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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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량진 수산시장의 A횟집에서 구입한 생선이 상했다고, 노량진 수산시장 측이 책임을 지는 건 아니잖아요?" 최근 공정위, 전재수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이 입법을 추진하고 있는 '전자상거래법 전부개정 법률안'을 두고 한국온라인쇼핑협회 관계자는 이같이 말했다. '전자상거래법 전부 개정안'은 네이버, G마켓, 11번가, 옥션 등 온라인 오픈마켓에 입점한 업체에서 구매한 뒤 피해를 입었을 때 오픈마켓 플랫폼 기업에도 책임을 묻는 것 등을 주요 골자로 한다. 이를 빗대 비판한 것이다. 개정을 추진하는 공정위와 전 의원 측은 현행 전자상거래법은 '카탈로그·우편'등 전통적 통신판매 개념을 위주로 2002년 제정한 법으로 온라인쇼핑 연간 거래액이 100조원을 돌파한 지금의 상황과는 걸맞지 않다고 지적한다. 또한 온라인쇼핑 확산에 따라 소비자피해도 급속도로 늘고 있어 개정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한다. 온라인업계는 크게 반발한다. 소비자 피해를 적극적으로 예방하고 구제하는 방안을 마련한다는 취지 자체에는
"어차피 또다시 구조조정이 있겠죠." 조선업 '빅2'(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해양 합병으로 대형 조선사 3개를 2개로 만드는 작업) 재편 소식이 전해진 지난달 31일, 대우조선 거제 옥포조선소에서 만난 한 근로자는 이 같이 말했다. 긴 불황을 뚫고 오며 허리띠를 졸라맨 조선사 직원들에게 거대한 산업 재편 움직임은 또 다른 '생계'의 위협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대우조선의 현재 주인인 KDB산업은행은 빅2 전환 계획을 내놓으며 "인위적으로 구조조정을 할 필요성이 없다"고 밝혔다. 산은은 그 근거로 "(양사가) 상당 부분 인력 구조조정을 마무리한 단계"라는 점을 들었다. 그동안 구조조정을 감내한 현장의 아픔을 이해하는 듯한 뉘앙스도 감지됐다. 그렇지만 현장에는 우울한 소문이 떠돈다.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 모두 해양플랜트 사업에서 20% 이상 인력을 감축할 것이라는 루머가 대표적이다. 양사 노조는 인수 반대 투쟁을 예고한 상태다. 산은의 "구조조정 불필요" 선언이 설득력을 얻기 힘든 까닭은
남양유업이 배당을 확대하라는 국민연금의 요구를 거절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배당을 해봐야 대주주 지분율이 높아 이익이 한쪽으로 쏠리고 사내유보금을 통해 재무구조 건전성을 높여 장기투자를 위한 밑거름으로 활용해왔다는 게 남양유업 측의 주장이다. '이익을 유보해 재투자하는 방법으로 성장성을 높히겠다'는 얘기는 기업들이 배당을 요구하는 주주들에게 항상 해왔던 변명이다. 실제로 경제성장이 폭발적인 시기에는 자금을 외부로 유출하기보다 이를 성장판으로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했다. 그러나 성장률이 낮아진 지금은 유보금을 쌓아두는 것이 답이 아니다. 배당을 늘려 자본 효율성을 높이는 것이 주주들에게도, 국가 경제에도 도움이 된다. 남양유업은 지난해 3분기 기준 부채비율이 18.5%에 불과한 초우량 기업이다. 남양유업 말대로 대주주(지분률 53.85%)에만 이익이 돌아가는 것이 우려됐다면 차등배당 제도를 활용할 수 있었다. 투자자들이 남양유업의 주장을 받아들이기 어려운 이유다. 남양유업 뿐만 아니라
"쓰지도 못할 거 같으면 걷지나 말지." 지난해 '불용예산'(8조6000억원)이 추가경정예산(3조9000억원)의 2배가 넘는다는 기사를 본 지인의 푸념이다. 지난해 정부의 계획보다 더 걷은 세금 규모가 역대 최대(25조4000억원)를 기록했다고 말해주니 "그러고도 나라가 돌아가냐"는 볼멘소리가 돌아왔다. 불용예산. 말 그대로 정부가 국민의 세금을 배정해 놓고 집행하지 않은 예산을 말한다. 지난해 불용예산은 2017년보다 1조5000억원이 늘었다. 불용률은 2.0%에서 2.3%로 확대됐다. 항목별로 보면 예비비 등이 포함된 일반회계는 지난해보다 1000억원 늘어난 수준(4조3000억원)이지만 우체국 예금지급, 농어촌구조개선, 직접지불기금 등이 포함된 특별회계 불용이 1조4000억원(4조3000억원) 늘었다. 그나마 2013년 5.8%까지 치솟았던 걸 감안하면 많이 줄었다는데 위안을 삼을 순 있다. 그렇다고 불용예산 절대액수가 적지는 않다. 15세 미만까지 아동수당을 매달 10만원씩 지
“저희도 포기하지 않을 테니 카드업계 여러분들도 포기하지 말아 주십시오.” 신용카드사의 경영진 또는 노조에서 한 말이 아니다. 부가서비스 변경 허용과 업계의 규제완화 논의가 지지부진해지자 금융당국이 실무자 회의에서 카드업계에 한 발언이다. 카드업계가 좀 더 설득력 있는 규제 완화 건의를 해 달라는 의미다. 당국이 한번 ‘노(NO)’ 했다고 해서 끝난 일로 여기지 말라는 당부도 있었다. 이 관계자는 “똑같은 내용이라도 충분한 논리를 갖추면 당국도 수용 안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금융당국은 카드산업 경쟁력 제고를 위한 TF(태스크포스)를 구성해 카드업계는 수익성 다변화와 비용절감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카드 가맹점 수수료는 그동안 수 차례 인하됐지만 인하에 따른 수익성 보전안을 금융당국이 나서서 만들겠다고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러나 오히려 절박해야 할 카드업계가 더 적극적이지 않아 보인다. 카드업계가 금융당국에 제출한 규제완화 건의사항이 62개인데, 이는 거꾸
“응급의료센터 현장은 매일매일 전쟁터입니다. 전쟁을 해야 하는 병력은 항상 부족하고 지친 병사들이 간신히 수성하는 수준이죠. 언제까지 이 싸움을 이어갈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서울 모 대학병원에서 근무하는 응급의학과 교수의 말이다. 설 연휴 병원 사무실에서 숨진 윤한덕 국립중앙의료원 중앙응급의료센터장의 소식이 알려지면서 열악한 응급의료체계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응급의료센터는 24시간, 365일, 10분 대기조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 응급의료체계 개선에 일생을 바친 윤 센터장 역시 마음 편히 퇴근을 못 하고 센터장실 구석에 마련된 간이침대에서 쪽잠을 자는 날이 많았다고 한다. 사실 응급의료 현장의 열악한 근무환경 개선이 시급하다는 것은 어제오늘 이야기가 아니다. 2017년에는 JSA(공동경비구역)를 통해 귀순한 북한 병사의 수술을 집도한 이국종 아주대병원 권역외상센터장의 발언이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기도 했다. 정부도 지정된 응급의료기관 평가에 따라 보조금을 지급하는 등
“5·18 역사는 좌익들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북한군 개입은 이미 증명된 사실”(지만원씨) 위태롭다 못해 도를 넘은 언사가 쏟아졌다. 발언이 나온 장소는 태극기 부대 집회가 열린 광장이 아니다.지난 8일 국회에서 김진태·이종명 자유한국당 의원 주최로 열린 ‘5·18 진상규명 대국민 공청회’. 발표자로 나선 지씨는 “전두환은 영웅”이라면서 “그 순발력과 용기가 아니었다면, 이 나라는 쿠데타 (세력의) 손에 넘어갔을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군 개입을 인정하지 않는 이들을 “못 배운 사람들”이라고 일컬으며 “학교 근처에도 가보지 못한 사람들의 얘기”라고 했다. 한국당 의원들은 ‘북한군 개입설’을 주장하는 지씨에게 판을 깔아준 데 이어 5·18 민주화 운동을 향한 거침없는 공격에 합세했다. 이 의원은 “80년 광주 폭동이 10년, 20년 후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세력에 의해 민주화 운동이 됐다. 이제 40년이 됐는데 그렇다면 다시 (폭동으로) 뒤집을 때”라고 말했다. 한국당 2·27 전당대
"셜록 홈즈, 레옹, 로보캅, 잭 스패로우" 다음 중 한국에서 합법적인 직업을 가진 사람은? 얼마 전 '도전 골든벨'이라는 프로그램에 나왔던 문제다. 정답은 로보캅이다. 총을 든 레옹이나 해적 잭 스패로우를 정답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드물 것이다. 기자가 현장에 있었다면 셜록 홈즈라고 답을 했을지 모른다. 실제로 셜록 홈즈라고 답을 적은 학생도 있었다. 그 학생은 "꽤 옛날에 사설탐정을 허가한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틀린 말이 아니다. 아는 게 많아 오답을 냈다. 현행법상 탐정은 불법이다. 하지만 2005년부터 합법화를 위한 입법 노력이 있었다. 17대 국회부터 20대 국회까지 거르지 않고 관련법 제정안이 나왔다. 그러나 제대로 된 논의는 이뤄지지 않았다. 정부도 탐정을 신(新)직업 명단에 올려놓았다. 신직업 발굴을 일자리 확충과 맞물려 추진했다. 탐정업 도입은 2013년부터 이어진 '고용률 70% 로드맵', '신직업 발굴 추진방안'의 단골손님이었다. 기자와
“대선 정당성을 의심할 수밖에 없다”(지난달 31일,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언제 저희가 대선 불복이라고 했느냐”(지난 6일, 나 원내대표) 어감의 차이일까, 태도의 변화일까. 김경수 경남지사의 법정 구속 직후 공세를 이어가던 자유한국당이 되레 억울함을 호소한다. ‘대선 불복’은 여당이 한국당에 뒤집어 씌우는 프레임이라는 하소연이다. 일주일 전 한국당의 메시지를 고려하면 이같은 주장이 사뭇 낯설다. 나 원내대표는 지난달 31일 자유한국당 의원 60여명과 청와대 인근에 모여 “문재인 정권은 태생부터 조작 정권, 위선 정권 아니었느냐고 의심된다”, “민주화 이후 가장 심각한 불법선거 운동이고 대규모 민주주의 파괴”는 발언을 쏟아냈다. ‘불법 선거’로 탄생한 ‘조작 정권’으로 규정하면서도 ‘대선 불복’은 아니라는 결론에 여·야 지지층 모두 고개를 갸우뚱 했다. 정치권에선 한국당이 ‘역풍’을 고려해 수위 조절에 나섰다는 해석이 나왔다. 리얼미터가 지난 4일에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해외 관광객이 리조트 성장에 반드시 필요하다" 지난달 28일 문태곤 강원랜드 대표가 싱가포르를 찾은 이유다. 이날 문 대표는 동남아시아 관광객 유치를 위해 현지 여행사들과 미팅을 가졌다. 대표가 직접 나설 만큼 해외시장 공략에 적극적이다. 강원랜드 매출은 매년 감소세다. 폐광지역 경제 활성화보다 도박의 폐단을 막기 위한 사행산업 확대 반대의 명분이 앞서면서 마련된 '매출총량제' 규제 영향이다. 강원랜드는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가 제시한 매출한도를 지키기 위해 게임테이블 20대를 없애고 영업시간도 2시간 단축했다. 사업환경이 악화되자 이용객이 줄었고 카지노 매출도 큰 폭으로 감소했다. 경영악화 위기에서 찾은 활로는 비카지노부문(리조트)의 성장이다. 강원랜드는 워터월드 개장을 비롯, 다양한 상품과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서면서 리조트 매출이 급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3분기 리조트 매출은 51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7%가량 증가했다. 방문객 수도 매년 증가해 지난해 400만명을 넘어섰다
“아직 구체적인 건의 내용이 확인되지 않아 좀 더 시간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중소벤처기업부 소속 A과장이 지난달 22일 홍종학 중기부 장관의 5G(5세대 네트워크) 이동통신 상용화 현장 방문 당시 발언 내용에 대한 기자의 질의를 받고 내놓은 답변이다. 당시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관한 해당 행사 백브리핑에 따르면 한 중소기업 대표는 R&D(연구·개발) 인력 채용 시 주어지는 혜택을 ‘연구소 소속 직원’에서 ‘생산·양산 단계 인력’에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건의했다. 이에 대해 홍 장관은 “취지에 공감하고 관련 법 개정을 통해 기업에 (혜택이) 돌아가도록 하겠다”는 답변을 했다. 하지만 현재까지도 홍 장관과 해당 기업인간 구체적인 대화 내용은 물론 제도 개선이 어떤 방향으로 검토되는지 알 길이 없다. 중기부는 당시 비공개로 열린 중소기업 대표 간담회에서 언급된 내용을 취합하는 데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라고 설명한 뒤 특별한 답변을 내놓지 않고 있다. 중기부가 행사 주무부처는 아니기에 장관
"세대주신가요? 무주택 세대주가 아니면 대출 못 받아요." 버팀목전세자금 대출을 받기 위해 은행을 찾았다가 '세대주' 장벽에 가로막혔다. 세대주란 한 가구를 이끄는 사람을 말한다. 즉 현재 부모님과 함께 거주 중인 예비 세대주는 대출을 받을 수 없다는 얘기다. 예외는 3개월 이내 결혼 예정자뿐이다. 버팀목전세자금대출은 근로자 및 서민의 주거 안정을 위해 주택도시기금이 연 2.3%~2.9%의 저리로 전세자금을 대출해주는 제도다. 대출 대상은 만 25세 이상 세대주면서 무주택자이거나 부부합산 연소득 5000만원 이하인 자다. 일반 전세자금 대출 대비 금리가 1% 포인트 가량 낮은 데다 취급 은행서 대출을 진행해도 될 만한 곳인지 권리 분석까지 해준다고 하니 사회초년생 사이에선 인기다. 중개업소 역시 "버팀목전세자금 대출이 가능한 곳은 전세 자금 떼일리 없는 안전한 곳"이라고 강조한다. 하지만 대출 받기가 하늘에 별따기다. 어렵게 버팀목전세자금 대출이 가능한 집을 구했지만 자격 요건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