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경제는 물론 정치, 사회 전반에 걸린 여러 전문가들의 고견을 들을 수 있습니다.여러 사람의 다양한 이야기를 들음으로써 세상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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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4일 일본은 우리나라에 대해 불산, 포토 레지스트, 폴리이미드 3가지 품목에 대한 수출규제를 시행했다. 이것도 모자라 이달 2일에는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전략품목 수출 우대국)에서 제외하는 일방적이고도, 국제규범에 반하는 무책임한 결정을 각의에서 의결했다. 일본이 왜 이렇게 하고 있을까. 우리는 일본이 이렇게 하는 의도가 무엇인지 심도 있고 냉철한 분석을 해야 한다. 일본의 무역보복 의도에 강제징용 문제에 대한 보복뿐만 아니라 그 이상의 무엇이 있는 것이 아닌지 심히 우려된다. 그동안 일본은 레이더 문제, 독도 문제 등 안보․정치적 문제에서 사사건건 우리를 간섭하고, 우리의 고유 권한을 침해하려고 했다. 이번 부당한 무역보복은 우리를 경제적으로 길들이겠다는 음모가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본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일본이 정치적 이슈를 경제적 보복으로 끌고 온 이번 문제에 대해 우리가 감정적으로 대응해서는 안된다. 일본의 의도가 무엇이던 간에 우리
한․일, 미․중 무역갈등의 여파가 금융시장에 충격을 주고 있다. 주식시장이 급락하고 원․달러 환율이 급등했다. 당국이 시장안정을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혼돈스러운 금융시장 수습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금융시장 뿐 아니라 거시경제도 문제다. 이런 혼란스러운 상황이 올해 들어 경기가 하락하는 와중에 닥쳤다는 것이 문제다. 엎친 데 덮친 격이어서 경기 하락세가 더 심해지지 않을까 걱정이다. 최근 한국은행은 올해 우리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당초 2.5%에서 2.2%로 낮추었다. 무역갈등이 심화되기 이전의 일이다. 경기야 사이클이 있으니 올라갈 때도 있고 내려갈 때도 있다. 하지만 경기가 하락하는 시점에 이런 상황이 겹친 것이 문제다. 특히 한․일 무역분쟁은 일본이 우리나라를 화이트리스트에서 배제하는 등 심각하게 전개되고 있다. 경기하락에 대응하기 위한 정책당국의 노력이 필요하다.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0.25%p 인하했다. 추가
2년 전 일이다. 동남아 휴가지에서 처음 만난 사람들과 맥주를 한잔 할 기회가 생겼다. 휴가지의 소소한 일상 이야기가 무르익을 무렵 서로의 직업을 소개했다. 그 중 한 사람은 국내 반도체 회사에서 은퇴한 후 대만 기업에서 일하고 있다고 했다. 신문지상에 제조업이 흔들리고 있다는 기사가 나오던 시기였기에 반도체 산업에 대한 현장 얘기가 듣고 싶어졌다. 당시는 한국 반도체 기업이 세계 시장에서 승승장구하던 때였다. 하지만 그는 미래에 대한 걱정을 가득 털어놨다. 지금까지는 제조·양산기술만으로 충분히 경쟁할 수 있지만 '세계의 공장' 중국이 있는 한 기술만으로 미래를 보장할 수 없다는 지적이었다. 반도체 산업에서 미국은 생산 장비와 설계, 일본은 소재와 부품 분야에서 강점을 놓치지 않고 지켜가고 있다는 설명도 따라붙었다. 장비, 설계, 부품, 소재 같은 하나의 분야에서 특기를 만들어 산업 지배력을 지켜나간다는 뜻이었다. 2년의 시간이 흐른 지금 그의 말은 예언처럼 들어맞았다. 우리 반도체
가진 것이라고는 사람 밖에 없는 우리나라가 주력 산업을 키우고 국가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과학기술 입국’의 기치를 내건 것은 역사적 필연에 가까웠다. 그 중심에 대덕연구단지가 있었다. 국가균형발전이라는 정책 기조 아래 대덕연구단지를 세계적인 R&D형 혁신클러스터로 발전시키기 위한 정책들을 중앙정부를 중심으로 시행해왔다. 그 결과 외형적 성장은 있었지만, 중앙정부에 대한 의존 심화와 함께 위기에 취약한 지역의 현실을 목도하게 됐다. 정부는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작년 2월 ‘국가균형발전 비전과 전략 선포식’에서 지역이 혁신성장의 주체가 되어 지역 차원에서 4차산업혁명을 대응할 수 있도록 하는 역량 강화 정책을 발표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도 이에 발맞추어 중앙정부 주도의 하향식(Top-down) 방식에서 지역 중심의 상향식(Bottom-up)으로, 소규모·고밀도의 자생적 혁신생태계 구축을 위한 강소형 연구개발특구(강소특구) 모델을 새롭게 도입했다. 올해 1월부터 4개 광역 시도가
매년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7월 말 또는 8월 초경에는 정부가 세법개정안을 발표한다. 올해도 어김없이 지난달 25일 기획재정부가 2019년 세법개정안을 발표했다. 후덥지근한 날씨에 거의 책 1권 분량의 세법개정안 내용을 읽는 것은 조세전문가에게도 곤혹스러운 일이지만 조세가 국가, 기업 및 국민 개개인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할 때 결코 소홀히 넘길 수 없는 일이다. 세법개정안 내용에 대한 평가는 논자와 관점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이를 감안하더라도 2019년 세법개정안은 법인세율 및 소득세율 인상을 추진한 2017년 세법개정안, 임대사업소득과 종합부동산세 등의 대폭 개편을 담은 2018년 세법개정안과 비교할 때 메가톤급 이슈가 부족해 다소 밋밋하다는 것이 중론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2019년 세법개정안에는 기업의 투자 및 혁신성장을 지원하는 내용이 다수 포함돼 있음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 중 대표적인 사항 3가지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공정개선 및 자동화시설,
일본의 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 수출규제 조치와 관련 핵심 소재 및 장비·부품의 국산화 필요성이 제기되면서 R&D자금 지원, 각종 규제 개선 등의 다양한 대책이 제시되고 있다. 핵심 소재 및 장비·부품의 국산화는 한편으로는 너무나 당연한 요구이지만 국제분업 구조에서 품질·기술 경쟁력을 갖추어야 하는만큼 현실적으로는 막대한 자금과 시간과 소요되는 지난한 과제이기도 하다. 단기적으로는 정부차원의 외교적 해법이 우선이고 중장기적으로는 거대 반도체 소자회사와 중소·중견 소재 및 장비·부품 업체들이 공생하는 산업생태계 조성이 필요하다. 반도체 관련 업체와 부품.설비 회사에게 더 절실한 과제도 있다. 중소·중견 소재 및 장비 회사들이 반도체 프로세스 개발 및 테스트 등에 공동 이용할수 있는 '종합연구소' 설립이 그것이다. 필요하다면 가칭 ‘반도체산업구조선진화 추진위’같은 것도 만들어봄직 하다. 특히 ‘천리길도 한걸음부터’라고 했듯이 첫 시작을 무엇으로 어떻게 할지가 가장 중요하다. 그동안 정부
제2차 세계대전이 연합국의 승리로 귀결되어 가던 1945년 2월 처칠과 루스벨트, 스탈린은 크림반도의 얄타에서 만났다. 사실상 서로의 이익을 보장하며 전후 질서를 구획해 가던 회담에서 스탈린이 폴란드 국경선을 300Km 서쪽으로 옮기자는 제안을 했고 루즈벨트는 이에 동의했다. 이른바 커즌 선으로 불리는 폴란드 동쪽의 영토를 소련이 차지하고, 대신 오데르 나이세 강 동쪽의 독일 땅을 폴란드에 줌으로써 1200만여 명의 강제이주가 불가피하게 발생할 결정이었다. 루스벨트가 스탈린의 이런 무자비한 제안을 받아들인 이유는 몇 가지 정황으로 짐작할 수 있다. 우선 두 사람이 대지주의 아들과 구두수선공의 아들로서 전혀 다른 배경을 가졌지만 의외로 서로에게 인간적인 호감을 가진 사이였고, 아직 냉전이 본격화하기 전 미국과 소련은 전후 세계 질서 운영에서 우호적인 협력이 가능할 것으로 믿고 있던 시기였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이유는 동아시아에서 일본군의 강력한 저항에 고전하고 있던 미국이 소련의
#주말 아침 집을 나서 아이들과 함께 작은 도서관에 간다. 집에서 5분 거리밖에 안 돼 요즘 자주 방문하는 곳이다. 아이들과 함께 도서관에서 책을 보는 소소한 행복을 전에는 느껴보지 못했다. 도서관이 멀었던 까닭이다. 최근 주택밀집지역인 이 동네는 살기가 한결 좋아졌다. 어린이집과 공원, 주차장이 집 가까운 곳에 들어섰다. 삶의 질이 부쩍 높아졌다. 서울시가 그리는 '10분 동네 생활SOC(사회간접자본) 확충사업'의 미래다. 누구나 주거지에 관계없이 문화적으로 풍족한 삶을 누리는 서울, 잠시 머물다 떠나는 곳이 아닌 오래 살고 싶은 우리동네를 만들기 위해서는 도서관, 주차장, 공원, 쉼터 등 생활에 꼭 필요한 기반시설인 생활SOC가 마련돼야 한다. 그런데 아쉽게도 서울시의 4층 이하 단독·다가구·다세대·연립주택 등이 몰려있는 저층주거지역에는 이 같이 시설이 부족한 게 현실이다. 강북 지역에 주로 밀집된 저층주거지는 서울시 전체 주거지역 면적의 약 43%를 차지하고 있다. 다양한 세
'혁신경제' 논의가 뜨겁다. 4차 산업혁명의 기술적 진보와 더불어 기존의 질서를 창조적으로 파괴하는 '혁신'의 시도들을 의미한다. 인공지능, 빅데이터, 사물인터넷, 스타트업, 메이커 스페이스, 공유경제, 소셜펀딩, 코딩교육, 다양한 산학협력 등이 이와 관련된 현상이다. 하지만 기술발전과 규제완화만이 혁신경제를 만드는 것은 아니다. 더 중요한 것은 사회 전체의 협력을 끌어내는 일이다. 얼마 전 서구의 여러 혁신경제 지역을 방문할 기회가 있었다.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혁신경제의 최전선에 있는 이들이 이구동성으로 공동체의 '협력'과 '상생'을 혁신의 필요조건으로 꼽았다는 점이다. 노동자, 기업, 정부, 대학, 시민사회가 만들어 놓은 상생의 문화를 바탕으로 신사업을 일으키고, 일자리를 만들고, 사회문제를 해결해 나갔다는 점이다. 상생과 협력의 문화 그 자체가 혁신의 일부였다. 최근 밀양형 일자리라는 상생형 일자리 모델이 등장했다. 이 사업은 임금 수준에 종속된 투자와 일자리 사이 교환이라
지난 5월 17일 강남역 10번 출구에는 수많은 포스트잇이 붙었다. 3년 전 강남역 인근 건물 화장실에서 살해된 여성 피해자를 추모하기 위해 모인 시민들이 붙인 것이다. 사건 발생 3년이 지났지만 여성대상 범죄에 대한 사회적 우려는 더 커졌다. 특히 심화된 '젠더'와 '혐오' 이슈는 사회 주요 갈등 요인으로 자리 잡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9년이면 여성 인구가 남성보다 많아진다고 한다. 서울 등 일부 대도시에서는 벌써 여성의 인구가 남성을 넘어섰다. 하지만 우리 사회의 반을 구성하고 있는 여성은 여전히 범죄에 쉽게 노출되어 있고 수시로 불안감을 느낀다. 실제로 2018년 사회조사에서 여성들은 '사회의 가장 주된 불안요인'으로 '범죄발생'(26.1%)을 1순위로 뽑았다. 여성을 위협하는 요소는 일상 주변에 광범위하게 퍼져 있다. 지하철, 화장실과 같은 공공장소는 물론이고 여성이 혼자 사는 집 앞도 위험하다. 범죄양상도 기존 성폭력 등 강력범죄에서 가정폭력, 스토킹, 데이트폭력,
"일본제품 불매운동, 얼마나 갈까요?" 최근 언론이 집중적으로 묻지만 대답은 쉽지않다. 계속 확산되는 불매운동에 대한 소비자들의 속마음은 어떨까. 개개인 소비의 사회적 책임성을 강조하는 것을 윤리적 소비라 한다. 친환경 소비, 공정무역, 로컬소비 등과 함께 불매운동도 여기에 포함된다. 그런데 윤리적 소비에 30:3 현상이 있다. 소비자의 약 30% 정도는 윤리적인 부분까지 고려해 구매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실제 매출액을 보면 오직 3%만이 행동으로 옮긴다는 의미다. 윤리적 소비의 가치관을 받아들이고 지지하더라도 신용카드 단말기 앞에서 행동으로 전환되기는 쉽지 않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특정 제품에 대한 소비자의 선택은 태도, 의도, 행동의 과정을 거친다. 즉, 불매운동에 대한 태도를 토대로 행동의도가 형성되고 이것이 불매행동으로 연결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많은 사람들이 불매운동에 대한 태도와 행동 의도가 실행으로 연결되기 어려운 이유는 무엇인가. 첫째, 윤리적 행동의 결과에 대한
자율형사립고(자사고) 재지정 문제에 온 국민들의 관심이 쏠려있던 지난 9일. 서울시교육청은 13개 자사고의 운영성과를 평가해 경희고를 포함한 8개 자사고에 대해 지정을 취소한다는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자사고에서는 행정소송 등 법적대응을 예고하며 반발하고 있어 교육계의 갈등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자사고 재지정 과정에서 드러난 갈등이 빨리 해소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일반고 학교장의 입장에서 고등학교 교육 정상화와 관련해 착잡하지만 단호한 입장을 밝히고자 한다. 자사고는 고교 교육 다양화 및 교육수요자의 학교 선택권 확대라는 명분으로 이명박 정부 때 지정됐다. 현재 서울에는 22개 학교가 지정·운영되고 있다. 자사고는 관계 법령이 정한 수월성 교육기관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수월성 교육기관인 것처럼 인식해 고등학교 서열화를 조장해왔다. 상위권 대학 입시에 학교의 사활을 걸다시피 해 입시학원과 다름없는 모습을 보였다. 결과적으로 고교 교육의 다양성 확대라는 지정 취지를 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