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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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천기술(Original Technology)을 확보해야 한다" 전문가들이 미래산업을 이야기할 때마다 외우는 주문이다. 그러나 현실은 주문을 외우는 것에 그칠 때가 많다. 원인은 다양하다. 적재적소에 필요한 사람과 돈, 방향성이라는 재료가 없다는 것이다. 세계적으로 앞서간다는 산업도 원천기술이 없어 이익을 떼어 주는 경우가 있다. 최근 수주 낭보를 잇따라 전하는 조선업계가 그렇다. 조선사들은 지난해 뛰어난 건조 기술을 바탕으로 세계 LNG(액화천연가스) 운반선 발주량의 87%를 수주했다. 올해도 발주된 12척 중 10척을 싹쓸이했다. 하지만 국내 업체가 이익을 전액 가져갈 수는 없다. LNG운반 핵심기술인 초저온 화물탱크 원천기술을 해외업체가 쥐고 있어서다. 한 척당 약 100억원의 기술사용료가 나간다. 이 같은 지적은 조선업계 현황을 진단하는 자리가 아닌 수소선박이라는 미래산업을 다루는 토론회에서 나왔다. 수소선박이 향후 상용화될 때 LNG선과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말자는 주장이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수행비서 성폭행 혐의로 2심서 유죄 판결을 받은 지 한 달이 돼가지만 여론재판은 끝나지 않았다. 오히려 본 재판보다 시끄럽다. 안 전지사의 부인 민주원씨가 페이스북을 통해 "두사람은 연애를 했다"고 주장하면서다. 안 전 지사와 수행비서이자 피해자 김지은씨의 문자 내용도 공개했다. 민씨가 공개한 문자는 항소심에서 모두 다룬 증거다. 항소심 증거 해석이 민씨의 주장과 달랐을 뿐이다. 2심 재판부는 1심과 달리 김씨가 '^^', '넹', '엥' 등 표현을 사용한 사실이 성범죄 피해자임을 부정하는 근거가 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민씨는 글에서 "남편과 김씨에 의해 인격이 짓밟혔다"고 주장한다. 두 사람의 불륜으로 인한 피해자라는 얘기다. 이런 주장 이후 2심이 끝난 사법절차는 '여론 재판'에 돌입했다. 카톡의 문자 내용이 이전 재판과정에서 충분히 다퉜지만 민씨의 "두 사람이 연애를 했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프레임은 '가해자와 피해자'의 틀에서 '불륜'의 틀로 넘어갔다.
KB-솔리더스글로벌헬스케어펀드는 2017년 9월 코넥스 상장사 지노믹트리에 70억 원을 투자해 28만 주를 샀다. 두 차례의 무상증자를 거쳐 보유 주식은 168만 주로 늘었다. 현재 코스닥 이전 상장을 추진 중인데 회사가 제시한 희망공모가밴드는 1만7500~2만5000원이다. 밴드 상단 기준 이 펀드의 지분가치는 420억 원이다. 약 1년반 만에 6배가 뛰었다. 이처럼 상장 전 벤처기업에 투자한 VC(벤처캐피탈)의 지분가치가 2~3년 뒤 코스닥 IPO(기업공개)를 통해 2~3배 이상 뛴 사례는 수두룩하다. 최근 투자 시장에서 ‘돈 벌려면 프리IPO를 해야 한다’는 말이 괜히 나오는 게 아니다. 하지만 불과 2~3년 사이에 기업의 가치가 몇 배씩 뛰는 현상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나는 데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않다. 특히 IPO 과정에서 무리한 기업가치 산정은 향후 개인투자자의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주의가 필요하다. 한국거래소가 상장 심사 과정에서 밸류에이션을 평가하지 않기로
인터넷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는 출범 초기 고객 확보에는 성공했지만 ‘대출시장’에서 이익을 내야 하는 은행의 태생적 한계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들 은행의 대출 상품이 금리, 상품구조 등 측면에서 기존 은행들과 차별성이 없어서다. 이같은 이유에서 최근 제 3 인터넷전문은행 진출을 선언한 ‘토스+신한은행’에 거는 기대는 높다. 토스는 국내 은행 여러 곳과 제휴해 간편 송금서비스를 제공했고 P2P(개인간) 금융업체와 연계한 부동산 소액 투자, 대출 중개 등 금융권 전반에 걸쳐 데이터를 확보하고 있다는 점에서 기존 은행권과 다르다. 토스는 이같은 데이터를 활용해 맞춤형 대출상품과 금융상품 개발, 리스크 관리 등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함께 도전장을 내미는 ‘SK텔레콤+키움증권+KEB하나은행’의 경우 기존에 케이뱅크에 참여한 KT가 보여준 한계를 뛰어넘을지가 관심사다. SK텔레콤이 자회사인 11번가 플랫폼을 활용해 대출 시장에서 새로운 시도를 보여줄 수 있느냐가 관건
수소차(이하 수소전기차)냐 전기차냐, 그것이 문제가 아니다. 최근 수소경제가 주목받자 일부에서는 ‘왜 수소전기차에만 집중하냐’는 비판이 나온다. 전기차 시장이 더 유망하기 때문에 전기차에 자원을 쏟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정부나 제조사, 그 누구도 수소전기차만 지원 혹은 개발하겠다고 한 적이 없다. 정부 정책을 보면 내년 전기차 보급 목표는 4만2000대에 달한다. 수소전기차의 10배이다. 중장기적으로도 2022년까지 전기차는 43만대, 수소전기차는 6만5000대 보급이 목표다. 수소전기차를 출시한 현대차도 전기차를 놓은 것은 아니다. 현대·기아차는 올 1~2월 전기차 계약대수가 1만대를 넘겼다. 향후 출시 계획도 전기차 모델 수가 수소전기차를 앞선다. 수소전기차와 전기차는 공존할 것이라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컨설팅 업체 KPMG가 글로벌 자동차산업 경영진 1000여 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도 2040년 수소전기차가 23%, 전기차가 30%의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봤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현재 역사에 남을 중요한 협상을 두 개나 진행 중이다. 우선 오는 27~2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2차 북미정상회담이 열린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3일 열차를 타고 평양에서 출발하면서 세계의 이목이 집중됐다. 북미 회담의 핵심 의제는 '북한의 비핵화'. 회담 결과에 따라 한반도 전쟁 위험이 획기적으로 줄어들 수 있다. 북한이 개혁개방에 나서고 남북 경제협력이 진행되면서 세계 경제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자리 잡을 수도 있다. 그러나 외신을 통해 전해지는 국제사회의 전망은 밝지 않다. 트럼프 대통령만 해도 이번 회담으로 모든 것이 해결될 거라 기대하지 않는 듯하다. 그는 최근 기자회견에서 "(북한 문제에 대해) 그동안 많은 진전을 이뤘지만 이것이 (김 위원장과의) 마지막 만남이 될 것이라는 뜻은 아니다"면서 "협상을 서두르지 않겠다"고 했다. 트럼프 스스로 이번 회담에 대한 기대치를 낮춘 셈이다. 미·중 무역 협상도 난항을 거듭하고 있다. 양측 대표단은 지난
민주노총은 탄력근로제 논의 과정에서 '아싸'('아웃사이더'의 줄임말)의 전형을 보여줬다. 지난해부터 참여의 문을 열어놓은 경제사회노동위원회의 논의 테이블에 단 한 차례도 참석하지 않았다. 마지막 탄력근로제 개편 논의가 열리던 지난 18일에는 논의테이블에 앉는 대신 플래카드와 피켓을 들고 회의장에 들어와 시위했다. 민주노총은 이철수 제도개선위 위원장에게 합의반대 서한을 전달하려 했지만 이 위원장이 이를 거부해 2시간20분 가까이 회의가 열리지 못했다. 회의가 끝난 뒤 이 위원장은 "서한을 덥썩 받으면, 논의에 열심히 참여해온 한국노총은 뭐가 되느냐"고 항변했다. 사회적 대화에 참여하지 않아온 민주노총이 일방적으로 내미는 의견은 거부하겠다는 뜻이었다. 민주노총은 노사합의가 이뤄진 직후에도 이를 '야합'으로 규정하며 사회적대화에 참여한 모든 주체를 비난하기 바빴다. 민주노총을 제외한 다른 주체들은 모두 민주노총을 언급하지 않거나, 민주노총의 무책임한 자세를 비판했다. 민주노총은 스스로
"내실있는 진전이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 더불어민주당 택시-플랫폼 사회적대타협기구 위원장을 맡은 전현희 의원이 20일 경과 보고 기자간담회에서 한 말이다. 택시-카풀 TF(태스크포스)는 지난해 11월 1일, 대타협기구는 지난달 22일 출범했다. 4개월 간의 논의 기간을 거친 후 나온 발언치곤 아쉽다. 성과없는 논의는 반복돼왔다. 전 의원은 대타협기구 출범식에서 "말뿐이 아닌 실질적 변화가 체감되도록 택시산업 지원책을 도출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같은 달 25일 두번째 회의 후 "택시를 공유경제의 플랫폼으로 생각하자는 방향적 합의를 이뤘지만 '구체적 사안은 나오지 않았다'"고 했다. 자가용은 배제하는지, 어떤 플랫폼 기술인지 물었지만 전 의원은 "답답하시죠"라면서도 "추후 논의를 할 수 있다"고만 답했다. 이달 11일 열린 세 번째 회의 땐 국회 앞에서 택시기사의 분신 사고가 발생하며 논의가 그대로 멈췄다. 택시업계는 목숨을 건 생존권 결사투쟁을 벌였다. 지난해 12월 10일과 지
이번엔 누가 풀려난다느니, 누구는 틀림없다느니 하며 야단법석인 걸 보니 다시 사면의 계절이 돌아온 모양이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가 3·1운동 및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아 대대적인 사면 단행을 예고했다. 사면의 종류는 일반사면과 특별사면 두 가지다. 이번에 하려는 사면은 후자다. 일반사면은 죄의 종류를 정해 여기 해당되는 모든 범죄자를 사면해주기에 '국회 동의'를 필요로 하지만, 특별사면은 법무부장관이 대통령에게 특정한 자에 대한 특별사면·감형 및 복권을 상신하는 행정부 내 절차로 간소하다. '대통령의 뜻대로' 가능하다. 그렇기에 특별사면(감형·복권 포함)은 1948년 정부 수립 이후 98차례나 이뤄졌다(국가입법조사처). 일반사면은 1995년을 마지막으로 헌정사상 9차례에 불과하다. 문제는 특별사면의 대상·기준·한계를 정하는 통제규정이 법에 없다는 점이다. 사면법상 유일한 제한장치는 특별사면 논의시 법무부 산하 사면심사위원회를 거치도록 하는 것이지만, 이마저도 법무부
제26대 중소기업중앙회장 선거가 1주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혼탁선거 양상이 짙어지는 모습이다. 이달 초 모 후보가 선거인단에 금품을 건넨 혐의로 송파경찰서로부터 수사를 받는다는 소식이 들리더니 지난주에는 모 후보의 비서가 언론인에게 “기사 잘 부탁한다”며 금품을 건넨 것으로 확인됐다. 이외에도 선관위 관계자에 따르면 물증이 없어 수사할 수 없는 선거법 위반 제보만 15건이 넘는다. 360만 중소기업을 대표하는 ‘중통령’을 뽑는 선거라지만 600명이 채 안 되는 선거인단으로 치르는 소규모 간선제가 ‘대통령’ 선거에서도 구경하기 어려운 혼탁성을 자랑한다. 20일 열린 중기중앙회장선거 공개토론회에서 후보들은 하나같이 “위기에 빠진 중소기업을 살리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지금 같은 혼탁선거가 이어진다면 중기중앙회장이 중소기업을 살리기는커녕 오히려 위기로 내몰 가능성이 더 높다. 당선되자마자 중소기업계의 얼굴에 먹칠부터 하는 꼴이어서다. 가장 큰 문제는 국민들에게 중소기업을 살리자는
영국이 40여년 함께했던 유럽연합(EU)에서 탈퇴할 것이라곤 아무도 예상 못했다. 다음달이면 배낭여행족은 영국에 입국할때 긴줄 뒤에 서 있어야 할지 모른다. 시작은 정치적 이유였다. 영국 저성장에 대한 우려, 이미자들의 무임 승차에 대한 국민 불만이 커진 틈을 타 데이비드 캐머런 전 영국 총리는 브렉시트 국민투표 실시를 공약으로 내걸었다. 내부적으로 보수당의 지지를 확보할 뿐 아니라 외부적으론 선거 유세에 유리하단 판단이었다. 그 계산은 먹혔고 보수당은 집권 23년 만에 과반 이상 의석을 차지하는 압승을 거뒀다. 선거엔 승리했지만 캐머런 전 총리도 브렉시트로 인한 혼란과 불확실성, 기회비용이 너무 크다는 것을 알았다. 국민투표를 실시하더라도 부결될 것이라 예상했다. 그러나 그의 예측과 달리 52%의 찬성표를 얻어 2016년, 브렉시트는 현실이 됐다. 설마하는 일은 지금도 벌어지고 있다. 바로 노딜 브렉시트다. 준비없는 이별은 유럽 전체에 충격을 줄 수 있는 사안이라 영국이 이것만큼은
"꼭 클럽 운영진과 관련된다는 의혹은 어떻게 제기하시는 겁니까." 지난 13일 세간의 이목이 쏠린 '버닝썬' 수사 브리핑 자리에서 나온 경찰의 말이다. 마약 유통이 클럽 내에서 조직적으로 이뤄질 가능성을 묻자 나온 답변이었다. 경찰은 이내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두고 수사 중'이라고 정정했지만, 수사 의지를 의심케 하는 발언이었다. 국민들은 이번 사건을 따가운 의심의 눈초리로 바라보고 있다. 버닝썬 관련 기사마다 '경찰도 한통속', '검찰이 수사하라' 같은 댓글이 넘친다. 신고자 김모씨(29)를 체포한 점을 꼬집어 클럽과 경찰의 유착관계를 의심하는 것이다. 경찰도 이런 분위기를 의식하는지 철저한 수사를 천명하고 있다. 문제는 아직 그런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심지어 마약 유통책으로 의심받는 버닝썬 MD(머천다이저, 상품기획자) '애나'에 휘둘리는 모습까지 보이고 있다. 경찰은 지난달 애나를 성추행 피해자로 조사할 때까지만 하더라도 마약 혐의를 알지 못했다. 한창 애나를 조사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