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경제는 물론 정치, 사회 전반에 걸린 여러 전문가들의 고견을 들을 수 있습니다.여러 사람의 다양한 이야기를 들음으로써 세상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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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이라는 말처럼 인기 있고 자주 사용되는 말이 없을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이 세어보니 2011년 한 해 미국 기업들의 사업보고서에 ‘이노베이션’이라는 말이 3만3528회 나왔다. 구글의 에릭 슈밋과 조너선 로젠버그는 혁신을 ‘새로운 큰 거 한 방’(Next Big Thing)이라고 부른다. 구글 자체가 혁신의 산물이다. 래리 페이지는 어느 날 밤 꿈을 꾸었다. ‘인터넷 전체를 다운로드하고 링크만 보관하면 어떨까.’ 잠에서 깬 페이지는 펜을 들고 그게 가능할지를 종이에 끄적거렸다. 검색엔진 구글이 여기서 출발한 것이다. 슈밋과 로젠버그는 고객이 뭔가를 요청할 때 고객이 원하는 것을 주는 것은 혁신이 아니라고 말한다. 혁신은 고객을 깜짝 놀라게 하는 것이다. 그러려면 혁신은 새로운 기능성을 내포해야 한다. 나아가 ‘과격한’ 유용성을 구현해야 한다. 즉, 혁신은 새롭고 놀랄 만하고 과격하게 유용한 무엇인가를 의미한다. 그 무엇인가를 생산하고 실제로 사용되게 하는 기업이 혁신적인 기업
얼마 전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 시험 논에서 열린 풍년농사 기원 모내기 체험 행사에 반가운 손님들이 초대되었다. 청 내 어린이집에 다니는 유치원생들이 어엿한 꼬마농부 자격으로 참가해 온 종일 모를 심고 못밥을 나누며 전통 농경문화를 체험하는 시간을 가졌다. 고사리 손으로 정성껏 모를 심는 아이들의 어설픈 손놀림을 옆에서 도우며 오늘의 경험이 아이들의 마음속에 생명과 농업의 가치를 조금이나마 품게 할 수 있다면 좋겠다는 바람이 들었다. '풍년'이라는 말을 들으면 알곡이 꽉꽉 들어차 무거운 고개를 숙인 채 바람에 일렁대는 황금들녘이 아른거린다. 그리고 밥상 위에 갓 지어 올라온 윤기 자르르한 수북한 쌀밥이 떠오른다. 필자가 어릴 때는 매끼 꾹꾹 눌러 담은 고봉밥이 최고의 성찬이었다. 간혹 이웃이나 친척집을 방문했을 때 고봉밥과 함께 차려진 한 상을 받으면 별 반찬이 없어도 왠지 대접받는 느낌이 들 정도였다. 이런 기억을 가진 필자에게 최근 종이컵과 같은 용량인 190㎖의 반공기용 밥그
대한민국이 전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올 2월 평창올림픽과 패럴림픽을 계기로 4월 27일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 5월 22일 한미정상회담, 6월 12일 북미정상회담 등 일련의 회담이 개최되면서, 한반도가 전쟁과 대립의 상징에서 세계 평화를 주도하는 중심국가로 부상하고 있다. 지난 3월에는 영국 잡지가 이례적으로 한국 특별판을 발행해 화제가 됐다. 전 세계 여론 주도층을 독자로 삼는 이 잡지는 한국을 ‘소프트파워의 새 강자’로 표현하고, 국제정세(Affairs), 비즈니스(Business), 문화(Culture), 디자인(Design), 엔터테이닝(Entertaining), 패션(Fashion) 등 한국의 이모저모(A to F)를 상세히 소개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의 소프트파워 수준은 어느 정도일까. 2017년 영국 포틀랜드커뮤니케이션과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 공공외교센터 발표에서 우리나라는 30개국 중 21위로 그렇게 높은 편이 아니다. 소프트파워는 군사력, 경제력 등 ‘하드파워
얼마 전 대한상공회의소가 발간한 기업문화 진단 보고서가 '청바지 입은 꼰대'라는 제목으로 기사화되자 주변에서 이런저런 얘기가 많다. '이제 눈치 보여 청바지도 못 입겠다'는 푸념부터 '나는 어울리지 않아 원래 안 입는다'는 애교 섞인 하소연에 '젊은 꼰대가 더 하더라'는 불평까지 다양하다. 특정세대를 겨냥해 '청바지 입은 꼰대'라고 썼던 것은 아니다. 겉모습은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지향하지만 속은 여전히 산업화 시대 기업문화에 길 들여진 우리 모두를 꼬집은 표현이었다. 조사결과 대기업 직장인 2000명 중 88%가 '기업문화에 변화가 없다'며 여전한 회의감을 드러냈다. 리더들은 자신이 성장해온 방식에 익숙하다. 그 방식으로 성공을 맛봤다. 다들 '꼰대'라고 비아냥대지만 몇십 년 동안 몸에 익은 업무방식을 버리는 게 쉽진 않다. 직원들 역시 우리 사회 특유의 상명하복을 모를 리 없는 데다 입사 후 선배들에게 일과 행동규범을 배우니 불편했던 옷에 어느새 몸이 맞춰진다. 그렇게 기업문화는
미국은 창업생태계가 잘 운영되는 대표적 국가다. 미국 ‘실리콘밸리’ 창업생태계는 능력 있는 창업자들이 혁신적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고 대기업은 이를 M&A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얻는 방식으로 활성화했다. 한국에서 실리콘밸리란 말은 이제 낯선 단어가 아니지만 이 같은 방식은 자리잡지 못했다. 미국은 2016년 기준 스타트업 창업자가 M&A로 ‘엑시트’(exit·투자회수)한 비중이 전체 스타트업 회수실적의 86%를 차지했다. 거대 기업 자본들은 과감한 벤처투자로 새로운 성장유전자를 흡수한다. M&A를 신사업 독창성과 전문성, 빠른 대응능력을 갖추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하는 셈이다. 경쟁자보다 앞서 이전에 시도하지 않은 영역, 익숙하지 않은 분야를 받아들이고 섭렵해야 하는 현실을 받아들인 결과다. 한국은 어떤가. M&A를 통한 스타트업 매각은 3%에 불과하다. 국내 대기업, 중소·중견기업이 앞다퉈 미래 먹거리 발굴을 위해 사활을 걸고 노력한다는 외침과 상반된 결과다. 지금껏 국내 기업들의 기본
요즘 세상에서 가장 뜨거운 관심과 주목을 받고 있는 기업은 아마 아마존일 것이다. 혁신의 아이콘이자 기업 생태계를 뒤흔드는 공포의 대상, 그리고 세계 최강의 권력자인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목하 한판 승부를 벌이고 있는 세계 최고의 부자 제프 베조스가 CEO인 기업이 바로 아마존(Amazon)이다. 아마존은 1994년 시애틀의 작은 차고에서 인터넷서점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그러나 24년이 지난 지금 미국 온라인 지출의 40%를 점유하는 거대 공룡기업으로 성장하였다. 주목할 점은 아마존은 더 이상 단순한 전자상거래 사업체가 아니라는 것이다. 오히려 클라우드 컴퓨터(아마존 웹 서비스· AWS), 인공지능(아마존 음성인식 서비스 Alexa), 콘텐츠(Amazon Prime) 등 IT기업으로 더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여기에다 2017년 유기농 체인 홀푸드(Whole food) 인수를 계기로 온라인을 넘어 오프라인사업에도 뛰어들었다. 이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결 융합하여 고객에게 더 나은
지난해 11월 중국 베이징의 국립 경기장이 젊은이들의 열기로 뜨겁게 달아올랐다. 세계 최대 e스포츠 종목인 '리그오브레전드 월드컵' 결승전이 열렸기 때문이다. 올림픽 열기에 맞먹는 규모와 분위기. 4만개의 관중석은 가득 찼고, 티켓은 1분 만에 매진됐다. 이날의 주인공은 페이커(본명 이상혁). 아이돌 가수나 영화배우가 아닌 그는 한국의 e스포츠 선수다. 참석자 절반 이상이 그를 보러 왔고, 관중석에서는 연신 그의 이름을 부르는 팬들의 환호가 터져나왔다. 이 날 경기에서 페이커 팀은 3대 0으로 패배했고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하며 눈물을 흘렸다. 이는 지켜본 중국 팬들은 페이커의 이름을 외치며 울지 말라고 그를 위로했다. '페이커의 눈물'이 실시간 검색어 1위를 차지하기까지 했다. 이는 한류 스타 부부 송중기·송혜교의 신혼여행'을 앞선 기록이다. 기록은 더 있다. 이날 전 세계로 인터넷 생중계된 결승전의 시청자는 5000만명이었다. 이는 2년 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대회 결승전의
모습도 언어도 다른 194개국 사람들이 모여 ‘건강 앞에서는 그 누구도 소외되지 않아야 한다(No one left behind)’고 하나의 목소리를 냈다. 5월 21일부터 26일까지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제71회 세계보건기구(WHO) 총회에서의 일이다. 이번 WHO총회는 ‘보편적 건강보장(Universal Health Coverage)’을 주제로 모든 사람이 경제적 여건과 관계없이 필요한 의료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취지에서 각국 보건당국간의 논의가 이뤄졌다. 우리나라는 1977년 일부 계층을 대상으로 건강보험 제도를 도입한 후 불과 12년만인 1989년에 전 국민을 포괄하게 됨으로써 보편적 건강보장의 기틀을 마련하였다. 하지만 여기에 안주하지 않고 정부는 끊임없이 국민의 보편적 건강 보장 강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의학적으로 필요하지만 건강보험 혜택을 받지 못해 개인의 의료비 부담으로 작용하던 비급여 항목을 급여화하고, 지속가능한 재정을 뒷받침하기 위한 부과체계
한 사람의 진면목은 그의 삶이 역사가 된 후에야 보인다고 하더니 구본무 LG 그룹 회장이 그러한 것 같다. 선행과 일화가 꼬리를 물고 회자됐다. 고인이 몸담았던 경제계뿐만 아니라 정계, 문화계, 체육계에까지도 미담이 줄을 잇고 있으니 더욱 그러하다. 그런데 우리에게는 좋은 일이건 궂은 일이건 쉽게 잊어버리는 습성이 있다. 따라서 제2, 제3의 구본무가 나올 수 있게 제도를 정비하고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고인의 뜻을 오래 기리는 진정한 길이 될 것이다. 구회장은 정경유착을 싫어했다. 차떼기 사건에 연루되자 TV에서 방송되던 “사랑해요, LG” 광고를 전면 중단시켰다고 한다. 주변에 낯을 들 수가 없이 부끄러워했다고 한다. 국정농단 국회청문회에서는 기업이 정경유착을 안 해도 되게 국회가 법을 만들어 달라고 했다. 무엇보다 국회에서 그분의 뜻을 기리는 움직임이 일어났으면 한다. 여·야를 막론하고 구회장을 추모한다고 했으니 여야공동으로 정경유착방지, 좀 더 구체적으로는 정부와 정치권이 기업
최근 통상분야의 키워드는 단연 보호무역주의이다. 하지만 이 와중에도 우리의 주요 교역상대국들은 자유무역을 위한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 일본은 지난 12월 EU와 경제동반자협정(EPA)을 체결했고, 올해 3월에는 미국이 빠진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의 나머지 회원국을 독려하여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정식 서명을 이끌어 냈다. 브렉시트 협상이 진행중인 EU 역시 지난 해 9월 캐나다와의 자유무역협정(FTA)을 발효시켰고, 베트남과 체결한 FTA도 곧 발효시킬 전망이다. 그동안 우리는 미국의 통상압력과 중국의 보복성 무역조치에 대응하느라 새로운 FTA협상을 준비할 여유가 없던 터라 5월 25일 남미공동시장인 메르코수르와의 무역협정(TA) 협상개시는 무척 반가운 소식이다. 보호무역주의에 대응하는 효과적인 방법 중 하나는 시장을 다변화하는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남미지역 인구의 70%(2.9억 명)와 국내총생산(GDP)의 76%(2.7조 달러)를 차지하는 메르코
2018 평창 동계올림픽·패럴림픽 성공 기원 삼지연관현악단의 강릉 특별공연(2월 8일 강릉아트센터 사임당홀) 당시 오랜만에 남측에서 열리는 북측 악단의 공연을 보기 전 설레는 마음을 안고 객석에 앉아 있는데, 웅성대는 소리와 함께 카메라 불빛이 번쩍번쩍 거렸다. 고개를 돌려 보니 당시 최고의 화제를 몰고 다니던 현송월 단장이 공연장으로 들어오는 것 아닌가? 나중에 보니 최문순 강원도지사, 추미애 민주당 대표 등도 있었지만, 당시는 현송월 단장밖에 보이지 않았다. 그런데 현송월 단장이 앉은 곳은 내 자리 뒤의 바로 오른쪽 자리였다. 음악연구자로서 기쁜 마음과 함께 터지는 불빛 때문에 고개를 숙이면서 곤혹스러웠던 기억이 난다. 공연을 보는 내내 현송월 단장과 옆 사람들이 무슨 얘기를 하는지도 관심이 갔다. 처음 시작 전 장룡식 지휘자가 나올 때 추미애 당대표가 현송월 단장에게 누군지를 물어보고 현송월 단장이 나이와 함께 장룡식 지휘자를 소개하는 대화를 들었다. 나는 속으로 현재 북한 최
대한항공 사건으로 통행세 징수 관행이 또 드러났다. 오너일가가 회사를 차려 기내 면세점 구입에 통행세를 받은 모양이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조사에 나섰다고 한다. 기업이 어떤 일을 할 때 직접 할 것인지, 외주를 줄 것인지를 결정하는 것은 경영판단이다. 따라서 가격이나 거래조건이 공정하다면 원칙적으로 법률 위반이 발생하지 않는다. 일감 몰아주기도 마찬가지다. 내가 누구와 거래하는가는 계약자유의 원칙 적용 범위 내에 있는 일이다. 계약자유는 계약 상대방 선택의 자유도 포함한다. 그 상대방이 총수의 가족이나 친인척이라도 마찬가지다. 법률은 부모 잘 만난 사람이나 운 좋은 사람을 단순히 그 이유로 처벌하지 않는다. 그러나 이 문제는 법을 넘어섰다. 통행세나 일감 몰아주기는 모든 국민이 불편해하기 때문이다. 그 불편함에는 우리 시대에 통용되는 보편적인 윤리의식과 공정함에 대한 사회적 기대 같은 것이 반영되어 있다. 일감 몰아주기에는 다 그럴듯한 이유가 있다. 그리고 법률이 허용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