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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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 택지 내 분양가 상한제 도입을 앞두고 수요자들의 관심사가 '로또 분양'에 쏠려 있다. 하지만 주택업계에선 정작 아파트 분양에 필수적인 청약시스템이 마비될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팽배하다. '아파트투유'로 불리는 청약시스템은 현재 금융결제원이 담당한다. 이를 오는 10월부터 한국감정원이 맡기로 한 게 당초 계획이다. 여기에는 조건이 있다. 관련 근거가 되는 주택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은행계좌 등 개인정보를 한국감정원에서 취급할 수 없어 청약시스템을 관리할 수 없다. 문제는 관련법이 국회를 언제 통과할 수 있을지 모른다는 점이다. 어렵게 국회 본회의를 열기로 했지만, 해당 주택법 개정안은 본회의는커녕 국토교통위원회에도 상정되지 못했다. 업계에선 이달 하순까진 국회를 통과해야 감정원이 청약시스템을 운영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국회 통과 지연 시 최악의 경우에는 한 동안 새 아파트를 분양받지 못하는 불상사가 일어날 우려가 있다. 국토부는 만약의 사태에 대
“8월에 한 8일 정도 미국 출장을 다녀오려고 합니다.” 최근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이효성 방송통신위원장이 한 말이다. 현지 K팝 콘서트에 참석하고 디즈니 관계자도 만나 한류콘텐츠를 홍보한다는 계획도 전했다. 이랬던 그가 지난 22일 임기를 1년이나 앞두고 돌연 사의를 표명했다. 8월 개각을 앞두고 대통령이 단행할 국정쇄신의 폭을 넓혀주기 위해 스스로 결정한 거취라지만 석연치 않아 보인다. 일각에선 가짜뉴스 대응과 일부 지상파 정책을 두고 교수 출신인 이 위원장과 현 정부 관계자들의 불협화음이 결국 이 위원장의 사퇴 수순으로 이어진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는다. 이 위원장이 직접 밝힌 사퇴의 변에서도 미뤄 짐작할 수 있다. 그는 기자들에게 “폭넓은 내각 구성과 원활한 팀워크를 추진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사의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바꿔말하면 현재는 팀워크가 원활치 않다는 얘기나 다름없다. 청와대는 그의 사임 소식을 기다렸다는 듯이 후임자 검증 및 인선에 돌입했다. 이 위원장은 문
“와야 할 것이 왔다.” 올해 들어 두드러지는 코스닥 제약·바이오 종목의 하락에 대한 증시 전문가의 말이다. 그는 오래 전부터 국내 증시의 제약·바이오 종목이 반드시 한번은 크게 조정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2015년 일부 제약사의 성공에 시장 전체에 거품이 끼었다는 이유에서다. 제약·바이오 관련 종목들은 올해 증시에서 눈에 띄게 부진하다. 코오롱생명과학의 인보사 판매 중단을 시작으로 대웅제약과 메디톡스의 보톡스 균주 논란, 에이치엘비의 임상 3상 실패 등이 겹치며 투자심리를 악화시킨 탓이다. 여기에 한미약품의 기술 반환 소식과 신라젠 임원의 보유지분 전량 매각 등의 소식은 투자자들의 우려를 극대화시키며 관련 종목의 주가를 끌어내렸다. 이로인해 코스피 의약품지수는 지난해 말 1만1626.69에서 지난 29일 8971.79로, 코스닥 제약지수는 9010.83에서 7047.32로 각각 22.83%, 21.79%씩 하락했다. 엄청난 낙폭이지만 이 전문가는 “그동안 지나치게 낙관적인 전망
지난 26일 문재인 대통령이 제주도를 찾았다. 여름휴가를 취소하고 주말 동안 제주에서 짧은 휴식을 취했다. 이를 두고 문 대통령이 국내여행을 장려하자는 메시지를 던진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일본여행 보이콧' 분위기가 확산하는 시국에서 국내관광 활성화에 힘을 보태자는 의도가 읽힌다는 것이다. 실제 문 대통령은 지난 22일 열린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더 많은 외국인이 오고 더 많은 국민들이 국내에서 휴가를 사용한다면 우리 경제를 살리는데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국내 인바운드(외국인의 내국여행)와 인트라바운드(내국인의 국내여행) 수요를 끌어올린다면 소비 진작으로 내수경기가 살아나고 수출 부진도 만회할 수 있다는 것이다. 관광수지 적자가 132억 달러(약 15조6000억원)에 달하는 상황을 감안하면 대통령이 내놓은 해답은 옳다. 특히 일본여행 수요가 급감하며 반사이익 가능성도 거론될 만큼, 지금 시기는 국내관광 활성화를 꾀할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다. 한일 갈등이 장기화
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 도입 논의를 위한 민관협의체(이하 협의체)가 출범부터 삐걱대고 있다. 게임 질병코드 도입 반대를 위한 공동대책 위원회(이하 공대위)는 성명서를 내고 협의체의 인적 구성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비판했다. 실제로 협의체 위원 구성을 살펴보면 게임산업과 업체를 대변할 게임업계 인사 비중이 낮고 주요 협단체도 참여하지 못했다. 정부 측 인사 8명과 민간 위원 14명 중 게임이용 장애 질병코드 분류를 반대하는 부처는 문화체육관광부 뿐이다. 주도적으로 논의를 이끌어 갈 민간위원에서 게임계 인사는 3명에 그친다. 이에 대해 국무조정실은 “협의체 출범을 위해 각계 의견을 수렴하고 긴밀히 협의해 왔다”는 입장이다. 향후 인선 교체나 조율도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자칫 ‘깜깜이’ 협의체로 전락하거나 논란만 무성하다 협의체 무용론이 고개를 들 수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협의체가 힘을 얻기 위해서는 앞으로 운영 과정이 중요하다. 회의 안건 뿐 아니라 각 인사들의 주장과 근거 등을
일본 기업의 높은 소재·부품 시장 점유율 뒤에는 쓰러져간 우리나라 기업의 눈물이 있다. 일본은 산업화 초기 높은 기술력으로 시장을 형성한 후 철저히 점유율 지키기에 나섰다. 수십년간 한국의 국산화 조짐이 보이면 '낮은 가격'으로 싹을 잘랐다. 최근 일본 수출규제와 국산화 취재를 위해 만난 업계 관계자들은 모두 일본 기업의 '덤핑 전략'을 지적했다. 예컨대 A라는 소재를 한국 중소기업에서 국산화에 성공하면 일본 업체가 판매가격을 크게 떨어뜨렸다는 것이다. 낮은 가격과 물량 공세로 국산화에 성공한 국내 기업을 말려 죽이는 전략이다. 결국 국산화에 성공한 국내 기업이 사라지면 일본 기업은 다시 높은 점유율을 무기로 천천히 가격을 올렸다고 한다. 일본의 '덤핑 전략'은 대기업도 피해가지 못했다. 대기업에서 재직한 경험이 있는 중소업체 대표는 "그룹 차원에서 소재·부품을 국산화하면 그것을 알아챈 일본 기업이 판매가격을 인하하겠다고 제안한다"며 "기업으로선 이미 검증되고 싼 일본 제품을 선택할
지난 16일 한국거래소는 초단타 매매로 차익을 올린 메릴린치 증권 서울지점에 1억7500만원의 제재금을 부과했다. 메릴린치는 미국 시타델증권으로부터 허수성 주문을 수탁해 시장 감시규정을 위반했다. 거래규모는 약 80조원에 달하고, 시타델증권은 약 2200억원대의 차익을 시현한 것으로 추정된다. 알고리즘 거래를 통한 시타델의 허수성 주문은 시장 전반에 걸쳐 이뤄졌다. 메릴린치가 매수 창구에 뜨자마자 뛰는 호가는 개인투자자들을 홀렸고, 그사이 AI(인공지능) 펀드 자금은 주식을 마음대로 사고 팔며 시장을 휩쓸었다. 손실은 고스란히 개인 몫이었다. 메릴린치의 알고리즘 거래가 시장을 헤집을 수 있었던 근본 원인은 외국인 매수세 유입을 호재로 인식하고 추종매매를 하는 투자풍토 탓이다. 외국인에 좌우되는 씁쓸한 한국 증시의 민낯이다. 실제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015년 이후 현재(7월19일 기준)까지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이 순매수한 날은 583일이었고 이중 69%에 달하는 402일간 상승했다
"자, 핸드폰으로 '임을 위한 행진곡' 가사를 찾아 함께 불러주세요." 이달 22일부터 사흘간 열린 자율형사립고(자사고) 학부모들의 집회는 꽤 독특했다. 선두 그룹에서 운동가를 부르면 무리 중 절반은 가사를 몰라 우왕좌왕한다. 발언하라고 마이크를 쥐어 주면 부끄럽다며 저어한다. 단체 구호를 외칠 땐 비장하지만 그마저도 조직적이지 않다. 비슷한 광경을 4년 전에도 봤다. 당시에도 시교육청은 자사고 재지정 평가로 들썩였다. 소모적인 논쟁이 반복되는 이유가 교육감, 정권 성향따라 뒤집히는 정책 때문이란 건 두말할 필요도 없다. 이명박 정부가 설립을 허가한 2010년부터 자사고는 바람 잘 날이 없었다. 진보 진영은 고교 서열화와 진학 경쟁, 사교육 심화와 일반고 역차별을 우려하며 반발했다. 결국 'MB표 자사고'가 가장 많은 서울의 경우 크고 작은 논쟁 끝에 자사고가 성적에 따른 학생선발권을 내줬다. 자사고 입학 경쟁률은 점차 하향세를 그렸다. 그동안 과학고, 영재고 등은 별도의 선발시험
지난달 여당은 대형가맹점의 신용카드 수수료율에 하한선을 도입하는 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시발점은 지난해부터 지속된 카드사 노동조합의 요구안이다. 카드사보다 협상력이 열위인 영세·중소가맹점에는 우대수수료율이라는 이름으로 상한선을 정해놓은 만큼 상황이 반대인 연매출 500억원 초과 가맹점에는 하한선을 둬 부당한 수수료 인하를 막아야 한다는 게 개정안의 골자다. 카드사들이 대형가맹점과의 수수료 협상에서 난항을 겪은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일부 가맹점의 경우 협상이 1년 내내 계속 되기도 했다. 게다가 지난해 카드 수수료 체계 개편으로 인하범위가 커지면서 노조의 주장도 강경해졌다. 영세·중소 및 일반가맹점에서 수수료를 덜 받는 만큼 대형가맹점을 통해 그 몫을 상쇄할 수 있게 해달라는 것이다. 이같은 단순 논리로 시작된 하한선은 실효성을 거두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우선 기준이다. 법 개정이 통과되면 하위법을 통해 구체적인 기준을 설정해야 하는데 카드사마다 원가 구조가 다른 상황에
"혁신엔 원래 신뢰가 없다. 신뢰는 함께 만들어가는 것이다. 그런데 지금은 혁신해놓으면 신뢰가 없다고 죽여버린다." 최근 만난 중소 반도체기업 관계자는 한국의 소재·장비 산업 경쟁력 저하와 관련해 "기득권에 눌려 혁신이 시장에서 통하지 않는 게 문제"라며 이같이 말했다. 중소기업이 신기술을 개발해도 대기업이 그간 신뢰관계를 쌓아온 일본 기업과 거래를 선호해 현재의 위기를 자초했다는 지적이다.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가 시작된 이후 3주간 이 사안을 보는 대중의 시각은 변화를 겪었다. 처음엔 일본의 조치를 보복으로 규정하고 한국의 예상 피해를 산정하는 논의가 주를 이뤘다. 분노와 우려의 목소리가 쏟아졌다. 점차 이번 일을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메모리 반도체 1위 국가'라는 구호에 가려져 보지 못한 '민낯', 한국의 소재·부품·장비 자급률의 실체가 대중에 드러난 것이 변화의 시작이 될 수 있다는 목소리가 업계에서 나온다. 이는 국내 업체들의 역량이 충분하다는
2분기 경제성적표가 25일 나온다. 지난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마이너스 0.4%(전기대비)였다.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8년 4분기(-3.2%) 이래 최악의 역성장이었다. 정부와 한은은 2분기 들어 '반등할 것'이라고 공언해왔던 만큼 이번 발표는 그 어느 때보다 이목이 쏠린다. 2분기 성장률 발표에서 가장 큰 관심사는 정부의 성장 기여도다. 수출 등 민간부문에는 큰 기대를 걸기 어려운 상황에서 정부 성장기여도 플러스 전환 여부와 증감률에 2분기 성장률이 달렸다. 1분기 정부 부문이 성장에 기여한 정도는 -0.6%포인트였다. 정부가 있는 돈도 쓰지 못해 경기를 끌어내렸다는 얘기다. 정부가 '재정을 확장적으로 쓰겠다'고 강조해왔던 점을 감안하면 마이너스 성장기여도는 이해하기 힘들었다. 정부는 연초부터 재정 집행률이 계획을 초과하고 있다고 지속 발표하면서 재정정책 효과를 기대하게 만들었다. 이 때문에 1분기 성장률 속보치가 발표됐을 때 시장의 충격은 더 컸다. 펀더
언론사 신입기자는 길게 6개월까지 ‘수습기자’로 활동한다. 힘들고 당황스러운 나날의 연속이지만 잘 이겨내면 ‘탈수습’ 축하를 성대히 받는다. 나는 한 달 전 그 축하를 받았다. 앞선 6개월 가장 힘들었던 때는 경찰서 찬 바닥에서 ‘뻗치기’(무작정 기다리는 취재)를 했을 때도, 빈소에서 유가족을 취재해야만 했을 때도 아니다. 매일 마주해야 하는 취재원들의 차가운 태도였다. 국회를 출입하면서도 취재원 대하기는 여전히 쉽지 않다. 대표적 취재원인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도 그렇다. 이 원내대표는 지난 5월초 원내사령탑에 오른 순간부터 지금까지 국회 정상화를 위해 극한 일정을 달려 왔다. 정치 경력이 긴 그이지만 요즘 가장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을지도 모른다. 원내대표로서 ‘수습 기간’을 보내고 있는 것이기도 하다. 이 원내대표의 상대들은 누가 봐도 쉽지 않은 인물들이다. 장외투쟁, 보이콧, 사과, 대통령 독대, 선결조건 등 그들의 요구를 수용해야 민생법안을 처리할 수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