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교육세 함정에 빠진 증권사

[기자수첩]교육세 함정에 빠진 증권사

김근희 기자
2026.08.14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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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억원을 벌고 50억원을 잃었다면, 남은 이익은 50억원이다. 그런데 증권사가 내야 하는 세금은 100억원을 기준으로 매겨진다면 불만이 쌓일 수밖에 없다. 손실은 보지 않고 수익만 보는 '교육세의 함정'에 증권사들이 속앓이하고 있다.

올해 금융지주사 계열 증권사를 제외한 상위 6개 증권사가 부담할 것으로 추정되는 교육세만 3400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정부가 금융·보험업자의 수익 금액 중 1조원을 초과하는 구간에 적용되는 교육세율을 0.5%에서 1%로 인상했기 때문이다.

증권사들이 답답해하는 건 단순히 세금이 늘어서만이 아니다. 교육세 산정 방식이 불합리하고 이에 따라 LP의 활동이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ETF(상장지수펀드) 시장에서 유동성공급자(LP)는 매수·매도 호가를 지속적으로 제시해 거래가 원활히 이뤄지도록 돕는다. 이 과정에서 가격 변동 위험을 줄이기 위한 헤지 거래도 함께한다. LP 거래에서 수익이 나도 헤지 거래에서 손실이 나면 실제 남는 이익은 크지 않을 수 있다.

그런데 교육세는 매매이익만 과세표준으로 삼아 손실을 반영하지 않는다. LP가 100억원을 벌고 헤지에서 50억원을 잃었다면 실질 이익은 50억원인데, 세금은 100억원에 매겨지는 식이다.

ETF 유동성 유지와 가격 형성을 위해 LP가 적극적으로 매매에 나서야 하지만, 그럴수록 오히려 세 부담이 늘어나는 꼴이다.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ETF 시장 성장과 시장 변동성 확대로 LP의 유동성 공급 거래 규모가 많이 증가했고, 이에 따라 교육세 과세표준과 실질 순손익 간 괴리가 커지고 있다. ETF 시장 규모가 500조원을 넘어선 상황에서 이런 세금 부담이 LP 거래를 위축시킬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에 업계에서는 교육세 과세표준을 계산할 때 LP·헤지 거래의 손실을 이익에서 상계해주는 손익 통산을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미 은행의 경우 외환이나 파생상품 거래에서 손익 통산을 적용받아 순이익에만 세금을 내고 있다.

세금을 부담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세금을 매기는 기준이 실제 경제적 이익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면 과세 방식 자체를 돌아볼 필요가 있다. 특히 이런 과세 방식이 시장의 원활한 가격 형성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면 더욱 신중하게 따져봐야 한다.

김근희 기자 /사진=김근희
김근희 기자 /사진=김근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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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근희 기자

안녕하세요. 증권부 김근희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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