한 검찰수사심의위원회(이하 심의위)를 스스로 부정하는 듯한 행태가 논란이 되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측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과 관련한 수사를 받던 중 기소여부가 적절한지를 따지기 위해 심의위 소집을 신청한 지 이틀 만인 4일 검찰이 이 부회장 등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기 때문이다. 검찰은 영장청구와 관련한 검찰총장의 결재는 소집신청보다 앞섰다고 주장하지만 논란을 잠재울만한 내용은 아니다. 기소독점권을 가진 검찰이 사회질서와 공공복리를 위해 부정행위에 칼을 빼든다는데 마다할 사람은 없다. 다만 다툼이 있는 상황에서 심의위라는 새 제도를 도입했던 취지가 검찰의 독단을 줄이겠다는 뜻이었다는 점에서 이번 영장청구는 그 타이밍이 아쉽다. 2018년 1월 시행된 대검찰청 예규 제915호 '검찰수사심의위원회 운영지침'에 따르면 검찰수사의 절차 및 결과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제고하기 위해 위원회를 구성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관련 수사가 막바지로 치닫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측 변호인은 지난 2일 관련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에 수사심의위 소집 신청서를 제출했다. 외부 전문가들에게 기소 여부를 심의해달라는 취지다. 특검 때부터 직접 수사해온 검찰이 수사에 이어 기소까지 공정하게 하기 힘들다고 봤기 때문이다. 이 논란은 1년 6개월 전부터 시작돼 긴 시간을 거치며 스토리의 구성이 바뀌어 왔다. 어떨 때는 스토리의 전후가 바뀌어 시간상 논리가 맞지 않을 때도 있었고, 아예 논리가 바뀌기도 했지만 만들어진 틀은 크게 변하지 않았다. 이 부회장이 부친이 쓰러진 후 경영권 승계를 목적으로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부정청탁을 하고, 그 대가로 최서원에게 말을 사줬고, 최씨와 경제적 공동체인 박 대통령은 그 고마움에 국민연금을 압박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에 찬성토록 했다는 게 큰 얼개다. 그 과정에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부풀려진 가치를 기준으로 제일모직이 과대평가된 회계법인들의
검찰이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합병과 관련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지난 26일에 이어 29일 소환해 17시간 40분 가량 조사한 후 돌려보냈다.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로 고발된 이 부회장의 신병처리 여부가 곧 결정될 것이라는 얘기가 돈다. 글로벌 기업 최고경영자의 신병처리에 검찰도 그 어느 때보다 신중을 기할 것이라고 본다. 이번 쟁점은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를 위해 삼성그룹 수뇌부가 2015년 당시 합병비율을 이 부회장에게 유리하게 만들었느냐는 것이다. 또 삼성이 조직적으로 삼성바이오로직스(이하 로직스)의 가치를 부풀리는 분식회계를 했느냐는 것이다. 현 상황은 검찰이 1년 6개월여간 분식회계 관련 조사를 하고도 아직 기소도 하지 않았는데, 증거인멸 사건은 이미 1심에서 실형이 선고됐고, 2심이 진행 중이다. 증거인멸사건 변호인 측은 “본소송은 아직 시작도 안돼 본말이 전도됐다”고 주장하고, 검찰은 증거인멸은 별도의 사건이라고 맞서고 있다. 우선 로직스의 가치가 부풀려졌는지부
‘일(work)’이란 역학적으로는 어떤 물체에 일정한 힘을 가해 움직이게 할 때 전달되는 에너지를 말하지만, 경제학적으로는 사람이 삶을 영위하기 위해 행하는 모든 생계활동을 말한다. 그래서 일자리란 인간에게 있어서는 생존의 도구다. 실업의 두려움은 생존 도구의 상실이라는 데서 온다. 최근 코로나19의 후폭풍은 생존 도구 상실의 거대한 쓰나미를 몰고 온다. 정부는 100년 전 대공항에 버금가는 위기라며 일자리 지키기에 나서고 있다. 기업들에 자금을 지원하면서 일자리 유지를 요구하는 한편, 제조업 해외공장을 다시 국내로 되돌리는 ‘리쇼어링’ 등에도 힘을 쏟고 있다. 그래서 기업인들에게 해외에 나간 공장을 다시 불러올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를 물었더니, 다시 불러오기는 쉽지 않다고 답했다. 베트남이나 중국 등 외국의 투자환경과 국내의 차이 때문이란다. 과거 베트남에 삼성전자 휴대폰 공장을 지을 때의 일이다. 베트남 공산당 내에서도 삼성에 토지 무상 사용권과 50년 법인세 우대혜택 등을
━새로운 출발━ "우린 친구가 될 수 없겠네요." 1989년 헐리우드 스타 멕 라이언(샐리 앨브라이트 역)이 주연한 영화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When Harry Met Sally. 1989)' 대사의 일부다. 대학 졸업 후 뉴욕행을 함께 하게 된 해리와 샐리가 '남자와 여자는 친구가 될 수 없다'는 명제로 설전을 벌이면서 던진 말이다. 경박단소와 중후장대의 대명사로 양분된 국내 대표 제조기업인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는 오랫동안 이 대사처럼 친구보다는 경쟁 관계를 이어왔고, 각 그룹의 계열분리 이후 소위 '전차(電車)군단으로 불리는 전자와 자동차 업종의 대표기업으로 성장해왔다. 창업 세대인 이병철 회장과 정주영 회장 시절과 2세인 정몽구, 이건희 회장 시절을 거치면서 건설, 중공업, 전자, 자동차, 금융, 통신 업종에서 치열한 경쟁자로, 혹은 파트너로의 관계를 유지해왔다. 현대건설과 삼성물산,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 삼성전자와 현대전자(현대반도체), 현대자동차와 삼성자동차,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자신의 아이들에게 회사 경영권을 물려주지 않겠다고 했다. 그동안 논란이 돼온 경영권 승계 문제를 일단락짓겠다는 의미이지만, 그보다 더 많은 선언적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이 부회장은 1991년 삼성전자에 입사해 이건희 회장이 쓰러진 2014년까지 24년간 삼성 내외에서 다양한 경영수업을 받았다. 창업자 가문으로 기업을 이어받기 위한 과정이었다. 누구는 이런 모습을 부러워 하지만 그 자리에 들어서는 사람은 그 왕관의 무게만큼 고통을 견뎌야 한다. 이 부회장의 오늘 선언은 이런 어렵고 힘든 과정들이 자신의 자녀들에게는 주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공식화한 것이다. 자연인인 자녀들에게 자신의 유산을 물려주는 것과는 별개로 거대 기업 삼성을 배우는 과정인 경영수업에서 배제하겠는 뜻으로 읽힌다. 쉽지 않은 결정이다. 최고 60% 이상의 상속세를 내야 하는 우리나라의 상속제도로 인해 재계 4세까지 넘어가는 경영승계 가능성이 점차 줄어들고 있긴 하지만 이와도 별개의 문
이건희 삼성 회장이 꼭 이루고자 한 꿈이 하나 있었다. 국민 건강을 챙기는 헬스케어 사업의 성공이 그것이다. 그가 1993년 ‘신경영’을 선언한 후 경영이념으로 삼은 ‘인재와 기술을 바탕으로 최고의 제품과 서비스를 창출해 인류사회에 공헌한다’는 철학을 실현하는 길이기도 했다. 신경영 강연에서 병원의 복합화가 상당한 비중을 차지한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1차 시도는 실패로 끝났다. 선대 이병철 회장 때인 1984년 에디슨이 창업한 기업 GE와 합작한 삼성GE헬스케어는 IMF 구제금융 시기인 1999년 지분을 완전히 정리했다. 그로부터 약 10년 후인 2010년 이 회장은 다시 도전장을 내밀었다. 그해 12월 국내 초음파 진단 벤처기업 메디슨을 인수하면서다. 이 회장은 삼성전자라는 세계적 IT(정보기술) 기업이 있고, 삼성병원이라는 훌륭한 병원과 의료진이 있으니 여기에다 기술력을 갖춘 의료장비 기업 메디슨을 합치면 그 시너지가 커질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 회장은 자신의 에세이집 ‘생
"환자의 인권? 의사로서의 윤리강령? 내 앞에서 그런 거 따지지 마라. 내 구역에선 오로지 하나밖에 없어. 살린다! 무슨 일이 있어도 살린다! 다른 건 그냥 다 엿 많이 잡수시라고 그래라." 지난 2016년 방영한 SBS 의학 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에서 돌담병원 외과과장 부용주(한석규 분)가 자신의 응급처치를 무모하고 위험하다고 지적한 강동주(유연석 분)에게 던진 말이다. 의사 제1의 본분은 최고의 가치인 생명을 살리는 데 있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환자의 인권이나 의사의 윤리강령까지도 희생할 수 있다는 점을 드러낸 대사다. 코로나19(COVID-19)로 인해 수많은 기업들이 응급실 문앞에서 대기하고 있거나 수술대 위에 놓여 있다. 정부는 집도의로서 기간산업을 살리기 위해 수십조~수백조원의 수혈을 준비하고 있다. 그런데 이 수술과정에서 한 가지 아쉬운 점이 눈에 띈다. 정부가 아직 수술도 하지 않은 기업의 체력이 회복되기 전에 고용유지와 이익공유 등 정부지원 조건에 상응하는 의
석유를 '황금의 샘물'이라고 부른다. 그 황금의 샘물이 그냥 마시는 물보다도 더 싼 흙탕물 가격에 매물로 나오는 사태가 벌어졌다. 지난 20일 미국 뉴욕 상업거래소에서 서부 텍사스산 경질유(WTI)의 5월 인도분의 가격이 역사상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무려 -37.63달러라는 충격적 가격이다. 5월물 원유 1배럴을 사는 구매자에게 배럴당 37.63달러를 얹어주겠다는 계약에 전세계 원유업계는 충격에 빠졌다. 미국 내 석유 탐사 업체 및 생산업체들의 줄도산 전망도 잇따라 제기됐다. 이런 가격이라면 생산원가가 50달러 선인 미국 셰일가스 업체는 두말할 것도 없고, 전세계에서 가장 낮은 생산원가 배럴당 6달러를 자랑한다는 사우디아라비아도 감당하기 힘든 상황이다. WTI 5월물의 선물가격 이상이 선물 만기 등의 영향으로 특이하게 벌어진 일로, 6월물은 20달러선을 유지하고 있지만, 마이너스 가격의 여파는 원유 생산업체는 물론 정유업계 등에도 향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의 공습을 ‘3차 세계대전’이라고 부른 건 머리카락 크기의 1000분의 1도 안되는 바이러스가 한 국가의 공군력과 맞먹는 핵 추진 항공모함 ‘시어도어 루즈벨트호(미국 26대 대통령, 332m 길이, 승선인원 5000여명)’를 일순간 멈춰 세운 때문만은 아니다. 인명피해는 두 차례의 세계대전보다 덜하지만,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1, 2차 세계대전보다도 더 크게 나타나고 있어서다. 인간의 감각은 시간이 지나고 상황에 적응하면 무뎌지지만, 바이러스는 전혀 그렇지 않다는 것도 문제의 심각성을 더해준다. 지난 19일 기준 전세계 확진자는 233만명, 사망자는 16만명을 넘었는데, 전선은 언제든 더 넓어질 수 있다. 이번 코로나와의 전쟁 피해를 보면 사망자 외에도 실업자 수가 미국에서만 최근 한달간 2200만명이 늘어났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0여년간 열심히 만들어놓은 미국 내 일자리 2240만개가 한순간에 사라졌다. 중국은 분기 성장률 통계를 시작한 1992년 이후 최
"탕! 탕!" 1914년 6월 28일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 황태자 프란츠 페르디난트 대공 부부의 목숨을 앗아간 보스니아 수도 사라예보에서의 두 발의 총성. 이후 오스트리아-독일 동맹과 영국 프랑스 러시아 3국 주도의 4년 4개월간의 제1차 세계대전은 참전군인 1000만명 이상(민간인 사상통계 불가)의 목숨을 앗아갔다. 1918년에 끝난 1차 대전 20여년 후인 1939년 9월 1일, 독일이 폴란드를 침공하면서 제2차 세계 대전이 시작됐다. 독일의 히틀러와 이탈리아의 무솔리니, 일본의 히로히토 등이 힘을 합친 '추축국'에 맞서 영국, 프랑스, 러시아, 미국, 중국이 싸운 인류 두 번째 대전이다. 6년간 군병력 2000만명을 포함해 7000만명이 사망한 대재앙이었다. 제3차 세계대전은 지난해 말 중국 우한에서 시작돼 전세계로 번졌다. 총성도 없었고, 선고포고도 없었다. 소리 없는 공격에 전세계는 얼어붙었다. 3차 세계대전의 적은 인간이 아닌 코로나19 바이러스다. 눈에 보이지도 않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