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경제는 물론 정치, 사회 전반에 걸린 여러 전문가들의 고견을 들을 수 있습니다.여러 사람의 다양한 이야기를 들음으로써 세상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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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27일 남북 정상이 군사분계선에서 마주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남측으로 오시는데 나는 언제쯤 넘어갈 수 있겠느냐?"는 말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금 넘어가볼까요?"라고 화답했다. 불과 몇 달 전까지 상상조차 힘든 광경이었다. 이날 남한의 평양냉면 집들은 문전성시를 이뤘다고 한다. 국민들은 평양냉면을 먹으며 한반도 평화를 위한 성공적인 정상회담을 응원했다. 남북정상회담 결과는 예상을 훨씬 뛰어넘었다. 이번 판문점 선언은 과거 '이행되지 못한 좋은 합의나 글'이 아닌 평화의 제도화를 향한 담대한 발걸음을 시작했다는데 큰 의미가 있다. 정전체제를 평화체제로 바꾸고, 한반도 비핵화를 천명한 점이 그것이다. 특히 개성 남북연락사무소 설치 합의는 화룡점정으로 평가할 만하다. 지난 22일 새벽 미국 워싱턴에서 한미 정상은 북미정상회담의 성공적 개최 추진에 의견을 모았다고 한다. 이번 한미정상회담은 최근 북한의 강경 기조에 따른 판문점 선언의 이행과 북미정상회담 개최에 대한 국내
세종문화회관이 개관한 1978년, 나는 세종문화회관에 근접해 있는 배화 여자 고등학교에서 교사 생활을 하고 있어 누구보다 세종문화회관이 개관을 지근거리에서 볼 수 있었다. 당시 시민회관이 불에 타 소실되어 서울의 전문 문화 시설이 부재하던 때에 동양최대 파이프오르간이 설치된 대극장의 규모와 최신식 시설을 갖춘 세종문화회관의 개관은 당시 문화계 뿐 아니라 국가적인 이슈였다. 개관프로그램은 지금도 내 머리 속에 선명히 남아있다. 개관 공연은 당대 최고의 배우와 스탭들이 참여한 공연으로 4월 14일부터 16일까지 열린 ‘위대한 전진’이라는 총체극이었다. ‘위대한 전진’을 시작으로 두 달 반의 개관 기념 예술제가 열렸는데, 이 기간 동안 영국 로열발레단, 이탈리아 파로마 오페라단,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단, 오스트리아 빈 소년합창단, 빈 오페라단, 미국 뉴욕필 등 말로만 듣던 공연단체들이 내한했다. 세계적인 공연단체와 신수정, 정경화, 백건우, 존 서덜랜드, 반 클라이번 등 국제적으로 활동하
변화를 두려워하는 것은 미래가 불확실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역사상 변하지 않는 진실은 모든 것은 변한다는 것이다. 더구나 우리는 이미 가속의 시대에 살고 있다. 유통은 첨단기술을 등에 업고 전례 없는 속도로 진화하고 있다. 모든 것이 변할 때 현재에 머물러 있는 자의 발 밑에는 심연만 있을 뿐이다. 유통의 미래 맥락을 이해하면 변화의 발걸음을 재촉할 수 있지 않을까. 미래 유통 플랫폼은 과연 어디까지 진화할 것인가. 4차 산업혁명의 물결이 세상을 디지털화하고 있는 요즘, 글로벌 유통 공룡들도 거대한 디지털 생태계를 만드느라 분주하다. 아마존이나 알리바바는 1개 플랫폼 안에 유통 뿐 아니라 클라우드, 광고, 금융, 게임, 미디어, 음식배달 등 다양한 가치를 더하는 광역화 전략을 펴고 있다. 조만간 소비자들이 영화를 보거나 게임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상품을 구매하는 교차소비의 시대가 열릴 것이다. 광역 플랫폼 내 방대한 고객 데이터를 AI(인공지능)로 분석해 소비자의 라이프스타일을 완벽하
오늘 LG 구본무 회장님께서 별세하셨다. 새를 좋아하고 자연을 사랑하며, 사람들과 만나 정답게 이야기하기를 좋아하시던 和談(화담) 具本茂(구본무) 會長(회장)께서 불과 73세의 젊은 나이에 돌아가셨다. 슬프다. 마음이 몹시 아프다.. 내가 처음 구본무 회장님을 알게 된 것은 (주)럭키에 입사했던 1978년 무렵이다. 그때 구 회장은 수출본부에서 관리 업무를 맡고 있었는데 대기업 그룹들의 규모가 지금처럼 크지 않기도 했지만, 무슨 한국 최대 재벌의 아들 같은 분위기도 전혀 없었다. 그저 보통 사람, 관리부장이었다. 특별히 잘 알고 지내지도 않았으며, 그 이후에도 구본무 부장에 대해 달리 관심을 갖거나 의식한 적 없이 그저 나를 중심으로 바쁘게 회사 생활을 하면서 지냈다. 내가 다시 구 회장님을 가까이서 뵙게 된 것은 1990년 1월, 당시 럭키금성 회장실 홍보팀 부장으로 승진 발령을 받고서부터다. ◇차라리 2등을 하자던 50세의 젊은 회장님 구 회장은 당시 럭키금성그룹의 부회장을 맡고
네팔에서 전교 1등을 놓치지 않는 첫째 로히와 개구쟁이 동생 아밋, 엄마 플루씨가 한국을 방문할 수 있는 기회를 얻어 아빠를 찾는다. 교사였던 사흐씨를 배려해 제작진은 특별 수업이란 명목으로 몰래카메라를 설치해 가족과의 극적인 만남을 준비했다. 열흘 남짓의 짧은 해후를 뒤로하고 가족들을 다시 네팔로 떠나보내면서 아빠가 공항에서 눈물을 훔칠 때는 나도 모르게 울컥했다. 오래전 우리도 독일에 돈을 벌러 간 광부와 간호사, 월남에 파병한 군인과 민간인, 그리고 중동건설현장에서 땀을 흘린 부모님 세대의 역사가 있었다는 점이 떠올라 더욱 공감과 몰입을 하면서 시청을 하게 됐다. 공식 홈페이지에서 프로그램 소개를 찾아 읽어봤다. ‘이제 외국인 100만 명 시대를 넘어 '외국인 근로자 100만 명' 시대를 눈앞에 두고 있다. 100만 명에 가까운 외국인 근로자들, 그들 중 가족들을 떠나온 아버지와 아빠를 떠나 보낸 어린 자녀들이 만들어내는 웃음과 감동의 프로젝트 프로
한국 대학이 위기에 처했다는 얘기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4차 산업혁명 준비부족과 저출산 현상에 따른 학령인구 감소, 국제사회 경쟁력 저하 등이 그 이유로 꼽힌다. 정부는 오는 2021년 졸업생과 재수생을 합쳐도 대입 지원자가 대학 모집인원보다 6만~7만명 부족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국 대학의 국제사회 경쟁력도 학부모들의 충분한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다. 현재 대학이 학생에게 제공하는 지식과 미래 산업수요 부조화도 시급히 극복해야 할 과제다. 토마스 프레이(Thomas Frey)는 2030년 세계 대학 절반이 사라질 것이라고 관측했다. 칼 프레이(Carl B. Frey)도 20년 이내 미국 내 직업 20%가 '자동화' 때문에 사라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세계 대학은 인문학과 자연과학의 '융합'을 통해 생존을 모색하고 있다. 변화무쌍한 미래사회에 적응하는 힘을 기르고 적합한 인재를 양성하겠다는 전략이다. 그럼에도 정치권을 중심으로 호남지역 '한전공대' 설립을 두고 치열한 공
건설은 척박한 글로벌시장을 개척한 선도산업이자 고용 창출과 내수 성장을 주도해온 견인산업이다. 화려한 과거와 달리 건설산업이 직면한 현실은 심각하다. 지난 2005년 5.9%였던 건설산업 평균영업이익률은 10년 만에 0.6%(2015년 기준)로 10분의 1수준으로 악화됐다. 공공 공사비를 확보하지 못하는 것이 근본원인이다. 공공공사비의 기준이 되는 표준시장단가(구 실적공사비) 기준은 지난 10여년 간 36.5% 하락했다. 표준품셈도 2009년 이후 평균 약 18% 하락 조정됐다. 가뜩이나 공사비 기준이 낮게 책정되는데 여기에 더해 총사업비 관리체계 하에서 관례적으로 단계별 공사비가 삭감된다. 입·낙찰단계에서 표준시장단가는 초기 예정가격의 70%수준에서 그친다. 낙찰률은 법정 최저하한율에 수렴한다. 이 정도면 기업이 생존하기 위한 전략적 투찰이 불가능해 사실상 시장메커니즘이 실종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공공 발주자와 계약자 사이의 불공정 관행도 공공 공사비 부족을 부채질하고 있다.
생산적 금융과 포용적 금융. 금융에 관심이 있는 분들은 한번쯤 들어봤겠지만 일반인들에겐 생소한 용어다. 하지만 이는 문재인 정부 1년 동안 금융당국이 야심차게 추진해온 중요한 금융정책 방향이다. 생산적 금융이란 말 그대로 생산적인 부문에 금융자원을 배분하는 것이다. 이는 금융의 본질적인 역할이다. 은행 등 금융회사는 선별(screening) 기능으로 대출대상을 심사해 자금을 배분한다. 금융이 잘 발달하면 기업 등 대출대상의 사업성이나 성공 가능성을 심사하는 능력이 향상된다. 이렇게 되면 담보가 없어도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기술을 보유한 기업에게 자금을 배분할 수 있다. 이를 통해 금융은 경제성장에 기여하고 금융회사도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다. 생산적 금융 강화라는 정책방향은 우리 금융산업이 가계대출 등 비생산적인 부문에 금융자원을 너무 많이 배분해 왔다는 반성에서 나왔다. 금융이 본연의 역할을 회복해 실물경제 성장에도 기여하고 수익도 올리자는 것이다. 바람직한 정책방향이다. 지난 1
KDB산업은행(산은)이 한국GM의 경영회생을 위해 법적 구속력이 있는 LOC(금융제공확약서)를 발급하면서 한국GM 사태가 4개월만에 일단락됐다. 협상 결과는 각 이해집단의 관점에서 미흡하고 아쉬운 부분이 있을 수밖에 없다. 결론적으로 필자는 수많은 인수·합병(M&A)과 구조조정의 경험을 가진 GM과의 협상 과정에서 정부가 최선을 다해 적절한 선에서 잘 마무리했다고 본다. GM은 지난해 9월 구조조정 전문인 카허 카젬 사장을 한국GM CEO(최고경영자)로 보내면서 이미 2년 넘게 다듬어온 한국GM의 구조조정 시나리오를 실행했다. 국내 언론을 자극해 철수설이 불거지게 하는 등 협상의 달인다운 노련함도 보였다. GM 철수를 받아들이기 어려운 한국 정부를 강하게 압박해 최대한의 지원을 얻어내기 위한 강력한 선공이었다. 뒤이은 지난 2월 중순 군산공장 폐쇄 발표는 큰 충격을 줬고 각 이해집단의 과격한 행동과 억측을 유발해 국론분열 상태까지 몰고 갔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는 초기에 부처간 혼선
작년 말 우리나라의 가계금융자산 규모는 3668조원에 달했다. 1987년 말 99조원에 지나지 않았던 것이 30년 사이에 37배 늘었다. 고성장, 고금리가 지속되면서 특별한 노력 없이도 매년 고율의 증가율을 보인 것이다. 그런데 이 증가율이 최근 들어 눈에 띄게 둔화되고 있다. 지난 30년간 연평균 증가율을 10년 간격으로 계산해 보면 21%=>11%=>8%대로 낮아졌다. 경제가 고성장하고 금융자산 축적이 그리 많지 않던 시기는 각 가정에서 근로·사업소득이 얼마나 늘어나는가에 관심이 많고 금융자산의 효율적인 운용에는 그다지 관심을 갖지 않았다. 그러나 저성장기에는 근로·사업소득이 잘 늘지 않는다. 예금금리 저하로 종전과 같이 높은 금리수입을 기대하기도 어렵다. 그동안 축적해 온 금융자산의 효율적인 운용방법을 적극 찾아볼 수 밖에 없다. 가계금융자산의 축적과 효율적 운용이라는 측면에서 일본과 미국 사례는 대비된다. 1987년에서 2017년 사이에 일본의 가계금융자산은 2.2배로 늘어난
올해 3월 전국 학생을 대상으로 실시한 '재난예방 포스터 공모전'에서 최우수상을 받은 초등학생 작품은 그 문구가 아주 인상적이었다. '지진훈련은 안전벨트와 같아요'라는 짧은 문구가 강렬하게 다가왔다. 평소 훈련에 참여해 지진에 대비했던 경험이 예고 없이 찾아오는 지진으로부터 나와 소중한 가족을 지키는 '안전벨트'가 된다는 당연한 사실이 초등학생의 눈으로도 통해서도 확인된 것이다. 예기치 못한 재난을 겪으면 불과 몇 분 몇 초 내의 판단이 생사를 가르는 잣대가 된다. 얼마나 신속하게 적절한 판단을 하고 소중한 목숨과 재산을 구할 수 있는 가를 결정하는 힘은 평소의 교육과 훈련에 달렸다. 지진 대응 선진국인 일본에서는 평소 주민 스스로 비상용품을 준비하고, 지진 대피훈련에 적극 참여해 지진에 대비한다. 반복 훈련을 하는 이유는 명료하다. 행동 요령을 단순히 아는 것과 실천을 통해 몸에 익히는 것은 실제 상황에서 큰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평상시 교육과 훈련을 반복한 결과가 201
불과 열흘 전 우리는 역사에 길이 남을 순간을 경험했다. 남북정상이 손을 맞잡고 국경을 넘나드는 놀랍고도 가슴 뭉클한 장면을 목격한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이를 지켜보며 눈시울을 적시기도 했다. 금융산업은 오랜 기간 경계가 분명한 ‘내수산업’이었다. 정부로부터 인가를 받은 소수의 사업자들만이 금융서비스를 제공해 왔다. 우리나라의 경우 은행이익의 9할 이상이 국내영업에서 나오니 그런 평가가 무리는 아닐 것이다. 그런데 ‘금융산업=내수산업’이라는 등식이 더 이상 성립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최근 점점 강해지고 있다. 소위 4차 산업혁명 때문이다. 정보통신기술(ICT)의 발전으로 촉발된 4차 산업혁명은 금융 분야에서 ‘파괴적 혁신(disruptive innovation)’을 요구하고 있다. 핀테크, 가상통화, 블록체인, 오픈플랫폼 등의 영향으로 금융 업종간 경계는 물론 금융업과 비금융업의 경계도 모호해지고 있다. 국경도 이제는 큰 걸림돌이 아니다. 몇 가지 예를 들어보자. 가상통화를 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