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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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아침 8시마다 TV시리즈 '라이온 킹'을 보고 자란 어린이는 어느덧 20대 후반이 됐다. 영화관을 점령한 디즈니는 아이들은 물론이고 이제는 성인이 된 옛 팬들까지 끌어모으며 콘텐츠의 수명을 수직으로 확장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올해는 영화관에서 디즈니 돌풍이 유독 거셌다. '알라딘', '토이스토리4', '캡틴 마블', '어벤져스:엔드게임'이 한달 차이로 계속 개봉하면서 디즈니는 각 영화당 10억달러(약 1조2145억원)가 넘는 수입을 벌어들였다. 미국인들도 디즈니가 장악한 영화계 현실에 문제를 느끼기 시작했다. 올해 미국 영화시장에서 디즈니의 점유율은 40%에 다다랐다. 매달 개봉하는 영화 다섯 편 중 두 편은 디즈니 영화라는 얘기다. 그도 그럴 것이 디즈니는 잘나가는 영화제작사라면 모두 인수해 제국을 건설했다. 픽사(2006년)와 마블(2009년), 루커스필름(2012년)에 이어 지난해 폭스까지 쉼 없는 인수합병(M&A)으로 막강한 지식재산권을 확보한 상태다. 1923년
"새로운 100년을 향한 희망의 날개를 펼치겠습니다." 지난달 29일 발간된 대한항공 50년사(年史)에 적힌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다짐이다. '대한항공 50년사'는 대한민국의 항공산업 발전사를 담은 것이라고 할 정도로 큰 가치를 가진다. 조 회장은 같은 날 오후엔 대한항공의 '100년'을 만들기 위한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2년 만에 이뤄진 이번 인사는 지난 4월 취임한 그의 첫 임원 인사다. 임원 20% 이상을 감축하는 '조직슬림화'에 방점을 찍었다. 특히 고(故) 조양호 전 회장 가신그룹이 대거 물러나고 조 회장 친정 체제를 구축했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50년사 편찬 기념식장에서 기자와 만난 조 회장도 "사업 변화에 따라 맞춰야 한다"며 사실상 '세대교체'를 강조했다. 조 회장은 2003년 IT(정보기술) 계열사인 한진정보통신으로 그룹에 입사해 이듬해 대한항공으로 자리를 옮겼다. 대한항공에서 벌써 15년이 됐다. 착실히 경영수업을 받아 온 그는 조 전 회장의 갑작스러운 별세 이후
"성장성이 높은 기업인데 코스닥 시장에 있다고 투자를 못 받겠습니까?" 최근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에 있는 한 직원은 내년 IPO(기업공개) 최대어로 꼽히는 SK바이오팜을 두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대부분 바이오 업체가 코스닥에 상장하는 것과는 달리 코스피 상장을 준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SK바이오팜은 올해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연이어 신약 판매허가를 받으면서 몸값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고, 그럴수록 코스닥 시장의 아쉬움도 커진다. 증권가에서 예상하는 SK바이오팜의 시가총액은 최소 5조원. 현재 코스닥 시총 2위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이후 주가 추이에 따라 단숨에 시총 1위에 오를수도 있다. 바이오 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코스닥 시장을 살릴 수 있는 최고의 재료인 셈이다. 하지만 SK바이오팜은 코스닥이 아닌 코스피를 택했다. 코스피에 비해 낮은 유동성과 큰 변동성, 지속적인 기관과 외국인의 외면 등 요인이 크게 작용했겠지만, 이면에는 '마이너리그' 보다 '메이저리그'로 가
“14조원 감액요? 우리 의원님들을 뭘로 보시고.” 지난달 10일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예산 심사에서 14조 5000억원을 깎아 500조원 이하로 줄이겠다”고 공언했다는 소식을 전해 들은 한 정부 관계자는 헛웃음을 치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순감액 기준으로 많이 깎아 봐야 4000억원 안팎일 것”이라고 말했다. 513조5000억원. 정부가 편성해 국회에 제출한 내년도 예산안 규모다. 지난해보다 9.3%, 약 43조9000억원 늘었다. 내년 총수입 전망치가 482조원이니 재정적자 폭이 31조5000억원에 달한다. 예산안이 공개되자 한국당 등 야당에선 ‘정부가 재정 중독에 빠졌다’ ‘재무건전성이 무너진다’는 거센 비판이 나왔다. 이에 더해 정부의 확장재정에 브레이크를 걸겠다며 ‘재정준칙’ 수립을 요구하기도 했다. 국가채무비율, 관리재정수지 적자 한도를 각각 40%, 2%로 강제하는 법안을 상정하기도 했다. 그러던 이들이 변했다. 지난달 11일 시작된 실제 예산안 심사에서 여야
"무식해서 그랬어요"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의 '한 마디'가 정치의 문을 닫았다. 지난달 29일 국회 본회의에서 비쟁점 민생법안 처리 합의 후 상정된 안건 199개에 모두 필리버스터(filibuster·무제한 토론)를 신청한 이유에 대해 나 원내대표가 한 말이다. 직접 들은 문희상 국회의장의 표정은 황당함에 굳어졌다고 한다. 당시 민생법안 중에선 여야간 이견이 없는 청년기본법과 소상공인기본법, '극일자강'을 위한 소재부품장비특별법, 4차 산업혁명의 마중물이 될 벤처투자촉진법 등이 국회 본회의 통과를 기다렸다. 한국당이 거부감을 나타내 온 '유치원 3법'은 필리버스터 가능성이 일찍부터 거론돼 안건번호 197, 198, 199로 미뤄둔 상태였다. "본의아니게 팀킬당했다" 일부 한국당 의원들은 애타는 기색을 숨기지 못했다. 본회의 통과를 손꼽아 기다리던 195개 중 26개는 한국당 의원이 대표발의한 법안이었다. 지역농산물 이용촉진 및 농산물 직거래 활성화법(김태흠), 어선 재해보상보험
"우리 사장이 연임되나요?" 연말이 되면서 금융권에서 흔히 들을 수 있는 질문이다. 최고경영자(CEO)의 임기가 끝나는 조직에서 최대 관심사 중 하나기 때문이다. 금융권 CEO 임기는 기본 2년에 1년 연장을 더해 통상 3년이다. 그 이상 임기를 더 하기는 쉽지 않다. ‘2+1’ 룰이 어느샌가 암묵적인 규정처럼 되어 버렸기 때문이다. 그런 만큼 3년을 채운 CEO는 대체로 연임보다는 용퇴에 무게가 실린다. 임기 중 괄목할 만한 실적을 냈다 하더라도 ‘2+1’의 문턱을 넘기가 쉽지 않다. 설령 연임 필요성이 내부에서 제기되더라도 금융당국의 눈치도 봐야 한다. 3년 임기에 대한 불만은 CEO 본인보다 금융권 임직원에게서 오히려 더 크게 나올 정도다. 잦은 리더십 교체에 따른 비효율성을 직접 체감하기 때문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전반적인 업무 파악에만 최소 6개월에서 1년 가까이 걸리는 게 일반적”이라며 “첫해를 그렇게 보내면 남은 임기에는 결국 단기 성과에 집중할 수밖에 없는 구조”
“익명성을 장점으로 꼽는 가상화폐 시장에서 거래소가 살아남는 방법은 스스로 내부 보안 시스템을 더 강화하는 수 밖에 답이 없다.” 지난 27일 국내 대표적인 가상화폐 거래소 업비트에서 580억원에 달하는 이더리움이 익명 계좌로 유출된 뒤 한 보안전문가가 한 말이다. 업비트는 일찌감치 정보보호관리체계(ISMS)를 갖추고 국제표준화기구(ISO) 인증을 획득하며 보안 능력를 자부해왔던 곳이다. 그랬던 만큼 투자자와 가상 화폐업계의 놀라움이 컸다. 가상 화폐 거래소가 해커들의 공격을 받은 게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에는 업비트와 함께 업계 1·2를 다투는 빗썸에서 350억원 규모의 가상화폐가 빠져 나갔다. 상대적으로 보안이 취약한 중소형 거래소에서는 그 정도가 더 빈번했다. 가뜩이나 정부 규제로 찬바람이 불던 암호화폐 시장을 더 얼어붙게 했던 한 요인이 됐다. 이 때문에 가상 화폐 거래소마다 투자자 신뢰 회복을 최우선 순위 과제로 두고 있다. 업계가 ISMS 인증 획득 등 거래소 요건
인구정책의 컨트롤타워인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이하 위원회) 부위원장이 몇달 째 공석이다. 분명 정상이 아니다. '인구 충격'을 우려하는 메시지를 내놓고 있는 정부이기에 더욱 그렇다. 위원회를 중심으로 생각해 본 인구정책의 문제는 크게 3가지다. 우선 국민들은 이 조직을 잘 모른다. 그동안 위원회의 뚜렷한 성과가 없었거나 줄곧 거론된 것처럼 정부 위원회 조직 자체의 한계일 수 있다. 그런데 두 가정의 결론은 같다. 2005년 만들어진 위원회가 인구정책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인구정책은 십수년간 실패만 거듭했다. 유관 부서인 보건복지부와 기획재정부도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이번 정부 들어 위원회의 한계를 재확인 한 게 두 번째 문제다.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 공약으로 위원회의 위상 강화를 내세웠다. 그리고 위원회 부위원장직을 새로 만들고 힘을 실어줬다. 방향성은 맞았다. 인구구조는 범부처의 구조적 문제지만 기존 위원회 조직은 다소 헐거웠다. 2년 6개월이 지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난 어린이들의 이름을 딴 ‘어린이 생명 법안’이 국회에서 속도를 낸다. 민식이법 중 하나인 ‘도로교통법 개정안’은 27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를 통과했다. 하준이법(주차장관리법 개정안)도 25일 국토교통위원회 소위 문턱을 넘었다. 이후 법제사법위원회와 본회의 의결 등 절차를 앞두고 있지만 법안 통과는 무난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아직 소관 상임위 소위에서 논의조차 안 된 법안들이 수두룩하다. ‘해인이법’, ‘한음이법’, ‘태호·유찬이법’ 등이다. 해인(당시 4세)양은 2016년 4월 경기 용인에서 차량사고를 당했는데도 후속 조치가 늦어 세상을 떠났다. 한음(당시 8세)군은 2016년 7월 특수학교 차량에 방치된 채 숨졌다. 태호·유찬(당시 8세)군은 지난 5월 인천 송도의 한 사설축구클럽 통학차량 운전자의 과속·신호위반으로 발생한 교통사고로 목숨을 잃었다. 해인이법과 한음이법은 두 어린이가 세상을 떠난 해인 2016년 8월에 발의됐다. 3년이 넘는 시간을 그저
환경부가 내년 1월 1일부터 대형마트에서 자율포장대와 종이박스를 퇴출한다고 밝히자 비판여론이 빗발친다. 환경부는 소비자들이 대형마트에서 구입한 상품을 집으로 가져갈 때 쓰는 종이박스에 테이프와 플라스틱 끈이 많이 사용되니 이를 줄이고 장바구니 사용을 활성화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인다. 그러나 소비자들은 환경부가 정책목표에만 매몰돼 현실과 거리가 먼 탁상행정을 하고 있다고 비판한다. 실제 소비자들의 목소리를 들어보면 수긍할만하다. 어차피 재활용될 박스를 대형마트가 자율포장대에 비치해둔 것인데 왜 굳이 휴대도 불편하고 구매한 물건을 다 담을 수도 없는 장바구니를 써야하는 것이다. 한마디로 종이박스 퇴출이 환경보호와 무슨 상관이냐는 것이다. 또한 아파트 부녀회의 소소한 수익인 재활용품 판매수익이 사라진다거나, 생계가 아려운 노인들의 몇천원짜리 일당인 종이박스 수거일까지 정부가 가로막는다는 등 다양한 불만들이 터져나온다. 이 와중에 환경부는 유통업계가 자율협약을 체결한 것이라며 마치 우리
며칠 전 차량공유업체 쏘카의 이재웅 대표가 한 스타트업 관련 행사에 깜짝 등장했다. 공개석상에 모습을 잘 드러내지 않는 이 대표는 이날 행사의 마지막 연사로 나서 마이크까지 잡았다. 30분이 채 안 되는 시간 동안 이 대표는 ‘혁신’과 ‘미래’를 강조했다. 그는 “과거의 제도나 장치를 바꾸겠다고 하는 것은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미래를 보는 것”이라며 “그 싸움에서는 방해가 있을 수 있지만 언제나 미래가 이기고, 미래가 이기는 것이 맞다”고 했다. 말미에는 “(혁신의 길은) 외롭고 방해도 많이 받는 길”이라며 최근 ‘타다’ 논란에 대한 심경을 우회적으로 내비쳤다. 그도 그럴 것이 타다의 사업은 존폐 기로에 놓였다. 지난해 본격적으로 운영된 타다는 승차거부 없는 자동 배차, 친절한 서비스를 내세워 급성장했다. 내년에는 전국 서비스를 목표로 영업차량을 1만대까지 늘릴 계획이었다. 그러나 혁신 모빌리티(이동수단)로 주목받으면서 기존 택시업계와 마찰이 커졌다. 택시업계와 갈등은 결국 타다를
LG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 관련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심사가 본격 가동됐다. 다른 무엇보다 업계 1위인 CJ헬로의 알뜰폰(MVNO) 사업 ‘헬로모바일’의 향배가 가장 뜨거운 쟁점이다. 헬로모바일의 이동통신사 흡수가 ‘경쟁 활성화를 통한 가계통신비 절감’이라는 알뜰폰 제도 도입 취지와 부합하는지가 주요 검증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는 헬로모바일을 분리해 매각하는 방향의 결론이 내려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과기정통부는 헬로모바일의 LG유플러스 편입이 시장경쟁 저해와 알뜰폰 시장의 이통 자회사 쏠림을 야기할 것으로 우려한다. 물론 앞서 기업결합을 심사한 공정거래위원회는 헬로모바일의 LG유플러스 결합을 별다른 조건 없이 승인했다. 하지만 이는 독과점 우려만을 검토한 결과다. 알뜰폰 주무부처로서 과기정통부는 알뜰폰 도입 취지 원칙에 따라 공정위와 다른 결정을 충분히 내릴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칙 적용과 함께 고려돼야 할 부분이 있다. 헬로모바일 분리 결정이 해당 산업에 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