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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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지난달 모빌리티 플랫폼 업체를 기존 택시산업 제도권 안으로 흡수하는 방식의 '택시 제도 개편안'을 발표했다. 그러나 세부 계획은 아직 정해지지 못했다. 제도 발표 후 한달만에 양 측이 모두 참여하는 실무 협의 기구를 꾸렸으나 첫 회의는 법인택시 업계의 불참으로 파행됐다. 플랫폼 업체를 기존 택시 제도권 안으로 편입해 똑같이 육성하겠다고 하니 양측 모두 마뜩찮다. 정부가 확실한 해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플랫폼 업체로선 교통 서비스 혁신을 위해 신산업을 육성하겠다면서 기여금 납부 등 각종 제약 조건을 거는 정부를 이해하기 어렵다. 그간 법적 테두리 안에서 사업을 운영해온 택시업계도 신산업 이랍시고 비교적 쉬운 방법으로 사업에 뛰어든 플랫폼 업체를 받아들이기 힘들다. 기존 산업 종사자를 보호하고 신산업도 육성해야 하는 정부의 입장이 이해는 된다. 그러나 현행 교통 상황을 분석해 국민이 만족할 수 있는 서비스 기반을 마련해야 하는 정부가 관련 논의를 시작조차 하지 못했다
"넷플릭스의 최대 라이벌은 HBO가 아니라 '포트나이트' 입니다" 지난 1월 글로벌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최대 강자인 넷플릭스의 CEO(최고경영자) 리드 헤이스팅스가 주주들에게 보낸 편지 내용의 일부다. 경쟁 OTT 플랫폼인 '훌루'나 '디즈니플러스'가 아닌 게임을 경쟁자로 지목한 건 그만큼 고객의 시간을 사로잡는 콘텐츠 제공 플랫폼이 최고의 경쟁력을 갖고 있다고 봤기 때문이다. 넷플릭스는 그동안 IP(지식재산)를 활용한 오리지널 콘텐츠를 통해 누구도 범접하기 어려운 성공가도를 이어왔다. 11월 출범하는 디즈니플러스가 넷플릭스를 위협할 최대 플랫폼으로 떠오른 이유도 '마블'과 '픽사', '스타워즈', '내셔널지오그래픽', '20세기 폭스' 등 전세계 모든이 이용자 경험을 독차지해왔던 IP를 보유한 플랫폼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오는 9월 넷플릭스의 대항마를 자처한 OTT가 출범한다. 통합OTT는 국내 최대 이통사인 SK텔레콤과 지상파방송 3사가 협업을 한다는 점에서 주목받
'전통시장 22만5242원 vs 대형마트 27만6542원' 올해 초 설을 앞두고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공개한 설 차례상 장보기 비교 자료다. 매년 명절마다 그랬듯 공단은 다음 달 4일 올 추석 차례상 장보기 자료를 발표할 예정이다. 단순한 통계같지만, 해당 자료에는 '대형마트보다 훨씬 저렴하니 전통시장에서 장 보세요'라는 함의가 담겨있다. 매번 되풀이되는 전통시장과 대형마트 간 대결 구도다. 그렇다면 이런 홍보활동에 힘입어 대형마트에 비해 가격이 저렴한 전통시장 매출이 늘었을까. 통계만 보면 선뜻 '그렇다'고 답하기 어렵다. 월 매출은 따로 공개되지 않아 명절 특수를 직접 확인하긴 어렵지만, 연간 전통시장 매출은 2006년 25조원에서 2017년 23조원으로 2조원 가까이 감소했다. 소비자들은 왜 전통시장을 찾지 않을까. 편의성 때문이다. 뭘 살 때마다 상점 주인들과 가격 실랑이 하기도 싫고, 무거운 장바구니를 들고 다니기 싫다. 표시된 가격으로만 팔고 카트가 있는 대형마트가 편하고
"정치간섭 배격하고, 진상에만 집중하자" 지난 23일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딸의 특혜 입학 의혹에 대해 고려대학교 학생들이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자리에서 나온 구호다. 학생들은 준비 과정부터 정치 단체와의 연관성을 극도로 경계했다. '조국 사퇴'가 아니라 '진상규명 촉구'를 전면에 내세웠고 보수정당 당직자 경력이 있는 학생을 집행부에서 배제했다. 작은 구설에도 오르고 싶지 않다는 강한 의지의 표명이다. 집회의 본질과 동떨어져 보이는 구호가 등장한 이유는 시간이 지날수록 명확해졌다. 일부 인터넷 커뮤니티와 유튜브 채널은 이제야 청년들이 문재인 대통령을 향한 맹목적 지지에서 돌아섰다며 홍보에 열을 올렸다. 동시에 극우단체가 집회를 주도했다거나 이전 보수 정권에서는 가만히 있다가 이제야 촛불을 드는 모습이 의심스럽다는 매도도 쉽게 볼 수 있다. 유명 앵커가 조 후보자를 비판한 청년에 대해 아버지를 운운했다가 급히 사과하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진영에 따라 현상을 입맛대로 재단하는
일본이 독점하는 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부품·장비 수입에 차질이 생겼다. 직격탄을 맞은 국내 업계는 재고 확보와 공급선 다변화에 나섰다. 한 반도체 업체 CEO(최고경영자)는 "공급선 다변화에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 있다"며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정부는 피해 기업 파악에 착수하고 제조업 전반의 기초체력을 기르기 위해 소재·부품의 국산화 필요성을 강조했다. 2011년 3월 동일본 대지진 때 반도체·디스플레이 업계 상황이다. 당시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반도체(현 SK하이닉스)의 총력전 끝에 소재·부품 공급 문제는 3개월 만에 해결됐다. 이후 2011년 2분기에 세계 D램 시장에서 삼성전자(41.6%)와 하이닉스반도체(23.4%)가 나란히 사상 최고 점유율을 기록하면서 국산화 논의는 흐지부지됐다. 정부의 반도체 R&D(연구개발) 예산은 2011년 1440억에서 2017년 499억원으로 3분의 1로 축소됐다. 반도체 소재 국산화율은 2011년 48%
“빨리 안 하면 우리는 총알이 다 떨어집니다. 모빌리티 사업에선 속도가 생명이에요.” 취재 현장에서 만난 한 모빌리티 사업자의 절박한 호소다. 모빌리티 분야는 일부 대기업 계열사를 제외하고 대부분 스타트업에서 서비스를 준비 혹은 운영 중이다. 사업성을 인정받아 엔젤 투자나 협업 등을 통해 자금을 마련하더라도 정책 미비, 기존 업계와 갈등 등 외부 요인으로 서비스 시작도 전에 사업을 접는 사업자들이 늘고 있다. 지난 22일 열린 국토교통부와 플랫폼업계 간담회에서도 플랫폼 사업자들의 비슷한 주문이 이어졌다. 바로 ‘속도전’이다. 국토부도 실무논의기구 출범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입장이다. 지난달 발표한 택시제도 개편안의 골자인 플랫폼운송사업제도가 연내 시행되려면 입법 과정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9월 정기국회 전 업계 합의안을 도출해야 한다. 정부는 일부 사업자가 불참하더라도 실무 논의기구를 29일부터 가동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문제는 택시업계다. ‘타다’를 운영하는 VCNC가 실무논
최근 사모펀드가 언론 보도에 자주 등장한다. 사모펀드는 비공개로 49명 이하의 특정한 소수투자자를 모집해 운용된다. 최소 투자금액은 1억원으로 문턱이 낮지 않지만 사모펀드 시장은 매년 급성장 중이다. 독일 국채금리나 영국·미국 이자율스와프(CMS) 금리와 연계된 파생결합증권(DLS)에 투자한 파생결합펀드(DLF)가 사모펀드 형태로 운영된 상품 중 하나다. 최근 원금이 거의 날아갈 지경이 된 DLF가 속출하면서 사모펀드가 문제상품으로 거론되더니 얼마 전에는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가 사모펀드에 투자했다는 이슈까지 더해졌다. 이 때문인지 시장에서는 사모펀드의 투자자 보호제도가 있는지, 변칙투자를 막을 수 있는 장치가 있는지 관심을 두는 모양새다. 결론부터 얘기하면 수년간 사모펀드 육성정책이 펼쳐지면서 규제는 많이 풀린 상태다. 사모펀드의 대출금지, 차입제한 등 글로벌 기준에 맞지 않는 규제가 많다는 지적을 반영한 것이다. 그런데 최근 여러 이슈에서 사모펀드에 부정적인 이슈가 등장하자 "규
휴가철 시작과 함께 확산한 '일본여행 보이콧' 분위기에 침체에 빠진 국내관광을 살릴 수 있다는 기대감이 흘러 나왔다. 대통령은 제주에서 짧은 휴식을 취하며 '국내관광 활성화' 메시지를 던졌고, 정부와 여당도 우리 국민들의 즐거운 국내관광을 약속했다. '7말8초' 성수기가 지나고 여름휴가도 끝물에 다다른 지금, 국내여행은 국민의 삶의 질 향상에 기여했을까. 선뜻 "그렇다"고 대답하기 어려워 보인다. 올 여름 역시 어김 없이 반복되는 휴가지 '바가지 요금'과 '불친절'로 휴가를 망쳤다는 여행객들이 많다. 지난해 평창 올림픽을 앞두고 천정부지로 치솟은 숙박료로 홍역을 치른 강원도는 올해도 논란의 중심지로 떠올랐다. 한창 관광객들이 몰리던 8월 초, 강원도 대표 관광지인 강릉시는 여행객들로부터 쇄도하는 불만으로 몸살을 앓았다. 강릉시는 "다른 지역도 바가지요금은 마찬가지"라며 억울하다는 입장을 내놨다. 심지어 펜션 1박에 바비큐 추가요금을 포함, 41만원을 냈다는 한 여행객의 게시글을 두곤
DLS(파생결합증권) 대규모 손실 논란으로 시장이 시끄럽다. DLS는 금리 등의 변동에 따라 수익이 결정되는 금융상품이다. 최근 독일 국채 등을 기초자산으로 만든 일부 상품에서 큰 손실이 났다. 1억원 투자했다 500만원만 건지게 될 사람들이 수두룩하다고 한다. 연일 논란이 커지자 금융감독원이 칼을 빼들었다. 이런 상품을 설계하고 판매한 증권사와 은행을 조사할 계획이다. 쟁점은 크게 두 가지다. 상품을 만들기 전 꼼꼼한 검토를 했느냐, 투자자들에게 원금 손실 위험이 크다는 설명을 하고 상품을 판매했느냐다. 첫번째 쟁점은 문제가 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대부분의 DLS 상품은 금리 등이 오르거나 일정 범위 안에 있으면 수익을 지급하는 비슷한 구조다. 일부 상품에서만 손실이 났다는 점에서 상품 설계가 미흡했다고 지적하기는 어렵다. 특정 상품의 설계를 문제삼을 수 있겠지만 논란이 된 독일 국채 금리가 이렇게 떨어질 것이라고 예상한 사람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거의 없었다. 두번째 쟁점에서
정유라가 비선실세였던 어머니가 준 말로 금메달을 땄다면, 조국 후보자는 여러 의혹과 자신이 내뱉었던 말을 타고 청문회장으로 향하고 있다. 평행이론일까?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후 위장전입부터, 가족펀드 운용, 모호한 부동산 거래 등 각종 의혹이 봇물 터지듯 쏟아졌다. 이때까지만 해도 여론이 잠잠했지만, 자녀의 부정입학 의혹에서 발목이 잡혔다. 이번 의혹들은 자녀 교육 문제에 유독 민감한 '국민정서'를 누그러뜨리기엔 역부족이다. 게다가 조 후보자 딸의 특혜의혹이 연일 양파처럼 벗겨도 벗겨도 계속 드러나고 있다. 그의 딸은 고교 2학년 시절 단국대에서 2주간 인턴을 하면서 의학논문의 제1저자가 됐다. 3학년 때는 공주대에서 3주 동안 인턴으로 활동해 생물학 관련 논문의 제3저자로 등재됐다. 이 스펙은 고려대 진학에 주효했다. 또한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에 재학하면서 두 번 유급을 당하고도 6학기 연속 장학금을 받았다. 이 과정에서 별의별 특혜의혹이 쏟아지고 있지만, 일일이 거론하고 싶지
“개인 자격으로 특히, 청각 장애자로 의사전달이 부자연스러운 사람이 민원을 제기하고 법률적인 대응을 하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 깨달았습니다. 원만하게 합의할 수 있게 도와주신 금융감독원 담당자분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지난 20일 금감원 임원회의에서 윤석헌 금감원장은 청각장애 민원인이 보낸 감사 편지를 낭독했다.편지를 받은 담당 직원은 아이를 둔 엄마인데도 야근을 마다하지 않았다는 후문이다. 편지는 금감원 원내 포털 ‘칭찬한마디’ 게시판에도 올라와 금감원 직원 수십명이 댓글을 달았다. 2년 전 폭우로 아파트 침수피해를 입은 민원인은 보험사에 피해보상 보험금을 신청했지만 피해액을 두고 보험사와 갈등을 빚었다. 합의에 이르지 못해 결국 금감원에 민원을 제기했다. 민원인은 변호사 출신 금감원 담당자에게 “수시로 사건처리 과정을 친절하게 설명해줘 믿음이 갔다”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윤 원장은 편지를 읽은 뒤 “지난해 접수된 민원이 11만건이 넘는데도 어려운 상황에서 최선을 다해 준 직원들
지난 9일 차기 공정거래위원장으로 조성욱 서울대 교수가 지명됐을 때 "이변은 없었다"는 반응이 지배적이었다. 조 후보자는 김상조 전 공정위원장이 청와대에 입성한 이후 후임자로 가장 유력하게 거론됐다. 공정위원장이라는 자리의 무거움 탓인지 조 후보자의 '입'에 관심이 쏠렸다. 기업들의 가장 큰 적은 불확실성이기 때문이다. 조 후보자는 "후보자 입장이기 때문에 이야기를 하는 게 적절하지 않다"며 말을 아꼈다. 침묵하던 조 후보자는 21일 공정위 출입기자들에게 간단한 서면질의 답변서를 보냈다. 기자단에서 간단한 질의서를 보내고, 조 후보자가 답변하는 방식이었다. 조 후보자가 정책 구상을 밝힌 건 처음이다. 하지만 실망스러운 답변만 남겼다. 조 후보자는 재벌정책을 묻는 말에 "대기업집단의 불투명한 행태를 개선해야 한다"며 "재벌정책의 구체적인 방향은 청문회에서 소상히 설명하겠다"고 밝혔다. 답변은 단 두 문장밖에 없었다. 재벌정책은 기업들이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는 내용이다. 문재인 정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