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경제는 물론 정치, 사회 전반에 걸린 여러 전문가들의 고견을 들을 수 있습니다.여러 사람의 다양한 이야기를 들음으로써 세상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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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법은 '유언의 자유'를 인정해 피상속인(망자)이 자기 재산을 본인 의사대로 처분할 수 있도록 한다. 그러면서도 유언 자유의 원칙을 무제한적으로 관철할 경우 발생 가능한 여러 폐단을 막고자 유류분 제도를 규정함으로써 피상속인에 의한 재산처분의 절대적 자유를 제한한다. '유류분'이란 상속인이 상속재산의 일정 비율에 대해 갖는 권리로, 피상속인이 제3자에게 유증(유언을 통한 증여)하더라도 보장되는 최소한의 상속분을 말한다. 유류분 제도가 도입된 1977년에는 농경사회와 대가족제를 바탕으로 가족구성원이 서로를 부양하면서, 모든 재산이 가족 전체의 재산이라는 '가산(家産)'관념이 지배하고 있었다. 유류분권리자의 범위에 피상속인의 배우자나 자녀, 부모 외에 형제자매까지 포함됐던 배경이다. 40여 년이 지난 지금은 가산관념이 희박해졌다. 1인 가구 비율이 증가하는 등 가족제도가 근본적으로 변화하고 있으며, 특히 형제자매의 경우 과거보다 유대관계가 약해졌다. 피상속인과 서로 부양하는 경우도 많
건설안전특별법안은 "노동자의 죽음이 일상화된 건설현장의 악순환 고리를 끊겠습니다" 라는 각오로 발의됐다. 지난해 4월 38명이 사망해 국격까지 실추시킨 이천물류센터 신축공사장 화재사고와 같이 반복되는 건설사고로부터 근로자와 시민을 보호하기 위한 법이다. 작년에 이어 두 번째 국회에 상정됐음에도 제정이 지체되고 있으며 반대의 목소리도 작지 않다. 구의역 사고나 태안화력발전소 사고에서는 단 한 명의 희생에도 사회적 반향이 컸는데, 건설산업에서는 한 번의 사고로 수십 명이 사망해도 근본을 고치려는 각성은 여전히 부족한 것으로 보인다. 세월호 참사를 겪고 출범한 이번 정부는 '국민생명 지키기'를 3대 국정목표 중의 하나로 정하고 '2022년까지 산업현장의 사고사망자 반으로 줄이기'에 각고의 노력을 경주해 온 것은 매우 고무적이다. 하지만 정부 출범 이전인 2016년 대비 2020년까지 지난 4년 동안 건설업 사고사망자수는 양적으로 499명에서 458명으로 8.2% 감소한 데 반해, 질적 지
코로나 사태로 대변되는 신종 감염병, 기후변화와 탄소중립, 미·중 기술 패권전쟁 등이 최근 뉴스의 초점이 되고 있다. 언뜻 다른 이슈들로 보이지만, 한국을 비롯한 국제사회 모두 함께 풀어야 할 지구촌 난제들이다. 국내에선 재앙이라 부를만한 급속한 인구감소와 양극화 현상으로 미래에 대한 불안감은 더욱 고조되고 있다. 손꼽히는 이슈만 해도 열 손가락이 모자랄 지경이다. 그런데 대전환의 시대가 열렸다. 성장동력 상실, 4차 산업혁명, 인구문제, 기후변화, 코로나 등 일찍이 경험해보지 못한 문제를 풀어야 하는 시대다. 지금 불어닥친 위기들은 과학기술이 해결의 실마리를 쥐고 있다. 미래 성장동력 발굴, 4차 산업혁명 등 우리 경제와 산업에 던져진 숙제들도 결국 과학기술로 풀 수 있다. 그렇기에 이번 대선은 과학기술에 기반해 국가의 미래를 어떻게 열어갈지에 대한 구체적 방법이 모색돼야 한다. 세계 주요국들의 각축과 국제 질서 개편이 가속화되는 상황에서 대전환에 대처할 시간이 그리 많이 남지
지난달 2030년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 상향안이 발표됐다. 여기에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의 근간인 재생에너지 확대와 수소 기반 발전 확대를 포함하는 전력과 열을 생산하는 전환부문의 온실가스 감축 수단까지 공개되자 논란이 뜨거웠다. 특히 수소·암모니아 발전에 대해서는 의구심을 넘어 황당하다는 일각의 의견도 있다. 필자 역시 몇 해 전 학회에서 이와 관련된 발표를 처음 접했을 때 거의 같은 생각이 들었다. 하필이면 산업적으로 충분한 가치가 있는 고가의 원료를 연료로 사용한다니 이게 말이 되나 하는 고민이 있었다. 관련 연구를 진행해왔던 필자는 그 답을 전원 믹스와 전력망 구성에서 찾을 수 있었다.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 내용을 기준으로 현재의 전원믹스와 2050년 전원믹스의 가장 큰 변화는 재생에너지의 급진적 도약과 탄소 전원의 퇴출을 들 수 있다.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재생에너지의 확대는 필수 불가결한 수단임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그러나 이는 그리 단순한 문제가 아니
작년 코로나19(COVID-19)라는 위기 상황에 처한 우리나라에 국민들과 기업들의 성금 및 물품 기부는 한 줄기 빛이 되어, 위기 때마다 빛나는 우리의 국민성을 보여주었다. 최근 사회복지 문제에 대한 국가와 사회의 관심은 코로나19로 더욱 증가했고, 2022년 정부 예산에서 전체 예산(604.4조원)의 약 36%가 사회복지 정책에 쓰인다고 한다. 정부의 사회복지 분야 재정부담이 커지고 있는 현 상황에서 사회복지단체의 역할을 확대할 수 있는 민간 기부가 활성화되면 사회복지 관련된 국가 부담이 그만큼 감소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최근 세법개정은 이러한 기부활성화 또는 기부문화확산 필요 요구에 역행하고 있다. 2013년 말 세법개정으로 기부금 소득공제가 세액공제로 바뀌면서 주요 기부자인 중산층 이상에 대한 세제혜택이 축소되었고, GDP(국내총생산) 대비 기부금 비중도 2011년 0.84%에서 2018년 0.46%로 낮아졌는데, 2014년부터 감소 추세로 전환된 점이 주목할 만 하다.
올해 8월 무등산국립공원은 지난해 집중호우로 훼손된 공원 내 최대 내륙습지인 평두메 습지 일원을 자연친화적 공법을 통해 성공적으로 복원했다. 습지 복원 후 세 달여의 모니터링 결과, 생태저류지 일원에서 고마리류, 사초류 등이 유입되고 희귀식물 낙지다리 서식이 확대되는 등 식물을 포함한 생태계의 안정적인 회복 과정이 관찰됐다. 이러한 습지 내 식생의 변화는 앞으로 우리가'탄소중립 실현'이라는 과제 해결에 있어 주목할 필요가 있다. 최근 탄소중립 이슈에 국제사회도 탄소 배출량 저감 등을 주제로'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6)'를 개회했다. 이번 총회에서 우리나라를 포함하여 100여 개 국가는 2030년까지 산림훼손 행위를 중단하고 훼손된 산림 복원을 골자로 하는'산림·토지 이용 선언'에 동참했다. 정부의 기조연설 중 '나무는 살아있는 온실가스 흡수원이며, 나무를 키우고 산림을 되살리는 일은 기후위기 대응의 중요한 해결책'이란 발언에서 산림 등 자연자원이 탄소의 흡수원으
지난 2018년 1월 밀양에서 발생한 세종병원 화재 사건을 기억하는 이는 많다. 하지만 155명의 사상자를 낸 화재 원인을 아는 이는 거의 없을 듯하다. 밀양 세종병원은 이른바 '사무장병원'으로 운영되면서 수익창출에만 골몰하고 건축, 소방, 의료 등 환자의 안전과 관련된 부분은 철저히 외면된 채 운영돼 온 것으로 밝혀졌다. 영리추구에만 몰두하는 사무장병원은 그 특성상 의료 인력이 부족할 수밖에 없다. 또 과밀병상으로 운영하는 등 의료서비스의 질이 떨어지고 각종 위법 행위를 일삼을 가능성이 높다. 이런 사무장병원이 근절되지 못하는 사이 그 피해는 국민에게 고스란히 전가되고 있고 국민의 건강권도 침해되고 있다. 실제 건강보험공단이 올해 국정감사에서 제출한 자료를 보면 사무장병원에 따른 재정 누수 규모가 무려 3조5000억원에 달한다고 한다. 국민이 낸 보험료를 사무장병원이 눈먼 돈으로 인식하는 사이 심각한 보험 재정 누수를 일으킨 것이다. 정부와 건강보험공단이 지속적인 단속을 벌이고 있
코로나19(COVID-19)에도 벤처투자시장은 '제2 벤처붐'을 지속하고 있다. 지난해 벤처투자는 4조원을 넘은데 이어 올해는 6조원을 넘어설 것 같다. 지난 30여년 간 정부와 창업기업, 벤처캐피탈(VC) 등 시장참여자들이 벤처생태계를 풍부하게 만든 결실을 맺고 있다. 벤처기업은 적절한 투자를 받아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사)으로 성장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생겨나는 고용과 부가가치 창출은 우리경제의 소중한 자산이다. 세계 유니콘 762개사 중 국내 기업은 11개사다. 국내 유니콘 기업의 성장 자금조달은 국내 자본보다 해외자본 위주로 이뤄진다. 앞으로 유니콘 기업이 더 많이 탄생하고 이 과정에서 국내자본의 기여를 높이기 위해서는 규모가 큰 벤처펀드가 획기적으로 늘어날 필요가 있다. 정부 출자가 '마중물'로 물꼬를 트면 민간 자금이 대규모로 벤처투자로 흘러갈 수 있다. 민간자금 유입을 위한 첫 번째 유인책은 세제지원 확대다. 국내 일반 법인이 벤처펀드를 통해 벤처기업의
기업에서 임금을 받으면서 노조활동을 하는 근로시간면제자의 수를 조정하기 위한 논의가 현재 경제사회노동위원회에서 진행되고 있다. 현재는 기업마다 조합원 수에 따라 연간 한도 2000시간에서 최대 3만6000시간까지 유급으로 노조활동을 할 수 있다. 이는 근로자 1인 연근로시간이 2000시간 정도이니 풀타임 근로자 1인에서 18인에 해당하는 시간이다. 그런데 미국, 일본 등 대부분의 선진국에서는 노조 일을 하는 노조전임자에 대해 노조가 임금을 지급하고 있다. 이는 노조의 독립성과 자주성을 위해서인데 기업이 임금을 지급하는 경우 노조에 대한 지배개입행위의 부당노동행위로 간주하여 금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달리 과거 우리나라에서는 기업이 노조전임자 임금을 지급했었다. 이러한 부적절한 관행은 심각한 노사갈등과 경영부담 증대를 초래했고 결국 노사관계 개혁의 일환으로 1997년 노조전임자 급여지급 금지 법안이 제정되었다. 이후 노조가 준비할 수 있도록 법의 시행을 13년간 유예한 후 2010
올해도 어김없이 올 것이 왔다. 3년마다 책정하는 카드 가맹점 수수료율이 그것이다. 은행 이자율, 통신사 요금, 정유사 유가, 배달플랫폼·빅테크사 수수료는 해당 공급업체가 결정하는데, 유일하게 정부가 가격을 결정하는 것이 카드수수료율이다. 여신전문금융업법(여전업) 제18조의 3의 3항, 여전업 감독규정 제25조의 6의 1항은 각각 영세 가맹점에 대한 수수료율 및 범위를 금융위원회가 결정토록 규정한다. 더욱이 2012년 7월부터 도입된 '新(신)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 체계'에 근거해 3년마다 수수료율의 원가공개와 재산정이 이루어지고 있다. 카드사의 자금조달·위험관리·일반관리·마케팅 비용, 밴 수수료 등 원가분석을 기초로 산정된 비용을 '적격비용'이라 한다. 하지만 시장상황을 원가분석에 합리적으로 반영하자는 취지와는 무색하게 2012년 이후 가맹점 수수료율은 지속적으로 하락해왔다. 2018년 적격비용 산정 과정을 거쳐 현재 우대 가맹점 범위는 30억원 이하로 확대돼 전체 가맹점중 96%
동아시아의 바다가 뜨겁다. 해양물리학적으로는 지구온난화 때문이지만 지정학적으로는 미중 간 신해양패권 경쟁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태평양과 인도양을 잇는 남중국해와 동중국해는 전세계에서 가장 많은 해군력이 집중된 지역이다. 최근 이뤄진 미중 간 화상 정상회의로 급한 불을 끄긴 했지만, 대만문제와 군사기지화 된 남중국해 인공도서는 화약고다. 일본도 해상 방위력 증강에 박차를 가하고, 중국과 해상 연합훈련을 거듭하는 러시아도 예사롭지 않다. 동남아 국가들도 예외가 아니다. 인구 600만명이 채 안 되는 싱가포르도 항모 건조를 고려하고 있고, 오세아니아에서 아시아 국가로의 변신을 모색하는 호주는 미국으로부터 원자력추진잠수함 개발을 약속받았다. 그동안 모호했던 동아시아 국가들의 해양영역인식(maritime domain awareness: MDA)을 한 점으로 모으는 계기를 제공한 국가는 중국이다. 북한의 위협이 더 절박한 한국을 제외하고 모든 동아시아 국가에 '방 안의 코끼리'(the
4차 산업혁명의 확산과 함께 급격하게 성장한 IT기업의 금융업 진출이 늘어나고 있다. 이미 우리나라뿐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수많은 핀테크·빅테크 기업들이 지급결제, 자금중개, 자산관리 등 각종 금융업에 진출하여 기존 금융회사들과 경쟁 및 협력을 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지난 10월 출범한 토스뱅크를 포함하여 IT기업들이 운영하는 인터넷전문은행도 세 개나 출범했다. IT기업들은 왜 금융업에 진출할까? 단순히 이익을 내기 위해서? 금융업은 규제산업이다. 마음껏 이익을 내기 수월한 업종이 아니다. 그런데 왜 IT기업들은 계속 금융업에 진출하고 있을까? 그리고 왜 과거에는 진출하지 않다가 최근에 폭발적으로 진출하는가? 먼저 소비자들의 수요가 있기 때문이다. 세계적으로 보면 금융서비스가 제대로 제공되지 않는 지역, 예를 들면 인구 중 은행계좌나 신용카드 비중이 작은 지역 등에서 IT기업의 금융서비스가 크게 늘어난다. 즉 기존에 금융회사가 충족시켜주지 못하는 수요를 채워주는 측면이 있다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