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동희의 思見
재계 전반에 일어나는 일에 대한 사견(私見)일 수도 있지만, 이보다는 '생각 좀 하며 세상을 보자'라는 누군가의 에세이집 제목처럼 세상의 문제를 깊이 있게 생각하고, 멀리 내다보자는 취지의 사견(思見)을 담으려고 노력했다.
재계 전반에 일어나는 일에 대한 사견(私見)일 수도 있지만, 이보다는 '생각 좀 하며 세상을 보자'라는 누군가의 에세이집 제목처럼 세상의 문제를 깊이 있게 생각하고, 멀리 내다보자는 취지의 사견(思見)을 담으려고 노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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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애덤 스미스와 사회주의의 정신적 지주인 칼 마르크스(칼 막스)의 공통점은 당대 유명 철학자이면서 경제학자라는 점이다. 또 이들의 공통점 중 하나는 부(富)의 기원을 그 이전의 중농주의나 중상주의와 달리 노동에서 출발했다는 점이다. 중농주의 시대에는 영토나 토지가 부의 기반이 됐고, 그 토지에서 나오는 산출로 국가의 부가 결정됐다면, 중상주의 시대에는 그 나라가 가진 금이나 은이 국부의 척도였다. 이런 부의 기원이 그 나라의 노동력과 상품의 양으로 규정된 것이 애덤 스미스부터다. 스미스는 그의 저서 국부론(The Wealth of Nations)에서 부의 원천은 노동이며, 부의 증진은 노동 생산력의 개선에서 이루어진다고 주장했다 스미스가 주장한 부의 기원(노동)을 그대로 끌어다 쓴 게 칼 막스다. 막스가 1800년대 영국 자본주의의 문제점을 지적하기 위해 가장 많이 읽고 참조했던 책이 애덤 스미스의 국부론이다. 이 국부론을 헤겔의 변증법과 유물사관을 결합한 변
1987년 7월 말, 입대를 앞둔 휴학생 친구가 있었다. 그 해 6월 18일, '최루탄 추방의 날' 그는 친구들을 따라 시위에 나갔다가 경찰에 붙잡혔다. 꼭 30년 전의 일이다. '군부정권의 호헌철폐, 독재 타도'를 외치다가 소위 백골단(흰색 헬맷에 청자킷과 청바지를 입은 경찰 체포조 무리를 속되게 이르던 말)의 토끼몰이에 도망갈 곳도 없는 가정집 지하실에서 10여명의 학생들과 숨었다가 잡혔다. 밖으로 나오라는 경찰의 명령에 극심한 공포를 느끼며 "안 때리면 나가겠다"는 순진한 '협상 아닌 협상(?)'을 시도했다가 꽉 막힌 지하실 안으로 던져진 사과탄(사과모양의 최루탄)에 눈물, 콧물 쏟아내며 기어 나와 닭장차(경찰차)에서 구타를 견뎌야 했단다. 시위대 체포조인 백골단은 그때, 그와 그 학생들에게는 공포의 대상이었다. 경찰서에서 하룻밤을 보낸 그는 그 후 입대했고, 입대 후 3개월 만에 학생들의 반대편에 섰다. 의무경찰로 입대한 그의 건너 쪽에는 화염병을 든 학생들과 노동자들이 쇠파
"분노를 노래하소서, 여신이여! 펠레우스의 아들 아킬레우스의 분노를, 아카이오이족에게 헤아릴 수 없이 많은 고통을 가져다주었으며, 숱한 영웅들의 굳센 영혼들을 하데스에게 보내고, 그들의 몸은 개들과 온갖 새들의 먹이가 되게 한 그 잔혹한 분노를!" 고대 그리스의 시인인 호메로스가 10년에 걸친 트로이 전쟁을 주제로 쓴 그리스 최대 최고의 민족 대서사시 '일리아스'의 첫머리에 나오는 내용이다. 트로이의 별명인 일리오스(Ilios)에서 유래한 일리아스는 ‘일리오스 이야기’라는 뜻으로 2004년 브래드 피트가 주연한 영화 트로이(troy)를 통해 잘 알려진 것처럼 그리스군이 트로이를 점령하는 과정의 이야기를 다룬 내용이다. 바다의 여신 테티스와 프티아의 왕 펠레우스의 아들인 아킬레우스는 트로이 전쟁의 영웅으로 그리스군의 총사령관인 아가멤논과 전리품 문제로 갈등을 빚는다. 이후 전쟁에 불참하고 자신의 분노를 트로이인이 아닌 자신의 민족인 아카이오이족(그리스인)에게 터트리는 대목이 이 일리아
비정상의 정상화를 요구하는 국민들의 목소리를 담은 문재인 정부가 출범했다. 새 정부는 '기회는 평등하게, 과정은 공정하게, 결과는 정의로운 사회'를 모토로 출발했다. 경제정의를 바로 세우겠다는 의지로 첫 공정거래위원장을 '재벌 저격수'로 불리는 김상조 한성대 교수로 내정했다. 또 청와대 정책실장으로 김 교수에 앞서 원조 '재벌 스나이퍼'인 장하성 고려대 교수를 임명했다. 재계가 바짝 긴장했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내정자는 첫 기자간담회에서 "현행법을 집행할 때 4대 그룹 사안에 대해서는 조금 더 엄격한 기준을 갖고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삼성, 현대차, SK, LG 등 4대 그룹의 방계그룹(CJ, 신세계, 한솔, 현대중공업, 현대백화점, 현대, LS, LIG 등)을 아우르는 '범 4대 그룹'이라는 표현을 쓰면서 유심히 들여다보겠다고 하니 재계가 긴장하지 않을 수 없을 듯하다. 경제질서를 바로잡는 경제경찰로서 공정거래위원장의 역할은 기업의 활동에서 더없이 중요하다. 그런 만큼
자물쇠가 오늘날 자본주의의 발전과 산업혁명을 이끈 기술발전의 촉매제였다면 믿을 수 있을까. 철제 자물쇠는 농경사회에서 산업화 사회로의 진화에서 핵심적 역할을 한 제품이다. 의아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자물쇠는 자본주의의 유지와 권력의 상징이라는 두 가지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자물쇠가 어느 쪽에 위치해 있느냐에 따라 그 상징성은 달라진다. 자물쇠가 내가 속한 공간의 반대쪽에서 잠겨 있으면, 속박과 구속을 의미하고, 그 반대이면 외부로부터 나를 보호하는 안전장치의 역할을 하게 된다. 권력자에게 자물쇠는 누군가의 자율의지를 억압할 수 있는 힘의 상징이다. 또 자본주의 사회에서 자물쇠는 자신의 부를 금고에서 지키는 파수꾼의 역할도 한다. 권력의 상징이자 자본주의의 상징인 이런 자물쇠가 산업혁명의 촉매제라고 말하면 의아해 할 것이다. 산업혁명의 기폭제는 1769년 스코틀랜드의 기술자 제임스 와트의 증기기관이라고 배웠기 때문이다. 하지만 산업 기술사(史)의 내면을 들여다보면 증기기관보다 더 상
세계 최대 동식물 군집 보호구역인 아프리카 탄자니아 세렝게티 국립공원의 동물들을 기록하는 다큐멘터리 작가(영상, 사진작가 등)들에게는 꼭 지켜야 할 불문율이 하나 있다. "그 어떤 경우라도 군집 내의 생로병사에 관여하지 마라"는 게 그것이다. 150만 헥타르에 서식하는 약 3000마리의 사자 무리와 120만 마리가 넘는 누(Wildebeest), 약 20만 마리의 얼룩말 외에 톰슨 가젤과 영양 등 다양한 동식물들이 살아가는 이곳에서 인간의 눈으로 보기에는 안타까운 모습들이 많다. 어린 초식동물의 죽음과 포식자들의 포악해 보이는 사냥을 지켜보는 인간들에게 '약자를 살려야 한다'는 동정심은 당연한 것이다. 하지만 이 생태계 내에 인간의 인위적 손길이 닿는 순간 하나의 우주를 구성하고 있는 세렝게티의 생태계는 무너지고 만다. 사냥에 쫓기는 어린 톰슨 가젤을 살리기 위해 인간이 개입하는 순간, 다른 어린 톰슨 가젤이 희생되거나 사자의 어린 새끼들이 굶어 죽을 가능성이 높다. 자연계의 생로병
박영수 특검이 얘기한 ‘세기의 재판’이 오늘(7일) 열린다.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 사건’에 연루돼 구속·기소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재판이다. 이 재판은 시작도 전에 승부가 나 있는 것과 같다. ‘선(善)’과 ‘악(惡)’의 프레임 설정이 끝나서다. 법정 내에서 아무리 무죄를 주장해도 법정 밖의 또 하나의 법정인 ‘여론 법정’에서는 이미 유죄가 내려진 상태다. 지난해 12월 21일 특검 출범 당시 “뇌물죄를 적용하는 정공법을 택하겠다”는 박 특검의 취임 일성에서 여론재판의 승패는 결정난 듯하다. 조사도 하기 전에 뇌물이라는 ‘프레임’을 공개적으로 선언하는 것은 특검이 여론전이 될 수밖에 없다는 점을 간파한 노림수로 보인다. 미국 연방검사 출신의 저명한 변호사인 켄들 코피의 책 ‘여론과 법, 정의의 다툼’(SPINNING THE LAW: 권오창 변호사 옮김)에는 이런 대한민국의 현 상황을 꿰뚫는 대목들이 눈에 띈다. 그는 ‘여론의 법정’에서는 일반
"대우조선에 대한 정부지원은 도와줘서 경영이 정상화된다는 보장이 전제되는 경우에만 이루어질 것이다." 이번 대우조선 지원에 대한 정부나 산업은행의 발언이 아니다. 지금으로부터 30년전인 1988년 12월 21일 이규성 당시 재무부 장관의 말이다. 이 장관은 당시에도 부실로 어려움을 겪는 대우조선에 대한 지원을 고민하면서 4가지 전제조건을 달아 기자들에게 설명했다. 30년 전 지원된 금액은 1500억원으로 현재로 치면 1조 5000억 정도 됐음직하다. 당시 이 장관은 대우조선 자체의 경영쇄신방안과 근로자의 자세, 사업성, 대우그룹의 자구노력 등을 감안해 지원을 면밀히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었다. 또 대우조선에 거액을 출자한 산업은행이 경영에 적극 참여하도록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30년이 지나면서 우리의 기억은 희미해졌지만, 대우조선을 향한 정부의 목소리도, 대우조선의 자세도 거의 변하지 않는 모습이다. 30년이 지난 지금 정부가 또 대우조선해양을 살리는데 무게 중심을 두고 5조 80
역사에 가정(假定)은 없다. 그래서 우리는 ‘만약 그때 그랬다면’이라는 미련을 가진다. ‘만약 그랬다면’이라는 ‘대안 역사’를 취미로 삼는 사람들이 자주 예로 드는 것이 미국의 노벨물리학상 수상자이자 이론물리학자인 머리 겔만이 소개한 ‘버팔로 빌의 와일드 웨스트 쇼’다.(이 에피소드는 에릭 바인하커의 '부의 기원'이라는 책이 출처다) 이 쇼에 나오는 애니 오클리(본명 피비 앤 모시스)는 1860년 오하이오 윌로우델에서 태어난 여성이다. 타고난 사격솜씨로 어떤 물건이든 잘 맞춰 전세계를 상대로 순회공연하는 그녀는 남편 프랭크 버틀러와 함께 와일드 웨스트 쇼에 참가하게 된다. 쇼의 긴장도를 극대화하기 위해 마지막 이벤트로 관객 중 한명이 나와 입에 담배를 물고 있으면 애니가 총으로 이 담배만 맞히는 것이다. 목숨을 담보로 한 이 쇼의 마지막에 자원할 사람이 없어 항상 관객석엔 남편인 버틀러가 관객처럼 있다가 자원해 총구 앞에 서곤 했다. 1890년 유럽 순회공연 중 어느 날도 같은 쇼를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 사건 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이라는 긴 이름의 법에 따라 출범한 박영수 특검팀이 90일간의 특검 기간 중 1주일도 남겨두지 않았다. 공식적으로는 오는 28일이 특검의 마지막 날이다. 이번 특검 과정에서 우리 국민들은 많은 것을 배웠다. 아이러니하게도 국회가 불러도 나가지 않는 방법은 장모와 함께 “기자들이 많이 찾아와서 집을 비웠다”고 말하는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을 통해서 배웠다. 청문회나 헌법재판소, 특별검사가 불러도 나가지 않는 방법은 ‘공항(?)장애’라는 특이한 병명의 건강진단서를 제출하거나 팩스로 불출석 사유서를 내면 된다는 것을 최순실씨 통해 알았다. 국민의 기본권을 제약하는 “계엄령을 선포하라”는 구호를 외쳐도 잡혀가지 않는 방법도 알게 됐다. 공부를 많이 해서 변호사가 되면 헌법재판소에서 헌법재판관들에게 ‘국회의 수석대리인’이라고 희롱해도 법정모독죄로 감치되지 않는다는 것도 배우게 됐
"전(前) 한국 황제를 왕으로 삼고 창덕궁 이왕이라 하며, 한국(韓國)의 국호를 고쳐 지금부터 조선(朝鮮)이라 칭한다.' 순종 3년(1910년) 8월 29일 일본 '천황'(일왕)의 칙령을 기록한 순종실록부록 1권의 내용이다. 대한제국이 주권을 잃고 일본의 속국이 돼 망한 날이다. 당시 대한제국의 정세는 500여년을 이어온 조선의 정통성을 이어받아 서구열강의 틈바구니에서 혼란의 과정을 겪은 고종 황제가 1897년 국호를 대한(大韓: 대한국)으로 하고 임금을 황제로 칭하며 변화를 꾀하던 시기다. 한반도 정세는 병인양요, 신미양요, 운요호 사건, 임오군란, 갑신정변, 한·미 한·영 수호조약, 청·일간의 톈진조약, 동학농민운동, 청일전쟁, 갑오왜란, 명성황후 시해, 아관망명, 러일전쟁, 을사늑약, 헤이그 밀사 파견, 순종 양위에까지 숨가쁘게 흘러갔다. 외세를 등에 업고 개화파와 수구파로 나뉘어 정쟁에 몰입하다가 황제국으로 선포한 지 13년만인 1910년 나라를 잃는 지경까지 이르렀던 슬픈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상대로 법원에 청구한 구속 영장이 19일 새벽 기각되면서 법원과 삼성에 대한 비난 여론이 거세다. 상당수 네티즌들은 ‘유전무죄, 무전유죄’라며 ‘무조건 구속하라’거나 ‘사법부가 죽었다’며 비난의 목소리를 쏟아내고 있다. 우선 이런 비난을 하기 전에 먼저 알아야 할 것이 있다. 이번 사안은 서울중앙지법 조의연 영장전담 부장 판사가 유무죄를 판단한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는 영장전담 판사로서 이번 사안이 구속이 필요하냐 아니냐를 따지는 위치에 있다. 그 핵심은 범죄사실이 소명됐는지와 도주의 우려가 있는지,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는지 등이다. 삼성은 최순실-정유라 모녀의 승마지원과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은 무관하다고 주장했다. 영장전담판사의 판단 기준은 이 둘 사이의 대가성이 충분히 소명됐느냐는 점이다. 이 점에서 그는 소명이 불충분했다고 봤다. 그런 그에 대해 인신공격성 비난은 옳지 않다. 특검이 범죄사실을 제대로 소명하지 못한 데 대한 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