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동희의 思見
재계 전반에 일어나는 일에 대한 사견(私見)일 수도 있지만, 이보다는 '생각 좀 하며 세상을 보자'라는 누군가의 에세이집 제목처럼 세상의 문제를 깊이 있게 생각하고, 멀리 내다보자는 취지의 사견(思見)을 담으려고 노력했다.
재계 전반에 일어나는 일에 대한 사견(私見)일 수도 있지만, 이보다는 '생각 좀 하며 세상을 보자'라는 누군가의 에세이집 제목처럼 세상의 문제를 깊이 있게 생각하고, 멀리 내다보자는 취지의 사견(思見)을 담으려고 노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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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에 접근하는 방법에서 수학과 법정 다툼을 동일시할 수는 없다. 하지만 둘 다 '사실로 증명되지 않으면 참이 아니다'라는 명제를 추구한다는 측면에서는 가는 길은 동일하다. 인도 출신의 입자물리학자이자 과학 저널리스트인 사이먼 싱이 2003년 저술한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Fermat's Last Theorem: FLT, 영림카디널 역)'는 하나의 완성된 진실을 찾는 길이 얼마나 먼 것인지를 수학이라는 학문을 통해 보여주는 책이다. 이 책은 약 2000년 전부터 시작해 1994년에야 완전히 완성된 하나의 문제를 푸는 수학사의 드라마틱한 과정을 소개하고 있다.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의 명제는 간단하다. 'X^n+Y^n=Z^n에서 n이 3이상인 정수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다. 우리가 중학교 때쯤 배운 피타고라스의 정리(직각 삼각형의 두 변의 제곱의 합은 빗변의 제곱과 같다, 'X^2+Y^2=Z^2')의 확장형쯤인 간단한 명제다. 17세기 피에르 드 페르마라는 천재 아마추
11일 삼성전자 주가가 주당 191만4000원으로 사상 최고가를 기록, 200만원을 눈앞에 둔 날 삼성그룹의 총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특별검사팀으로부터 '피의자' 신분으로 출두하라는 소환통보를 받았다. 검찰과 특검은 삼성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을 위해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씨 등에게 뇌물을 제공하고 그 대가로 합병을 성사시켰다며 '뇌물죄 입증'을 자신하고 있다. 우선 과거 얘기와 남의 나라 얘기부터 해보자. 고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은 1988년 5공 일해재단 청문회에서 "왜 돈을 냈느냐"는 질문에 "달라니까 줬다"고 했고, 지난달 최순실 청문회에서 구본무 LG 그룹 회장은 "정부 압력에 왜 기업들이 돈을 내냐"는 질문에는 “정부 정책에 반대할 사례가 아니다(반대할 수 없다)”고 했다. 정주영 회장은 이후 1992년 통일국민당을 창당, 정치권력에 당한 서러움을 직접 풀기 위해 정치에 참여하기도 했다. 삼성은 김영삼정부와 이명박정부 때 말 한 마디 잘못했다가 큰 곤욕을 치른 적
"관저의 진돗개가 저를 보면 짖습니다." 2년여 전의 일이다. 박근혜정부 출범 초기 1년, 대통령의 '불통'(不通)에 대한 여론이 서서히 일기 시작할 때다. 청와대 모 수석과 만난 자리에서 대통령을 자주 만나 '소통'에 대해 진언하라고 충고하자 돌아온 그의 답이었다. '진돗개'가 짖어 자주 못 간다던 그의 말뜻을 그때는 알아채지 못했다. 박 대통령은 2013년 2월 청와대로 들어가면서 사저 인근 주민들로부터 선물받은 진돗개 새롬이, 희망이를 데려갔다. 당시 그 수석의 말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였다. 자주 갈 기회가 없으니 사람을 잘 알아보는 영특한 진돗개가 자주 못본 사람에게 짖는 정도의 동물적 반응으로만 생각했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가 터진 이후 그 진돗개가 중의적 의미라는 것을 뒤늦게 깨우친 스스로의 우매함에 자책했다. 대통령과 참모들의 접촉을 막으려 짖는 진돗개가 최순실과 문고리 3인방(정호성, 안봉근, 이재만)을 지칭하는 또다른 중의적 표현이라는 사실을 너무 늦게 알았다. 그
"기업 총수가 청문회나 검찰 조사에 불려다닌다고 회사가 안 돌아가면 그게 정상입니까? 그게 오히려 비정상이지…."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와 관련해 기업 총수들이 검찰 특별수사본부 조사와 국회 최순실 청문회, 특별검사 조사 등에 불려다니면서 내년 투자나 고용 등 사업계획 수립과 인사에 차질이 빚어진다는 말에 '우는 소리 말라'며 나온 힐난의 목소리들이다. 정상적인 시스템이라면 리더가 자리를 비우더라도 아무 문제없이 굴러 가야 한다는 얘기다. 그러면서 일부 총수들이 수감 중일 때도 그 그룹은 잘 돌아갔다며 '총수 부재 리스크'를 엄살로 치부한다. 역설적으로 이들의 주장처럼 리더의 역할이 크게 중요하지 않다면, 그리고 시스템만 잘 갖춰져 있으면 조직 운영에 문제가 없다고 한다면, 국민들은 최근 시민혁명 수준의 힘을 광화문 길에 쏟아붓지 않아도 됐을 것이다. 이번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는 리더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새삼 깨우쳐주는 대표적 사례다. 배에는 선장 외에도 1등 항해사와 기관사 등
권력(權力)은 한마디로 말하면 '타인을 강제할 수 있는 제도화된 힘'이다. 정치권력과 국가권력이 이에 속한다. 더 넓은 의미로는 다른 사람이 자신을 따르게 하는 사회적 힘이 곧 권력이다. 제도화된 힘은 사회적 합의의 산물인 법률로 나타난다. 미국의 심리학자 존 프렌치와 벨트람 라벤의 연구에 따르면 권력은 보상적 권력(reward power)·강제적 권력(coercive power)·합법적 권력(legitimate power)·준거적 권력(referent power)·전문적 권력(expert power) 등 5가지 형태로 나뉜다. 보상적 권력은 다른 사람에게 승진이나 임금 등으로 보상을 제공할 수 있는 능력을 기반으로 한 권력이다. 기업 내 인사권 등이 포함된다. 강제적 권력은 인간의 공포에 기반을 둔 권력으로 다른 사람을 처벌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거나 위해를 가할 수 있는 능력에 기반을 둔 권력이다. 합법적 권력은 법규에 의해 부여되는 권력이다. 일반적으로 얘기되는 협의 개념의 권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SBS 수목드라마 '푸른 바다의 전설'에서 이민호(극중 허준재 역)는 '세상의 끝'이라고 불리는 스페인 헤라클라스 등대 앞에서 인어인 전지현(극중 심청 역)에게 어린 시절 엄마와의 추억을 회상하며 "여기가 세상의 끝이야"라고 말한다. 하지만, 인어인 전지현은 바다를 바라보며 "여기가 세상의 시작인데..."라고 마음 속으로 되뇌인다. 자신이 서 있는 위치와 자신이 속한 상황에 따라 사물을 보는 관점이 얼마나 달라질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오는 6일 최순실게이트와 관련 기업 총수들을 대상으로 한 국정조사의 준비 과정을 보면 정치권력과 경제권력이라는 두 축이 서로 다른 세상에 살아가고 있는 느낌이다. 뭍에 사는 사람이 바다속 환경에서는 살 수 없고, 상상의 캐릭터인 인어도 뭍에서는 생존할 수 없다. 그래서 상대방을 이해하는 것은 자신의 목숨을 버려야 가능한 것으로 이해되는지도 모른다. 자신의 생존을 위해서는 자신이 처한 위치에서 유리한 사실만을 받아들이는
최순실 일당의 국정농단으로 혼란이 장기화되면서 최근 한국 사회 내부에서 숨죽이고 있던 갈등 요인들이 하나둘씩 표면화되고 있다. 진영논리나 이념논쟁 등이 그 대표적 예다. 이런 논쟁에 앞서 우리가 그동안 잊고 있었거나 간과했던 몇 가지 혼란스러운 개념을 우선 정리하고 가는 게 좋을 듯 싶다. 국가와 국민은 무엇이며, 위임자와 통치자는 무엇인가에 대한 개념이 바로 서지 않으면 이 혼란의 와중에 각자가 '다른 생각과 주장'들로 충돌해 해결점을 찾기 힘들기 때문이다. 현재 대한민국의 정치 체제인 민주공화국은 1700년대 '프랑스 혁명'의 사상적 기초가 된 프랑스 사상가 장 자크 루소의 사회계약론 중 핵심 의제인 국민주권(인민주권)에 뿌리를 두고 있다.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헌법 제1조 2항은 '주권의 성립은 그 구성원 개개인의 사회 계약에 의한 합의'라는 것이다. 루소는 저서 '사회계약 또는 정치권의 원리(사회계약론)'에서 인민(peopl
"오징어 씹어 보셨죠? 근데 그게 무지하게 질긴 겁니다. 계속 씹으시겠습니까? (중략) 어차피 그들이 원하는 건 술자리나 인터넷에서 씹어댈 안줏거리가 필요한 겁니다. (중략) 적당한 시점에서 다른 안줏거리를 던져주면 그뿐입니다. 어차피 그들이 원하는 건 진실이 아닙니다. 욕하고 싶어하는 이에게는 욕할 거리를 주는 거죠.(후략)" 우민호 감독이 연출하고, 이병헌, 조승우, 백윤식이 주연한 영화 '내부자들: 디오리지날'(감독판)의 엔딩 부분에 나오는 조국일보 논설주간 이강희(백윤식 분)가 교도소 소장실에서 누군가와 통화하면서 나눈 마지막 대사의 내용이다. 처음 일반에 상영된 내용에 포함되지 않은 감독판의 이 내용은 한국의 언론과 정치, 재벌 등이 국민들을 어떻게 보느냐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대목으로 소개되곤 한다. "어차피 그들이 원하는 건 진실이 아니라 씹을 안줏거리다"라는 대목은 곱씹어봐야 할 대목이다. 한국 사회를 휩쓸고 있는 '박근혜-최순실게이트'에서 이뤄지고 있는 '기-승-전-최
최순실게이트와 갤럭시노트7 발화 논란으로 내우외환에 휩싸인 삼성전자의 틈새를 헤지펀드인 엘리엇이 파고 들고 있다. 지난달 27일 삼성전자는 3분기 기업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이달말까지 전반적인 주주환원 정책을 검토해 시장과 공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가장 주목되는 것이 헤지펀드인 엘리엇의 요구사항의 수용 여부다. 지난 10월 엘리엇은 삼성전자에 보낸 서한에서 회사의 인적분할과, 특별배당 30조원, 사업회사의 나스닥 상장, 사외이사 3인 선임, 잉여현금흐름(FCF)의 70% 수준의 배당 등을 요구한 바 있다. 삼성전자 내부에선 엘리엇의 요구 조건 중 일부를 수용하자는 견해도 간혹 나오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들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등기이사로 선임된 이후 주주가치 제고 중심의 경영에 힘을 쏟고 있다는 이유로 대규모 배당 등을 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는 모양이다. 이명진 삼성전자 IR담당 전무는 지난 27일 콘퍼런스콜 당시 "특별자사주 매입 소각 프로그램을 지난달 완료
크든 작든 한 사회(회사, 지역사회, 국가) 형성은 공정한 협력을 기반으로 자기의 몫을 늘리는 것에 기초하고 있다. 자기의 몫을 늘리는 과정이 진화이고, 경제이며, 정치다. 그 과정에서 자기 것에 대한 갈망은 필연적이다. 갈망이 없으면 진화나 생존도 없다. 하지만 자제하지 못하는 지나친 욕망은 불행과 화의 근원이 된다. 사회는 자기만의 욕심이 아닌 협력을 통해서 공동의 선을 추구하면서 그 속에서 자신의 몫이 늘도록 진화해왔다. 동물의 세계에서도 보면 사자나 하이에나, 늑대와 같은 육식동물의 상당수는 협력을 통한 사냥으로 필요한 칼로리를 충족한다. 치타와 같이 독립적 사냥 기술을 가진 동물들도 있지만 무리를 지어 사냥을 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보통 치타의 경우 10번의 시도 끝에 한번 정도 사냥에 성공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혼자 사냥해 성공하는 확률이 10%이고, 5마리가 무리를 지어 사냥을 할 경우 성공 확률이 70%라면 무리를 지어 사냥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다. 이
2011년 2월 22일(현지시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실리콘밸리 기업인들을 저녁에 초대했을 때의 일이다. 당시 상황을 전한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오바마 대통령은 애플의 CEO였던 스티브 잡스에게 "미국에서 아이폰을 만들려면 무엇을 해야 하는가"라고 물었다. 질문의 요지는 미국 기업으로써 왜 미국에 투자해서 고용을 늘리지 않느냐는 무언의 압력이었다. 스티브 잡스의 대답은 간단했다. "앞으로도 그런 일은 없을 것이다"였다. 뉴욕타임스는 스티브 잡스가 "아이폰이나 아이패드 등을 만드는데 필요한 일자리는 결코 미국으로 다시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며 중국에서의 생산 스피드와 효율이 훨씬 뛰어남을 강조했다. 애플 측은 미국 내 일자리 창출이 인색하다는 비난에 대해서도 "우리의 임무는 가능한 좋은 제품을 만드는 것이지 실업률을 낮추는 것은 아니다"라고 강한 어조로 얘기했다고 뉴욕타임스는 소개했다. 과연 우리나라에서는 대통령의 협조 요청(?)에 이처럼 강하게 'NO'라고 답할 수 있는 환경이
"그들은 어느 누구도 꼭 필요한 것 이상의 개인 재산을 소유해서는 안되네. 그들은 어느 누구도 아무나 마음대로 들어갈 수 없는 집이나 곳간을 소유해서는 안되네. 그들은 수호자 노릇을 하는 대가로 정해진 만큼의 양식을 다른 시민들한테서 받되, 연말에 남아서도 안되고, 모자라서도 안되네. 그들의 혼에는 이미 신이 주신 신성한 금과 은이 영원히 내재하는 만큼 그들에게는 따로 인간의 금이 필요 없네. 그들이 갖고 있는 천상의 금을 지상의 금과 섞어 오염시키는 것은 신성 모독인데, 그 까닭은 그들의 금은 순수하지만 사람들 사이에 유통되는 금은 수많은 악의 원천이기 때문이라네. 전 시민 가운데 그들만이 금과 은을 다루거나 만져서는 안되며, 그들만이 금과 은과 한 지붕 아래 들어가거나 금과 은을 장신구로 몸에 두르거나, 은잔 또는 금잔으로 마셔서는 안되네. 그래야 그들 자신도 안전하고, 국가도 안전할 것이네. 그들이 일단 토지와 집과 돈을 사유하기 시작하면, 수호자가 되는 대신 재산 관리인과 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