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총 8,388 건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이 2014년 불면증과 소화불량으로 구치소 생활이 힘들다고 보석을 신청했으나, 기각된 적이 있다. 이런 원 전 원장의 심리상태가 요즘은 더 심해져 최근엔 불안장애까지 보인다는 얘기가 들린다. 원인은 최근 집중된 수사와 재판인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지난 2017년 10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약 14개월 동안 불법사찰과 여론조작, 국정원 예산 횡령 등 혐의로 원 전 원장을 9번이나 기소했다. 원 전 원장 사건은 3개 재판부에서 나눠 맡았다. 사건이 9개나 되는 데다 기소가 3~4개월에 한 번 꼴로 이뤄졌다. 심리를 해볼 만하면 새 사건이 추가되는 식이라 법정에서 사건을 병합하기도 쉽지 않았다. 일정이 몰릴 때는 하루에 3개 사건 재판이 열린 적도 있었다. 지금은 재판부 판단 아래 일부 사건 진행이 중단된 상태다. 14개월, 9번 기소가 법적으로는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 하지만 좀 더 넓게 생각하면 얘기가 달라진다. 혐의가 여러 개인 피고인은 되도록 한 번에 기
아프리카 케냐의 모바일 금융 사용률은 80%를 넘는다. 금융환경이 낙후됐을 것 같은 선입관을 깨는 수준이다. 케냐인들은 간편송금 앱(App) ‘엠페사’로 송금하고 간편대출 앱 ‘브랜치’에서 돈을 빌린다. IBK경제연구소에 따르면 2017년 6월 기준 케냐의 직전 1년간 모바일 금융거래 규모는 17억건, 345억달러로 GDP(국내총생산)의 절반에 달했다. 멀리 갈 필요 없이 신용카드 보급률이 낮은 중국의 경우도 알리페이, 위챗페이 등 각종 페이가 번성하면서 지갑 없이 스마트폰만으로 금융생활이 가능하다. 물론 우리나라 역시 모바일 금융으로 패러다임이 변하고 있다. 특히 2017년에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가 출범하며 인터넷전문은행발 모바일 금융경쟁에 불이 붙었다. 그 전까지 은행은 “업무 보러 간다”고 할 정도로 번거로움이 컸고 모바일뱅킹도 대부분 이체에 그쳤다. 지금은 모바일 앱으로 시간과 장소의 제약 없이 대출을 받거나 보험, 펀드 등 금융상품에 가입할 수 있게 됐다. 인터넷은행들은 운
“주52시간(근무제) 도입으로 회계법인이 감사비 인상을 요구합니다. 최저임금에 감사비까지 인상되니 비용부담이 크네요.” 최근 만난 코스닥 상장사 A대표는 오는 2월 외부감사를 앞두고 회계법인이 15~20% 수준의 감사비 인상을 요구했다며 고충을 토로했다. 주52시간근무제 도입으로 감사업무에 투입하는 인력이 늘어나 감사비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통보를 받았다는 얘기였다.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외감법)에 따르면 회계법인은 투입인원 수와 투입시간 등의 실시내용을 감사보고서에 첨부한다. 통상 감사비를 정해놓고 계약하기 때문에 기재되는 인원수와 시간은 정확하지 않은 경우가 보통이다. 하지만 주52시간근무제 도입으로 회계법인도 사정이 달라졌다. 한 명의 회계사가 일할 수 있는 시간이 정해지다 보니 임의로 실시내용을 적을 수 없게 됐고 결국 감사기업 숫자에 맞춰 회계사를 추가로 고용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이 때문에 회계업계에선 때아닌 인력 스카우트 전쟁이 벌어진다고 한다. 회사마다 인력채용에 나서
“정치권이 민생을 얼마나 업신여기는지 여실히 확인하고 있다.” 최근에 만난 한 중소기업 대표가 여야간 가열되는 정치공방을 보고 내놓은 평가다. 정쟁에 국회가 헛돌며 민생법안 처리가 줄줄이 밀리게 된 것을 비판한 말이다. 정부는 2월 중 최저임금법과 근로기준법을 개정해 최저 임금제를 개편하고 탄력근로제 단위 기간 확대 여부를 결정하는 것을 올해 경제정책의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하지만 정치권을 보면 약속한 합의 도출을 기약하기 어렵다. 유치원 3법과 산업안전보건법, 빅데이터법, 공정거래법, 소상공인·자영업자지원법 등 민생법안 대부분이 비슷한 처지다. 여야 어느 한 쪽의 문제가 아니다. ‘총공세’를 선포한 야당도 ‘무대응’으로 방관하는 여당도 국민 눈에는 똑같다. ‘협치’를 전면에 내세워 출범한 20대 국회이지만 이대로라면 ‘역대 최악’ 타이틀은 따 놓은 당상이다. 정치의 본질은 신뢰다. 국민의 믿음을 얻지 못한 정치는 나라를 부실하게 하고 와해시켜 망하게 한다. 2017년 헌정 사상
“서영교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대한 TF(태스크포스) 조사는 하지 않기로 했나?” “서 의원은 검찰 수사 중이라…” 자유한국당이 지난 18일 오후 국회에서 연 TF(태스크포스) 구성 회의. 회의 후 한국당이 구성키로 밝힌 TF 명칭은 ‘손혜원 랜드 게이트 진상규명 TF’다. 기자들이 처음 공지 받은 TF 가칭은 ‘손혜원-서영교 관련 진상규명TF’였다. 다른 결과에 기자들이 질문하자 이같은 답이 돌아왔다. ‘투기 의혹’ 손혜원 사안은 공세의 기회로 삼는 반면 ‘지인 재판 청탁 의혹’ 서영교 사안에선 한발 물러서는 모습으로 비쳐졌다. “‘그쪽 당’도 많이 걸려 있잖아.” 이를 들은 여당 A의원의 관전 평이다. 많은 여당 의원들의 반응이 비슷했다. 이들은 “한국당이 서 의원에 대해선 적극적으로 나서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지난 15일 ‘사법농단 혐의’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의 추가 공소장에 서 의원뿐 아니라 한국당 의원들의 재판 청탁 연루 사실도 기재돼 있기 때문이라는
"최저임금 차등적용을 검토하지 못할 이유가 없지만 현실적으로 방안을 만들기 쉽지 않다." "소상공인연합회에서 (최저임금 차등 적용 문제를) 제기할 수 있지만 어려움이 많다고 설명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16·17일 경제단체장·소상공인들과의 만남후 밝힌 내용이다. 비공개 간담회에서 오간 이야기를 전달하는 백브리핑 형식을 취했지만 재계의 '최저임금 차등 적용' 요구를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정부 입장을 거듭 확인했다. 이럴 거면 왜 만났냐는 푸념이 나온다. 최저임금 차등 적용을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아니다. 의견 청취의 제스처를 취했으면 최소한 백지상태에서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검토해야 한단 얘기다. 재계가 이런 주장을 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미국과 일본에서 최저임금 차등 적용을 도입한 배경이 무엇인지 정부는 들여다볼 의사가 없어 보인다. 문재인 정부는 어려운 대내외 경제여건 속 경제활력 제고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연초부터 재계와의 접촉을 넓히고 있다. 재계와
지난 15일 국책 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금융당국 출신 인사의 금융회사 재취업에 따른 경제적 효과’를 주제로 보고서를 냈다. 국내 연구기관이 다루기엔 다소 부담스러울 수 있는 ‘전관효과’를 들여다봤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아 마땅하다. 그렇지만 “KDI의 명성에 맞지 않게 허술하기 짝이 없다”는 평가가 적지 않다. 왜 그럴까? KDI 보고서를 요약하면 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한국은행 등 4개 금융당국 가운데 특히 금감원 출신 인사가 금융회사에 재취업하면 3개월 내 제재받을 가능성이 16. 4% 감소한다는 것이다. KDI는 그 원인을 “감독권한의 집중에 따른 유착 가능성”에서 찾았다. 즉 금감원 출신 직원과 금감원 간의 ‘유착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당사자인 금감원은 펄쩍 뛴다. 금감원 검사·제재에 대해 잘 모르면서 엉뚱한 결론을 냈다고 반박한다. 금감원이 금융회사를 검사한 뒤 제재심의위원회를 열어 제재를 확정하려면 최소 6개월에서 1년이 걸린다. 제
중소벤처기업부가 소상공인 정책을 다루는 내부부서를 확대한다. 자영업자·소상공인 정책을 강화하고 지원을 늘린다는 취지다. 소상공인 단체들은 소상공인정책실(室)이 2국(局)·6과(課)에 불과해 700만명에 달하는 소상공인 정책을 담당하기에 규모가 작다고 지적해왔다. 실제로 소상공인정책실은 창업벤처혁신실(3국·13과), 중소기업정책실(3국·11과)에 비하면 절반 수준이다. 소상공인·자영업자 경기가 갈수록 어려워지는 상황에서 담당조직 확대는 환영할 일이다. 문재인 대통령도 지난해 자영업 비서관을 신설하고 정책 강화를 주문했다. 신년기자회견에서도 "소상공인·자영업자 대책을 강화하겠다"고 재차 말했다. 대통령의 의지만 봐도 소상공인정책실 확대는 자연스러운 모습이다. 다만 조직 확대보다 중요한 건 중기부의 자세다. 소상공인들은 최근 가장 크게 증가한 경영비용으로 인건비를 꼽는다. 임대료, 원재료비, 카드수수료 부담도 크지만 증가폭이 최저임금 등 인건비만큼 크지는 않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중기부는
"누굴 만나는데 스스로 제한을 두지 않겠습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6일과 17일 양일간 14명의 경제인을 두루 만났다. 대기업 총수와 경제단체장, 소상공인을 가리지 않고 만남에 있어 광폭 행보를 실천했다. 키맨을 만나 현안을 조율하는데 주저하지 않겠다고 되풀이해 강조했다. 경제 4단체장을 만나서는 첫마디로 "경총과 대한상의, 무역협회, 중기중앙회를 각각 (정기적으로) 한 번씩 찾아가 소통하려 한다"고 피력했다. 대한민국 경제 사령탑으로 군림하는 것이 아니라 찾아가는 행정으로 솔선수범하겠다는 진정성을 강조했다. 이런 서비스 의지는 일회성으로 그치지 않겠다고도 했다. 홍 부총리는 "필요하다면 각각 재방문 계획이 있다"며 "소상공인연합회와 만난 후 중견기업중앙회도 다시 만나겠다"고 강조했다. 자신의 생각이 전시행정이 아니라고 강조한 것이다. 4단체에서 빠진 전국경제인연합회에 대해선 "언제가 될진 모르지만 직접 방문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했다. 최순실 사태를 도운
"국민이 신뢰하는 기상청으로 거듭나겠다" 김종석 기상청장이 이달 17일 '2019 업무추진 계획 발표' 자리에서 밝힌 올해 목표다. 기상청이 중점을 둔 분야는 기상재해 예보 개선이다. 규모 2.0 미만의 지진 정보까지 제공하고 24시간 간격으로 발표하던 태풍 예상 진로를 12시간 간격으로 알린다. 해상 안개 정보·가뭄 같은 기후예측 정보 서비스도 강화한다. 국민생활 밀착형 기상예보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그런데 요즘 국민적 관심이 가장 많은 기상재해가 하나가 빠졌다. 바로 미세먼지다. 발표 후 문답 시간 기자는 두 가지를 물었다. 미세먼지는 환경부 소관이나 기상청과의 공조가 필요한데, 올해 두 정부 부처가 논의하고 있는 새 공조 방안이 있는지, 그리고 기상청 소관인 황사 예보 개선 방향은 있는지였다. 돌아온 답변에 맥이 빠졌다. "미세먼지는 환경부가, 황사는 기상청이 담당한다"는 원론적인 내용이었다. 다만 '미세먼지-황사 비상 대응팀'을 설치하고 환경부 예보관을 대표로 미세먼지-황사
신창현 더불어민주당 의원(경기 의왕과천)이 카풀의 지방자치단체 허가 개정안을 추진하고 있다.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제81조 예외 조항에서 카풀 관리주체를 정부에서 지방자치단체장으로 바꾸는 것이다. 이 소식을 접한 택시업계는 분노하고 있다. 택시기사 2명이 사망까지 한 상황에서 정부와 여당이 지자체에 책임을 회피하려고 이런 기발한 법까지 내놓느냐는 반응이다. 실소를 금치 못한다며 정부와 여당에 신뢰가 가지 않는다고 했다. 앞서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에서 택시업계의 부정적 여론을 형성한다는 내부 지침이 있었다는 의혹이 제기돼 안 그래도 당정의 진정성을 의심하는 터였다. 이런 데다 문제 해결을 회피하는 것 같은 개정안 추진은 분노에 더 불을 지폈다. 하지만 정작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는 카풀의 지자체장 허가 개정안에 부정적이다. 당내 택시·카풀TF(태스크포스) 위원장인 전현희 의원실에서는 신창현 의원의 개인적 행동으로 TF는 물론 당과도 협의된 사항이 아니라고 했다. 법안을 발의하
LG생활건강과 애경산업이 '펌핑치약' 상표를 두고 법정 다툼을 시작했다. '페리오 펌핑치약'을 먼저 출시한 LG생활건강이 애경산업의 '2080 펌핑치약'을 가리켜 '펌핑'이란 말을 쓰지 말라고 소송을 내면서다. 소송을 낸 쪽은 LG생활건강이지만 원·피고를 떠나 소비자로서 두 회사 모두에 '괘씸죄'를 묻고 싶다. 표면적인 사건 내용이나 소송 결과보다 이번 소송으로 드러난 '소비자 기만' 히스토리에 눈이 가기 때문이다. 펌핑치약 공방은 단면에 불과하다. 두 회사의 물밑 다툼은 수년째 이어지고 있다. 히트상품이 생겨날 때마다 반복됐는데 논점은 매번 같았다. 상대가 제품을 그대로 베껴 소비자를 오인·혼동하게 했다는 것이다. 단순히 모방했다면 법망에 걸리지 않지만 원조처럼 표지를 위장하거나 제품명을 똑같이 하는 등 소비자를 헷갈리게 했다면 죄가 된다.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상 금지행위인 '부정경쟁행위'에 해당해서다. LG생활건강이 문제를 제기한 제품은 펌핑치약과 솔트치약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