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경제는 물론 정치, 사회 전반에 걸린 여러 전문가들의 고견을 들을 수 있습니다.여러 사람의 다양한 이야기를 들음으로써 세상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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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24'에서 에이지테크(Age Tech·고령층을 위한 첨단기술) 관련 전시와 컨퍼런스가 화제가 됐다. 미국 고령자 지원단체인 AARP(American Association of Retired Persons)가 운영하는 전시장에선 고령층이 독립적이고 건강하게 살 수 있도록 지원하는 다양한 기술이 소개돼 많은 관람객들의 관심을 끌었다. 하지만 이런 기술만으로는 고령층이 디지털 전환시대에 적응하고 행복하게 살 수 있는 것은 아닐 것이다. 고령층이 디지털 기술의 혜택을 받기 위해서는 디지털 기술을 활용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춰야 하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디지털 기술에 접근하고 이용하는 데 있어 차별과 소외를 겪지 않도록 디지털 포용 정책과 사회적 배려 문화의 필요성이 대두된다. '디지털 포용'이란 모든 사람이 디지털 기술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의미하며, 나아가 사회의 포용성과 연대를 강화하는 데 기여하는
최근 프랑스 파리에서는 모빌리티 관련해 의미있는 시도들이 이어지고 있다.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에 3배 이상의 주차료를 징수하고 도심 내 자동차 속도를 30km/h 수준으로 대폭 줄이기로 했다. 4륜의 자동차 중심 모빌리티 문화를 탈피하겠다는 의지다. 그 중 가장 의미있는 정책은 '15분 도시'다. 파리 도심에서 도보나 자전거로 15분만 이동하면 모든 생활이 가능한 도시를 만들어 아예 자동차를 필요없게 만들겠다는 정책이다. 파리는 이를 위해 자전거 전용 도로를 1000km 이상 확장했고 유휴 공간들을 자전거 주자창으로 개조했다. 인상적인 것은 파리의 '15분 도시' 정책이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에 진행됐다는 점이다. 동일한 시기 우리나라와는 정반대의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팬데믹 당시 두 도시의 시민들은 모두 코로나19 감염이 우려된다며 대중교통 사용을 꺼렸다. 대신 서울시민들은 자동차(자가용)를 사용했다. 반면 파리시민들은 자동차가 아닌 자전거를 선택했다. 실제 프랑스의 20
새싹이 움트는 봄이 왔다. 우주의 신비는 순환이고 농업이야말로 자연과 밀접한 가장 오래된 산업이다. 화석연료에 기반한 19세기 산업혁명과 20세기 경제성장, 그리고 인구 증가는 21세기 들어 글로벌 기후 위기를 초래했다. 농업부문은 2021년 UN 식품정상회의에서 각국의 현실에 맞는 지속가능한 푸드시스템(food systems)으로 전환키로 합의했다. 올해 페루에서 개최되는 APEC 농업 장관회의 식량 안보 공동 선언문에는 식품 손실과 폐기물 감축에 대한 내용이 담길 예정이다. 환경과 기후 이슈에 관한 한 세대간 절박함에 차이가 있다. 그레타 툰베리 같은 십대가 전면에 나서는 까닭이다. 우리의 미래 세대도 환경 감수성이 높다. 해외 경험도 많아서 농식품 부산물 등을 활용한 사업화에 도전하는 스타트업이 늘고 있다. 하지만, 정작 국내 제도는 이들을 돕기보다 갈라파고스식 규제와 비용으로 걸림돌이 되고 있다. 감귤쥬스를 짜고 남은 부산물(감귤박)을 활용해 비건 가죽을 만들려던 업체는 폐기
2017년 2월21일 경기 화성시의 세탁소에서 '시민덕희'의 실화 주인공 김성자씨를 처음 만났다. 그는 보이스피싱으로 3200만원을 잃었다. 가해자에게 화가 많이 나 있거나 경찰에게 실망감을 가진 모습일 것이라 짐작했다. 실제로 만난 김씨는 분노보다 더 큰 자책감을 드러냈다. '내가 왜 그걸 바보같이 당했을까 싶어 너무 괴로웠다'고 했다. 스스로 생을 달리할 생각도 해봤다고 했다. 영화는 김씨를 만나 느낀 충격에서 출발했다. 그에게 "계속 싸우면 더 아프지 않나. 영화로 잘 만들어 드리겠다"고 약속했다. 보이스피싱이 정말 악질적인 범죄인 것은 단순히 돈을 빼앗아서가 아니다. 피해자에게 절망감을 주는 범죄라서 그렇다. 영화를 준비하며 피해자를 비롯해 수사과 경찰관 세 사람, 전직 보이스피싱 조직원을 취재했다. 가해자가 겨냥하는 대상이자 피해를 당하는 이들은 대체로 평범한 시민이었다. 돈이 급히 필요한데 사회적 안전망은 없고 대출은 되지 않는다. 김씨도 추락 사고를 당해 목돈이 필요한
예전엔 상속세가 일부 고액 자산가에게 국한된 세금으로 여겨졌다. 최근엔 상속세 과세표준은 그대로인데 자산가격이 빠르게 오르면서 평범한 중산층도 상속세에서 벗어날 수 없게 됐다. 상속세 과세 대상이 되는 경우 얼마나 납부해야 하는지가 주된 관심사지만 상속재산 중 상당 부분을 부동산이 차지하는 경우가 보통이라 상속세를 납부할 재원을 어떻게 마련해야 하는지도 고려해야 할 사항 중 하나다. 그나마 단독으로 상속받는 경우에는 위의 두가지 문제만 고심하면 된다. 하지만 상속인이 다수고 상속재산 분할 협의가 원만히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에는 상황이 복잡해진다. 상속세 신고는 상속개시일, 즉 피상속인이 사망한 날이 속하는 달의 말일부터 6개월 안에 해야 한다. 반면 상속재산 분할은 특별히 정해진 기한이 없다. 따라서 상속인이 다수고 상속재산 분할에 관해 다툼이 생겨 신고 기한에 상속재산 분할 협의가 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경우에는 순서상 상속재산 분할에 앞서 신고를 먼저 해야 한다. 그런데도 상속세 신고와 납부는 내팽개쳐둔 채 상속재산 분할에만 몰두하다가 불필요하게 상속세를 과다 납부하고 최종적으로 분할받게 될 재산이 줄어드는 경우가 있다.
'채집사회'는 흩어지는 것이 '경쟁력'인 반면, 현대의 '지식·정보사회'는 모이는 것이 '경쟁력'이 되었다. 현재 지구촌 전체인구의 55%가 도시에 살고 있고 2050년에는 3분의 2 이상이 도시에 모여서 살 것으로 예상한다. 현재 지구촌에는 100만 이상의 도시가 500개, 1000만 명이 넘는 도시가 40개이고 3000만 명 이상의 메가시티도 급속하게 늘어나고 있다. 현대인은 도시를 '경제 성장과 일자리 창출의 엔진'(Ian Goldin, Age of the City, 2023)이라 이해하고 있다. 메트로폴(수도)은 고대(古代) 이래로 '성장의 자석', '권력의 중심', '문화의 바탕'과 '경제의 원동력'이어서 사람들을 끌어모았다. 그러나 꿈을 이루기보다는 부족한 주거와 일자리, 복잡한 교통, 보기 어려운 녹지, 비좁은 고밀, 소음, 스트레스가 현대도시의 모습으로 자리 잡았다. 용산 국제업무지구는 이러한 현대도시의 난제를 해결하고자 한다. 우선, 부족한 토지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22년 5월 국제 로펌 화이트앤드케이스(White & Case)에서 전 세계 29개국 투자회사 및 에너지기업 고위경영자 총 584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앞으로 18개월 내에 어느 분야에 투자할 것이냐는 질문에 '탈탄소·저탄소기술' 응답이 42%로 1위를 차지했다. 최근 2년간 예상치 못한 전쟁과 인플레이션 등 글로벌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과연 이런 투자 방향이 유효할지 궁금했다. 마침 지난해 9월 영미 로펌인 '웜블본드디킨슨'(Womble Bond Dickinson)이 유사 그룹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90%가 최근 1년간 탈탄소기술에 대한 투자를 증가시키거나 유지시키는 방향으로 에너지 전환 전략을 개편했다고 답했다. 저탄소기술 투자가 지속되고 있다는 얘기다. 재생에너지, 전기화, 에너지효율, 수소, 탄소제거 등 다양한 기술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경쟁이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우리 기업들도 시장을 선점할 필요가 있을 뿐만 아니라 국내외 고객사의
거대 양당의 양극화 문제를 대안 정당들로 고칠 수 있을까? 제3지대에 강력한 정당이 등장해 거대 양당을 견제하면 양극화를 줄여 한국 정치를 살릴 수 있다는 주장이 들린다. 4·10 국회의원선거를 앞두고 출현한 개혁신당이나 그 밖의 군소 정당들이 내세우는 다당제 옹호론이다. 그러나 실제 정치 상황을 봐도 이론적으로 따져봐도 이 주장은 공감을 얻기 힘들다. 이번 선거뿐 아니라 근래 일련의 선거에서 매번 똑같은 상황이 반복됐다. 기존 양당에서 비주류로 밀려 있거나 낙천한 인사들이 뛰쳐나가 새 정당이나 정치연합을 급조한다. 서로 어울리지 않고 심지어 정적(政敵)이던 사람들이 갑자기 손을 잡는다. 기존 양당 세력에 맞설 대안적 빅텐트라는 기치를 내건다. 그러나 오래 못 간다. 선거를 치르기도 전에 내분으로 쪼개지거나, 무당층을 흡수하지 못해 저조한 득표만 기록하고 선거 후 사라진다. 이번에도 '낙준연대'는 11일 천하에 그쳤다. 남은 제3, 제4 정당들도 여론의 반향을 일으키지 못하고 있다
원자력 발전에 사용된 핵연료에서 나오는 방사선량이 자연 상태의 수준으로 줄어들려면 10만 년 이상의 시간이 필요하다. 인류가 바위에 기록을 시작한 게 2만여 년에 불과하다는 잣대로 본다면 절대 짧지 않은 시간이다. 그래서 과학자들은 사용후핵연료와 같은 고준위 방사성폐기물을 땅속 깊이 묻는 것이 이들을 잊을 수 있는 가장 확실하고 안전한 방법으로 결정했다. 1980년대 초부터 세계적으로 심도 있는 안전성 검증을 거쳐 이제 내년이면 핀란드가 최초로 처분을 시작하고 스웨덴이 2년 뒤에 처분장을 건설하게 된다. 프랑스는 처분장 건설 허가 심사 중이고, 캐나다는 올해 최종 부지를 결정할 예정이다. 아시아권에서는 우리나라가 발걸음을 떼지 못하는 가운데 일본이 북해도 두 곳에서 지질조사 시행을 위해 지자체와 협의 중이다. 이렇게 여러 나라가 분수령을 넘게 된 이유는 40년 넘게 기술을 개발하고 설계 성능과 안전성을 입증한 데이터가 쌓인 결과이다. 우리나라는 2021년부터 과학기술정보통신부·산업
우리나라 농업 부분 온실가스 통계는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과 국립축산과학원에서 산정을, 농림축산식품부는 이를 관장하는 역할을 각각 수행하고 있다. 파리협약 이후 각 국은 매 2년마다 온실가스 감축 이행실적과 투명성(Transparency)을 담보하는 보고서를 제출하고, 국제기구는 이를 전문가 검토를 통해 검증한다. 저탄소 농업기술에 대한 국가 통계치 확보와 활용이 매우 중요하다. 이같은 사정에도 불구하고 온실가스 배출량과 관계된 통계조사 사업은 무척 허술해 보인다. 통계청 농업소득조사의 일부 문항으로 '농업 온실가스 배출' 항목이, 관련 영농활동으로서 △논벼 재배면적 △논 벼농사에 유기 비료 사용 면적 △논벼 성장기 물관리 실태 △논벼 볏짚 처리 방법 조사가 있다. 논 농업에서 메탄가스 발생량의 70% 정도를 차지하는 물관리 방법은 상시 담수, 1주 미만, 1주~2주 미만 논물 건조, 2주 이상 논물 건조, 천수답으로 한정되어 새로운 논물관리 기술의 활동 통계가 수집되지 않는다.
얼마 전 설날 명절에 친척과 지인들을 오랜만에 뵀다. 대화에 빠지지 않는 주제는 역시 건강이다. "요즘 많이 피곤한데 어떤 건강기능식품 먹으면 좋을까", "최근에 구매한 건강기능식품 내 체질이랑 잘 안맞는거 같다"는 등 만나자 마자 저마다 평소의 궁금증과 질문을 쏟아낸다.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 이후 건강과 웰빙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면서 다양한 종류의 건강기능식품이 출시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에 신고된 건강기능식품 수만 해도 약 3만5600건에 달한다. 소비자 입장에선 선택의 폭이 넓으니 반갑기도 하지만 수많은 건강기능식품 중에서 나에게 맞는 제품을 선택하기란 쉽지 않다. 각종 기사나 광고를 보고 있으면 선택은 더 어려워 진다. 나의 식습관, 영양상태 등을 종합해서 누군가 적절한 제품을 추천해 줬으며 하는 생각이 드는 것이 어쩌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식약처는 건강에 대한 관심 증가와 개인의 특성, 취향을 중시하는 소비 트렌드 변화에 발맞춰 '맞춤형
글로벌 무역통상환경의 급변 속에 한국무역의 안전판이 약해진다. 지난해 글로벌 IT 경기 위축으로 최대 수출 품목인 반도체 수출이 급감하고, 최대 시장인 중국에 대한 수출도 줄면서 수교 31년 만에 처음으로 대중 무역적자가 발생했다. 한국무역의 양대 버팀목인 반도체와 중국이 동시에 흔들린 결과다. 특히 대중 수출은 '반도체 경기가 살아나더라도 그동안의 교역구조가 지속되기 힘들다'는 문제의식이 높아진다. 수교 후 30여년간 한·중 교역은 서로 필요한 부분을 채워주는 보완구조를 발전시켜 왔다. 중국은 세계 수입시장 2위 규모로 성장하면서 한국의 좋은 수요처가 됐다. 산업협력 파트너로서 한국산 중간재를 수입해 가공·조립을 거친 후 완제품을 전 세계에 수출하는 협력관계가 유지됐다. 반도체를 비롯한 중간재는 대중 교역에서 흑자를 기록하며 한국무역이 흑자기조를 이어가는 일등 공신이 됐다. 그러나 중국의 산업경쟁력 강화로 제조업 자급률과 수출 자립도가 오르고 경기둔화와 미국의 대중 압력으로 중국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