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경제는 물론 정치, 사회 전반에 걸린 여러 전문가들의 고견을 들을 수 있습니다.여러 사람의 다양한 이야기를 들음으로써 세상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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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데믹(pandemic)이 발생한 지도 5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한 지도 3년이 돼 간다. 이 기간 한국경제는 사회적 거리두기와 공급망 차질로 인한 경기 침체, 유가와 식량 가격 폭등에 따른 소비자물가 급등, 큰 폭의 기준금리 인상 등으로 매우 큰 충격과 변동성을 경험했다. 다행히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이후 경제성장률이 견조한 모습을 보이고 있고 2024년 하반기 들어 소비자물가상승률이 목표 수준에 근접함에 따라 유럽과 미국 중앙은행에 이어 한국은행도 기준금리 인하에 동참하기 시작했다. 이처럼 최근 들어 경제성장률과 소비자물가상승률의 변동성 모두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감소하고 있다. 한국경제가 지난 5년간의 이탈에서 벗어나 새로운 균형에 진입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충격에서 회복된 2013년부터 2019년까지의 한국경제는 저성장·저물가로 특징되는데, 이러한 특징을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과 대비해 '뉴노멀'(New Normal)이라고 불렀다. IMF
민사소송엔 '증명책임'이란 개념이 있다. 민사소송에선 양쪽이 주장한 내용과 증거만으로 재판하는 변론주의가 지배한다. 이 가운데 증명하고자 하는 사실이 진위불명인 경우, 즉 법관이 법률요건을 구성하는 주요 사실에 대해 확신하지 못할 때 어느 쪽에 불이익을 돌릴지에 대한 문제다. 원고에게 증명책임이 있는 사실이라면 그 사실의 진위불명에 대해 원고에게 불이익을, 반대의 상황에서는 피고에게 불이익을 돌려 승패를 결정하게 된다. 증명책임의 소재는 매우 중요한 문제고 이 때문에 대법원은 어떤 법률요건에 대한 증명책임이 양 당사자 중 누구에게 있는지를 선언하는 판시를 하곤 한다. 조세소송도 기본적으로 변론주의를 따르고 그 절차엔 민사소송법이 준용되므로 증명책임이라는 개념이 존재한다. 다만 조세소송 당사자는 납세자와 과세관청이 된다. 과세관청은 과세처분을 하기 위한 세무조사권한을 갖는 등 납세자보다 우월적 지위에 있기 때문에 과세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소송에서 과세처분의 적법성에 관한 증명책임은 과세관청에게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미국의 47대 대통령으로 당선됐다. 이로써 트럼프의 보호무역주의 정책이 향후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관심이 크다. 특히 주목해야 할 대목은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를 기반으로 한 관세 인상 조치가 한국 수출 기업들에 미칠 타격이다. 이러한 관세 인상은 미국과 중국이라는 두 경제 대국 간의 무역 갈등을 고조시키고 한국 경제 역시 여러 방면에서 도전에 직면할 것이다. 한국은 미국과의 무역에서 지속적인 흑자를 기록해 왔다. 그리고 트럼프는 대선 기간 중 모든 국가 수입품에 전면적으로 10% 관세를 부과할 수도 있다고 천명했다. 지금까지의 한국 수출 구조에 변화가 불가피할 수 있다. 한편, 한국개발연구원(KDI)의 분석에 따르면, 미국이 중국 제품에 대해 고관세를 부과하면서 중국의 대미 수출이 10% 줄어들면 한국 GDP는 약 0.31% 감소하는 것으로 예상했다. 더욱이 중국의 보복성 대미 관세 부과로 인해 미국의 대중 수출이 10% 줄어들면 한
가스안전 50년의 역사는 안전관리 후진국에서 선진국으로의 여정이었다. 지금 우리나라는 가스안전에서 세계 최고 수준으로 인정받고 있다. 이는 가스산업계, 정부 그리고 공사가 하나돼 적극적으로 노력하고 실천한 결과다. 지난 반세기 역사를 돌아보면 국내 가스산업은 1970년대 석유파동 이후 정부의 에너지 다변화 정책에 따라 태동했다. 정부는 1974년 한국가스안전공사를 설립하면서 가스안전이라는 씨앗을 뿌렸으나 액화석유가스(LPG)와 도시가스 수요가 급격한 성장세를 보이는 가운데 제도와 안전의식이 확립되지 못하면서 가스사고가 빈번했다. 1994년 아현동 가스폭발사고, 1995년 대구지하철 공사장 도시가스 폭발사고 등으로 전 국민이 커다란 슬픔을 겪었다. 그럼에도 우리는 좌절하지 않고 안전관리 제도의 기반을 단단히 다져왔다. 그러나 최근 국내 가스산업은 또한번의 혁신을 요구하고 있다. 사고가 크게 감소하면서 안전 분야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줄어들고 안전의식이 둔감해지고 있어 가스안전관리에 경
올해 9월4일 금융위원회는 올해 공인회계사(CPA) 시험 합격자 1250명을 발표했다. 역대 최대 규모다. 지난해 1100명에 비해 150명이나 늘어났다. 발표 이후 2개월이 지났는데도 상당수의 합격자가 적절한 수습처를 찾지 못해 합격의 기쁨을 누리지 못하고 있다. 공인회계사 시험에 합격한 수습 공인회계사들은 회계법인에서 2년, 혹은 공공기관이나 사기업의 회계 및 세무 관련 부서 등에서 3년을 근무해야만 공인회계사 자격증을 받아 정식 등록할 수 있다. 대부분의 수습 공인회계사들은 수습처로 회계법인을 선호한다. 회계법인이 공인회계사로서 필요한 실무 경험을 쌓기에 가장 적합한 환경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반면 일반기업은 수습 공인회계사 채용을 꺼리는 경향이 있다. 일반기업은 충분한 실무 경험을 갖춰 즉시 업무에 투입할 수 있는 경력직 등록 공인회계사를 선호한다. 기껏 수습 공인회계사를 채용하더라도 이들이 회계법인으로 이직할 가능성이 높기에 수습 공인회계사 채용할 가능성은 작고 선호하지도
지난 9월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이 코로나19 사태 이후 실시해 온 재택근무를 중단하고 주 5일 출근한다는 방침을 전격 발표했다. 재택근무에 익숙해진 직원들의 불만은 어느 정도 예견되는 일이었다. 하지만 예상보다 불만이 커보인다. 아마존 직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재택근무를 계속할 수 있다면 승진을 포기할 의향이 있다는 답변이 67%에 달했고, 절반에 가까운 49%는 현재급여의 10~20% 삭감도 감수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근로자들은 유연하고 자율적인 근무방식을 선호하는 반면 사용자들은 성과 극대화를 위해 통제를 강화하는 경향이 있다. 둘 사이의 긴장 관계는 동기부여 연구의 출발점이다. 최근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에는 유연하고 자율적인 근무방식 쪽에 손을 들어주는 연구 결과가 소개됐다. 또 FWI(the Families and Work Institute·가족과 직장문제 연구소)에서 미국 근로자 1516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는 근무 시간과 일
2003년부터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 중 우리나라가 자살률 1위라는 오명을 쓴 지 어느덧 20년이 넘었다. 올해 연세대 '글로벌지속가능발전포럼' 행사에 참석한 해외 전문가들은 한국인의 정신건강은 실로 국가의 존망을 논할 정도로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요즘 인구학자들은 한국인들의 출생률이 워낙 낮아서 머잖아 대한민국이란 나라가 아예 없어질 수도 있다고 엄중 경고하기도 한다. 하지만 정신건강 전문가들은 마음의 고통이 심해서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이웃이 이렇게 많은데도 국민 대다수가 무감각하다는 점을 이보다 더 무섭게 받아들여야 할 현실이라고 지적한다. 작년에도 자살 사망자 수는 1만3978명으로 전년 대비 1072명이나 증가했다. 매주 이태원 참사의 사망자 숫자보다 훨씬 더 많은 숫자의 대한민국 국민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셈이다. 필자가 미국 유학 시절 심리상담을 처음 배울 때 지도교수는 우울증을 종종 '영혼의 흔한 감기'라고 부르곤 했다. 감기는 죽을병은 아니지만 대신 자신의 면
스타트업 성장 과정에서 투자유치는 가장 중요한 부분 중 하나다. 스타트업 대표 대부분은 수도 없이 많은 IR(기업설명회)를 하면서 투자유치를 위해 노력한다. 스타트업이 적기에 투자유치를 못 할 경우 운전자금과 R&D(연구개발)에 문제가 생겨 위기를 겪는 사례도 적지 않다. 스타트업은 투자를 유치할 때 투자자와 계약서를 작성하며 사업을 구체화하고 성장할 '장밋빛 미래'를 꿈꾼다. 하지만 투자계약서는 스타트업의 장밋빛 미래만을 담고 있는 것은 아니다. 투자자가 투자금을 회수하기 위한 여러 장치도 포함된다. 계약 당시에 이런 장치들을 하나하나 친절히 설명해주는 경우는 많지 않다. 스타트업의 투자계약서를 검토하면서 자주 듣는 말은 자신들이 쓴 계약서가 '업계에서 사용하는 표준계약서'라는 말이다. 표준계약서란 한국벤처캐피탈협회, 한국엔젤투자협회, 한국엑셀러레이터협회가 공동으로 작성한 '표준 벤처투자계약서'를 의미한다. 실제 체결된 계약서를 살펴보면 기본 틀만 해당 계약서를 사용하고 투자자가
올여름 가장 재미있던 뉴스는 지구 반대편 미국 대선 소식이었다. 불과 몇 주새 바이든과 트럼프 토론회, 트럼프 피격, 바이든 후보직 사퇴, 해리스 후보 선출 등 굵직한 사건이 박진감 있게 펼쳐졌다. 대미를 장식한 건 지난 8월 말 시카고에서 열린 민주당 전당대회였다. 버락 오바마 등 유력 정치인부터 오프라 윈프리 같은 스타 방송인까지 내로라하는 연사들이 참석했고 여기엔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도 있었다. 힐러리는 "우리는 함께 가장 높고 단단한 유리천장에 금을 내왔다"며 해리스가 마침내 유리천장을 깰 준비가 됐다고 했다. 지난해 미국에서 법학석사 유학 과정을 밟고 글로벌 로펌의 뉴욕 오피스에서 단기 파견근무를 하던 때가 생각났다. 뉴욕의 웬만한 대형 로펌에는 소위 '다양성위원회'가 있다. 다인종 국가인 미국에서는 다양성이 항상 화두다. 미국의 대형 로펌은 주로 백인 남성 일색인 파트너 구성이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받는다. 파견근무했던 로펌의 다양성위원회 위원장은 뉴욕 오피스에 얼마 안 되는 한국계 파트너 변호사였다.
1912년 발간된 미국 소설 '키다리 아저씨'는 고아원에서 자란 주인공이 익명의 후원자로부터 대학교육까지 지원 받으면서 나중에는 그와 사랑에 빠져 결혼에 이르게 되는 자립과 성장의 일대기를 다룬 소설이다. 이와 비슷한 일이 우리나라와 국제기구 사이에도 있었다. 우리나라는 1979년 UN의 지식재산 전문기구인 WIPO(세계지식재산기구)에 가입했다. 당시 한국의 1인당 GDP(국내총생산)는 1800달러에 불과했기에 회원국 분담금은 가장 낮은 수준인 2500 스위스 프랑(약 54만원)을 납부했다. 1977년 상공부(현 산업통상자원부) 외청으로 이제 막 독립한 특허청은 심사관 50명·예산 5억원에 불과한 작은 조직이었고 특허심사에 필요한 선행기술조사를 WIPO를 통해 선진국으로부터 지원받기도 했다. 이와 더불어 WIPO와 UNDP(유엔개발계획)로부터 지원받은 90만달러가 1990년까지 진행된 특허청 현대화 계획의 밑거름이 됐다. 한국은 WIPO의 권고로 1984년 국제특허출원제도인 PCT(
서울시가 지난 3월 강남북 균형발전을 위해 새로운 청사진으로 발표한 '강북 전성시대' 핵심 사업들은 11월 현재 안정적으로 순항되고 있다. '강북 전성시대'는 서울 강북지역을 미래형 일자리(직), 주거환경(주), 감성 문화공간(락)이 어우러진 미래산업 경제도시로 탈바꿈시키겠다는 서울시의 균형발전 핵심 구상안이다. 먼저 서울 동북권에 강북 전성시대 실천의 첫걸음으로서 대규모 유휴부지인 창동차량기지 일대를 '서울 디지털바이오시티(S-DBC)'로 조성한다. 지난 5월 개최한 S-DBC 기업설명회에서 조성원가 공급, 세제 혜택, 장기임대단지 마련 등 파격적인 인센티브와 함께 공공기여 비율을 최대 50%까지 완화하는 '균형발전 사전협상제도'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S-DBC에는 핵심 연구 앵커 기능을 수행할 '오픈랩(공유 연구시설)'이 들어설 예정이다. 오픈랩을 전문적으로 운영할 기관과 협력하여 국내외 빅파마를 유치하고 대형 벤쳐 캐피탈과 연계한 기술 투자와 기업 이전 등에 전력을 다한다면
셰익스피어 희극 '베니스의 상인'에서 고리대금업자 샤일록은 안토니오에게 급전을 빌려주며 "빚을 갚지 못하면 심장에서 가장 가까운 살 1파운드를 베어가겠다"는 조건을 건다. 불행하게도 안토니오는 그의 전 재산을 실은 배가 바다 한 가운데서 침몰하는 바람에 빚을 갚지 못했고, 샤일록은 그의 살을 베어가겠다고 한다. 하지만 재판관은 "살 1파운드를 베어가되, 피는 한 방울도 흘려서는 안 된다"고 판결해 샤일록은 실질적으로 패소한다. 이 작품 속 이야기는 다양하게 해석되곤 하지만 기계적인 채권 회수가 과연 최선일까 하는 의문을 갖게 한다. 채무자가 감당하기 어려운 빚으로 연체가 장기화하면 금융회사 입장에서도 오히려 회수가치가 낮아지는 문제가 있다. 우리 사회가 성실 채무상환자의 의욕을 꺾지 않으면서도 취약 채무자에 합당한 채무조정의 기회는 제공하고 있는지 자문해 볼 일이다. 그간 채무자 보호와 재기 지원을 위한 여러 제도가 도입됐다. 2002년 출범한 신용회복위원회, 2004년 도입된 법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