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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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은 총선 출마 의지가 확고합니다.” 문재인정부 초대 국토교통부 장관으로 2년 넘게 직책을 수행한 김현미 장관의 후속 행보와 관련해 한 공직자가 꺼낸 말이다. 김 장관을 신임 총리 후보로 올리는 정관계 하마평을 일축한 것. 김 장관은 일산 서구(고양정)를 지역구로 둔 관록의 3선 국회의원이다. 올해 초까지 장관직을 수행한 뒤 국회로 돌아가 내년 21대 총선을 준비할 계획이었지만, 후임 장관 후보자가 다주택자란 이유로 낙마한 탓에 장수(長壽) 장관이 됐다. 김 장관은 그동안 ‘집값 잡기’ 선봉장을 자임하면서 다양한 정책을 내놨다. 주택시장 안정을 위해 본인의 총선 전략에는 감점 요인이기도 한 3기 신도시 정책도 추진했다. 그러나 김 장관 부임 후 집값 상승률 지표를 보면 과연 정책이 성공했는지 의문을 제기하는 시각이 많다. 이런 이유로 업계 안팎에선 김 장관의 내년 총선 결과에 관심이 높다. 개인의 정치적 성과를 넘어 문재인정부 부동산 정책의 ‘중간 성적표’가 될 것이란 이유에서다
'○○의 시간'. 정치권 안팎의 새 유행어다. 조국 법무부 장관의 후보자 시절, 청문 과정 때 만들어졌다. 조 장관을 둘러싼 각종 의혹이 불거지자 그에게 해명할 기회를 줘야 한다는 의미에서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조국의 시간'을 언급한 게 시작점이다. 이어 문재인 대통령의 인사권을 강조하는 취지에서 '대통령의 시간'이란 표현을 썼다. 조 장관 임명을 둔 이틀의 시간을 거치며 '대통령의 시간'엔 고민·고뇌의 의미가 더해졌다. 조 장관 주변에 대한 수사에 나선 검찰을 빗대 '윤석열의 시간'이란 말도 나왔다. 지난 한 달간 만들어진 시간이다. 지금도 '○○의 시간'은 재생산된다. 야권은 '황교안의 시간'과 '손학규의 시간'을 만들며 장외투쟁에 나섰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추석 연휴 셋째 날인 14일 서울역에서 '조국 임명 철회 1인 시위'를 벌였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도 광화문에서 촛불집회를 열어 조 장관 임명을 규탄했다. 그러고 보면 여전히 '조국의 시간'이다. 추석
한 취업포털사이트가 대학생과 취업준비생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4명 중 1명이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기획재정부는 '2020년 예산안' 발표에서 내년에 국가직 공무원을 1만 8815명 더 늘린다고 밝혔다. 이처럼 식을 줄 모르는 공무원 시험에 대한 열기 덕분에 노량진 일대는 여전히 '공시생'으로 붐비고 있다. 특히 정부가 심각한 취업난을 해소하기 위해 궁여지책으로 '세금형 일자리'를 확대하는 가운데 청년들은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과 '정년보장'이 강점인 공무원 시험에 몰리는 모양새다. 최근 통계청에 따르면 공시생은 지난 2006년 이래 가장 많은 약 22만 명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노량진 일대를 직접 취재한 결과, 피땀 흘려 시험 공부에 매진하는 '수험생(실수)'만큼 공부 외 활동(?)으로 바쁜 '수험생(허수)'도 많았다. 실제로 지난해 국가직 9급 공채 응시자(15만 5298명) 중 절반이 넘는 약 8만 명이 과락했다. 합격선에 한참 못 미치는 70
“다시 한 번 ‘소부장’이 주목받으면 좋겠습니다.” 최근 자본시장 관계자 사이에서 ‘소부장’을 언급하는 경우가 늘었다. 소부장은 소재·부품·장비의 줄임말이다. 2000년대 주식시장을 이끈 주요 테마 중 하나다. 국내 산업에서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화학이 차지하는 비중이 큰 만큼 소부장 역시 오랫동안 주목 받았다. 하지만 최근 수년간 주식시장에서 철저히 소외됐다. 반도체와 스마트폰, 디스플레이 시장 성장이 둔화한 데다 전방산업 업황에 따라 실적 부침이 심해 투자 수요가 사그라들었다. 부품, 장비 업종 상장 기업의 PER(주가수익비율)은 대체로 10배 안팎으로 저평가가 지속 됐다. 1년에 100개 가까운 기업이 IPO(기업공개)에 나서지만, 2차전지 등 일부 업종을 제외한 소재, 부품, 장비 기업은 찾아보기 힘들다. 반면 게임, 화장품, 바이오 등 업종이 돌아가며 주식시장을 이끌었다. 특히 최근 2~3년 코스닥은 바이오가 주도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코스닥=바이오’라는 인식도 확산
"국감(국정감사) 전까지 뭐라도 나오긴 해야 하는 데 양측 의견이 워낙 팽팽하다 보니 여기까지 왔네요. 말 그대로 발등에 불이 떨어진거죠." IPTV(인터넷TV) 업계와 송출수수료 협의를 진행 중인 홈쇼핑 업계 관계자의 말이다. 지난주 금요일 'IPTV-홈쇼핑 사업 협의체(이하 송출수수료 협의체)' 소속 각 협회들은 송출수수료 산정 기준에 대한 저 마다의 의견을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부)에 전달했다. 과기부는 전달 받은 의견들을 토대로 송출수수료 산정 기준이 되는 '홈쇼핑 방송채널 사용계약 가이드라인'을 개정할 계획이다. 협의체 구성원들이 의견을 좁히지 못하자 과기부가 중재에 나서는 모양새다. 지난해 말 한국TV홈쇼핑협회와 한국T커머스협회, IPTV협회 등은 급등하는 송출수수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협의체를 구성했지만, 이후 과정도 결과도 신통치 않았다. 송출수수료 협의체는 지난 1년간 고작 4차례 회의를 진행했다. 이마저도 1, 2차 회의는 회의 방식에 대한 논의만 이뤄졌다.
요즘 영국이 유럽과 이별하는 문제로 시끄럽다. 유럽연합(EU)에서 탈퇴하는 이른바 브렉시트(Britain+Exit)다. 섬나라로 대륙과는 조금 다른 독특한 문화와 정체성을 지닌 영국은 다른 유럽국가와 섞이는 것이 싫었던 모양이다. 2016년 국민투표를 통해 브렉시트를 결정해버렸으니… 영국을 가장 닮은 나라를 꼽으라면 일본을 빼놓을 수 없다. 둘 다 섬나라로 아직 왕을 섬기고 있으며, 과거 제국주의 시절 많은 식민지를 거느리고 전쟁범죄를 저질렀던 경험도 공유한다. 심지어 자동차가 왼쪽으로 다니는 것까지 똑같다. 사실 대륙에서 벗어나 독자적인 길을 가려는 시도는 영국보다 일본이 먼저 했다. 일본을 대표하는 근대사상가인 후쿠자와 유키치의 탈아입구(脫亞入歐)가 그것이다. 후쿠자와는 중국과 조선을 '나쁜 친구'로 규정하고 아시아를 벗어나 서구로 들어가자고 주장했다. 그 덕분인지 일본은 아시아에서 가장 먼저 근대화에 성공했다. 비록 참혹한 결과로 이어졌지만 말이다. 일본이 제2차 세계대전에서
"노동조합에 대해 공부하고 있습니다." 지난 5월 10일 '자동차의 날' 기념식장에서 만난 로베르토 렘펠 GM테크니컬센터코리아 대표는 이렇게 말했다. 다른 질문에 답을 피한 렘펠 사장이지만 노조에 대해선 한마디 했다. 지난해 11월 대표에 선임돼 채 6개월도 지나지 않았지만 한국 자동차 노조에 대해 익히 알고 있다는 표정이었다. 그로부터 4개월 뒤. 렘펠 사장의 우려는 현실이 됐다. 한국GM 노조는 9일부터 사흘간 총파업에 나섰다. 파업엔 GM테크니컬센터코리아 소속 조합원 2000여 명을 포함해 1만여 명이 참여한다. 노조가 부분파업이 아닌 전면파업을 하는 것은 2002년 GM에 인수된 이후 사실상 처음이다. 노조는 올해 임단협에서 기본급 12만3526원(5.65%) 인상, 성과급 250% 지급, 사기진작 격려금 650만원 지급을 요구했다. 사측은 수익성이 회복되지 않은 상황에서는 들어줄 수 없다고 맞서고 있다. 이익이 나면 당연히 임금인상, 성과급 지급 등이 필요하다. 하지만 현실
보호도 지나치면 독이 된다. 최근 은행과 증권사, 자산운용사 등 자본시장 전반을 뒤흔든 금리연계형 DLF(파생결합펀드) 사태를 두고 세간에서는 "은행이 순진한 고객들에게 독극물을 팔았다"고 하지만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들은 "또 투자자를 과잉보호하려고 한다"고 한다. 특정 금융상품에 투자했다가 손실이 발생할 때마다 금융투자업계가 '악의 집단'으로 매도되는 현상이 이번에도 나타났다는 푸념이다. 전체 판매규모 1조원에 투자자 수는 수천여 명, 1인당 평균 투자규모는 2억원이었던 사모형 상품이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1인당 2억원씩을 사모상품에 투자할 수 있는 이들을 과연 모든 위험에서 보호받아야 할 약자로 치부하고 무조건 감싸야 할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 불법·편법적 방법을 동원해 피해를 입힌 사실이 확인되면 그것만 핀셋으로 골라내듯 규제하면 될 일을 파생형 금융상품 시장 전체가 독극물인 것처럼 몰고 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취지다. 공모형 상품들이 자취를 감춘 것도
"비용 증가를 감수하더라도 안전을 우선하는 사회적 공감대가 조성되지 않은 점이 고려돼야 한다."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망' 사고와 관련, 지난달 진행된 항소심에서 재판부는 '안전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를 형량을 정하는 사유 중 하나로 꼽았다. 3년 전 구의역에서 정비용역업체 소속 비정규직 김모군(당시 19세)는 2인 1조로 작업해야 한다는 안전 수칙을 '어기고' 홀로 작업하다 숨졌다. 김군이 속한 용역업체는 경제적 사정을 이유로 사람을 더 충원하지 못했다고 항변했다. 담당인 서울메트로는 안전수칙을 정비했다며, 이를 지키지 않은 책임을 다시 용역업체에 돌렸다. 재판부는 이들의 항변을 일부 인정했다. 용역업체가 안전수칙이 있는데도 무시한 데에는 '안전을 우선하는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은 배경이 자리 잡고 있다는 것이다. 그 사이 각종 공사 현장에서 제2의 김군은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그때마다 '개인의 부주의 탓' 아니냐는 과실론이 나온다. "근로자들이 귀찮아서 스스로 안
지난해 국내 은행이 벌어들인 이자수익은 40조3000억원이었다. 신기록이다. 2015년 31조8000억원, 2016년, 34조원, 2017년 37조3000억원으로 상승 곡선을 그리더니 드디어 40조원을 넘어 선 것. 올해도 반년만에 20조6000억원의 이자수익을 거뒀다. ‘손쉬운 이자장사’라는 세간의 비판이 유효한 이유다. 그러나 각 은행 경영진들은 “대출로 돈 벌던 시대는 끝났다”고 입을 모은다. ‘부잣집 앓는 소리 정도겠거니’ 라고 하기엔 상황이 심각하긴 하다. 기업이든 개인이든 점점 더 은행으로부터 돈을 빌리지 않고 빌린다 해도 이자를 조금 내서다. 기업이 은행에 손을 벌리지 않은 것은 오래 된 일이다. 우량 기업들은 대출보다는 회사채와 기업어음 등 시장성 자금으로 조달의 무게중심을 옮겼다. 신한·KB국민·우리·KEB하나·NH농협 등 5대은행의 대기업 대출 잔액은 8월말 76조1200억원으로 1년새 3.2%(2조3700억원) 감소했다. 개인대출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빌
2년여 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트위터에 이런 글을 올렸다. "땡큐 삼성." 삼성은 곤혹스러웠다. 표현은 감사인사였지만 내용은 미국에 공장을 지으라는 압박이었기 때문이다. '땡큐 트윗' 6개월 뒤 삼성은 미국 테네시주 가전공장 건설 계획을 발표했다. 지난달 트럼프 대통령이 다시 삼성을 언급했다. 팀 쿡 애플 CEO(최고경영자)를 만난 자리였다. "문제는 애플의 경쟁자인 삼성이 관세를 내지 않다는 것이다. 이 문제에 대해 애플을 돕겠다." 삼성이 깜짝 놀란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삼성이 긴장하는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빈말할 사람이 아니라는 점에서다. 그럴만한 힘도 있다. 삼성이 테네시주 공장을 짓기로 한 뒤에도 트럼프 행정부는 자국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삼성 세탁기에 세이프가드를 발동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애플 관세' 발언을 두고 삼성에선 진의 파악이 한창이다. 그가 지난 6월 방한했을 때 헬기에서 평택 반도체공장을 보고 각별한 관심을 보였다는 데서 삼성전자 미국 반도체공장
"경제가 어렵지만 위기나 침체라는 표현은 동의할 수 없다." 홍남기 경제부총리에게 최근 경제상황을 물어보면 일관성 있게 돌아오는 답이다. 부총리는 "그렇다고 현재 상황을 안이하게 생각하지 않고 엄중히 대응하고 있다"는 꼭 부연한다. 실물지표는 수출이 9개월째 마이너스고 투자와 소비, 고용도 부진한 수준이다. 미·중 무역갈등과 일본 수출규제 등 대외 여건도 최악이다. 하지만 다수 언론이 떠드는 것만큼 상황이 비관적인 건 아니다. 여전히 연간 2%대 성장 가능성이 남아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전망을 보면 주요 선진국 가운데 미국(2.8%)을 빼면 한국(2.4%)보다 성장률 전망이 높은 나라가 없다. 디플레이션 전조라는 얘기가 나오지만 마이너스 물가도 우려할만한 수준은 아니다. 디플레는 농산물 가격 하락으로 오지 않는다. 날씨 변수가 커서다. 디플레는 공산품 재고 문제다. 위기를 조장하는 이들에겐 정치적 의도가 깔려 있다. 유가를 제외하면 근원물가는 오히려 1% 가까이 오름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