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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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국회 교육위원회. 교육부 소관 지난해 예산의 결산을 예비심사하기 위해 전체회의를 열었지만 개의 1시간 여 만에 파행됐다.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야당의 자료 요청과 관련 질의가 길어지면서 위원장이 정회를 선언했다. 국회에서 결산은 해마다 찬밥 신세다. 국회법 제128조에 따르면 국회는 결산에 대한 심의·의결을 정기국회 개회 전까지 해야 한다. 국회법 제4조에선 정기회를 매년 9월1일에 집회하도록 했다. 그래서 8월31일이 기한이다. 하지만 국회가 이 기한을 지킨 적은 거의 없다. 최근 10년 간 결산을 이 기한 내에 처리한 것이 2011년 단 한 번 뿐이다. 20대 국회 들어서는 보기 민망할 정도다. 2016·2017회계연도 결산은 각각 2017년 12월6일과 2018년 12월8일에 새해 예산안과 함께 처리했다. 올해 결산 일정을 맞추려면 이번주 안에 예산결산특별위원회도 열어야 하는데 ‘결산 국회’가 아닌 ‘조국 국회’가 된 상황에서 예년 과정이 되풀이 될 듯하다.
국적항공사가 고속버스 회사보다 많다. 현재 운영 중인 항공운송사업자는 9곳.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등 대형항공사(FSC) 2곳, 저비용항공사(LCC) 6곳, 화물운송항공사 1곳이 있다. 여기에 올 초 조건부 운송면허를 받은 LCC 3곳(에어로케이, 에어프레미아, 플라이강원)을 더하면 항공사는 총 12곳으로 늘어난다. 전국고속버스운송사업조합에 등록된 고속버스 사업자 11곳보다 많다. 준비 중인 곳을 제외해도 이미 운영 중인 항공기가 400기가 넘는다. 10년 만에 2배 가까이 늘었다. 이 가운데 LCC가 보유 중인 항공기도 150여기에 달한다. 지금까지는 좋았다. 급격한 항공 좌석 공급을 수요가 상쇄했다. 일본, 중국, 동남아 등 해외여행이 인기를 끌었고,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도 늘었다. LCC의 수익성은 FSC를 뛰어넘었다. 하지만 잔치가 끝나간다. 항공 수요 증가세가 둔화되고 있다. 수요 증가는 정체되고 있는데, 항공좌석은 급격히 늘어날 계획이다. 올해에만 40기가 넘는 신
"어민 반발, 정치권에 여론까지…저희라도 바꿨을 거예요." 최근 농심의 '군산 꽃새우' 사태에 대해 한 식음료업계 관계자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농심은 최근 48년간 새우깡 주원료로 썼던 군산 꽃새우를 구매하지 않기로 했었다, 어민과 정치권 반발 등 파장이 일자 다시 사용하겠다고 했다. 서해 환경이 나빠지면서 새우 원료에 폐기물이 섞여 나오는 등 품질 안전성 문제 때문에 내린 결정이었지만 품질 보증을 약속받고 다시 살 수밖에 없었다는 것. 농심의 경영 철학과 농·어가와 상생하는 기업 이미지도 이 같은 선택의 중요 요인이었을 것이다. 그간 농심은 새우깡 이외 너구리에 37년간 매년 약 400톤의 완도 다시마를 쓰고, 47년간 꿀꽈배기에 매년 170여톤의 국산 아카시아꿀을 사용했다. 하지만 이번 결정은 여러 압박에 등 떠밀려 원료를 바꾸는 모양새가 됐다. 농심뿐 아니라 일부 일본산 원료를 사용했던 식품업계들도 최근 일본 불매 운동 여파로 원료를 국산으로 바꾸겠다
“저도 다른 일본제품은 불매하지만 의약품과 의료기기는 앞으로도 계속 사용할 겁니다.” 최근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등을 통해 확산하는 ‘일본 의료기기 사용병원 명단’을 본 현직 의사의 말이다. 일본 의료기기 사용 병원 명단을 올린 작성자는 “진료를 하는 건지 매국을 하는 건지 한심하다”고 했다. 일본의 경제보복 조치로 촉발된 일본산 불매운동이 의료계로 번졌다. 불매운동에 반일감정이 더해지면서 의사들도 눈치를 보는 분위기다. 이미 일본산 일반의약품 불매운동을 벌이는 약사계와 비교하면서 “왜 의사는 참여하지 않느냐”는 비판적인 목소리도 나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다수 의사는 일본산 불매운동에 부정적이다. 병원에서 사용하는 의료기기와 전문의약품 사용문제는 환자의 건강권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의료계에서 많이 사용되는 내시경의 경우 일본 기업 올림푸스의 시장점유율이 70% 이상 차지한다. 일본 의료기기를 사용하지 않으면 당장 내시경을 이용한 간단한 검사조차 하지 못하게 될 수 있다. 전
국정농단의 주범인 최순실씨의 은닉재산에 대한 논란이 최근 재점화했다. 최씨가 딸 정유라씨에게 보냈다는 '옥중편지'가 뒤늦게 공개되면서다. 국민들의 관심은 불법적으로 형성해 숨겨둔 재산이 얼마나 되는지, 또 검찰이 수사를 하고 있긴 한건지, 궁극적으로는 최 씨 재산이 국고로 환수될 수 있는지 여부로 향했다. 이에 대해 윤석열 검찰총장이 "굉장히 많은 재산이 숨겨져 있을 것 같은 미스터리가 있다"라고 언급하면서 논란은 더 커졌다. 동시에 새로운 검찰수장과 국세청장에 대한 기대감도 고조됐다. 수사당국이 최씨의 숨겨진 재산을 끝까지 추적해 환수할 것이라는 기대다. 하지만 최 씨의 은닉재산 관련 수사는 지지부진한 상태다. 기자가 최근 만난 간부급 검사는 "과거 '최순실 특검'에서 몇몇 변호사들을 중심으로 이른바 '재산추적팀'을 운영한 것으로 아는데, 거기서 끝내 못 찾은 걸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과거 최순실 특검팀이 파악한 재산규모는 약 2730억원이다. 최 씨에게 구형된 77억9753
"디스플레이, 자동차 등 주력 수출 상품에 반드시 들어가야 하는 핵심 부품·소재에 대한 대일의존이 심해 완제품 수출이 늘수록 대일 무역적자가 확대되는 악순환이 지속되고 있다." 2011년 9월 지식경제부(현 산업통상자원부)는 '부품·소재산업 육성 10년, 그 빛과 그림자'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2001년 '부품·소재 특별법' 제정 10주년을 맞아 그간의 성과를 설명한 자료였다. 당시 정부는 부품·소재 수출이 늘고 무역수지 흑자폭이 커진 점은 '빛'으로 자랑했지만 여전히 대일 의존도가 높다는 '그림자'도 지적했다 8년이 지난 지금도 '그림자'는 국내 소재·부품 산업에 드리워 있다. 일본 수출규제 조치 이후 온 나라가 소재·부품 국산화를 외치기 시작한 게 그 증거다. 우리는 일본이 수출을 허가하지 않는다면 당장 반도체 공장이 멈출 수 있다는 뼈아픈 현실을 확인했다. 한국은 이미 1989년 '가마우지 경제'라는 지적을 받았지만 기술자립의 묵은 과제를 풀지 못했다. 새의 목에 끈
탈북민 여성 한모씨와 여섯 살 배기 아들 김모군이 지난달 31일 서울 관악구 소재 임대아파트에서 숨진 채 발견된 사건은 안타까움을 넘어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무관심과 ‘복지 사각지대’ 문제를 되돌아보게 만든다. 한씨 모자의 비극은 대북 식량지원 논의가 활발하게 이뤄지던 때 일어났다. 정부는 5월4일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생색내지 말라’는 비난에도 지원을 추진했다. 6월5일 국제기구를 통해 북한 취약계층을 돕는 사업에 800만달러를 무상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이어 19일 쌀 5만톤을 북한에 지원하겠다고 발표했다. 관련 언론 보도를 접한 한씨의 마음은 어땠을까. 한씨는 5월13일 통장에 남아 있던 3858원을 모두 인출했다. 통장 잔고에는 ‘0원’이 찍혔다. 한씨 모자는 이로부터 약 보름 뒤 숨진 것으로 추정된다. 발견 당시 집 냉장고 안에는 물이나 음료수도 하나 없이 고춧가루만 남아 있었다고 한다. 대북 식량지원 논의가 한창일 때 정작 굶주림을 피해 한국을 택한 탈북민이 서울 복판에
“집값은 물가상승률 정도만 오르는 것이 제일 좋습니다. 역대 어느 정부나 마찬가지입니다” 전 정부 마지막 경제수장을 역임한 유일호 전 경제부총리는 2년여 전 일본 요코하마에서 열린 아시아개발은행(ADB) 연차총회 기자간담회에서 이런 말을 했다. 정부의 부동산 규제 완화와 한국은행 금리인하 정책이 맞물려 주택시장이 꿈틀대던 시기, ‘집값 안정’의 기준을 묻는 물음에 대한 답이었다. 당시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김현미 의원은 “정부가 빚을 내서 국민들에게 집을 사라고 부추긴다”며 정책 비판의 선봉에 섰다. 김 의원은 문재인 정부 출범 직후인 2017년 6월 국내 부동산 정책을 총괄하는 국토교통부 장관이 됐다. 취임 일성으로 다주택자와 전쟁을 선포했고 대출 규제, 보유세(재산세+종합부동산세) 강화, 3기 신도시 등 각종 대책을 쏟아냈다. 하지만 집값 오름세는 정책이 발표된 얼마 후에 더 가팔라졌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중위가격은 8억5715만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국회의원들이 거래소엔 왜 오죠?" 지난 9일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등 야당 의원들이 한국거래소를 방문한 것을 두고 한 증권업계 관계자가 한 말이다. 정치인들이 거래소에 온다고 떨어진 주가가 오르는 것도 아니고 당장 무슨 대책이 나오는 것도 아닌데 거래소 방문은 다소 뜬금 없다는 반응이었다. 이날 거래소를 찾은 나 원내대표는 최근 우리나라 증시 급락에 대해 '제2의 IMF' 사태 등을 거론하며 "문재인 정권의 책임이 가볍지 않다"고 비판했다. 증시 불안의 대응방안을 점검하기 위한 방문이었다지만 이 와중에도 정부 비판은 빼놓지 않았다. 같은 날 오후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경쟁적으로 한 대형 증권사를 방문, "지금 상황이 IMF 때와 비교할 만큼 위기상황인가"라며 오전에 있었던 나 원내대표의 발언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누구의 주장이 옳든지 간에 투자자 입장에서는 주가 급락을 소재로 한 정치권의 '네 탓 공방'으로만 비춰질 뿐이다. 주가는 떨어지고 손실은 늘어 가는데 여기서
12분짜리 유튜브 영상 하나에 윤동한 한국콜마 회장의 29년 경영 인생이 무색해졌다. 해명에도 논란이 쉽게 가라앉지 않자 윤 회장은 끝내 자리에서 물러났다. 막말을 서슴지 않던 해당 유튜브 영상의 부적절성은 더 언급할 가치도 없다. 누가 봐도 비상식적인 영상을 사내 공식석상에서 왜 틀었는지, 그 진짜 이유가 궁금했다. 반면교사 삼으려 했다는 취지의 해명만으론 부족했다. 윤 회장과 한국콜마 사정을 잘 아는 화장품 업계 사람들의 이야기를 두루 들어봤다. "워낙 직원을 가족처럼 편하게 생각해서 본인이 접한 영상을 별 문제의식 없이 공유했을 것"이라고 했다. 직원을 가족처럼 편하게 생각한 것, 여기서 모든 문제가 시작됐다. 윤 회장은 매달 임직원 조회에서 시나리오 없이 메시지를 전달했다. 딱딱하게 회사 경영상황을 공유하기보다는 본인의 관심사인 역사 이야기 등을 편하게 했다. 내용은 사전에 공유되지 않았다.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 문제의 영상이 포함된 사실을 아무도 몰랐다. 임직원 조회는 분
게임업계를 취재하다 보니 지인들에게 요즘 어떤 게임을 즐기는지 자주 묻는다. 국내 게임시장 트렌드를 파악할 수 있는 단순하고 강력한 방법이다. 지인들과 대화에서 흥행작들의 인기를 체감하고 생생한 평가를 접할 수 있다. 때로는 알려지지 않은 명작 정보를 얻기도 한다. 최근 들어 게임을 주제로 한 대화가 어려워졌다. “즐길 게임이 없다”고 답하는 이들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게임에 대한 관심이 떨어지면 게임업계엔 위기가 찾아온다. 분야를 막론하고 소비자들의 입소문 효과가 사그라지면 직간접적 악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주요 게임사들의 2분기 실적에서 게임업계가 직면한 위기를 확인할 수 있다. ‘3N’으로 불리는 넥슨과 엔씨소프트, 넷마블 모두 수익성에서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다. 기존 흥행작들의 인기가 사그라지는 가운데 야심차게 선보였던 신작들이 기대를 밑도는 성과를 거뒀기 때문이다. 국내 최대 게임사 넥슨은 지난 9일 도쿄 증시에서 일본법인 주가가 24% 급락하는 사태를 겪었다. 2분기 실
"굉장히 역설적인 상황이 된 거죠." 일본 경제 도발이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주요국 기업결합 심사의 변수로 떠오른 것 관련, A조선사 관계자는 이같이 말했다. 사측이 아닌 양사 노조에 관한 이야기였다. 기업결합 심사는 양사 합병에 반대하는 노조에게도 최대 관심사다. 심사 대상국 중 한 곳만 반대해도 합병은 없던 일이 되기 때문이다. 정부와 회사를 상대로 합병 반대 투쟁을 전개하는 노조지만, 현실적으로 합병을 무산시킬 주체는 심사 대상국이라는 사실을 노조도 알고 있다. 일본이 경제보복에 나서기 전까지만 해도 최대 변수는 세계 상선 운영 상위 25개국 중 10개국이 포진한 EU(유럽연합)이었다. 배를 만들어주는 '을'의 덩치가 커지는 것을 좋아할 리 없기 때문이다. EU 선택에 따른 결합심사 시나리오는 △반대△승인△조건부승인 세 가지로 예상됐다. 물론 '반대'가 노조에는 최선의 시나리오다. 하지만 의외로 최악의 상황이 전개될 수 있다는 우려가 노조 내부에서 감지된다. EU가 조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