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동희의 思見
재계 전반에 일어나는 일에 대한 사견(私見)일 수도 있지만, 이보다는 '생각 좀 하며 세상을 보자'라는 누군가의 에세이집 제목처럼 세상의 문제를 깊이 있게 생각하고, 멀리 내다보자는 취지의 사견(思見)을 담으려고 노력했다.
재계 전반에 일어나는 일에 대한 사견(私見)일 수도 있지만, 이보다는 '생각 좀 하며 세상을 보자'라는 누군가의 에세이집 제목처럼 세상의 문제를 깊이 있게 생각하고, 멀리 내다보자는 취지의 사견(思見)을 담으려고 노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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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2014년 1월 11일. 이건희 삼성 회장이 해외 출국길에 올랐다. 자랑스러운 삼성인의 날 시상식이 끝난 직후다. 그리고 4월 10일 전까지 3개월 가량 이 회장은 건강을 추스를 겸 미국과 일본에서 체류했다. 이 회장이 일본으로 출국한 1~2월 최지성 당시 삼성 미래전략실장(부회장)은 장충기 미래전략실차장(사장), 김종중 미래전략실 전략1팀장(사장)과 함께 일본에서 이 회장에게 삼성에버랜드와 삼성SDS의 상장, 삼성테크윈과 삼성석유화학 등 화학계열사의 지분 매각 등에 대해 보고했다. 이재용 부회장은 이보다 2년 전인 2012년 2월 6일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삼성SDS와 에버랜드는 상당히 오랜 기간 상장계획이 없다"고 말했지만 그의 예견은 약 2년만에 번복됐다. 이 부회장의 생각과 달리 이 회장의 결재가 떨어졌기 때문이다. 최 실장은 1월 이 회장에게 삼성의 사업재편과 지배구조 개편안을 보고 하고, 이를 실행하기 직전인 4월 일본에서 귀국한 이건희 회장에게 다시 한번 보고했
'경영권 승계를 목적으로 한 묵시적 청탁에 따른 뇌물죄' 박근혜 전 대통령 등에 뇌물을 제공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1심 재판부의 징역 5년 선고의 이유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에서 유독 특검이 집착했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혐의사실 중 핵심인 '경영권 승계를 목적으로' 한 청탁이라는 이 가정(假定)은 이것이 실제인지에 대한 검증 없이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삼성이 어떤 행위를 하든 그것은 대주주의 이익을 위한 것이라는 논리다. 전세계 글로벌기업과 경쟁하는 삼성이 권력과 유착해 이익을 취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니게 된 것은 오래다. 전세계에 삼성에 대해 질시와 감시의 눈이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이 순환출자 해소를 위해 진행했던 각종 지배구조 재편은 그 당시 야당과 진보 진영에서 꾸준히 제기해왔던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실행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여기에 대해서는 일언반구가 없다. 지배구조 개편의 우선적인 목적이 "정부가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게 뇌물죄와 횡령 등의 혐의를 적용해 징역 12년형을 구형하는 등 삼성 전·현직 경영진에게 중형을 구형했다. 검찰의 구형이 곧 혐의가 사실임을 입증하는 것도, 형의 확정을 의미하는 것도 아니지만, 일반 시민들에게 구형의 각인효과는 크다. 특히 여론재판에서는 사실임이 입증되지 않고 검찰의 주장만 있더라도 이미 그만큼의 죄를 지었다고 예단하고 공표하는 효과가 있다. 여론의 관심이 많은 재판에서 법관은 여론을 무시할 수 없다. 미국의 저명한 변호사 캔들 코피의 저서 '여론과 법, 정의의 다툼(역 권오창)'에서 뉴욕 최고의 변호사 밥 모빌로는 "언론의 불빛이 법정 안으로 비추면 '사람들은 얼어버린다'"고 말한다. 판사나 검사가 유명인사들에게 감형을 얘기하면 비난의 봇물이 쏟아질 것을 우려하지만, 더없이 강경한 입장을 취하면 오히려 칭찬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을 의식해 경직된다는 얘기다. 그러다 보니 여론의 지탄을 받는 피의자가 수백년의 실형을 선고
경제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애덤 스미스와 사회주의의 정신적 지주인 칼 마르크스(칼 막스)의 공통점은 당대 유명 철학자이면서 경제학자라는 점이다. 또 이들의 공통점 중 하나는 부(富)의 기원을 그 이전의 중농주의나 중상주의와 달리 노동에서 출발했다는 점이다. 중농주의 시대에는 영토나 토지가 부의 기반이 됐고, 그 토지에서 나오는 산출로 국가의 부가 결정됐다면, 중상주의 시대에는 그 나라가 가진 금이나 은이 국부의 척도였다. 이런 부의 기원이 그 나라의 노동력과 상품의 양으로 규정된 것이 애덤 스미스부터다. 스미스는 그의 저서 국부론(The Wealth of Nations)에서 부의 원천은 노동이며, 부의 증진은 노동 생산력의 개선에서 이루어진다고 주장했다 스미스가 주장한 부의 기원(노동)을 그대로 끌어다 쓴 게 칼 막스다. 막스가 1800년대 영국 자본주의의 문제점을 지적하기 위해 가장 많이 읽고 참조했던 책이 애덤 스미스의 국부론이다. 이 국부론을 헤겔의 변증법과 유물사관을 결합한 변
1987년 7월 말, 입대를 앞둔 휴학생 친구가 있었다. 그 해 6월 18일, '최루탄 추방의 날' 그는 친구들을 따라 시위에 나갔다가 경찰에 붙잡혔다. 꼭 30년 전의 일이다. '군부정권의 호헌철폐, 독재 타도'를 외치다가 소위 백골단(흰색 헬맷에 청자킷과 청바지를 입은 경찰 체포조 무리를 속되게 이르던 말)의 토끼몰이에 도망갈 곳도 없는 가정집 지하실에서 10여명의 학생들과 숨었다가 잡혔다. 밖으로 나오라는 경찰의 명령에 극심한 공포를 느끼며 "안 때리면 나가겠다"는 순진한 '협상 아닌 협상(?)'을 시도했다가 꽉 막힌 지하실 안으로 던져진 사과탄(사과모양의 최루탄)에 눈물, 콧물 쏟아내며 기어 나와 닭장차(경찰차)에서 구타를 견뎌야 했단다. 시위대 체포조인 백골단은 그때, 그와 그 학생들에게는 공포의 대상이었다. 경찰서에서 하룻밤을 보낸 그는 그 후 입대했고, 입대 후 3개월 만에 학생들의 반대편에 섰다. 의무경찰로 입대한 그의 건너 쪽에는 화염병을 든 학생들과 노동자들이 쇠파
"분노를 노래하소서, 여신이여! 펠레우스의 아들 아킬레우스의 분노를, 아카이오이족에게 헤아릴 수 없이 많은 고통을 가져다주었으며, 숱한 영웅들의 굳센 영혼들을 하데스에게 보내고, 그들의 몸은 개들과 온갖 새들의 먹이가 되게 한 그 잔혹한 분노를!" 고대 그리스의 시인인 호메로스가 10년에 걸친 트로이 전쟁을 주제로 쓴 그리스 최대 최고의 민족 대서사시 '일리아스'의 첫머리에 나오는 내용이다. 트로이의 별명인 일리오스(Ilios)에서 유래한 일리아스는 ‘일리오스 이야기’라는 뜻으로 2004년 브래드 피트가 주연한 영화 트로이(troy)를 통해 잘 알려진 것처럼 그리스군이 트로이를 점령하는 과정의 이야기를 다룬 내용이다. 바다의 여신 테티스와 프티아의 왕 펠레우스의 아들인 아킬레우스는 트로이 전쟁의 영웅으로 그리스군의 총사령관인 아가멤논과 전리품 문제로 갈등을 빚는다. 이후 전쟁에 불참하고 자신의 분노를 트로이인이 아닌 자신의 민족인 아카이오이족(그리스인)에게 터트리는 대목이 이 일리아
비정상의 정상화를 요구하는 국민들의 목소리를 담은 문재인 정부가 출범했다. 새 정부는 '기회는 평등하게, 과정은 공정하게, 결과는 정의로운 사회'를 모토로 출발했다. 경제정의를 바로 세우겠다는 의지로 첫 공정거래위원장을 '재벌 저격수'로 불리는 김상조 한성대 교수로 내정했다. 또 청와대 정책실장으로 김 교수에 앞서 원조 '재벌 스나이퍼'인 장하성 고려대 교수를 임명했다. 재계가 바짝 긴장했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내정자는 첫 기자간담회에서 "현행법을 집행할 때 4대 그룹 사안에 대해서는 조금 더 엄격한 기준을 갖고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삼성, 현대차, SK, LG 등 4대 그룹의 방계그룹(CJ, 신세계, 한솔, 현대중공업, 현대백화점, 현대, LS, LIG 등)을 아우르는 '범 4대 그룹'이라는 표현을 쓰면서 유심히 들여다보겠다고 하니 재계가 긴장하지 않을 수 없을 듯하다. 경제질서를 바로잡는 경제경찰로서 공정거래위원장의 역할은 기업의 활동에서 더없이 중요하다. 그런 만큼
자물쇠가 오늘날 자본주의의 발전과 산업혁명을 이끈 기술발전의 촉매제였다면 믿을 수 있을까. 철제 자물쇠는 농경사회에서 산업화 사회로의 진화에서 핵심적 역할을 한 제품이다. 의아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자물쇠는 자본주의의 유지와 권력의 상징이라는 두 가지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자물쇠가 어느 쪽에 위치해 있느냐에 따라 그 상징성은 달라진다. 자물쇠가 내가 속한 공간의 반대쪽에서 잠겨 있으면, 속박과 구속을 의미하고, 그 반대이면 외부로부터 나를 보호하는 안전장치의 역할을 하게 된다. 권력자에게 자물쇠는 누군가의 자율의지를 억압할 수 있는 힘의 상징이다. 또 자본주의 사회에서 자물쇠는 자신의 부를 금고에서 지키는 파수꾼의 역할도 한다. 권력의 상징이자 자본주의의 상징인 이런 자물쇠가 산업혁명의 촉매제라고 말하면 의아해 할 것이다. 산업혁명의 기폭제는 1769년 스코틀랜드의 기술자 제임스 와트의 증기기관이라고 배웠기 때문이다. 하지만 산업 기술사(史)의 내면을 들여다보면 증기기관보다 더 상
세계 최대 동식물 군집 보호구역인 아프리카 탄자니아 세렝게티 국립공원의 동물들을 기록하는 다큐멘터리 작가(영상, 사진작가 등)들에게는 꼭 지켜야 할 불문율이 하나 있다. "그 어떤 경우라도 군집 내의 생로병사에 관여하지 마라"는 게 그것이다. 150만 헥타르에 서식하는 약 3000마리의 사자 무리와 120만 마리가 넘는 누(Wildebeest), 약 20만 마리의 얼룩말 외에 톰슨 가젤과 영양 등 다양한 동식물들이 살아가는 이곳에서 인간의 눈으로 보기에는 안타까운 모습들이 많다. 어린 초식동물의 죽음과 포식자들의 포악해 보이는 사냥을 지켜보는 인간들에게 '약자를 살려야 한다'는 동정심은 당연한 것이다. 하지만 이 생태계 내에 인간의 인위적 손길이 닿는 순간 하나의 우주를 구성하고 있는 세렝게티의 생태계는 무너지고 만다. 사냥에 쫓기는 어린 톰슨 가젤을 살리기 위해 인간이 개입하는 순간, 다른 어린 톰슨 가젤이 희생되거나 사자의 어린 새끼들이 굶어 죽을 가능성이 높다. 자연계의 생로병
박영수 특검이 얘기한 ‘세기의 재판’이 오늘(7일) 열린다.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 사건’에 연루돼 구속·기소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재판이다. 이 재판은 시작도 전에 승부가 나 있는 것과 같다. ‘선(善)’과 ‘악(惡)’의 프레임 설정이 끝나서다. 법정 내에서 아무리 무죄를 주장해도 법정 밖의 또 하나의 법정인 ‘여론 법정’에서는 이미 유죄가 내려진 상태다. 지난해 12월 21일 특검 출범 당시 “뇌물죄를 적용하는 정공법을 택하겠다”는 박 특검의 취임 일성에서 여론재판의 승패는 결정난 듯하다. 조사도 하기 전에 뇌물이라는 ‘프레임’을 공개적으로 선언하는 것은 특검이 여론전이 될 수밖에 없다는 점을 간파한 노림수로 보인다. 미국 연방검사 출신의 저명한 변호사인 켄들 코피의 책 ‘여론과 법, 정의의 다툼’(SPINNING THE LAW: 권오창 변호사 옮김)에는 이런 대한민국의 현 상황을 꿰뚫는 대목들이 눈에 띈다. 그는 ‘여론의 법정’에서는 일반
"대우조선에 대한 정부지원은 도와줘서 경영이 정상화된다는 보장이 전제되는 경우에만 이루어질 것이다." 이번 대우조선 지원에 대한 정부나 산업은행의 발언이 아니다. 지금으로부터 30년전인 1988년 12월 21일 이규성 당시 재무부 장관의 말이다. 이 장관은 당시에도 부실로 어려움을 겪는 대우조선에 대한 지원을 고민하면서 4가지 전제조건을 달아 기자들에게 설명했다. 30년 전 지원된 금액은 1500억원으로 현재로 치면 1조 5000억 정도 됐음직하다. 당시 이 장관은 대우조선 자체의 경영쇄신방안과 근로자의 자세, 사업성, 대우그룹의 자구노력 등을 감안해 지원을 면밀히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었다. 또 대우조선에 거액을 출자한 산업은행이 경영에 적극 참여하도록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30년이 지나면서 우리의 기억은 희미해졌지만, 대우조선을 향한 정부의 목소리도, 대우조선의 자세도 거의 변하지 않는 모습이다. 30년이 지난 지금 정부가 또 대우조선해양을 살리는데 무게 중심을 두고 5조 80
역사에 가정(假定)은 없다. 그래서 우리는 ‘만약 그때 그랬다면’이라는 미련을 가진다. ‘만약 그랬다면’이라는 ‘대안 역사’를 취미로 삼는 사람들이 자주 예로 드는 것이 미국의 노벨물리학상 수상자이자 이론물리학자인 머리 겔만이 소개한 ‘버팔로 빌의 와일드 웨스트 쇼’다.(이 에피소드는 에릭 바인하커의 '부의 기원'이라는 책이 출처다) 이 쇼에 나오는 애니 오클리(본명 피비 앤 모시스)는 1860년 오하이오 윌로우델에서 태어난 여성이다. 타고난 사격솜씨로 어떤 물건이든 잘 맞춰 전세계를 상대로 순회공연하는 그녀는 남편 프랭크 버틀러와 함께 와일드 웨스트 쇼에 참가하게 된다. 쇼의 긴장도를 극대화하기 위해 마지막 이벤트로 관객 중 한명이 나와 입에 담배를 물고 있으면 애니가 총으로 이 담배만 맞히는 것이다. 목숨을 담보로 한 이 쇼의 마지막에 자원할 사람이 없어 항상 관객석엔 남편인 버틀러가 관객처럼 있다가 자원해 총구 앞에 서곤 했다. 1890년 유럽 순회공연 중 어느 날도 같은 쇼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