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총 8,454 건
실수요자도, 건설·시행 등 관련업계도, 조합원들도 갈피를 못 잡는 주택시장이다. 정부가 갑작스레 민간택지 내 분양가 상한제 적용 카드를 꺼내들자 일어난 변화다. 하지만 언급만 했을 뿐 실제 제도 시행 여부, 구체적 계획 등은 밝히지 않아 시장 불안이 더 커지고 있다. 올 하반기 주택 분양을 고려하던 주요 재건축재개발 조합이나 사업 시행자들은 일정조차 잡지 못하고 있다.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 원베일리' 강동구 '둔촌주공아파트' 영등포구 '브라이튼 여의도' 등이다. 지난달 6일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주변 시세 이상으로 분양가를 높이지 못하게 '고분양가 사업장 심사기준'을 내놓은 이후 이들 단지는 후분양으로 선회하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그러다 26일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민간 택지에도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을 고민하겠다고 밝히면서 이들은 패닉에 빠졌다. 후분양으로 HUG 분양가 규제를 피하려 했지만 분양가 상한제가 도입되면 후분양을 하더라도 당초 계획보다 20~25%가량 낮은 분
"우리나라 소재·부품 분야의 '가마우지 경제' 현상이 고착화했다." 한 경영연구소 보고서에 나온 문장이다. 새의 목에 끈을 묶어 물고기를 잡아도 삼키지 못하게 한 뒤 가로채는 '가마우지 낚시'를 경제에 비유한 것이다. 소재·부품을 일본에 의존해 한국이 이익을 놓치는 구조를 꼬집었다. 언뜻 보면 최근 일본 정부의 수출 규제 이슈와 관련해 지적된 내용 같지만, 이미 2013년 박용삼 포스코경영연구소 수석연구원 보고서에 담긴 내용이다. 더 거슬러 올라가면 가마우지 경제란 표현은 무려 30년 전인 1989년 일본 경제평론가 고무로 나오키가 '한국의 붕괴'란 저서에서 처음 쓴 것으로 전해진다. 그 뒤로도 각종 보고서에서 이를 인용한 경고가 잇따랐다. 과거 정부에서 몸담았던 고위 관료 출신들도 아쉬움을 토로했다. 한 예로 정부가 9년 전 추진한 '반도체 장비 국산화' 계획이 있다. 2010년 지식경제부(현 산업통상자원부)는 2015년까지 장비 국산화율 35% 달성을 목표했다. 하지만 달성에 실
해외주식투자 시대가 활짝 열렸다. 지난 한해 해외주식 거래 규모는 역대 최고치인 325억7000만달러(약38조3000억원)를 기록했다. 올 들어 7월15일까지 거래금액은 195억547만달러(약23조원)로 지난해의 60.5%에 해당한다. 올해도 기록 경신이 예상된다. 해외주식투자 거래액은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지만 시스템은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제도 개선이 시급한 부분은 '주식권리 정보'의 반영 여부다. 가령 국내투자자가 보유한 미국 주식 A종목이 10대 1로 병합될 경우 10주(1주당 10불)는 1주로, 1주 금액은 100불로 바뀌지만 국내투자자의 계좌에는 10주가 그대로 있는 셈이다. 만약 투자자가 10주를 매도할 경우 평가액은 100불이 아닌 1000불이 된다. 대부분의 증권사는 이를 방지하기 위해 2일~3일 동안 해당 주식의 거래를 정지시키고 있다. 만약 이 기간 동안 주가가 출렁이면 투자자는 매수 또는 매도의 기회를 놓쳐 피해를 보게 된다. 이런 문제 지적은 수년
세계 최대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페이스북이 천문학적 규모의 벌금을 물게 됐다. 최근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는 페이스북에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책임을 물어 벌금 50억달러(약 5조8900억원)를 부과키로 결정했다. FTC 부과 벌금 중 최대규모다. 페이스북의 1분기 순이익 24억3000만달러의 2배다. 페이스북은 FTC 벌금 부과에 대비해 30억달러를 적립했으나 20억달러를 추가로 마련해야 한다. 페이스북에 대한 벌금 부과는 미국 법무부가 최종 확정한다. FTC의 결정은 2016년 미국 대선 직전 발생한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사고에 대한 징벌 차원에서 이뤄졌다. 당시 영국 데이터분석업체 케임브리지애널리티카(CA)는 페이스북의 로그인 도구를 악용, 최대 8700만명에 달하는 사용자정보를 빼냈다. CA는 해당 정보를 바탕으로 분석한 유권자성향 데이터를 트럼프캠프에 전달했다. 이 사고로 페이스북은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 CEO가 미국 의회 청문회에 소환되는 등 창사 이래 최대 위
"국민들이 일본행 비행기에 오르지 않으려면 국내여행이 대체재 역할을 해야 하는데 과연 가능할지…." 일본 정부의 경제보복 조치에 맞선 효과적인 대응책으로 '일본여행 보이콧'이 거론된다. 일본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 4명 중 한 명이 우리 국민일 정도로 한국이 일본 관광산업을 먹여 살리는 '큰 손'인 만큼 실질적인 타격을 줄 수 있어서다. 만약 한국인 관광객의 발걸음이 뚝 끊긴다면 올해 방일관광객 4000만 명 달성을 외치며 '관광대국'을 꿈꾸는 일본 정부도 큰 부담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여행불매 흐름이 일본 경제에 상처를 낼 정도로 오래 지속될 지는 의문이다. 우리 국민의 반일감정과 불매운동 의지를 의심해서가 아니라 750만 명에 달하는 일본 여행객의 마음을 돌릴 수 있는 대체재가 마땅치 않아서다. 여행이 일상이 된 시대에 대안도 없이 무작정 여행을 가지 말라고만 할 순 없는 노릇이다. 일본이 최고 인기여행지인 이유는 물리적, 심리적 거리가 가까워서다. 길어봐야 2시간 남
"신고할 줄 알았으면 몇 대 더 때릴 걸…" 두 달 전 중소기업에 다니는 A씨를 갑자기 폭행한 상사는 목격자가 많은 것을 보더니 "내가 경찰에 신고하겠다"며 이렇게 얘기했다. 인력이 부족한 회사 측은 A씨를 방관했고, A씨는 지속적인 폭언·폭행과 괴롭힘 속에서도 직장을 떠나지 못했다. 16일부터 '직장 내 괴롭힘의 금지' 법을 포함한 새 근로기준법이 시행된다. '직장 내 괴롭힘'을 법에 규정하고 금지한 점은 큰 의의가 있지만 실효성에 대한 의문도 나온다. 사내 신고 방식, 가해자 처벌 조항 부재, 익명 신고의 어려움 등 한계로 인해 '갑질신고'가 어려운 건 변함없기 때문이다. 최근 한 대학병원이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 관련 교육에 초빙한 노무사가 "업무 부적응자나 저성과자가 주로 괴롭힘 문제를 제기한다"고 말해 논란이 됐다. 괴롭힘의 원인이 업무미숙이라는 것으로 전형적인 가해자 시각이 묻어난다. 신고자를 골칫거리로 여기는 것은 이 병원만의 문제는 아니다. 시민단체 '직장갑질119'에
"대단한 자신감이네요." "배터리(2차전지)를 중심으로 매출을 5년 내 30조원에서 60조원으로 늘리겠다"는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의 선언을 전해 들은 한 경쟁사 임원의 말이다. 신 부회장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이렇게 말하고 "매출을 두 배로 늘리는게 직원들에겐 가장 큰 비전"이라고 강조했다. LG화학은 경쟁사 대비 연봉이 상대적으로 적고, 급성장 과정에서 업무량도 과중한 것으로 알려져있다. 이를 잘 알고 있는 신 부회장의 말이라 곱씹어볼 만하다는게 내외부 평가다. 실제로 그는 "매출이 2배가 되는 과정에서 어마어마한 승진과 해외근무 등 기회가 주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성장이 최고의 복지"라고 못을 박은 셈이다. LG화학 배터리 사업은 요즘 말로 '갈아 넣으며' 여기까지 왔다. 사업은 커왔지만 경쟁사로, 중국으로 인재들이 빠져나가기도 했다. 그럼에도 선성장 후분배. 파이를 먼저 나눠줄순 없다는 얘기가 비정하게 들린다. 하지만 미사여구로 실체 없는 혁신을 말하는 최고경영자(CEO)
'유령'은 죽은 뒤에도 구천을 떠도는 혼령이다. 과학적 실체는 없지만 사람들 다수가 '유령'을 믿고, 또 거론하게 되면 우리 주변에서 존재하는 대상이 돼 버린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에도 이런 '유령'이 있다. 지난해 6월 수명을 다하고 사라졌지만 유독 과방위에서만 그 부활이 거론되며 실체 없이 떠돈다. 바로 유료방송 업계를 가입자 기반으로 규제하는 '유료방송 합산규제(합산규제)'다. 합산규제는 특정 사업자의 가입자 수가 전체 시장의 3분의 1을 넘지 못하도록 하는 제도다. 2015년 당시 시장을 휩쓸었던 KT를 견제하기 위해 3년 한시법으로 시행됐다. 그리고 지난해 6월 일몰돼 폐기됐다. 제도 도입 당시엔 필요성이 어느 정도 인정됐던 규제였다. 하지만 그 후 3~4년여간 미디어 시장은 급격하게 변했다. 글로벌 공룡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발 코드커팅(유료방송 해지)이 국내 상륙한지 오래고, 플랫폼보단 콘텐츠 가치가 높아진 환경이 조성됐다. LG유플러스의 CJ헬
"증권사가 천하무적이다." 금융투자업계의 자조섞인 한탄이다. 회계, 의학 등 전문 지식을 증권사 실무자가 다 파악해야 한다는 최근 상황을 빗댄 말이다. 코오롱티슈진의 '인보사케이주'(이하 인보사) 사태로 결국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이 검찰 압수수색을 받았다. 두 증권사는 코오롱티슈진 상장 주관사다. 검찰의 의도를 100% 알 수 없지만, 코오롱티슈진 상장 과정에서 주관사의 잘못이 있는지 등을 따질 것으로 보인다. 현장에선 과도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주관사가 코오롱티슈진 상장 과정에서 식품의약품안전처가 허가를 낸 인보사의 적절성 여부를 따질 수 있냐는 지적이다. IPO(기업공개) 실무자 사이에선 외부 전문 기관에서 평가를 받아 식약처가 허가를 내고 시장에서 유통되는 의약품에 대해 상장 주관사가 기술적으로 얼마나 검증을 할 수 있냐는 하소연이 나온다. 앞서 지난달엔에는 금융당국에서 상장 주관사에 발행회사의 회계 정보에 대한 점검을 강제하는 내용의 제도 개편도 발표했다.이 때도 회
"대내외적인 여건이 좋지 않지만 채용 규모를 늘리긴 해야 할 것 같아 고민이 큽니다." 은행권이 올 하반기 채용을 앞두고 걱정이 많다. 한 달 앞으로 다가온 금융당국의 일자리 창출 기여도 평가 결과 공개 탓이다. 은행들은 인턴 채용이나 임금피크제 적용 직원에 대한 희망퇴직 등 채용 규모를 늘리기 위한 방법을 쥐어 짜고 있다. 금융당국은 은행의 일자리 창출 효과 분석을 위한 '단순'한 측정일 뿐이라고 하지만 은행들은 사실상 채용을 늘리라는 무언의 압박으로 느낀다. 평가결과 공개로 다른 은행들과 직·간접적인 비교가 되는 것도 부담이다. 신한은행은 하반기 채용에서 650명을 뽑을 계획이지만 상황에 따라 채용 규모는 변동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KEB하나은행과 NH농협은행 등은 아직 하반기 채용규모를 확정하지 않았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부문별 우수 사례도 공개되기 때문에 채용 공고를 올리기 직전까지 은행 간 눈치작전이 치열하게 벌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평가 대상에서 국책은행은 제외한
이달 초 일본 정부가 반도체 제조공정에 쓰이는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리지스트, 고순도불화 수소(에칭 가스) 수출규제를 공식화했다. 단지 3개 품목에 대한 조치인데도 모건스탠리는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2.2%에서 1.8%로 낮췄다. 모건스탠리는 "일본 정부가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생산의 핵심 소재 3개 품목의 한국 수출 규제를 강화하면서 공급 제약과 생산비 상승을 초래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 같은 결과는 메모리 반도체 세계 1위 국가의 아킬레스건이 고스란히 노출된 것으로 해석된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가 세계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60% 이상을 장악하고 있지만 반도체 장비 국산화율(2017년 기준)은 18.2%, 소재는 50.3%에 불과하다. 장비와 소재, 부품을 일본 등 해외에 의존하는 상황에서 지난해 반도체가 전체 수출에서 차지한 비중은 20.9%, GDP(국내총생산·1893조원)의 7.8%까지 치솟았다. 디스플레이 역시 반도체와 크게 다를 게 없다. 한국은 1995
최저임금 심의 과정은 철저히 비공개된다. 금액이 결정된 뒤 최저임금위원회 홈페이지에 회의록이 올라오지만, 논의 대상과 노사 양측 주장만 들어있을 뿐 위원별 구체적 발언내용은 파악하기 어렵다. 위원 27명이 어떤 생각으로 다음해 최저임금을 정하는지 알 수 없는, 그야말로 깜깜이 심의다. 심의 과정이 베일에 가리다보니 회의 진행은 봉숭아 학당이 따로 없다. 사회적대화라는 명분이 무색하게 노사는 자기 할 말만 하다 나온다. 회의에 배석한 경험이 있는 한 인사는 "근로자위원이나 사용자위원 모두 상대방 의견을 듣기보다는 자신들의 주장만 내세우고, 공익위원이 질문을 던져도 똑같은 말만 되풀이하다 회의가 끝난다"고 전했다. 노사 위원들이 서로 대화해서 합의점을 찾을 마음가짐이 전혀 없다 보니 결론은 늘 정부가 선임한 공익위원이 내린다. 공익위원이 설정한 심의촉진구간에 불만을 품은 한 쪽이 퇴장하며 성명서를 읽고 일정을 보이콧 하는 행태도 매년 반복된다. 매년 법정 기한도 훌쩍 넘긴다. 법으로 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