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경제는 물론 정치, 사회 전반에 걸린 여러 전문가들의 고견을 들을 수 있습니다.여러 사람의 다양한 이야기를 들음으로써 세상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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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회에 결혼이민자가 늘어나기 시작한 시기는 농촌총각 장가보내기 운동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1990년 중반부터다. 특히 1992년 한·중수교 이후 중국동포와의 혼인이 많아졌고, IMF시절부터 국제결혼중개업자가 등장하면서 결혼이민자 수는 급격히 증가한다. 통계청 자료를 보면 2022년 외국인과 혼인건수는 1만 6700건으로 2021년 1만 3100건보다 3600건(27.5%)이나 증가했다. 초기 다문화 가정은 생각처럼 순탄치 않았다. 코리안 드림을 꿈꾸며 한국인과 혼인했으나 언어문제와 문화적 갈등, 사회적 편견, 경제적 어려움에 부딪혀 이혼하는 경우가 많았다. 나이차 많은 한국인 남편이 사망하는 경우, 홀로남은 외국인 아내는 한부모 가정이나 기초생활수급자로 어렵게 살아가기도 한다. 당연히 그 자녀들의 성장과 교육 기회는 일반 한국인 가정에 비해 열악할 수밖에 없다. 요즘 우리 사회의 미래 현안 중 가장 큰 문제로 꼽는 것은 '인구감소와 그에 따른 노동력 부족'이다. 매년 출생률은 떨
2018년 이후 가상자산거래소의 법인 고객계좌 개설이 점차 제한되다가 완전 금지됐다. 원화 거래용 은행실명확인계좌는 물론, 가상자산(토큰)간 교환거래용 계좌조차 열 수 없다. 법령상 금지는 아니지만 당국의 금지 정책에 은행의 입장이 더해지면서 '그림자 규제'가 시행 중이다. 해외에서는 올해 1월10일 미국의 비트코인 현물 ETF(상장지수펀드)가 출시되면서 가상자산의 제도권 편입이 첫 발을 뗐다. 시장에서는 가상자산가격이 급증하면서 관련 시장이 빠르게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가상자산 관련 이해관계가 커지는 상황에서 법인 고객계좌 개설을 전면 금지한 국내 규제를 원점에서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기업활동의 자유는 자본주의 경제의 핵심이라는 점에서 관련 규제가 기업활동의 자유를 훼손할 우려를 살펴봐야 한다. 메인넷과 탈중앙화 앱 개발, 가상자산공개(ICO), 채굴, 투자, 그리고 이런 활동을 통해 이익을 얻는 주체는 거의 기업이다. 위법이 없는 범위에서 기업이 주식이나 금
현재 금융시장 참여자들의 관심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정책에 있다. 이에 대한 실마리를 얻고자 미국 경기와 물가 흐름에 촉각을 곤두세운다. 올해 금리 인하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지만 시점과 폭은 미국경기의 흐름에 의해 결정될 것이다. 미국 경기는 어떻게 움직일까? 높은 금리에 따른 부담으로 침체 국면에 진입하게 될까? 아니면 경기 침체를 면하면서 경기가 완만하게 둔화하고 물가도 안정되는 이른바 '골든패스(Golden Pass)'의 길로 들어설 수 있을까. 향후 경기 흐름을 판별하기 위해서는 경제지표를 보게 된다. 실업률을 기반으로 한 '샴의 법칙' 등 여러가지 방법론들이 제시되고 있는 가운데 가장 주목할 필요가 있는 지표는 경기선행지수의 흐름이다. 종합적인 판단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지난 1월 미국 경기선행지수는 지난달보다 낮은 -0.4%로 22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추세로 보면 지난해 4분기부터 반등하고 있다. 다만 22개월 연속 내림세가 지속되고 있다는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24'에서 에이지테크(Age Tech·고령층을 위한 첨단기술) 관련 전시와 컨퍼런스가 화제가 됐다. 미국 고령자 지원단체인 AARP(American Association of Retired Persons)가 운영하는 전시장에선 고령층이 독립적이고 건강하게 살 수 있도록 지원하는 다양한 기술이 소개돼 많은 관람객들의 관심을 끌었다. 하지만 이런 기술만으로는 고령층이 디지털 전환시대에 적응하고 행복하게 살 수 있는 것은 아닐 것이다. 고령층이 디지털 기술의 혜택을 받기 위해서는 디지털 기술을 활용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춰야 하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디지털 기술에 접근하고 이용하는 데 있어 차별과 소외를 겪지 않도록 디지털 포용 정책과 사회적 배려 문화의 필요성이 대두된다. '디지털 포용'이란 모든 사람이 디지털 기술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의미하며, 나아가 사회의 포용성과 연대를 강화하는 데 기여하는
최근 프랑스 파리에서는 모빌리티 관련해 의미있는 시도들이 이어지고 있다.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에 3배 이상의 주차료를 징수하고 도심 내 자동차 속도를 30km/h 수준으로 대폭 줄이기로 했다. 4륜의 자동차 중심 모빌리티 문화를 탈피하겠다는 의지다. 그 중 가장 의미있는 정책은 '15분 도시'다. 파리 도심에서 도보나 자전거로 15분만 이동하면 모든 생활이 가능한 도시를 만들어 아예 자동차를 필요없게 만들겠다는 정책이다. 파리는 이를 위해 자전거 전용 도로를 1000km 이상 확장했고 유휴 공간들을 자전거 주자창으로 개조했다. 인상적인 것은 파리의 '15분 도시' 정책이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에 진행됐다는 점이다. 동일한 시기 우리나라와는 정반대의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팬데믹 당시 두 도시의 시민들은 모두 코로나19 감염이 우려된다며 대중교통 사용을 꺼렸다. 대신 서울시민들은 자동차(자가용)를 사용했다. 반면 파리시민들은 자동차가 아닌 자전거를 선택했다. 실제 프랑스의 20
새싹이 움트는 봄이 왔다. 우주의 신비는 순환이고 농업이야말로 자연과 밀접한 가장 오래된 산업이다. 화석연료에 기반한 19세기 산업혁명과 20세기 경제성장, 그리고 인구 증가는 21세기 들어 글로벌 기후 위기를 초래했다. 농업부문은 2021년 UN 식품정상회의에서 각국의 현실에 맞는 지속가능한 푸드시스템(food systems)으로 전환키로 합의했다. 올해 페루에서 개최되는 APEC 농업 장관회의 식량 안보 공동 선언문에는 식품 손실과 폐기물 감축에 대한 내용이 담길 예정이다. 환경과 기후 이슈에 관한 한 세대간 절박함에 차이가 있다. 그레타 툰베리 같은 십대가 전면에 나서는 까닭이다. 우리의 미래 세대도 환경 감수성이 높다. 해외 경험도 많아서 농식품 부산물 등을 활용한 사업화에 도전하는 스타트업이 늘고 있다. 하지만, 정작 국내 제도는 이들을 돕기보다 갈라파고스식 규제와 비용으로 걸림돌이 되고 있다. 감귤쥬스를 짜고 남은 부산물(감귤박)을 활용해 비건 가죽을 만들려던 업체는 폐기
2017년 2월21일 경기 화성시의 세탁소에서 '시민덕희'의 실화 주인공 김성자씨를 처음 만났다. 그는 보이스피싱으로 3200만원을 잃었다. 가해자에게 화가 많이 나 있거나 경찰에게 실망감을 가진 모습일 것이라 짐작했다. 실제로 만난 김씨는 분노보다 더 큰 자책감을 드러냈다. '내가 왜 그걸 바보같이 당했을까 싶어 너무 괴로웠다'고 했다. 스스로 생을 달리할 생각도 해봤다고 했다. 영화는 김씨를 만나 느낀 충격에서 출발했다. 그에게 "계속 싸우면 더 아프지 않나. 영화로 잘 만들어 드리겠다"고 약속했다. 보이스피싱이 정말 악질적인 범죄인 것은 단순히 돈을 빼앗아서가 아니다. 피해자에게 절망감을 주는 범죄라서 그렇다. 영화를 준비하며 피해자를 비롯해 수사과 경찰관 세 사람, 전직 보이스피싱 조직원을 취재했다. 가해자가 겨냥하는 대상이자 피해를 당하는 이들은 대체로 평범한 시민이었다. 돈이 급히 필요한데 사회적 안전망은 없고 대출은 되지 않는다. 김씨도 추락 사고를 당해 목돈이 필요한
예전엔 상속세가 일부 고액 자산가에게 국한된 세금으로 여겨졌다. 최근엔 상속세 과세표준은 그대로인데 자산가격이 빠르게 오르면서 평범한 중산층도 상속세에서 벗어날 수 없게 됐다. 상속세 과세 대상이 되는 경우 얼마나 납부해야 하는지가 주된 관심사지만 상속재산 중 상당 부분을 부동산이 차지하는 경우가 보통이라 상속세를 납부할 재원을 어떻게 마련해야 하는지도 고려해야 할 사항 중 하나다. 그나마 단독으로 상속받는 경우에는 위의 두가지 문제만 고심하면 된다. 하지만 상속인이 다수고 상속재산 분할 협의가 원만히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에는 상황이 복잡해진다. 상속세 신고는 상속개시일, 즉 피상속인이 사망한 날이 속하는 달의 말일부터 6개월 안에 해야 한다. 반면 상속재산 분할은 특별히 정해진 기한이 없다. 따라서 상속인이 다수고 상속재산 분할에 관해 다툼이 생겨 신고 기한에 상속재산 분할 협의가 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경우에는 순서상 상속재산 분할에 앞서 신고를 먼저 해야 한다. 그런데도 상속세 신고와 납부는 내팽개쳐둔 채 상속재산 분할에만 몰두하다가 불필요하게 상속세를 과다 납부하고 최종적으로 분할받게 될 재산이 줄어드는 경우가 있다.
'채집사회'는 흩어지는 것이 '경쟁력'인 반면, 현대의 '지식·정보사회'는 모이는 것이 '경쟁력'이 되었다. 현재 지구촌 전체인구의 55%가 도시에 살고 있고 2050년에는 3분의 2 이상이 도시에 모여서 살 것으로 예상한다. 현재 지구촌에는 100만 이상의 도시가 500개, 1000만 명이 넘는 도시가 40개이고 3000만 명 이상의 메가시티도 급속하게 늘어나고 있다. 현대인은 도시를 '경제 성장과 일자리 창출의 엔진'(Ian Goldin, Age of the City, 2023)이라 이해하고 있다. 메트로폴(수도)은 고대(古代) 이래로 '성장의 자석', '권력의 중심', '문화의 바탕'과 '경제의 원동력'이어서 사람들을 끌어모았다. 그러나 꿈을 이루기보다는 부족한 주거와 일자리, 복잡한 교통, 보기 어려운 녹지, 비좁은 고밀, 소음, 스트레스가 현대도시의 모습으로 자리 잡았다. 용산 국제업무지구는 이러한 현대도시의 난제를 해결하고자 한다. 우선, 부족한 토지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22년 5월 국제 로펌 화이트앤드케이스(White & Case)에서 전 세계 29개국 투자회사 및 에너지기업 고위경영자 총 584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앞으로 18개월 내에 어느 분야에 투자할 것이냐는 질문에 '탈탄소·저탄소기술' 응답이 42%로 1위를 차지했다. 최근 2년간 예상치 못한 전쟁과 인플레이션 등 글로벌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과연 이런 투자 방향이 유효할지 궁금했다. 마침 지난해 9월 영미 로펌인 '웜블본드디킨슨'(Womble Bond Dickinson)이 유사 그룹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90%가 최근 1년간 탈탄소기술에 대한 투자를 증가시키거나 유지시키는 방향으로 에너지 전환 전략을 개편했다고 답했다. 저탄소기술 투자가 지속되고 있다는 얘기다. 재생에너지, 전기화, 에너지효율, 수소, 탄소제거 등 다양한 기술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경쟁이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우리 기업들도 시장을 선점할 필요가 있을 뿐만 아니라 국내외 고객사의
거대 양당의 양극화 문제를 대안 정당들로 고칠 수 있을까? 제3지대에 강력한 정당이 등장해 거대 양당을 견제하면 양극화를 줄여 한국 정치를 살릴 수 있다는 주장이 들린다. 4·10 국회의원선거를 앞두고 출현한 개혁신당이나 그 밖의 군소 정당들이 내세우는 다당제 옹호론이다. 그러나 실제 정치 상황을 봐도 이론적으로 따져봐도 이 주장은 공감을 얻기 힘들다. 이번 선거뿐 아니라 근래 일련의 선거에서 매번 똑같은 상황이 반복됐다. 기존 양당에서 비주류로 밀려 있거나 낙천한 인사들이 뛰쳐나가 새 정당이나 정치연합을 급조한다. 서로 어울리지 않고 심지어 정적(政敵)이던 사람들이 갑자기 손을 잡는다. 기존 양당 세력에 맞설 대안적 빅텐트라는 기치를 내건다. 그러나 오래 못 간다. 선거를 치르기도 전에 내분으로 쪼개지거나, 무당층을 흡수하지 못해 저조한 득표만 기록하고 선거 후 사라진다. 이번에도 '낙준연대'는 11일 천하에 그쳤다. 남은 제3, 제4 정당들도 여론의 반향을 일으키지 못하고 있다
원자력 발전에 사용된 핵연료에서 나오는 방사선량이 자연 상태의 수준으로 줄어들려면 10만 년 이상의 시간이 필요하다. 인류가 바위에 기록을 시작한 게 2만여 년에 불과하다는 잣대로 본다면 절대 짧지 않은 시간이다. 그래서 과학자들은 사용후핵연료와 같은 고준위 방사성폐기물을 땅속 깊이 묻는 것이 이들을 잊을 수 있는 가장 확실하고 안전한 방법으로 결정했다. 1980년대 초부터 세계적으로 심도 있는 안전성 검증을 거쳐 이제 내년이면 핀란드가 최초로 처분을 시작하고 스웨덴이 2년 뒤에 처분장을 건설하게 된다. 프랑스는 처분장 건설 허가 심사 중이고, 캐나다는 올해 최종 부지를 결정할 예정이다. 아시아권에서는 우리나라가 발걸음을 떼지 못하는 가운데 일본이 북해도 두 곳에서 지질조사 시행을 위해 지자체와 협의 중이다. 이렇게 여러 나라가 분수령을 넘게 된 이유는 40년 넘게 기술을 개발하고 설계 성능과 안전성을 입증한 데이터가 쌓인 결과이다. 우리나라는 2021년부터 과학기술정보통신부·산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