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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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초 해외 모빌리티 사례 취재를 위해 호주를 찾았다. 호주 시드니 공항에 도착해 입국장을 나서자 이동 수단을 타고 내릴 수 있는 승강장(Priority Pick-up)으로 이어졌다. 안내 표지판에는 우버, 볼트, 인고고, 올라 등 승차공유 서비스와 GLID택시, 13캡스(cabs) 등 주요 택시 브랜드를 탈 수 있는 곳들이 적혀있다. 우버와 같은 승차공유서비스는 물론 택시까지 사이좋게 같은 승강장을 이용해 타고 내리는 일이 이곳에선 자연스럽다. 실제로 호주는 모빌리티 서비스 강국으로 꼽힌다. 글로벌 승차공유 기업인 우버는 호주 37개 도시에서 사용자 380만명, 기사 6만7000명을 확보해 달리고 있다. 우버 뿐이 아니다. 시드니에서 구글 지도를 열면 ‘볼트’ 서비스도 이용할 수 있다. 인도 승차공유 서비스인 올라도 진출해 있다. ‘카카오T 카풀’, ‘타다’ 논란처럼 이 나라에선 택시업계의 반발이 없었을까. 그렇지않다. 서비스 초기부터 갈등이 여러번 반복돼왔다. 올해 6월에도 택
지난 12일 감사원 앞에서는 '상암동 롯데복합쇼핑몰 출점 반대 및 감사원 규탄' 기자회견이 열렸다. 상암 롯데몰 입점 절차를 서두르라는 감사원의 서울시 감사 결과를 규탄하고, 상암 롯데몰 출점을 반대하기 위해서였다. 은평구, 마포구, 서대문구, 영등포구, 용산구, 강서구 내 전통시장 단체장으로 구성된 '상암동 롯데복합쇼핑몰 출점 반대 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가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대책위는 상암 롯데몰이 자신들의 상권을 침해할 것이라며 출점을 반대했다. 과연 실제로 상암 롯데몰이 들어설 경우 이들 전통시장 모두가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까. 현행법부터 살펴보자. 지난 9월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유통산업발전법 시행규칙 일부개정령'에 대규모 점포 입점 시 상권영향평가 기준이 나와있다. 기준에 따르면 대규모 점포(매장 면적 3000㎡ 이상) 입점 시 상권영향평가 범위를 반경 3㎞ 이내로 설정하고 있다. 예컨대 상암 롯데몰과 3㎞ 넘게 떨어진 상권은 법의 영향평가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 것
추미애 법무부 장관 후보자(61·사법연수원 14기)는 '추다르크'라고 불린다. 후보자의 이름에 ‘잔 다르크’를 합성해 만들어진 별명이다. 그가 이제껏 카리스마 넘치고 추진력이 있는 정치인의 모습을 보여줘서다. 그런 추 후보자가 장관이 된다면 2003년 노무현 정부에서 법무부 장관을 지낸 강금실 전 장관에 이어 두 번째 여성 법무부 장관이 된다. 대구 출신인 추 후보자는 판사로 일하다 정치인이 됐다. 부침이 있었지만 여성 첫 지역구 5선 의원이 되는 등 성과를 거뒀다. 정치권에서 일찍부터 각종 검증을 받아온 터라 인사청문회에 대한 부담이 적다는 게 장점으로 꼽힌다. 법무부를 이끌기 위해서는 판사 출신으로 법조계를 잘 아는 그가 적임자일 수 있다. 그로부터 약 2주가 지난 지금 추 후보자는 조용히 인사청문회를 준비하고 있다. 조 전 장관이 후보자 시절 각종 의혹으로 여러 차례 대중 앞에 선 것과는 다른 모습이다. 검찰 개혁을 이끌어야 하는 그의 어깨는 무겁다. 한동안 수장이 비어 있던
"LG전자의 가전이 모두 좋아서 내 삶이 윤택해집니다." 고(故) 구자경 LG그룹 명예회장의 타계 관련 기사에 달린 댓글이다. 지난 14일 향년 94세 나이로 구 명예회장이 별세하면서 대한민국 산업화를 이끈 1·2세대 거목들의 기업가 정신이 새삼 재조명되고 있다. 구 명예회장은 생전 한 언론인터뷰에서 "기업을 시작하면서 항상 마음에 품어온 생각은 국민 생활을 윤택하게 할 수 있는 제품을 우리 손으로 만들어 보자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생활가전 명가인 LG전자는 생활의 편리를 높여주는 제품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글로벌 무한경쟁 속에서 구 명예회장의 이 같은 기업 철학은 다소 낯설게 느껴지는 게 사실이다. 기업 오너와 최고경영자(CEO)에 대한 평가도 실적 등 눈에 보이는 '숫자'로 대체된 지 오래다. '국민'보다 '고객'을 중시하는 시대로 바뀌었다. 기업 발전이 국가 발전으로 이어진다는 믿음은 깨지고 있고, 기업가의 경영 이념과 사명감, 애국심이 갖는 가치는 빛바래지고
"정부는 초지일관 불로소득을 최대한 허용하지 않는 방향으로 주택정책과 세제를 적용해 왔다. 이번 대책 이후에도 시장의 불안이 계속 된다면 내년 상반기에 더 강력한 대책을 마련하겠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6일 주택시장 안정화 방안을 발표하는 내내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일부 투기수요로 실수요자의 내 집 마련 기회 감소 우려가 있어 시장교란 행위 방지 및 안정적인 수급 관리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중간평가에서 "지난 8·2대책, 9·13대책이 과열 양상을 보인 서울 주택가격을 잡는 등 전국의 부동산 가격이 비교적 안정적 상황을 유지하고 있다"고 자평한 것과 상반된 분위기였다. 실제 "불로소득을 다스리겠다"는 정부의 의지는 현실에 싹을 내리지 못했다. 서울 아파트값이 24주 연속 상승하는 등 정부 정책의 가시적 성과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정부가 참여정부 때와 마찬가지로 부동산을 제대로 통제하지 못한다는 인식만 깊어졌다. 정부도 이 같은 비판여론을 의
"사장님이 1억 이상 주지 말라고 했어요" 실제 한 기업 관계자가 회계법인과의 감사보수 협상 과정에서 뱉은 말이다. 보수를 급격하게 올리지 말아야 할 이유로 ‘사장님’을 들이대니 말문이 막힌다. 무작정 ‘두 배는 안된다’는 막무가내식 반대도 다반사다. 기업부담이라는 ‘치트키’를 사용해 증가세를 막으려는 여론전도 활발하다. 신(新)외감법(주식회사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시행으로 최대 250%까지 감사보수가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연말 감사계약전(戰)이 치열하다. 보수인상은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표준감사시간제가 도입되면서 과거보다 감사투입시간, 회계인력 등은 갑절 가까이 늘었다. 주52시간제로 회계사 1인이 사용할 수 있는 ‘절대시간’도 줄었다. 180여개 회계법인들이 난립해 경쟁적으로 보수를 깎던 시대도 끝났다. 감사인등록제로 40여개 회계법인들이 상장사를 감사하게 돼 자연스레 회계법인 몸값도 올랐다. ‘사장님 왈’ 같은 궁색한 이유로 인상흐름을 막기에는 역부족이다. 다만
“공항 입국장에도 면세품 인도장이 생긴다며? 이제 짐 걱정 없이 여행해도 되겠네.” 최근 한 송년 모임에서 지인에게 들은 얘기다. 관세법 개정안 관련 내용인데 연내 국회 처리가 유력하지만 현재 상황에선 제도 개선이 확정된 것이 아니다. 이 법안은 내년도 세입예산안 부수 법안인데 예산안이 처리됐던 지난 10일 국회 본회의에서 표결에 이르지 못했다. 당시 자유한국당의 회의 지연과 정기국회 종료에 따른 시간 제약으로 부수법안은 단 4건만 의결됐다. 이런 사실을 전하니 지인은 “예전에 뉴스에서 봤던 내용인데 국회에서 예산안과 법안들이 통과됐다고 하길래 당장 그렇게 되는 줄 알았다”며 겸언쩍어했다. 우리 국민들은 ‘내 삶을 바꾸는’ 법안들이 국회에서 언제 어떤 내용으로 어떻게 바뀌는지 잘 알지 못한다. 특히 연말인 12월에는 더 그렇다. 새해를 맞기 전 밀린 숙제를 끝내려는 정치권은 이때만 되면 ‘졸속 심사’, ‘깜깜이 심사’라는 비판과 오명에도 아랑곳없이 안건들을 ‘무더기 처리’ 한다.
“공원의 벤치는 누구의 것인가? 만인의 것이다. 준비는 하되 자리가 비면 누구나 앉을 수 있는 것으로 생각한다” 지난 13일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이 신한금융지주 차기 회장의 최종후보군 인터뷰를 마치고 한 말이다. 결과에 대한 승복의 미덕이 담긴 답변이었다. 그의 말을 인용한 것은 회장직을 벤치에 빗댄 대목 때문이다. 임 사장은 1986년 2월 입행에 34년째 한 조직에 몸담아 온 정통 ‘신한맨’이다. 이른바 조상제한서(조흥·상업·제일·한일·서울)가 은행권을 주름잡던 때 후발주자였던 신한을 국내 리딩뱅크로 성장시키는 데 기여했다.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 위성호 전 신한은행장, 민정기 전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사장, 진옥동 신한은행장 등 다른 후보자도 마찬가지다. 리딩금융그룹으로 도약시키는 데 일조한 주역들이다. 누구든 벤치에 앉을 수 있다는 얘기는 연임이 결정된 조 회장을 비롯해 5인 모두 모자람 없는 후보란 얘기면서 동시에 준비가 안 된 인물은 벤치를 가까이할 수 없다는 의미도 된
"중학생 딸도 틴트를 바르는데 어디서 만든건지 확인도 없이 사라고요?" 정부가 화장품 제조자 표기 의무를 삭제하는 내용으로 화장품법 개정을 추진하면서 소비자의 불안감이 커졌다. 현행법상 화장품 포장엔 제조업자와 책임판매업자를 모두 표기해야 한다. 법 개정 근거는 '중소 브랜드사 보호'다. 표기된 제조자 정보를 바탕으로 중국업체 등이 유사제품을 의뢰하면 브랜드사가 입지를 빼앗길 수 있다는 것이다. 개정안을 두고 화장품 업계에선 찬반양론이 팽팽하다. 히트상품으로 재미를 보다가 소위 '짝퉁'에 당해본 업체는 법 개정을 환영한다. 제조자 정보를 일종의 영업비밀로 보호하고 싶어서다. 반면 그동안 '얼굴 없이' K뷰티를 키워놓은 제조업체는 '팽'당한 기분을 느낀다. 제조자 이름 하나 노출된다고 유사제품이 줄을 잇는다는 주장은 어불성설이라는 것이다. 이해득실이 달려있다보니 찬반 입장이 첨예하게 갈린다. 문제는 소비자다. 이런 사안일수록 정부는 한쪽 편을 드는 게 아니라 소비자 관점에서 문제를 풀
공무원에게 노후 연금을 더 챙겨주는 공적연금처럼 육아휴직도 민간인과 공무원 간 차별이 존재한다. 2008년 여성 공무원 육아휴직 기간이 국가공무원법 개정에 따라 1년에서 3년(유급 1년 + 무급 2년)으로 늘어났다. 남성 공무원은 2015년부터 육아휴직을 3년까지 쓸 수 있게 됐다. 하지만 민간 기업은 육아휴직 1년(유급) 보장만 의무화돼 있다. 민간기업 내에서도 소규모 기업 종사자는 육아휴직이 그림의 떡이다. 고용노동부가 지난 5월 발표한 '일·가정 양립 실태조사'를 보면 5~29인 사업체의 육아휴직 활용도는 2.4%에 불과했다. 30~99인 사업체도 11.9%에 머물렀다. 경력 단절, 소득 감소, 승진·평가 불이익 등은 여전히 민간 기업 노동자가 육아휴직 사용을 주저하게 하는 이유다. 차별은 공직사회 내에도 존재한다. 공무원과 함께 일하지만 공무원은 아닌 공무직은 소속기관에 따라 육아휴직 기간이 다르다. 교육부는 3년인 반면 문화체육관광부는 1년이다. 기획재정부는 여성 3년, 남
10일 밤 9시6분. 정기국회 종료를 3시간 앞두고 내년도 예산안의 가결을 알리는 방망이 소리가 본회의장에 울려퍼졌다.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의 거센 반발 속에서 ‘4+1(더불어민주당·바른미래당·정의당·민주평화당+대안신당)’ 공조로 마련된 예산안이 문희상 국회의장의 결단 속 통과된 것이다. 정기국회 내 예산안을 처리하지 못하는 최악의 그림은 면했지만 법정 시한(12월2일)을 8일이나 넘겼다. 2017년 12월6일, 2018년12월8일보다 더 늦은 처리였다. 국회선진화법이 시행된 지난 2014년 이후 최장 ‘지각처리’ 기록이다. 오명은 또 있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사실상 마지막 법안 처리 기회라 여겨졌던 올해 정기국회는 문재인 정부 들어 가장 적은 숫자의 법안을 처리한 채 막을 내렸다. 2017년 1174건, 2018년 1340건인 반면 올해 정기국회는 839건의 법안을 처리하고 문을 닫았다. 처리된 법안 중에서 최종적으로 법률에 반영된 숫자는 823건 뿐이었다. ‘민식이법’은 통과
"추적하기가 쉽지 않아요. 다크웹 사이트가 몇 개나 있는 지 일평균 접속자 수가 몇 명인 지 공식 통계도 전무하고요. 완전 무법지대 수준이죠." 사이버 범죄의 온상이 된 다크웹(DarkWeb)은 인터넷 제3세계, 미지의 세계로 인식돼왔다. 헐리웃 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마약·총기 거래, 살인청부와 테러 모의가 이뤄진다던 다크웹은 국내에선 '다른 나라 이야기'쯤으로 여겨졌다. 구글이나 네이버같은 일반적인 인터넷 검색으로는 접근도 어려워 대다수의 국민들은 다크웹의 존재도 알지 못했다. 그러나 오판이었다. 전세계 32개국 경찰이 국제 공조 수사를 펼친 끝에 지난 10월 다크웹을 활용한 아동 음란물 사이트 운영자와 310명의 이용자를 검거했는데 운영자는 한국 남성이었고 한국인 이용자는 223명이나 됐다. 위협정보 분석 기업 S2W랩(에스투더블유랩)에 따르면 올해 평균 다크웹 전세계 일평균 접속자 수는 270만명 수준. 이 가운데 국내 접속자도 약 1만3200명으로 추정된다. 한국인 개인정보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