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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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2월, 이동통신 전시회인 ‘MWC’가 개최되는 스페인 바르셀로나. 세계 각국에서 수만명이 행사장에 몰려드는 MWC 기간, 바르셀로나는 그야말로 소매치기 천국이다. 유럽 전역의 소매치기들이 이곳으로 원정을 오곤 한다. 주춤했던 비트코인 가격이 다시 1000만원선을 재돌파하자 해커들이 다시 암호화폐 거래소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미국의 페이스북과 스타벅스 등이 암호화폐 시장에 뛰어들고 있고 미국 통신사 AT&T가 통신요금을 비트코인으로 지불할 수 있게 허용한 정책 등이 비트코인 가격을 끌어올리고 있다. 이같은 비트코인 열풍이 해커들의 시선을 암호화폐 거래소로 끌어들이고 있는 셈이다. 글로벌 보안업체 카스퍼스키랩은 최근 일부 해커들이 한국의 암호화폐 거래소를 노리는 사이버 공격을 감행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암호화폐 거래소를 사칭한 공격도 시작했다. 이스트시큐리티에 따르면 최근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 업비트를 사칭한 이메일 공격이 포착됐다. 이메일은 발신인이 업비트인 것처럼 교묘하게 위
"과거 화폐개혁에 두려움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그 불안을 이용해 장사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런데 장사하는 사람이 문제인가, 그 불안감 가진 사람을 자극하는 게 문제인가. 참 답답하다." 지난 13일 국회에서 열린 리디노미네이션(화폐단위 변경) 토론회에 참석했던 한 전문가의 관전평이다. 지난 3월 "리디노미네이션을 논의를 한번 할 때가 됐다고 생각은 한다"는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발언으로 시작된 리디노미네이션 논란은 두 달 넘게 이어지고 있다. '장점 못지않게 단점도 많아 조심스럽게 논의할 필요가 있다'는 단서는 가볍게 무시됐다. '부동산폭등설', '기습추진설' 각종 설들이 생겨났다. 국회 토론회에서 "언젠가는 리디노미네이션을 해야 한다"는 한국은행 관계자 발언이 나오면서 논란은 확산됐다. 원론적 말이었다지만, 누군가 '정말 할 생각이 있나 보네'하고 받아들였대도 할 말은 없다. 이 총재는 몇 번이나 "검토한 적도, 추진할 계획도 없다"며 해명해야 했다. 논란을 끌어온 힘은 오
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대표와 하태경·이준석·권은희 최고위원, 김수민 청년최고위원이 29일 국회 정론관에 섰다. 이들은 “정병국 혁신위 안이 현 시기 바른미래당의 내분을 수습하고, 총선까지 당의 진로를 개척할 수 있는 마지막 방안이라는 데 뜻을 모았다”고 했다. 이틀 전인 27일 김삼화·김수민·김중로·신용현·이동섭·이태규 의원 등 6명도 기자회견을 열어 “지도부 사퇴 공방을 중지하고 ‘전권 혁신위원회’로 문제를 풀어가자”고 제안했다. 혁신위원장엔 정병국 의원을 추천했다. 바른미래당 내분 사태는 4.3 지방선거가 끝난 후 두 달 가까이 이어지고 있다. 손학규 대표는 지방선거 패배의 책임을 지고 퇴진하라는 당내 요구를 거부했다. 반대파의 손 대표 퇴진 요구는 2선 후퇴와 ‘혁신위’ 구성으로 바뀌었다. 안철수·유승민계는 “변화 없는 바른미래당은 국민들의 외면을 받을 것”이라며 “혁신위를 구성해 답보상태에 놓인 바른미래당의 지지율을 끌어 올려야 한다”고 요구한다. 바른미래당이 창당한 게 지
2006년, 무료 음원서비스로 인기를 끌었던 '소리바다'가 전면 유료화됐다. 거센 소비자 반발에도 불구하고 '저작권 강화'라는 세계적인 흐름을 거부할 순 없었다. 소리바다 사건은 우리나라에 '저작권'에 대한 인식을 심는 계기가 됐다. 그 후 13년 이제 음악을 유료로 듣는 것은 당연한 일이 됐다. 음원뿐 아니라 영화, 드라마, 예능 콘텐츠 역시 유료 결제가 자연스럽다. 과거와 사뭇 달라진 풍경이다. 그래도 여전히 예외는 있다. 증권사 리서치센터의 저작물인 애널리스트 리포트 얘기다. 누군가의 창작물이라는 점에서 리포트는 음원이나 영상콘텐츠와 마찬가지로 저작권을 보장받아야 맞다. 그러나 저작에 따른 책임만 있고 권리는 없다. 증권사 고객에 대한 '서비스'로 출발했다는 점에서 무분별하게 재배포돼도 저지하기 어렵고, 유튜브 등에서 뜻이 왜곡돼도 문제 제기하기 어렵다. 유료화에 대한 반발도 크다. 최근 '증권사 리포트, 얼마면 사시겠습니까' 기획 취재를 하면서 느낀 점도 마찬가지다. 증권사들
이론상으로는 이사회는 경영진과 주주와 더불어 기업 지배구조의 3각 구도의 한 축을 이루는 존재다. 국가에 비유하자면 국회와 정부, 국민 중 국회에 해당하는 곳이 이사회다. 경영진의 전횡을 견제해 회사 전체와 주주, 나아가 이해관계자 전체의 이익을 높이는 데 기여하는 역할이 이사회에 부과돼 있다. 사외이사도 엄연한 이사다. 상근업무에 종사하지 않을 뿐 역할과 책임이 크게 달라지지는 않는다. 현실은 많이 다르다. 일단 대다수 기업에서 이사회와 경영진, 대주주가 구분돼 있지 않다. 사외이사 역시 '방만·부실경영 감시·감독'이라는 역할에도 불구하고 '거수기'라고 불려왔다. 경영진이 마련한 안건에 기계적으로 '찬성'의 뜻으로 손을 든다는 뜻으로, 대주주나 경영진이 형식적으로 절차적 정당성을 갖추고자 할 때 사외이사들은 그저 구색으로만 활용돼왔음을 의미한다. 사외이사는 그간 경영진이나 대주주에게만 충성을 바쳐온 셈이다. 상법 등이 이사의 책임을 규정하며 사내·사외이사를 구분하지 않지만 과거만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역구 챙기기’ 논란에 휩싸였다. 지난 23일 3기 신도시 지정에 대한 1·2기 신도시 주민들의 불만을 잠재우기 위해 발표한 ‘수도권 서북부 광역교통대책’ 때문이다. 이 대책은 인천지하철 2호선을 일산까지 연장하고 대곡-소사 전동열차를 일산·파주까지 연장하는 등의 내용을 담았다. 검단·김포·일산이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A(2023년말 개통 예정)를 중심으로 연결된다. 김 장관의 지역구 일산서구가 포함된 고양시를 중심으로 철도망이 깔리는 것. 고양과 서울을 오가는 자유로 또한 지하공간을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한다고 했다. 1·2기 신도시 주민들은 김 장관이 지역구만 챙긴다고 비판했다. 일산을 중심으로 대책이 발표됐고 남양주 등 다른 신도시 대책은 언급하지 않아서다. 앞서 지난 7일 3기 신도시 발표 이후 지역구민들은 김 장관을 압박하고 나섰다. 일산보다 서울과 더 가까운 고양시 창릉을 3기 신도시로 지정하면 집값이 더 하락하고 슬럼화할 것이라고 주
요즘 젊은이들이 차를 안 산다. 세계 5위의 자동차기업을 이끄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도 같은 고민을 하고 있다. 오죽했으면 투자자들을 만나 "아들이 면허 딸 생각을 안 해 설득 중"이라고 토로했을까. 실제 주 구매층인 30대의 차량 소비가 줄고 있다. 2011년 신차구매의 23.7%를 차지했던 30대 비중은 2015년 20.6%로 떨어졌고, 지난해 17.4%까지 줄었다. 50대(18.7%)보다 차량 소비가 적다. 30대의 차량 소비가 줄어든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볼 수 있다. 우선 30대 구매력이 과거보다 약해졌다. 취업난과 가계부채 증가 등으로 30대가 차량에 쓸 돈이 과거보다 줄었다는 분석이다. 30대는 현재 저축액보다 빚이 더 많다. 통계청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저축액 대비 금융부채비율이 30대 가구(118.9%)만 유일하게 100%를 넘었다. 100만원 저축했다면 빚이 119만원 있다는 의미다. 이런 상황에서 보통 2000만~3000만원이 드는 차량 구매는 언감
게임인들의 우려가 현실이 됐다. 세계보건기구(WHO)가 ‘게임이용장애’(Gaming disorder) 질병코드 등재를 결정하면서다. 보건복지부 등 한국 관련 부처도 향후 게임 질병코드 도입을 위한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게임업계는 후폭풍을 우려하며 당혹해하고 있다. 무엇보다 게임이 중독을 유발하고 각종 문제의 원인이라는 주장의 근거로 활용돼 규제가 양산되고, 사회전반에 게임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게임사 매출과 고용에 직접적인 타격도 불가피하다. 한국에 게임 질병코드 정책이 시행되면 그동안 게임업계가 힘을 쏟아왔던 규제 완화, 인식 개선 노력도 수포로 돌아갈 수 있다. 올 초부터 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 등재와 관련한 토론회, 입장 발표가 이어지고 있다. 게임업계와 일부 의료계 의견은 완전히 상반된다. 정부 부처별 입장도 다르다. 보건복지부와 달리 게임 주무부처 문화체육관광부는 질병코드 등재를 반대한다. 찬반 의견을 뒷받침하는 과학적 근거, 여론조사
"가상통화(코인) 투자가 뜨고 강남 테헤란로가 다단계 코인 사기꾼 판이 됐어" 서울 일선 경찰서 한 수사과장의 말이다. 2017년 말, 2018년 초 코인 투자 광풍이 휩쓴 후 사기꾼이 그 자리를 비집고 들어왔다는 얘기다. 타겟은 5070세대. 사기 수법은 기존 유사수신 다단계 금융사기와 크게 다르지 않다. △원금 100%·수익률 수백~수천% 보장 △투자자 유치시 인센티브 등을 내걸고 투자자를 현혹했다. 뻔한 문구였지만 주부부터 은퇴한 증권맨, 대학교수까지 수만명이 몰렸다. 투자자 대부분은 '피자 한판 가격이었던 비트코인이 2000만원이 됐다'는 소식만 어깨너머로 들어 본 코인 문외한이었다. 그럼에도 수백만원에서 많게는 수억원의 은퇴자금이 들어갔다. 하지만 투자자의 꿈이 무너지는 건 채 6개월도 걸리지 않았다. 실제 사기코인은 가치도 실체도 없었다. 사업설명회 때 보여준 공장 사진, 대기업과 맺은 계약서는 모두 사기였다. 의심이 들었을 땐 이미 늦었다. 홈페이지는 막혔고 '곧 정상화
"업계 영향이요? 글쎄 새로울 건 없어서…." 지난 21일 보건복지부가 금연종합대책을 발표한 날 업계 반응을 묻자, 이 같은 대답이 돌아왔다. 일부에선 "업계에서 안도하는 분위기라고 하면 안 되는데"라며 우스갯소리도 건넸다. 정부 대책은 신종 전자담배에 초점을 맞췄다. 담배뿐 아니라 흡연 전용기구에 경고 그림을 넣고, 광고·판촉 행사를 못하도록 했다. 국내 전체 담배 시장의 12%에 육박하는 궐련형 전자담배의 상승세가 꺼지지 않은 시점에, 미국 청소년 흡연 주범으로 지목된 '쥴(JUUL)'의 등장으로 정부가 긴장한 모양새다. 대책 발표 시기도 쥴 출시 간담회 하루 전날이었고, 직접적으로 쥴을 자료에 명시했다. 하지만 압박은커녕 정부가 부랴부랴 대책을 내놓고 오히려 업계에 끌려다니는 것 같다는 지적이 일었다. 실제로 다음날 출시간담회를 연 쥴 랩스는 "정부의 우려를 잘 알고 있다. 마케팅 등 조심스럽게 접근하겠다"고 몸을 낮추는 듯했지만, 간담회 내내 "일반 담배의 문제를 해결할 수
2005년 4월 참여정부는 역사상 첫 국가재원배분회의를 열었다. 국가가 국민에게 걷은 세금을 어떻게 쓸지 '전략'적으로 계획해보자는 차원이었다. 이전까지 나랏돈을 중구난방으로 써왔다는 반성을 토대로 삼았다. 총액자율편성(톱다운)제도가 도입됐다. 국가가 감당할 수 있는 정부 예산 증가 수준, 이를 바탕으로 한 복지 등 각 부문 편성 규모를 정하고자 했다. 회의 취지를 뒷받침한 건 형식이었다. 논쟁을 즐겼던 노무현 전 대통령은 국무위원들이 1박 2일 동안 끝장토론을 벌이도록 했다. 각 부문 대표인 부처 장관은 예산을 확보하기 위한 전투를 벌였다. 재원 필요성을 잘 설득해 더 많은 예산을 얻는 부처가 있는 반면 패자도 분명한 제로섬게임이었다. 참여정부를 계승한 문재인정부가 지난 16일 집권 후 세 번째 국가재정전략회의(옛 국가재원배분회의)를 개최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정부 예산을 전년 대비 10% 넘게 늘리라는 요구가 나왔다. 여권발이었다. 논의는 거기까지였다. 고령화, 대북 화해
본지가 12일 삼성전자 광주사업장의 미세먼지 원인물질 배출 수치 조작 의혹을 처음 보도한 이후 광주지검 순천지청이 나흘 만에 삼성전자 등 대기업 6곳을 압수수색했다. 미세먼지 문제가 온 국민의 관심사로 부상한 만큼 이를 기만한 기업에 대한 검찰의 수사 의지를 분명히 한 것이다. 하지만 이에 앞서 관련 기업을 검찰에 송치한 환경부와 영산강환경유역청 조사결과를 따져보면 부실한 구석이 너무 많다. 이들은 지난달 LG화학과 한화케미칼 등의 명단을 발표하며 추가(2차) 조사를 마칠 때 '해당 기업명을 공개할 수 있다'고 밝혔지만 끝내 공개하지 않았다. 만약 언론의 후속 보도가 없었더라면 조용히 묻힐 수도 있었다는 얘기다. 특히 영산강환경유역청은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자료 요청은 물론, 기자의 정보공개청구도 끝까지 '미공개'로 버텼다. 그러면서 환경부는 "이번 광주·전남 지역 적발 사례는 빙산의 일각"이라고 주장하고, 모든 책임을 배출 조작 의혹을 받는 대기업으로 떠넘겼다. 물론 일차적인 잘못