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경제는 물론 정치, 사회 전반에 걸린 여러 전문가들의 고견을 들을 수 있습니다.여러 사람의 다양한 이야기를 들음으로써 세상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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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폭력 때문에 멀쩡했던 내 자식은 치료하느라 학교도 못 가고 우리 가족은 풍비박산인데 상대는 버젓이 학교 잘 다니고 잘 먹고 잘 사는 게 말이 됩니까?" 푸른나무재단의 전국 학교폭력 상담전화(1588-9128)에는 매일 이같은 절박한 호소가 이어진다.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은 2004년 푸른나무재단이 주도한 47만명 시민의 서명과 시민사회 단체연대 출범 등 각고의 노력으로 제정됐다. 하지만 제정된 지 20년이 된 지금에도 학교폭력은 위와 같이 청소년들과 가정을 심각하게 위협하고 고통을 주고 있어 타개를 위한 제도 개선뿐 아니라 사회적 관심과 기업 참여가 필요하다. 푸른나무재단이 실시한 '2024 학교폭력·사이버폭력 실태조사'에 따르면 학교폭력 피해 학생들의 고통이 64.1%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자살·자해 충동 경험률은 39.9%로 해마다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특히 사이버폭력의 경우 익명성·확산성의 특성으로 다른 유형의 폭력보다 고통의 수위가 더욱 크다. 학교
2022년 11세의 남아가 끔찍한 학대로 사망한 사건이 발생했다. 피해 아동의 생물학적 부(A)는 아동의 생모와 이혼한 후 다른 여자(B)와 사실혼 관계를 유지하면서 두 딸을 더 낳았는데, 비정한 두 남녀는 양육 스트레스를 핑계로 어린 아이에게 차마 글로 옮기기 힘든 몹쓸 짓을 가해 세상을 떠나게 한 것이다. A는 상습적으로 아동을 학대, 방임하고 유기했다는 혐의로, 주로 가혹행위를 자행한 B는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아동학대살해죄로 기소되었는데, 제1심과 항소심은 B에게 아동학대치사죄만 인정을 하고 아동학대살해죄는 무죄로 판단했다. B가 자기 친자녀들과 오래 격리되어 돌보지 못하게 되는 결과까지 감수하면서 피해 아동을 살해할 만큼 미워하였다고 볼 수 있는지 의문이고, A와 B가 피해 아동을 양육하지 않는 방법을 검토하고 있던 상황에서 곧바로 살해하여 양육으로 인한 스트레스와 불만에서 벗어나려 했다고 보기는 어려우며, 극도의 분노감으로 순간적으로 살해의 범의
대한민국 청년들은 가장 빛나는 청춘의 시기에 병역의무를 이행한다. 병역의무는 군 현역 복무 뿐 아니라 국가산업 발전과 비상시 전문기술인력 활용을 위해 산업 현장에서 복무하는 등의 다양한 형태로 이행된다. 다양한 형태 중 하나가 선박에서 병역의무를 이행하고 해운·수산업 발전에 기여하는 '승선근무예비역' 제도다. 승선근무예비역 제도는 2008년 국가 비상시 국가안보와 국민경제에 긴요한 물자 등을 수송하는 업무를 지원하는 목적으로 도입됐다. 해양수산부 장관이 지정하는 17개 해양·수산계 대학이나 고등학교에서 정규교육 과정을 마치고 항해사·기관사 면허를 보유한 사람이면 지원할 수 있다. 이들은 해수부 장관 추천과 병무청장이 배정한 업체의 선박에서 5년 내 3년간 승선근무를 하면 된다. 현재 131개 해운·수산업체에서 3000여명의 승선근무예비역이 복무하고 있다. 장기간 망망대해를 오가며 한정된 공간인 선박에서 근무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병무청은 이러한 고충에 공감하면서 승선근무예비
우리나라 인구는 2019년 5185만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지난해 5133만명으로 4년 만에 52만명이 줄었다. 하지만 이렇게 전체인구가 감소한 상황에서도 수도권(서울·인천·경기) 인구는 증가한 반면 비수도권 지방 인구의 비율은 2014년 50.6%에서 2023년 49.3%으로 감소했다. 지방소멸 위기의 가장 큰 원인으로 청년 인구의 수도권 유출이 꼽힌다. 진학과 일자리를 찾아 떠나는 것이다. 수도권에 대학 35%, 대학생 41%가 밀집해 있다. 청년들이 원하는 일자리도 수도권에 집중돼 있다. 수도권 인구집중은 높은 부동산 가격과 물가 상승에 따른 기초생활의 불안정으로 결혼 기피, 저출생 문제 등의 악순환으로 이어지고 있다. 동시에 지방은 지역의 산업과 경제를 지키고 이어갈 인재가 고갈돼가고 있다. 그동안 정부도 수도권 집중 해소를 위해 공공기관 지방 이전, 기업과 일자리의 지방 유치를 추진했지만 효과는 크지 않았다. 교육정책을 외면했기 때문이다. 윤석열 정부는 지방이 주도하는 교
"Don't Copy, Don't Sell, Don't Buy." 위조품은 만들지도 팔지도 사지도 말자는 이 문구는 지난 6월 한국패션산업협회의 패션IP센터가 문을 열며 내세운 구호다. K패션의 지식재산권 보호는 필자가 올 초 한국패션산업협회장을 맡게 되면서 가장 중점을 뒀던 사업 부분 중 하나다. 이제 막 글로벌 무대로 비상을 시작하는 K패션이 브랜드가 디자인 도용으로 노력의 과실을 빼앗겨서는 안되기 때문이다. 패션IP센터가 문을 연 지 두 어 달 만에 온라인에서 도용 상품이 유통되고 있다는 IP 침해 의심사례가 1700건 가까이 접수됐다. 이 중 약 400건은 실제 침해가 있는 건으로 확인돼 협회의 도움으로 유통이 차단됐다. K패션이 직면한 지식재산권 침해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 수준인 지 보여주는 수치라 할 수 있다. 그러나 필자가 무에서 유를 창출하는 도전정신을 바탕으로 세계적인 브랜드들을 일궈낸 한국의 디자이너와 경영자들의 스토리를 접할수록 한편으로는 "K패션은 함부로 베껴
최근 큐텐, 티몬, 위메프가 일으킨 피해가 판매사업자, 소비자, 플랫폼사, 카드사, PG사, 상품권 발행사 등 복잡하게 엮인 이커머스산업 곳곳에 퍼지고 있다. 검찰은 전담수사팀을 꾸려 '티메프'(티몬·위메프) 사태 관련 사기·횡령혐의를 수사 중이며 정치권과 정부는 각자의 진단을 바탕으로 방지대책 수립과 관련 법·제도 정비에 나섰다. 일각에서는 이커머스 플랫폼이 판매대금을 유용한 것으로 보고 에스크로 도입 의무화, 운영자금과 판매자금 분리, 입점 판매자 거래대금 정산주기 단축 의무화 등의 방지대책을 세운다. 반면 이번 사태를 플랫폼의 갑질과 책임부재로 진단하는 쪽에선 플랫폼에 연대책임을 부과하거나 플랫폼 입점 사업자에 단체교섭권을 부여하면 재발을 방지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번 사태의 본질은 기업금융 재무관리 사기다. 부실경영과 경영실패로 인해 발생한 유동성 문제다. 배임 등 일탈행위에 대해 근거법령에 따른 처벌이 필요하다. 큐텐은 티몬과 위메프의 재무조직을 떼어내 큐텐에 통합했고
오픈AI가 챗GPT를 출시하면서 AI(인공지능)가 우리 생활에 더욱 깊숙이 들어왔다. 이후 글로벌 빅테크(대형 IT기업)들이 쏟아내는 생성형 AI 도구들은 더 효율적이고 더 생산적인 결과물을 만들 수 있게 해줬으며 기술이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에서 나아가 막연한 두려움까지 갖게 했다. 특히 글로벌 빅테크들은 AI 시장에서의 기술주도권을 놓치지 않기 위해 전투하듯이 AI에 대한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이들은 개발자, 데이터, 특허를 확보하기 위해 안간힘을 쓴다. 글로벌 빅테크에 근무하는 AI전문가는 약 3만3000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5년간 초거대 AI기술과 관련된 특허출원의 연평균 증가율은 61.3%로 이 역시 글로벌 빅테크들이 주도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생성형 AI 시장은 2030년까지 283조원(약 2090억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고 예상된다. 특히 2021~2023년에 연평균 100% 이상의 성장세를 보였다. 시
플랫폼 비즈니스라는 거대 파도가 지난 뒤 '딥테크'(첨단기술)라는 새로운 물결이 일고 있다. 직장인을 위한 문서 번역·요약 등 일반인도 쉽게 접하고 다룰 수 있는 생성형 AI(인공지능)가 등장하면서 산업계 일대 지각변동이 가속화되는 모습이다. 이른바 '범용 AI 시대'의 개막으로, 이런 변화의 주역은 단연 딥테크 스타트업이다. 각국 정부가 신성장 동력을 모색하면서 AI를 기반으로 한 BM(비즈니스모델)을 갖춘 기업은 제1의 투자처가 됐다. 이는 데이터를 통해 확연히 드러난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피치북에 따르면 2023년도 미국의 AI 스타트업 투자액은 약 270억 달러(35조4000억 원)에 달한다. 이를 분야별로 나누면 △바이오·헬스 △로봇 △컴퓨터 비전 △사스(SaaS, 서비스형 소프트웨어) △핀테크 △사이버 보안 등 요즈음 가장 '핫'하다는 분야가 전부 포함돼 있음을 알 수 있다.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데이터분석본부 연구진들이 좀 더 범위를 좁혀 이들이 진출해
올해는 시멘트가 탄생한 지 200주년이 되는 해다. 1824년 영국의 애스프딘이 석회석을 점토와 혼합해 800℃까지 소성(가열), 클링커를 만든 후 고운 가루로 분쇄해 시멘트를 제조하는 방식이 특허를 얻으면서 현재까지 가장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시멘트의 시초가 됐다. 200년이 지난 지금도 우수한 성능과 범용성 측면에서 시멘트를 대체할 건축자재는 없을 정도로 현대 건축에서 필수 자재로 인정받고 있다. 국내 시멘트업계가 미래 100년을 향해 지속 발전하려면 반드시 해결해야 할 핵심과제 중 하나가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탄소중립 달성이다. 석회석은 약 40%의 이산화탄소를 함유한다. 국내 주요 업종 중 철강, 석유화학에 이어 세번째로 많은 연간 3600만톤의 온실가스를 배출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국내 시멘트사(史)에 새로운 이정표가 새겨졌다. 국내 최대 업체인 쌍용C&E는 일반 시멘트(1종 포틀랜드시멘트)보다 온실가스 배출의 주원인인 클링커 함량을 낮춘 저탄소 석회석시멘트 3만톤을 미국
세계인의 축제 파리올림픽이 막을 내렸다. 28년 만에 배드민턴 여자 단식 올림픽 금메달리스트가 된 안세영 선수는 우승 기자회견에서 대한배드민턴협회(이하 협회)에 불만을 토로했다. 보도를 보면 안 선수의 무릎 부상에 대한 협회의 대처가 아쉽다. 안 선수는 지난해 9월 아시안게임 결승에서 무릎 부상을 당했다. 당시 협회가 소개한 병원은 안 선수에게 몇 주간 재활이면 된다고 했으나 오진이었다. 협회는 안 선수의 부상이 심각하다는 사실을 비공개하고 안 선수는 무릎에 테이핑만 한 채 계속 대회에 나가야 했다. 안 선수는 지난해에만 국제대회 14회, 국내대회까지 20회나 참전해야 했고, 자신의 종목인 단식이 아닌 복식도 나가야 했다. 제대로 재활할 수 없었다. 올림픽 경기 중 안 선수가 찡그렸던 이유는 부상 때문이었다. 협회가 선수의 부상 관리보다 출전 횟수에만 집중했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또 협회는 안 선수가 의지하던 트레이너와는 계약을 해지하고, 선수가 원한 적도 없는 인도네시아 코치
대한민국이 직면한 가장 큰 위기 중 하나는 저출산 문제가 날로 심각해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1971년 580만 명에 달하던 초등학생 수가 2023년에는 260만 명으로 절반 이상 줄어들었다. 학급당 학생 수 역시 1972년 평균 60명에서 2022년 21명으로 심하게 감소했다. 이는 단순한 통계 수치를 넘어 우리 사회의 암울한 미래를 보여주는 중요한 지표다. 저출산의 실태는 합계출산율을 통해 더욱 명확히 확인된다. 1970년 4.53명이었던 합계출산율은 2002년 1.3명 이하로 떨어져 우리나라를 초저출산 국가로 만들었다. 2018년에는 처음으로 1.0 미만인 0.98을 기록했고, 작년 2023년에는 충격적인 0.72명까지 떨어졌다. 이는 OECD 국가 중 최하위 수준으로, 국가의 존립마저 위협받는 심각한 상황이다. 이러한 심각한 저출산은 고령화와 맞물려 앞으로 국가 재정에 막대한 부담을 안길 전망이다. 2050년경에는 공적연금, 의료, 장기요양 관련 정부 지출이 GDP 대비 25%
정부가 7월 말 세법 개정안을 발표했다. 이번 개정안에는 상속·증여와 관련 세부담을 완화하는 내용이 상당히 많이 포함됐다. 다만 정부의 개정안대로 실행되려면 국회 의결을 통해 법이 개정돼야 하는 부분이 상당히 많다. 이번 개정안이 그대로 실행될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상속·증여세율 인하다. 현행법은 과세표준 1억원 이하에 대해 10% 세율로 과세하도록 규정한다. 개정안은 2억원 이하까지 10% 세율이 적용되는 구간을 확대했다. 또 현행법에서 과세표준 30억원 초과에 대해 최고세율인 50%를 적용하도록 한 것을 개정안에서는 최고세율 적용 구간을 기존 30억원 초과에서 10억원 초과로 낮추면서 최고세율까지 40%로 낮췄다. 개정 전 후 과세표준 구간별 세율을 정리하면 아래와 같다. 상속의 경우 현행법상 자녀 1인당 공제금액이 5000만원인데 개정안에서는 5억원으로 상향했다. 개정안대로 시행되면 자녀 1인당 5억원에 대해서는 상속세를 전혀 부담하지 않아도 된다. 앞서 설명한 세율 인하와 같이 생각해보면 상속세 과세대상자가 대폭 줄어들고 상속세 과세대상이 되더라도 세부담 또한 획기적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