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경제는 물론 정치, 사회 전반에 걸린 여러 전문가들의 고견을 들을 수 있습니다.여러 사람의 다양한 이야기를 들음으로써 세상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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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이면 퇴직연금제도가 도입된 지 20년이다. 하지만 상용 근로자의 절반은 아직 제도에 들어오지도 못하고 있고 가입 근로자 대부분은 자신이 확정급여형(DB)인지 확정기여형(DC)인지조차 헷갈린다. 월급이 오르는 만큼 같이 증가하는 확정급여형이라면 그나마 낫지만, 확정기여형을 택하고 운용을 방치했다면 곤란할 수 있다. 20년 후 내가 받을 연금이 같이 입사한 동기의 절반도 되지 않는다는 사실에 충격받을 수 있어서다. 연금 자산은 보관이 아니라 '투자'여야 한다. 확정기여형이라면 더욱 그렇다. 확정기여형 퇴직연금 가입 근로자의 82%는 여전히 예금에 기반을 두고 있고 그것도 이자가 많지 않은 1년 만기 예금에 편중됐다. 사실 개인이 투자를 잘해서 자기 힘으로 연금을 불리는 건 쉽지 않다. 그래서 연금 자산 운용은 직접투자보단 '간접투자'가 기본이다. 연금 상품의 대부분이 펀드로 제시되는 이유기도 하다. 예컨대 충분한 정보가 없고 전문가의 도움도 전혀 받지 못한 상태에서 어떤 펀드에 얼
임대차계약, 근로계약, 대출계약 등 사람들은 살면서 크고 작은 계약을 하게 되고, 계약은 계약서라는 문서의 형태로 확정되는 것이 보통이다.그런데 이 계약서라는 것이 낯설고 어색해서 어렵게 느껴지는 경우가 부지기수이다. 아무래도 법적 구속력이 있는 문서이다 보니 전문용어와 복잡한 문장 구조로 구성되고 법적 책임과 의무 또는 특정 법률 내용이 규정된다. 결국 일상적인 언어와는 거리가 있게 되므로 언어부터 장벽이 되어 진입조차 쉽지 않게 여겨지는 것 같다. 예컨대 국민의 일상생활에서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주거인데 이와 관련된 '임대주택 표준계약서'를 보면 다음과 같은 내용이 있다. "임대주택 및 그 내부시설물의 파손, 멸실 또는 원형변경등이 있는 때에는 '을'은 이를 원상회복하거나 원상복구비용을 납부하여야 한다. 단 일반적으로 허용되는 마멸 또는 마손의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한다." 여기서 '일반적으로 허용되는 마멸 또는 마손의 경우'란 무엇일까. 표준국어대사전에 따르면 '마멸'은 갈
혁신(革新)이라는 말은 동물의 날가죽(皮)을 무두질해서 새롭게(新) 쓸모 있는 가죽(革)으로 만드는 데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아무리 훌륭한 가죽도 그대로는 부패하기 쉽기 때문에 털을 제거하고 무두질을 하는 등 손질을 거쳐야만 명품가방으로 재탄생할 수 있다. 이처럼 혁신의 본질은 새로운 가치를 발견하고 창출하는 것이다. 1996년 출범한 코스닥 시장 역시 혁신기업 플랫폼으로서 기술력 있는 벤처기업을 발견하고 상장시켜 우리 경제에서 중요한 가치를 창출해왔다. 현재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기업인 알테오젠(시총 19조원)의 경우, 2014년 상장 당시 시가총액은 1403억원에 불과했다. 알테오젠은 코스닥 상장으로 더욱 연구개발에 집중할 수 있었고, 이는 성장에 주요한 밑거름이 됐다. 2000년 코스닥에 상장한 에스엠은 1호 엔터기업으로서 불모지였던 엔터 산업을 일구고 K-POP과 한류 문화를 전 세계로 확산시키며 현재의 K-컬처를 개화하는데 공헌했다. 돌이켜보면 코스닥은 벤처산업 생태계가
국회 고위공직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거론되는 단골 메뉴 중 하나가 탈세 의혹이다. 실제 탈세가 이루어진 경우도 있을 수 있지만, 주로 논란이 되는 것은 자녀들에게 재산을 이전하면서 가족 간 거래를 통해 세금을 줄였다는 이른바 '편법 증여'다. 공직 후보자는 그런 거래 사실은 인정하지만 그것이 실정법 위반은 아니라고 해명한다. 의원은 법 위반 여부는 뒷전이고 그런 자산승계 행위를 한 점 자체로 후보자 자질 문제가 있다면서 추궁을 계속한다. 양쪽 모두 실정법 위반이 아니라는 점을 인정하지만 결국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행위를 했다며 후보자가 사과하는 일이 반복된다. 조세전문가의 눈엔 쉽게 납득이 가지 않는다. 법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절세전략을 세워 자녀들에게 자산을 증여하는 행위를 비난하는 게 타당한지 의문이 든다. 도대체 탈세와 절세를 판단하는 기준은 무엇인지, 사과의 변에 있는 국민의 눈높이라는 표현은 무엇인지 생각해 보게 된다. 혹시 탈세와 절세의 경계를 판단하는 기준으로 세간에 흔히 헌법보다 상위에 있다고 회자하는 이른바 '국민정서법'을 든 것은 아닌지 궁금하다.
지난 2월 6일 정부는 의대정원 2000명 증원을 발표하며 '2035년에 의사 1만명이 부족하므로 2025학년도부터 5년간 의대정원을 2천명 증원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의대 증원 발표 이후 의료계는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특히 추석에는 범정부 응급실 비상대응 뉴스에 많은 국민이 걱정했지만, 경증환자와 가족들이 1차 의원과 2차 병원을 이용하면서 큰 혼란 없이 보낼 수 있었다. 의료개혁은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보호하고, 지역 필수의료를 살리기 위해 추진되고 있다. 지방의 의사부족을 해결하고 필수의료 분야에 적정한 의사인력을 확보하기 위한 의대증원도 이를 위한 방편 중 하나다. 지역 필수의료 분야에서 활동할 의사를 양성하기 위한 정부 정책에 지방대학도 자발적으로 호응하고, 그간의 의대 신입생 선발과 양성, 졸업 후 진로에 대한 분석을 토대로 지역인재전형 선발을 법정 비율인 40%보다 높은 60%로 추진하고 있다. 특히 전남대는 78%, 경상국립대는 72%를 지역인재로 선발하여 지역
부산 신발산업이 예전의 경쟁력을 되찾고 있다. 지난 8월 제주에서 열린 '중소기업 혁신 네트워크 포럼'에서는 부산의 한 스타트업이 신발산업에 인공지능 전환(AX)을 적용한 성공 사례를 발표하면서 크게 주목받았다. 신발을 제작하는 데 100여 개의 공정이 필요한데 수도권의 브랜드들이 필요한 공장을 일일이 찾기는 쉽지 않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부산의 신발 공장과 수도권 브랜드를 연결하는 인공지능 B2B(기업간거래) 플랫폼을 개발했다. 이를 통해 신발산업의 부흥에 기여한다는 게 이 스타트업의 목표다. 부산의 신발산업이 스타트업의 인공지능 기술로 단번에 부활할지는 미지수지만 중요한 것은 지역 벤처·스타트업들이 지속적으로 고민하고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다. 우리나라 수도권은 국토의 12%에 불과하지만 인구의 51%, 총생산의 53%를 차지한다. 수도권은 일자리가 집중돼 청년들이 유입되는 '청년 블랙홀'로 불리는 반면 지방은 양질의 일자리 감소로 인구 유출이 이어져 창업 생태
서울시가 세운상가 일대 도시재생사업으로 조성된 공중보행로 철거를 검토 중이다. 세운상가 공중보행로 철거 여부를 두고 한쪽에서는 잘못된 정책을 바로 잡는 과정이라 지지하고, 다른 한편에서는 '전임시장 정책 지우기'라고 비판하는 등 논란이 거세다. 세운상가 공중보행로는 최초 설계자인 김수근 선생의 구상이었다. 종로에서 퇴계로까지 약 1㎞ 구간 도로 위에 지상 3층 공중보행로를 설치하는 것이다. 다만 남북축의 중간인 을지로에서 퇴계로 구간 중의 삼풍상가와 PJ호텔 구간 일부는 끊어진 상태였다. 노후한 세운상가 지역 재정비는 서울시의 정책 방향에 따라서 계획이 달라졌다. 2009년 정비계획에서는 준공된 지 40년이 지난 기존 건물을 철거하고, 8개 구역의 전면재개발을 통해 도심 속의 신도심 등을 조성하는 계획안이 수립됐다. 불과 5년 뒤 2014년 정비계획에서는 정책이 도시재생으로 바뀌었다. 세운상가 건물군을 보전하고, 주변 블록은 171개 중소규모 정비구역으로 분할 개발하는 식이다. 지
티메프 사태로 인해 이커머스 업계에 우려의 시각이 쏠린다. 특히 이커머스 기업들이 상환전환우선주(RCPS) 등 메자닌(Mezzanine, 주식과 사채 성격의 혼합) 투자를 유치한 결과 정상영업 중인 기업들도 K-IFRS 기준 재무상태가 일부 또는 전부(전액) 자본잠식으로 표시돼 부실화 우려가 야기되고 있다. 기업에 대한 투자는 크게 '타인자본'과 '자기자본'으로 구분된다. 차입금으로 대표되는 타인자본은 투자의 대가로 '이자'를 요구하며, 만기가 도래하면 투자금을 회수하며 기업을 떠난다. 말 그대로 남과 같아 타인자본이다. 자기자본은 만기가 없어 기업과 함께하며, 투자 과실인 배당도 배당가능이익이 있어야 요구할 자격을 얻는다. 단 자기자본은 회사자산 전체에 대한 권리를 가지므로 회사를 마치 자기 것처럼 생각한다. 그래서 자기자본이다. 대량생산 체제가 지배하던 2000년 이전 타인자본과 자기자본은 각각 순수한 특징을 갖고 기업 자금조달의 원천이 됐다. '플랫폼 비즈니스'로 대표될 수 있
어린 자녀를 내팽개치고 떠났다가 자녀가 사망하자 나타난 부모에게 상속권을 인정하는 것이 맞는지 한동안 사회적 담론이 이어져 왔다. 여러 논의 끝에 지난 9월20일 민법 제1004조의 2가 신설돼 상속권 상실 선고 제도가 도입됐다. 미성년자녀를 부양하지 않거나 자녀를 학대한 부모의 상속을 막을 길이 열리게 됐다. 상속권 상실 제도는 지난 4월25일 이후 발생한 상속에 대해 적용된다. 신설된 상속권 상실제도는 모든 상속인에 대한 상속권 상실을 규정한 것은 아니다. 자녀의 사망으로 인해 부모가 상속인이 되는 경우만 적용된다. 즉, 부모의 상속권을 상실시키는 것만 가능하다. 민법에서 규정한 부모의 상속권 상실 선고 사유는 크게 두 가지다. 부모가 ① 자녀에 대한 부양의무를 중대하게 위반하거나, ②자녀 또는 자녀의 배우자(며느리, 사위), 자녀의 자녀(손자녀)에게 중대한 범죄행위를 하거나 심히 부당한 대우를 한 경우다. 상속인이 될 부모에게 상속권 상실 사유가 있으면, 자녀는 생전에 미리 공정증서에 의한 유언으로 부모의 상속권을 상실하게 해달라는 의사를 표시할 수 있다.
최근 윤석열 대통령이 프라하를 방문해 페트르 파벨 대통령 및 페트르 피알라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에너지 협력을 위한 체코와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강화했다. 한-체코 경제 협력은 다양한 분야에서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으며 원전 협력이 그 중심에 있다. 한국과 체코는 체코의 에너지 전환 정책에 발맞춰 원자력 발전소 건설 및 소형모듈원자로(SMR) 개발 등에서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양국은 또 산업, 투자, 교역 등의 분야에서도 상호 발전을 위한 다양한 협력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체코는 2024년부터 점차 경기 회복이 예상되는 가운데 석탄 발전을 점진적으로 줄이고 재생에너지 및 원전을 확대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특히 체코는 두코바니 원전 5호기의 신규 건설을 통해 원전 비중을 40% 이상 확대하고 2035년까지 대형 원전과 함께 소형모듈원자로(SMR)도 도입할 예정이다. 한국수력원자력(KHNP)은 두코바니 5호기 원전 건설 입찰에 참여해 체코의 원전 확충 계획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가능
최근 국가 망 보안정책 개선 로드맵이 발표됐다. 차세대 다층보안체계(Multi Level Security, MLS) 정책은 현재 급변하는 디지털 환경에 맞춰 획일적인 망분리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정부와 산업계 및 학계를 포함한 전문가들의 논의를 통해 가이드가 마련됐다. 기존 망분리 정책은 공공기관의 내부망과 외부망을 강력히 구분해 정보 유출의 가능성을 최소화하는 데 기여했지만, 외부 원격 근무와 인터넷 활용의 필요성이 증가함에 따라 불편함이 많았다. 팬데믹 이후 재택근무가 보편화되면서 공공기관에서도 유연한 근무 방식에 대한 수요가 급증했다. 특히 클라우드와 생성형 AI(인공지능), 공공데이터 활용의 필요와 혁신적인 SaaS(서비스형 소프트웨어) 서비스들이 쏟아지며 기존의 망분리 정책은 재검토가 필요했다. 새롭게 발표한 다층보안체계(MLS)는 시스템을 업무 중요도에 따라 기밀(Classified), 민감(Sensitive), 공개(Open) 3등급으로 분류하고 등급별 차등적 보안통제를
청년은 대한민국의 희망이다. 이들의 성장과 도약은 국가의 내일을 결정짓는 원동력이자, 사회 전반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그러나 2024년 현재, 청년층은 고물가와 취업난으로 고통의 시간을 견뎌내고 있다. 지난 8월 대학생 단체들과의 간담회에서 "한 끼에 만 원, 만 오천 원씩 하다 보니 하루에 한 끼만 먹는 일이 많다. 냉동식품을 먹거나, 약속이 없으면 밥을 안 먹는다"는 한 학생의 말은 아침밥이 단순하게 '한 끼'의 문제가 아니라, 청년들이 감당해야 할 현실을 보여주는 듯해 가슴이 먹먹했다. 이런 맥락에서 천원의 아침밥 사업은 아침밥 한 끼 이상의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다. 대학생들이 최소한의 경제적 부담으로 아침 식사를 해결하고, 학업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돕는다. 2017년부터 시작된 천원의 아침밥 사업은 대학생들의 긍정적인 평가 속에 꾸준히 확대되는 추세다. 천원의 아침밥을 시행하고 있는 대학은 2023년 144개에서 2024년 186개로 늘었다. 그러나 국내 소재 대학이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