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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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내면세점 신규 특허 입찰이 14일 현대백화점면세점의 단독입찰로 마감됐다. 정부는 당초 서울 3개를 포함해 총 6개의 시내면세점 신규 특허를 발급할 예정이었다. 관세법에 따르면 지방자치단체별로 외국인 관광객이 전년 대비 20만명 이상 증가하고, 면세 매출이 2000억원 이상 늘면 신규 면제 특허를 내줄 수 있다. 정부가 한꺼번에 6개의 신규 특허 발급에 나선 것은 그만큼 국내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증가하고, 면세시장도 매년 빠른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는 것을 반영한다. 마치 국내 면세시장의 미래가 창창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번 입찰결과에서 나타나듯 면세시장의 현실은 매우 다르다. 롯데, 신라, 신세계 등 이른바 ‘면세점 빅3’는 일찍부터 이번 입찰 불참을 선언했다. 심지어 중소 면세점들도 불참했다. 흥행참패다. 신규 특허 6개 중 5개는 주인을 못찾게 됐다. 왜일까? ‘노른자위’ 시장인 서울에만 12개 시내면세점이 난립하고 있다. 중국 따이궁(대리구매상) 유치를 위한 송객수수료
곳곳에서 내년도 경제전망이 발표된다. 전문가들이 입 모아 강조하는 것은 미중 무역분쟁 강도에 따라 경제도 달라진다는 것이다. 예측이 불가능하다는 말도 대부분 따라 붙는다. 내년 경제성장률이 몇 퍼센트(%)인지, 기준금리가 어떻게 될 건지, 부동산 가격은 얼마나 올라갈지. 모두가 궁금해하지만 현 시점에서는 전망치보다 전문가들의 태도변화 자체에 더 주목할 필요가 있다. 한 증권사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11일 '이코노미스트(거시경제전문가)보다 시황 애널리스트에 귀 기울일 때'라는 역설적인 제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펀더멘탈(경제기초)보다 미중협상 주요 의사결정권자의 행동에 주목하라는게 핵심이다. 송홍선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도 지난 12일 "금리인하 속도를 결정하는건 무역전쟁 전개양상"이라며 "전혀 예측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두 변수간 상관관계를 보며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시장을 움직이는 두 가지 힘, 경기와 비전통적 불확실성 중 후자가 더 민감한 변수다"라고 덧붙였다. 한국
조국 전 법무부장관이 사퇴한 지 한 달. 정치권도, 국민들도 일상으로 돌아갔다. 눈에 쌍심지를 켜며 동료 의원들에게 내뱉었던 증오의 말도, 서초동과 광화문 일대를 가득 메웠던 국민 목소리도 과거형이 됐다. 3개월여간 막대한 국가적 에너지가 투입됐는데 공동체 발전을 위한 뚜렷한 결과물은 손에 잡히지 않는다. 우선 인사청문회 시스템 개편. 공직 후보자에 대한 철저한 검증이 불러온 후폭풍이 적잖다. 과한 검증이 오히려 인재 등용의 걸림돌이 된다. 후보자 신상과 각종 의혹에 대해선 비공개 사전 검증하자는 개선책도 나왔으나 국회 논의는 제자리걸음이다. 공석인 법무장관 인선부터 추가 개각까지 안풀리는 이유다. 여권 핵심 관계자에 따르면 물망에 오른 인물들이 하나같이 자리를 고사한다. 자녀가 합법적으로 병역 면제를 받은 A 교수의 경우 부인이 “이혼하고 장관 하라”며 으름장을 놓을 정도라고 이 관계자는 전했다. 교육 개혁 문제도 마찬가지다. 정부가 사실상 일부 대학의 정시 규모를 소폭 확대한다
유료방송 시장 M&A(인수·합병)의 공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방송통신위원회로 넘어갔다. 공정거래위원회가 LG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의 합병에 '조건부 승인' 결정을 내리면서다. 조건도 무난하다. 결합판매 제한이나 알뜰폰 분리 매각 등 LG유플러스가 우려했던 조건은 달리지 않았다. 이제 방송통신 주무부처인 과기정통부 최종 승인 절차만 남았다.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 합병은 방통위 사전 동의도 필요하다. 이미 사전 심사를 진행해왔던 만큼 결론이 나기까지는 긴 시간이 걸리지 않을 전망이다. 과기정통부와 방통위 모두 국내 유료방송 시장 재편 필요성에는 동의해왔다. 넷플릭스 등 글로벌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의 공세와 빠르게 변하는 미디어 시장에 대응하기 위해 사업자간 M&A가 불가피하다는 이유에서다. 주무부처인 과기정통부는 공정위가 들여다 보지 못한 부분까지 따져봐야할 일이 많다. 홈쇼핑 송출수수료를 비롯한 사업자간 경쟁상황은 물론이고 케이블TV 방송의 공적책
‘안아키(약 안 쓰고 아이 키우기) 사태’로 물의를 빚은 한의사 김모씨(54)가 최근 유튜브로 돌아오자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유튜브를 통해 검증되지 않은 사실이 퍼져 또 다른 피해자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 김씨는 지난 5월 무허가 한방 약제 제조·판매로 유죄 선고를 받았다. 김씨뿐 아니라 의사, 한의사, 약사들의 유튜브 활동은 급증세다. 최근 암 치료 효능 논란으로 이슈가 된 동물용 구충제 ‘펜벤다졸’을 유튜브에서 검색하면 의사들이 만든 영상들이 뜬다. 이 중 펜벤다졸을 복용해도 된다는 주장을 펼치는 영상도 있다. 현재 식품의약품안전처, 대한암학회,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 등은 부작용을 이유로 펜벤다졸 복용을 금지한다. 물론 의료인의 유튜브 활동은 개인의 자유다. 환자들과 소통할 수 있는 경로가 늘어났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그러나 문제는 의료인이 잘못된 정보를 말해도 환자와 대중은 이를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인다는 것이다. 실제로 펜벤다졸 복용을 권하는 유튜브 영상의 댓글들은 의
법조출입 기자들에게 익숙한 장면이 하나 있다. 바로 불이 꺼질 줄 모르는 서초동의 밤 풍경이다. 대검찰청이 있는 반포대로부터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서울중앙지방법원, 서울고등법원을 잇는 서초대로까지 그야말로 24시간 불야성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 주말 밤 풍경은 조금 달라졌다. 검찰청은 환하게 불이 켜져 있지만(물론 '조국 수사'라는 굵직한 이슈가 있다), 법원은 당직실만 빼고 나머지는 꺼져 있을 때가 잦다. 판사들의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이 가져온 '낯선 풍경'이다. 이 낯선 풍경을 두고 의견은 완전히 반대로 엇갈린다. 한쪽에서는 "판사들이 사건처리 건수를 의식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야근으로 이어진다"며 제대로 된 판결이 나오려면 적정한 근무시간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반대쪽에서는 "재판 절차가 지연되면 피해를 보는건 결국 국민"이라고 우려한다. 얼마전 변호사 사무실을 개업한 전관(前官) A씨도 최근 기자를 만난 자리에서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며칠 전 볼일이 있어 주말 밤에 서초동
더 이상 ‘비성장주’, 소외 업종이 아니다. 오히려 정부의 지원 확대와 기술 독립 이슈를 이끄는 ‘가치주’로 부각되고 있다. 자본시장에서 소재·부품·장비(이하 소부장) 산업을 보는 시각이 달라졌다. 자본시장의 관문이라 할 수 있는 IPO(기업공개) 시장은 변화의 흐름이 더 빠르다. 낮은 가치평가에 시달리며 공모 물량을 소화하는 데 애를 먹던 모습은 찾기 어렵다. “PER(주가수익비율) 한 자릿수도 어렵다”는 토로는 이제 옛말이다. 지난 9월과 10월 각각 공모를 진행한 올리패스와 케이엔제이의 상반된 성적표가 대표적이다. 바이오 업계에서 기술 경쟁력을 인정받는 신약 개발 기업 올리패스는 지난 9월 수요예측에서 경쟁률 11.07대 1로 흥행에 참패했다. 반면 다음 달 반도체 부품 소재 회사 케이엔제이는 1144.3대 1을 기록, 당시 역대 코스닥 수요예측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이달 기록을 새로 쓴 씨에스베어링 역시 풍력발전기 부품 회사다. 이뿐 아니다. 올해 하반기 공모에 나선 공정
"요즘 정부는 '현금부자'들만 더 부자가 되게 하려나 봐요." 아파트 청약에 관심 있는 사람들 사이에서 나오는 말이다. 서울 강남권에서 최고 10억원의 시세차익이 예상되는 아파트 분양이 이뤄지고 있다. 지난 8일 견본주택을 개관하고 이번 주 청약을 받는 서울 서초구 잠원동 '르엘 신반포 센트럴'과 강남구 대치동 '르엘 대치' 등이다. 정부의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가 아직 본격적으로 적용되지 않았지만 이곳들은 '로또 아파트'로 불린다. 이미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고분양가를 통제해서다. 서초구 잠원동 '르엘 신반포 센트럴' 전용면적 84㎡ 분양가는 16억3000만원대로 책정됐는데 같은 동의 '신반포자이' 85㎡ 호가가 26억원대다. 청약 당첨이 곧 10억원 로또 당첨이란 얘기가 나온다. 낮은 가격에 신축을 분양한들 주변 구축 가격이 따라서 낮춰질리 없다. 그마저도 청약가점이 낮은 젊은층이나 일반 서민들엔 '그림의 떡'이다. 분양가가 모두 9억원이 넘어 중도금 집단대출이 불가능한데다
아시아나항공이 설립자인 금호가(家)의 품을 30여년 만에 떠난다. 이번 주 아시아나의 새로운 주인이 될 매각 우선협상대상자가 최종 선정된다. 아직 금호산업이 보유한 아시아나 주식(구주)의 가격과 우발채무 등의 문제가 남았으나 업계는 시간문제로 본다. 연내 매각이 무산되면 채권단이 5000억원의 영구채를 주식으로 전환하고 최대 주주로서 매각을 진행해서다. 사실상 금호산업이 아시아나를 매각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다. 현재까지 아시아나 매각은 성공적이다. 당초 예상됐던 1조5000억~2조원의 매각가를 뛰어넘는 2조5000억원을 HDC-미래에셋 컨소시엄이 써냈다. 현재로서는 가장 유력한 인수 후보다. 일부에서는 높은 인수가에 대한 우려가 나오지만 2조원이 넘는 금액이 아시아나 투자용으로 쓰인다는 점에서 다른 M&A(인수·합병)와는 성격이 다르다. 아시아나 입장에서는 새로운 도약을 할 기회가 될 수 있다. HDC도 그것을 노리고 베팅을 했다. 아시아나는 가능성이 있다. 최근 LCC(저비용항공
‘스타트업 지원, 금융·M&A제도 개선, 공공시장 창출, 규제혁신 등을 통해 역동적 창업·벤처생태계 조성.’ 문재인 대통령 취임 직후 국정기획자문위원회가 내놓은 ‘정부 국정운영 5개년계획’에 담긴 내용이다. 계획 발표 이후 2년 넘는 시간이 흘렀다. 정부 구상대로 스타트업 생태계는 역동적으로 변했을까. 최근 벌어진 일들을 보면 ‘역동’보단 ‘경직’이라는 단어가 어울린다. 창업가들은 여전히 규제와 사투를 벌이고 혁신 시도들은 좌초 위기에 내몰렸다. 렌터카 기반 이동수단 ‘타다’ 논란이 대표 사례다. 1년 넘게 서비스 중인 사업이 중단될 위기에 처했다. 검찰의 타다 운영사 쏘카·VCNC 기소를 두고 검찰, 법무부, 청와대는 네탓 공방만 벌인다. 국토교통부는 타다의 법적 타당성에 대해 여전히 ‘모르쇠’로 일관한다. 국회는 어떤가. 여당은 국토부로부터 넘겨받은 타다금지법을 발의했다. 쏘카·VCNC의 대화 요구는 묵살됐다.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입법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입장을 고
"수많은 지원자가 채용 공고를 보고, 시험 준비를 하는데 그럼 그런 게 왜 필요합니까" 지난달 30일 열린 하나은행 채용비리 사건 재판에서 검사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채용 공고대로만 모두 뽑는 것은 아니다"는 하나은행 측 발언 이후였다. 이날 법정에 선 인물은 하나은행 채용비리가 일어난 2016년 인사부장 강모씨. 그는 윗선의 지시를 받아 소위 '추천리스트'를 관리하며 합격선에 못 미치는 지원자를 추가로 뽑거나 공고에 없던 새로운 전형을 만드는 등 채용비리에 가담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하지만 그는 "크게 기준을 위배하지 않고 세부 내용만 조정했다"며 "회사에 필요한 인재를 선발하기 위한 절차였다"고 담담하게 말할 뿐이었다. 증언을 듣다 보니 아직 취업을 준비하고 있는 여러 친구가 떠올랐다. '취업이 너무 안 돼서 힘들다'며 20대 후반을 스트레스로 보내는 취업준비생들이다. 과연 이들 앞에서도 강씨가 이날처럼 '추천리스트'가 관행이었다는 이야기를 당당하게 할 수 있을까. 누군가 단
아모레퍼시픽그룹이 3분기 성적표를 받아들고 모처럼 웃었다. 길고 어두웠던 '실적 부진'이란 터널을 빠져나오면서다. 적자 늪에 허우적거렸던 에이블씨엔씨도 조금씩 손실 규모를 줄여가며 빛 볼 준비를 하고 있다. 내수 시장에 활기가 돌고 중국 사업이 다시 잘 돼서 이들 기업의 실적이 나아진걸까. 상황과 환경은 달라지지 않았다. 내수는 여전히 침체 상태고 중국 시장은 결코 호락호락하지 않다. K뷰티에 호응하는 국가가 새롭게 생겨난 것도 아니다. 대신 고집을 버렸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보유 브랜드만 취급하던 '아리따움', 'AP몰'의 문을 타사에 활짝 열었다. 자사 제품도 타사 편집숍에 속속 입점시켰다. 에이블씨엔씨는 단일 브랜드 로드숍의 원조였던 '미샤' 매장을 편집숍 성격의 '눙크'로 전환했다. 두 회사 모두 e커머스 등 온라인 시장에도 적극 대응했다. 변하면 산다. 중요한 건 상황과 환경 자체가 아닌 그에 따른 대응을 어떻게 하느냐다. 시장과 소비자는 끊임없이 달라지기에 대응은 변화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