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경제는 물론 정치, 사회 전반에 걸린 여러 전문가들의 고견을 들을 수 있습니다.여러 사람의 다양한 이야기를 들음으로써 세상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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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 기업을 경영하는 분들에게 경종을 울릴만한 판결이 2021년 11월 대법원에서 선고됐다. 철강회사가 강판 가격을 담합했다는 이유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과징금 처분을 받자 그 회사의 소액주주였던 원고가 대표이사 개인를 상대로 회사에 손해배상을 할 것을 청구한 사건이었다. 대법원은 대표이사의 담합 지시가 있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하면서도, 위법행위가 계속 이뤄지는 동안 관련 임직원들이 경영진으로부터 아무런 제지를 받지 않은 점에 주목했다. 결국 대표이사가 법적 위험을 예방하기 위한 합리적인 내부 통제 시스템을 구축, 운영하지 않았다면 그 자체가 감시 의무 위반인 만큼 해당 대표이사에게도 법적 책임이 있다는 것이 대법원의 판결인 셈이다. 자산총액 5000억원 이상 상장기업의 경우 2011년 개정된 상법에 따라 준법통제기준 수립 및 준법지원인 임명 등을 통해 내부 통제 시스템을 구축, 운영해야 하는데, 이 기준에 해당하지 않더라도 회사의 목적이나 규모, 영업의 성격, 법령의 규제
2023년 5월 코로나19 엔데믹이 선언되면서 모두가 일상생활로 복귀하고 있다. 하지만 2020년부터 이어진 코로나19 장기화는 '건강'에 대한 소비자 가치관과 소비 양상의 변화를 가져왔고, 건강기능식품(이하 건기식) 산업 또한 큰 변화를 맞았다. 코로나19 팬데믹 초기 '면역'에 집중됐던 소비자들의 관심은 눈, 심장, 피부 및 뇌 그리고 장(臟)과 같은 특정 기관이나 특정 세대 및 연령층 등 '주요 타겟층'을 위한 제품으로 이어졌다. 또 다문화와 다양성에 대해 수용성이 높은 MZ세대들은 기존에 경험하지 못한 '특별한 무언가'를 찾은 경향이 뚜렷해졌다. 민텔(영국계 소비재 트렌드 리서치)의 2024년 트렌드 리포트에 따르면 글로벌 식음료를 대표하는 키워드로 '대담한 경험(Bold experiences)'과 '세계의 맛(Tastes of the world)'이 선정됐다. 최근 건기식 시장에 물 없이 쉽게 섭취할 수 있는 구강붕해정이나, 입에서 톡톡 터지는 팝핑캔디 유형의 유산균 등
대한민국은 급속한 산업화, 민주화 그리고 외환위기 이후 점차 공동체 이익보다 개인 권익과 이해가 중시되는 사회로 변화했다. 2000년대 이후 대공장들의 수도권 이전과 첨단산업의 수도권 집적화는 노동시장에 진입하는 청년인구를 강하게 끌어당겼고 인재를 찾아 기업들이 또 이동했다. 2015~2021년까지 수도권 순유입 인구의 78.5%가 청년층이다. 하지만 대부분 광역시·도는 청년인구 유출과 저출산·고령화가 결합되어 지방소멸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통계청에 의하면 2013~2023년까지 영호남 20~39세 인구는 448만명에서 348만명으로 약 100만명 감소했다. 청년 인구이동은 더 나은 삶과 양질의 일자리 기대와 연동되고 개개인의 합리적 선택 앞에 수도권 일극체제는 더욱 공고해지고 있다.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1위의 수도권 과밀 해소와 국가발전의 한 축인 지역 주력산업 혁신과 양질의 지역 일자리 창출이 어려워지면 10여년 후 '한강의 기적' 대한민국은 어떤 모습일까? 미래의 국
올해 2월 보험사기방지 특별법이 개정돼 오는 8월부터 시행된다. 건전한 보험거래 질서를 확립하고 보험사기를 예방함으로써 사회적 손실을 경감시키고자 하는 취지에서 2016년 보험사기방지 특별법이 만들어졌지만, 보험사기가 지속해서 증가했고 이에 그동안 법 개정 시도가 계속돼왔다. 20대 국회에서 8건의 개정안이 발의됐다가 임기 만료로 폐기된 바 있고, 21대 국회에서도 17건에 달하는 개정안이 발의됐는데 이번에 8년여만에 법 개정이 성사됐다. 비록 개정 논의가 있었던 항목 중 일부가 법제사법위원회 단계에서 삭제되기는 했지만 오랜 노력 끝에 실제로 법이 개정됐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다. 특히 보험사기의 알선?권유 금지 조항과 금융위원회의 자료제공 요청권 조항이 신설된 것은 의미 있는 입법이라 생각된다. 이처럼 보험사기방지 특별법 개정이 유의미한 성과임은 분명하다. 그러나 법 개정만으로 보험사기의 예방과 감축이 자동으로 수반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도 유념해야 한다. 우선 보험사기방지 특별법의 취
우리 사회에 결혼이민자가 늘어나기 시작한 시기는 농촌총각 장가보내기 운동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1990년 중반부터다. 특히 1992년 한·중수교 이후 중국동포와의 혼인이 많아졌고, IMF시절부터 국제결혼중개업자가 등장하면서 결혼이민자 수는 급격히 증가한다. 통계청 자료를 보면 2022년 외국인과 혼인건수는 1만 6700건으로 2021년 1만 3100건보다 3600건(27.5%)이나 증가했다. 초기 다문화 가정은 생각처럼 순탄치 않았다. 코리안 드림을 꿈꾸며 한국인과 혼인했으나 언어문제와 문화적 갈등, 사회적 편견, 경제적 어려움에 부딪혀 이혼하는 경우가 많았다. 나이차 많은 한국인 남편이 사망하는 경우, 홀로남은 외국인 아내는 한부모 가정이나 기초생활수급자로 어렵게 살아가기도 한다. 당연히 그 자녀들의 성장과 교육 기회는 일반 한국인 가정에 비해 열악할 수밖에 없다. 요즘 우리 사회의 미래 현안 중 가장 큰 문제로 꼽는 것은 '인구감소와 그에 따른 노동력 부족'이다. 매년 출생률은 떨
2018년 이후 가상자산거래소의 법인 고객계좌 개설이 점차 제한되다가 완전 금지됐다. 원화 거래용 은행실명확인계좌는 물론, 가상자산(토큰)간 교환거래용 계좌조차 열 수 없다. 법령상 금지는 아니지만 당국의 금지 정책에 은행의 입장이 더해지면서 '그림자 규제'가 시행 중이다. 해외에서는 올해 1월10일 미국의 비트코인 현물 ETF(상장지수펀드)가 출시되면서 가상자산의 제도권 편입이 첫 발을 뗐다. 시장에서는 가상자산가격이 급증하면서 관련 시장이 빠르게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가상자산 관련 이해관계가 커지는 상황에서 법인 고객계좌 개설을 전면 금지한 국내 규제를 원점에서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기업활동의 자유는 자본주의 경제의 핵심이라는 점에서 관련 규제가 기업활동의 자유를 훼손할 우려를 살펴봐야 한다. 메인넷과 탈중앙화 앱 개발, 가상자산공개(ICO), 채굴, 투자, 그리고 이런 활동을 통해 이익을 얻는 주체는 거의 기업이다. 위법이 없는 범위에서 기업이 주식이나 금
현재 금융시장 참여자들의 관심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정책에 있다. 이에 대한 실마리를 얻고자 미국 경기와 물가 흐름에 촉각을 곤두세운다. 올해 금리 인하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지만 시점과 폭은 미국경기의 흐름에 의해 결정될 것이다. 미국 경기는 어떻게 움직일까? 높은 금리에 따른 부담으로 침체 국면에 진입하게 될까? 아니면 경기 침체를 면하면서 경기가 완만하게 둔화하고 물가도 안정되는 이른바 '골든패스(Golden Pass)'의 길로 들어설 수 있을까. 향후 경기 흐름을 판별하기 위해서는 경제지표를 보게 된다. 실업률을 기반으로 한 '샴의 법칙' 등 여러가지 방법론들이 제시되고 있는 가운데 가장 주목할 필요가 있는 지표는 경기선행지수의 흐름이다. 종합적인 판단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지난 1월 미국 경기선행지수는 지난달보다 낮은 -0.4%로 22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추세로 보면 지난해 4분기부터 반등하고 있다. 다만 22개월 연속 내림세가 지속되고 있다는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24'에서 에이지테크(Age Tech·고령층을 위한 첨단기술) 관련 전시와 컨퍼런스가 화제가 됐다. 미국 고령자 지원단체인 AARP(American Association of Retired Persons)가 운영하는 전시장에선 고령층이 독립적이고 건강하게 살 수 있도록 지원하는 다양한 기술이 소개돼 많은 관람객들의 관심을 끌었다. 하지만 이런 기술만으로는 고령층이 디지털 전환시대에 적응하고 행복하게 살 수 있는 것은 아닐 것이다. 고령층이 디지털 기술의 혜택을 받기 위해서는 디지털 기술을 활용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춰야 하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디지털 기술에 접근하고 이용하는 데 있어 차별과 소외를 겪지 않도록 디지털 포용 정책과 사회적 배려 문화의 필요성이 대두된다. '디지털 포용'이란 모든 사람이 디지털 기술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의미하며, 나아가 사회의 포용성과 연대를 강화하는 데 기여하는
최근 프랑스 파리에서는 모빌리티 관련해 의미있는 시도들이 이어지고 있다.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에 3배 이상의 주차료를 징수하고 도심 내 자동차 속도를 30km/h 수준으로 대폭 줄이기로 했다. 4륜의 자동차 중심 모빌리티 문화를 탈피하겠다는 의지다. 그 중 가장 의미있는 정책은 '15분 도시'다. 파리 도심에서 도보나 자전거로 15분만 이동하면 모든 생활이 가능한 도시를 만들어 아예 자동차를 필요없게 만들겠다는 정책이다. 파리는 이를 위해 자전거 전용 도로를 1000km 이상 확장했고 유휴 공간들을 자전거 주자창으로 개조했다. 인상적인 것은 파리의 '15분 도시' 정책이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에 진행됐다는 점이다. 동일한 시기 우리나라와는 정반대의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팬데믹 당시 두 도시의 시민들은 모두 코로나19 감염이 우려된다며 대중교통 사용을 꺼렸다. 대신 서울시민들은 자동차(자가용)를 사용했다. 반면 파리시민들은 자동차가 아닌 자전거를 선택했다. 실제 프랑스의 20
새싹이 움트는 봄이 왔다. 우주의 신비는 순환이고 농업이야말로 자연과 밀접한 가장 오래된 산업이다. 화석연료에 기반한 19세기 산업혁명과 20세기 경제성장, 그리고 인구 증가는 21세기 들어 글로벌 기후 위기를 초래했다. 농업부문은 2021년 UN 식품정상회의에서 각국의 현실에 맞는 지속가능한 푸드시스템(food systems)으로 전환키로 합의했다. 올해 페루에서 개최되는 APEC 농업 장관회의 식량 안보 공동 선언문에는 식품 손실과 폐기물 감축에 대한 내용이 담길 예정이다. 환경과 기후 이슈에 관한 한 세대간 절박함에 차이가 있다. 그레타 툰베리 같은 십대가 전면에 나서는 까닭이다. 우리의 미래 세대도 환경 감수성이 높다. 해외 경험도 많아서 농식품 부산물 등을 활용한 사업화에 도전하는 스타트업이 늘고 있다. 하지만, 정작 국내 제도는 이들을 돕기보다 갈라파고스식 규제와 비용으로 걸림돌이 되고 있다. 감귤쥬스를 짜고 남은 부산물(감귤박)을 활용해 비건 가죽을 만들려던 업체는 폐기
2017년 2월21일 경기 화성시의 세탁소에서 '시민덕희'의 실화 주인공 김성자씨를 처음 만났다. 그는 보이스피싱으로 3200만원을 잃었다. 가해자에게 화가 많이 나 있거나 경찰에게 실망감을 가진 모습일 것이라 짐작했다. 실제로 만난 김씨는 분노보다 더 큰 자책감을 드러냈다. '내가 왜 그걸 바보같이 당했을까 싶어 너무 괴로웠다'고 했다. 스스로 생을 달리할 생각도 해봤다고 했다. 영화는 김씨를 만나 느낀 충격에서 출발했다. 그에게 "계속 싸우면 더 아프지 않나. 영화로 잘 만들어 드리겠다"고 약속했다. 보이스피싱이 정말 악질적인 범죄인 것은 단순히 돈을 빼앗아서가 아니다. 피해자에게 절망감을 주는 범죄라서 그렇다. 영화를 준비하며 피해자를 비롯해 수사과 경찰관 세 사람, 전직 보이스피싱 조직원을 취재했다. 가해자가 겨냥하는 대상이자 피해를 당하는 이들은 대체로 평범한 시민이었다. 돈이 급히 필요한데 사회적 안전망은 없고 대출은 되지 않는다. 김씨도 추락 사고를 당해 목돈이 필요한
예전엔 상속세가 일부 고액 자산가에게 국한된 세금으로 여겨졌다. 최근엔 상속세 과세표준은 그대로인데 자산가격이 빠르게 오르면서 평범한 중산층도 상속세에서 벗어날 수 없게 됐다. 상속세 과세 대상이 되는 경우 얼마나 납부해야 하는지가 주된 관심사지만 상속재산 중 상당 부분을 부동산이 차지하는 경우가 보통이라 상속세를 납부할 재원을 어떻게 마련해야 하는지도 고려해야 할 사항 중 하나다. 그나마 단독으로 상속받는 경우에는 위의 두가지 문제만 고심하면 된다. 하지만 상속인이 다수고 상속재산 분할 협의가 원만히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에는 상황이 복잡해진다. 상속세 신고는 상속개시일, 즉 피상속인이 사망한 날이 속하는 달의 말일부터 6개월 안에 해야 한다. 반면 상속재산 분할은 특별히 정해진 기한이 없다. 따라서 상속인이 다수고 상속재산 분할에 관해 다툼이 생겨 신고 기한에 상속재산 분할 협의가 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경우에는 순서상 상속재산 분할에 앞서 신고를 먼저 해야 한다. 그런데도 상속세 신고와 납부는 내팽개쳐둔 채 상속재산 분할에만 몰두하다가 불필요하게 상속세를 과다 납부하고 최종적으로 분할받게 될 재산이 줄어드는 경우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