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경제는 물론 정치, 사회 전반에 걸린 여러 전문가들의 고견을 들을 수 있습니다.여러 사람의 다양한 이야기를 들음으로써 세상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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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 가자 지구에서 수십만명이 굶주린다는 소식이 가끔 전해지기도 하지만 다른 뉴스들로 묻힌 지 오래다. 최근 유엔(UN·국제연합) 조사에 따르면 올해 7월까지 약 110만명의 가자 지구 주민들이 기아(Famine) 상황에 놓이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서 말하는 기아는 배가 고픈 채로 잠들고 성장에 악영향을 주는 정도의 배고픔이 아니다. 영양실조와 여러 합병증으로 5세 미만의 아이들부터 어른들까지 목숨을 잃는 재앙적인 상황을 뜻한다. 끼니를 챙긴다는 것보다 어떤 음식을 얼마나 먹을지를 고민하는 우리는 식량이 부족해 목숨을 잃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상상하기 쉽지 않다. 이러한 기아 상황은 처음이 아니고 십여년 전 사건의 반복이다. 2010년부터 3년간 이어진 아프리카 뿔 지역 가뭄으로 여러 나라가 식량 위기를 겪었다. 그 중 가장 큰 피해를 본 곳은 소말리아였다. 2011년 한 해 동안 소말리아에서 25만명이 영양실조와 합병증으로 사망했고 그중 절반 이상은 다섯살 미만 아동이
요즘 사과값 고공행진으로 인해 소비자들은 마트나 시장에서 선뜻 사과를 집어 들지 못한다. 지난 3월 사과 가격은 전년 동월 대비 88.2%나 치솟았다. 지난해 봄철 냉해, 여름철 잦은 호우 등 기상 악화와 병해충으로 사과 등 일부 과일 공급이 감소되면서 최근 사과는 관련 조사를 시작한 이래 가장 큰 폭의 상승세를 보였다. 이에 높아진 과일값을 잡기 위해 검역조치 임시 완화를 통한 외부 공급(수입)을 하자는 주장이 일부 제기되기도 했다. 일반적으로 농산물의 '수입'을 확대하면 내수시장에 공급량이 늘어 물가 상승이 억제되며, 소비자들에게 가격 안정성을 제공할 수 있다. 또 국내에서 재배되지 않는 품목이나 특정 시기에 공급이 부족한 농산물을 수입함으로써 소비자들에게 선택의 폭을 넓혀 식생활의 다양성을 확대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고위험 병해충의 발생이 적고, 식물검역상 위험성을 배제시킨 세척된 상태의 일부 채소류의 경우 기상재해 등으로 특정 해에 수확량이 급감해 가격이 높아지면 공급 확
주택시장 침체가 장기화하면서 지난 2월 기준 전국 미분양주택은 6만4874가구로 전월 대비 1119가구 증가했다. 이 중 지방 미분양이 5만2918가구로 전체 미분양 주택의 81.6%를 차지했다. 큰 폭의 분양실적 감소로 작년 2월 이후 지속적으로 줄어들던 미분양주택 재고가 다시 지난해 12월부터 3개월 연속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악성 준공 후 미분양은 지난해 8월부터 7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간다. 서울의 준공 후 미분양이 503가구로 늘었는데 서울 준공 후 미분양이 500가구를 넘긴 것은 2014년 8월 이후 9년 6개월 만이다. 지방 준공 후 미분양은 9582가구로 1월보다 5.1% 증가했다. 준공 후 미분양 통계에 빨간불이 켜진다. 건설업계 4월 위기설이 고조되면서 정부도 미분양주택을 매입하는 기업구조조정리츠(CR리츠)를 10년 만에 재도입하기로 했다. 미분양 해소방안으로 CR리츠 재도입을 건의해왔던 주택업계는 환영하면서도 아쉬움을 감추지 못하는 분위기다. 2008년
자고 나면 세상이 바뀐다는 말이 요즘처럼 실감 나는 때가 있었나 싶다. 챗GPT로 대변되는 인공지능의 진화로 우리 먹거리산업의 미래가 위협받고 있고, 또 다른 한편에서는 먼 얘기 같던 지방소멸이 목전에 닥친 문제로 대두되면서 국가소멸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미래 먹거리산업의 불확실성과 삶의 공간구조의 재편 등이 맞물리면서 우리 사회 전반에 위기감이 증폭되고 있다. 미래 전략산업의 발굴 및 육성과 지방소멸은 서로 동떨어진 문제가 아니다. 1980년대 세계 자동차시장의 변화가 자동차생산의 본산이었던 미국 디트로이트시의 쇠락으로 귀결된 사례를 봐도 그렇다. 지금 우리를 둘러싸고 일어나는 변화는 지금껏 경험해 보지 못한 전혀 새로운 성격이며, 예전처럼 참고할 만한 좋은 해외사례가 잘 보이지도 않는다. 그 어느 때보다 창조적이고 혁신적인 정책역량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혁신적 사고는 현장에서 나온다. 정책혁신은 세종시나 서울에 있는 관료의 머리에서가 아니라, 지역 삶의 현장에서 지역주민과
4·10 총선이 끝났다. 비례정당을 포함해 민주당 175석, 국민의힘 108석, 조국혁신당 12석, 개혁신당 3석, 새로운미래 1석, 진보당 1석씩 차지했다. 국민의힘 의석이 100석 미만이면 대통령 거부권의 무력화, 대통령 탄핵소추 국회 의결, 헌법 개정안에 대한 국회 의결이 가능하다. 이 경우 사실상 '대통령 하야 국면'이 됐겠지만 국민의힘이 108석을 얻으면서 이 상황은 모면했다. 그러나 국민의힘 의원 중 8명 이상의 이탈표만 발생한다면 대통령 권한을 얼마든지 무력화시키는 상황이 됐다. 국민들은 과연 이번 총선 결과를 통해 무엇을 말하고자 했던 것일까? 우선은 '대파 논란'에서 확인된 민생에 대한 문제의식이다. 윤석열 대통령의 '875원 대파'에 대한 발언이 총선 기간 논란에 휩싸였다. 국민들은 대통령이 민생에 대해 이해가 부족하거나 무심하다고 느낀 것이다. 이 발언은 실제론 맥락이 와전된 것일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생각해 볼 문제는 '대파 875원 발언'을 접하고 국
불로초를 찾는 것은 인류의 오랜 꿈이다. 중국을 최초로 통일해 강력한 권력을 확보한 진시황은 불로초를 구하려고 전세계에 사람을 보냈다고 한다. 이들 중 '서복(또는 서불)'이 제주도를 찾아 정방폭포 암벽에 '서불과지(徐?過之)'란 글자를 새겼고 여기서 '서귀포'란 지명이 유래했다는 설이 있다. 그러나 결국 서복은 불로초를 구하지 못했고 진시황이 염원했던 불로장생도 구현하지 못했다. 세상에 불로초는 없는 것일까. 노화는 나이가 들면 당연하게 맞이하게 되는 운명처럼 여겨졌다. 노화 연구 학자들은 장수 비율이 높은 일본의 오키나와 같은 '블루존' 지역을 분석해 노화의 비밀을 찾고자 했다. 하지만 칼로리 섭취를 제한하는 것이 노화를 늦추는데 효과적이라는 것만 확인했을 뿐 근본 원인을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찾지는 못했다. 그런데 최근 미국 하버드 대학교 연구진이 밝혀낸 한 항노화 성분이 주목 받고 있다. 하버드대 유전학 교수인 데이비드 싱클레어(David Sinclair)는 세포 노화의 원
매년 연초가 되면 운동이나 금연과 같은 여러 가지 다짐들을 세운다. 한달 한달이 지날수록 결심은 희미해질 수 있지만 시작이 반이라는 말처럼 시작하지 않는다면 변화도 없기에 주변 지인들이나 가르치는 학생들에게 무엇이든 시작해 볼 것을 권한다. 사업장 안전도 마찬가지다. 지난 2022년 유족급여를 승인받은 재해를 집계한 정부의 공식 통계에 따르면 산재로 인한 사고사망자는 874명이다. 이 중 50인 미만 사업장에서 일어나는 사망사고는 707명으로 약 80.9%를 차지한다. 그동안 안전 분야에 대한 투자와 지원은 지속적으로 확대돼 왔다. 예산은 2019년 3644억 원에서 2024년 1조 2855억 원으로 3.5배가 늘었고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원청의 산업재해 예방책임 강화 등 제도 개선도 이뤄졌다. 그러나 위의 사망 통계에서 보여지듯 아직 우리 산업현장은 갈 길이 멀다. 산재로 인한 사망은 개인에게도 사회에도 크나큰 불행이다. 사망과 같은 중대재해를 획기적으로 예방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에너지자원의 원활한 공급은 개인의 삶 뿐만 아니라 국가 산업의 지속적 발전에 절대적으로 중요하고 필요한 분야다. 이런 이유로 대부분의 국가들이 에너지자원의 안정적 공급망 확보를 위해 공격적인 자원개발 투자와 공급망 구축을 위한 국제협력에 발 벗고 나선 상황이다. 국내에서도 드디어 2년 전부터 준비한 국가자원안보특별법이 지난 1월 국회를 통과해 공급망 기본법, 소부장 특별법과 함께 국가적 차원의 '공급망 3법'이 완성됐다. 늦은 감이 있지만 환영할 일이며 다행이다. 우리도 이제 전 세계적으로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자원민족주의와 자원무기화 시대에 국가 에너지자원 공급망을 강화할 수 있는 계기와 발판을 마련한 셈이다. 이제부터는 자원안보법의 실질적인 실행을 위한 세부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구체적인 하위법령을 차질 없이 준비할 시간이다. 지난 3월 정부가 개최한 국가자원안보특별법 설명회에서도 빈자리를 찾아볼 수 없을 만큼 높은 관심과 기대감이 확인됐다. 이는 국내 주력산업과 국민생활에 필수
기술이 제품으로 구현돼 시장에서 소비자들과 만나는 과정, 즉 기술사업화에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기술개발 이후에도 △제품 성능 테스트 △진입하려는 시장의 현황 분석 △연관 기술 추가 확보 △양산 설비 구축 △마케팅 등 장애물을 통과해야 한다. 그리고 그 모든 단계에는 필연적으로 막대한 자금이 들어간다. 매출이나 담보 여력이 부족한 스타트업은 제때 자금을 수혈하지 못해 사업화에만 몇 년이 걸리기도 한다. 정부는 2000년대 초반부터 기술사업화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정부 주도로 기술사업화 생태계를 만들기 위해 '기술의 이전 및 사업화 촉진에 관한 법률'을 만들었다. 덕분에 지금은 대학과 공공 연구소가 연구·개발한 기술을 매년 수천씩 민간 기업에 이전시키고 있으며 기술 평가 전문가들과 컨설팅 기업이 기술사업화를 지원하는 환경이 어느 정도 자리 잡았다. 하지만 이전 같은 정부 주도의 지원만으로는 사업화 성과를 신속하게 창출하는 데는 한계에 봉착한 것으로 보인다. 미·중 간의 기술 패권 다툼
정부의 의대 증원 정책이 본격화되면서 국가 전체가 들썩이고 있다. 의사가 되려면 의대를 졸업해야 자격시험에 응시할 수 있어서 관심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 의대 증원이 우리 사회에서 관심인 이유는 의사가 사회적·경제적 지위를 보장받는 선망의 직업이기 때문이다. 오늘날 우리나라는 세계가 주목하는 의료기술의 발전과 저비용으로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의료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여기에는 우리 의료인의 노력과 헌신이 크게 작용한 점도 있다. 우리 사회에 건강과 생명을 살리는 의료인에 대한 믿음이 깔려 있는 이유다. 그런데 최근 의대 증원 정책에 반대하고 있는 의료계의 집단행동과 일부 관계자의 발언은 그러한 신뢰를 무너뜨리고 있다. 의대 증원 정책으로 인해 정부와 의료계의 갈등이 커지면서 환자를 포함한 국민의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의사도 국민으로서 의견을 피력하고 행동을 할 수 있다. 의사는 동시에 전문직업인으로서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위해 직업 활동해야 할 책임과 의무도 있다. 이
12월 결산 대다수 기업의 주주총회가 종료되고 사업보고서도 공시되면서 2023년도 외부감사 시즌이 끝났다. 고금리 등 대내외 어려운 여건속에서 기업의 재무제표와 감사보고서가 얼마나 힘든 과정을 거쳐 한땀한땀 만들어졌는지 잘 알고 있지만, 일부 기업이 회계이슈로 사회적 지탄을 받는 상황을 보면 안타까운 마음과 함께 일벌백계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된다. 대학에서 철학, 역사학, 회계학을 가르치는 제이콥 솔(Jacob Soll) 교수는 저서 '회계는 어떻게 역사를 지배해왔는가'(THE RECKONING: FINANCIAL ACCOUNTABILITY AND THE RISE AND FALL OF NATIONS, 2016)에서 이탈리아 르네상스부터 스페인, 프랑스, 대영제국, 초기 미국, 웨지우드의 성공, 2008년 금융위기에 이르기까지 회계가 제국 또는 기업 흥망성쇠의 중심키(key)였으며, '성공적인 사회는 회계와 상거래 문화가 풍부한 사회일 뿐 아니라, 회계를 무시하고 날조하고 등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달 26일 21차 민생토론회에서 무모한 공시가격 현실화 계획을 전면 폐지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동안 급격한 공시가격 상승으로 인한 국민 부담이 급증하고, 부동산 시장 침체에 따른 공시가격보다 실거래가격이 낮아지는 현상이 발생하는 등 문재인 정부의 공시가격 현실화 로드맵의 무리함이 체감되고 있던 상황에서 던져진 실무적인 보완 작업이 필요한 중요한 화두이다. 공동주택의 경우 2030년(단독주택은 2035년)까지 시세의 90%가 목표인 공시가격 현실화 로드맵에 따라 공시가격이 2021년 19.05%, 2022년 17.20%나 급등했다. 그 여파는 누진적 세율구조에서 세율 인상 및 시장공정가액 비율 인상과 중첩되면서 종합부동산세 폭탄이 만들어졌고, 의도치 않게 소득 없이 집 한 채만 가진 은퇴 노년 가구도 그 폭탄을 짊어지는 문제가 심각하게 불거졌다. 이 밖에도 공시가격이 건강보험 등 60여 개 행정·복지제도의 기준으로 이용됨으로 인해 적지 않은 가구들의 준조세 부담이 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