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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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어트약 OOO이 좋다던데 처방받을 수 있나요? 장기처방도 가능하죠?" 서울 동대문구 소재 한 가정의학과를 찾은 20대 여성의 말이다. 날씬함을 원하는 현대 여성에게 다이어트는 평생의 숙제다. 최근 새로운 기전의 비만치료제가 출시된 이후부터 단순 식이요법뿐만 아니라 병원에서 처방되는 비만치료제를 이용한 다이어트가 활발하다. 현재 국내에서 인기 많은 비만치료제는 펜타민 제제와 벨빅, 삭센다 등이다. 특히 삭센다는 안전성뿐만 아니라 뛰어난 효과를 보인다는 입소문이 돌면서 '없어서 못파는 상품'이 됐다. 인기가 높아지면서 급기야 중고거래 사이트에 매물로 등장하기도 했다. 유명 중고거래 사이트를 비롯해 뷰티·다이어트 카페에서는 삭센다를 사고파는 글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기존 비만치료제보다 안전하다고 알려진 삭센다도 부작용이 없는 게 아니다. 삭센다는 오심과 구토, 설사, 복통 등 위장관 장애가 발생하며, 불면증과 담석증, 췌장염, 담낭염을 비롯해 드물게 아나필락시스 쇼크도 생길 수
호암이 늘 성공만 했던 것은 아니다. 광복 전 마산에서 정미소를 차렸다가 실패했고 일본 유학은 건강 탓에 대학을 마치지 못한 채 귀국길에 올라야 했다. 대구에서 '삼성상회'라는 간판으로 본격적으로 뛰어든 기업가의 길도 순탄치 않았다. 전후(戰後)의 정치적 풍랑이 지금보다 더하면 더했지 못하지 않았다. "사업에 좌우되지 말고 사업을 좌우하라"는 어록이 이런 경험에서 나왔다. 한강의 기적을 일군 대한민국 1세대 기업가의 인생이 녹아든 한마디다. 19일 호암의 31주기를 맞아 유난히 그가 회자되는 것은 당시와 겹치는 삼성의 녹록지 않은 상황 때문이다. 이날 추모식이 열린 경기도 용인 호암미술관 인근 선영은 차분했지만 반세기를 이어온 이 기업은 창립 이후 어느 때보다 큰 가능성과 함께 그에 비견할 만한 위기를 동시에 맞고 있다. 장밋빛 낙관과 위기의 경고등이 교차하는 불확실성의 폭풍우 속이 삼성의 현재 좌표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입장에선 신성장동력 발굴, 사업구조 개편 같은 사업 내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 추가 인하가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여신금융협회 ‘무용론’이 또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2007년 이후 올해까지 10차례나 수수료가 인하된데 이어 적격비용 재산정으로 추가 인하가 기정사실화하자 카드업계의 목소리를 대변해야 할 협회가 제 역할을 못했다는 책임론이 ‘무용론’의 근거다. 결과만 놓고 보면 협회는 이같은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 들어 카드 수수료 문제가 경제 이슈를 넘어 정치 이슈로 변질된 상황에서 무조건 협회의 무능만을 탓하는 것은 합당치 않아 보인다. 정치권이 개입된 이상 논리적으로 대응하고 협의하려 해도 행동의 한계는 뚜렷할 수밖에 없다. 몇 달 전 협회 관계자가 한 여당 국회의원실을 찾았다. 카드 가맹점 수수료에 대한 업계 상황을 설명하고자 방문했지만 협회 관계자란 이유만으로 출입조차 거절 당했다. 협의할 기회조차 얻지 못하고 문전박대 당한 셈이다. 물론 김덕수 여신금융협회장이 너무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의견도 있다.
지난 14일 증권선물위원회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2015년 회계기준 변경을 고의 분식으로 결론 내렸다. 지난해 3월 금융감독원 특별감리 착수 이후 1년 7개월여 만이다. 공은 법원과 검찰로 넘어갔지만 여러모로 역사적인 공방 중에서 빠졌으면 한 장면이 있다. 김기식 전 금감원장의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다. 김 전 원장은 금감원이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대한 사전조치 통보사실을 공개한 직후인 지난 5월 페이스북에 "넘어야 할 산이 많다"고 적었다. 이어 증선위 산하 감리위원회를 앞두고 한 차례 더 글을 올렸다. 김 전 원장은 "제 재임 시절 결론을 내린 사안"이라며 "금융감독기관이 시장에 흔들리는 일은 없을 것이라 믿는다"고 강조했다. 전임 원장의 응원으로만 받아들일 수 있으면 좋겠지만, 김 전원장의 글은 가뜩이나 정치적인 이슈였던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에 정치색을 끼얹었다. 금감원장 재임 전 김 전원장의 행보나, 14일에 불과했던 재임기간, 사전조치공개로 불거진 시장 혼란을 감안하
"마음이 무겁습니다." 용건을 묻자마자 돌아온 첫 마디였다. 목소리엔 아쉬움이 가득했다. 은재호 한국행정연구원 대외부원장은 갈등관리 전문가다. 지난 5월부터 '고준위방폐물 관리 기본계획 재검토준비단'의 단장을 맡아 왔다. 지난 12일로 모든 활동이 종료됐다. 그에게 반년 간 활동을 마친 소회를 물으며 "홀가분하다"는 답을 기대했었다. 그러나 해방감보단 안타까움이 앞서는 듯 했다. 준비단은 2016년 마련된 사용후핵연료 정책을 재공론하는 방식을 결정하기 위해 꾸려졌다. 본격적인 공론화 전 환경·원전·지역 등 이해관계자들이 동의하는 절차를 만들자는 취지였다. 하지만 준비단계부터 쉽지 않았다. 갈등은 첨예했고 의견이 번번이 부딪혔다. 준비단은 수차례 회의 끝에도 속 시원한 결론을 내지 못했다. 활동기간을 연장하며 의견 조율에 매달렸지만 많은 부분은 합의에 실패했다. 원전은 '화장실 없는 아파트'에 비유된다. '지구상에서 가장 위험한 물질'로 불리는 사용후핵연료를 안전하게 처리할 화장실을
지난 7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회의장. 안상수 예결위원장이 예산안을 상정하려는 찰나, 의사진행발언이 치고 나왔다. 조경태 자유한국당 의원(4선)이 여당 의원들을 겨냥해 "동료의원 발언에 야지(やじ·야유)를 놓는다"고 비난했다. 한대 맞으면 반드시 돌려줘야 하는게 여의도동 1번지 구역 '싸움의 법칙'.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재선)이 바로 나서 야당에 인격과 품격을 갖추라고 했다. 이후로 한국당에선 이은재·이장우(재선) 김성원·송언석·최교일(초선) 의원이, 민주당에선 박영선(4선) 민홍철(재선) 제윤경·오영훈(초선) 의원이 번갈아 '펀치'를 교환했다. 여야 의원들의 이같은 싸움은 예결위만이 아니라 국회 전체에 일상화돼 있다. TV중계나 언론보도를 통해 이를 지켜보는 국민들은 실망감이 크지만 다수 국회의원들의 생각은 다르다. 정치적 생사를 결정하는 권력구조와 치열한 이해관계를 두고 '전투'를 벌여야 하는 만큼 치열한 기싸움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싸워야만 주목받는다고 생각하는 야당
지난 8일 내년 초 출범할 우리금융 회장에 손태승 우리은행장이 내정됐다. 손 회장 내정자는 과거 우리금융지주와 연속성을 고려하면 7대 회장이지만 초대 회장으로 불러도 손색이 없다. . 과거 우리금융지주는 2014년 11월 자회사였던 우리은행을 존속법인으로 남긴 채 소멸·합병됐다. 내년 1월 11일 출범 예정인 신설 우리금융지주는 등기부상 다른 법인이기 때문에 법률적으로는 손 행장이 초대 회장이 된다. 과거와 내년 초 새로 출범하는 우리금융지주가 역사적 연속성을 가진 사실상 같은 회사라는 사실을 모르는 이는 없다. 2001년 국내 최초의 금융지주사로 출범했던 우리금융지주는 1대 윤병철 회장을 시작으로 황영기·박병원·이팔성(연임)·이순우 등 5인의 회장을 배출했다. 한때 회장 내정자를 두고 ‘7대’라는 표현이 나온 이유다. 우리은행이 초대 회장이라는 표현을 선택한 것은 민영화 이후 지주사로서 새로운 역사를 쓰고 싶다는 바람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알짜 계열사를 경쟁사에 모두 내주고
“주식은 원래 위험자산이고, 자산가격의 오르내림에 대응하는 게 정책당국의 일은 아니다.” “중국이 시장 안정화 조치에 적극적인데다 ‘컨트롤’이 가능한 나라기 때문에 당장 급격한 혼란은 없을 것 같다.” 지난달 증시가 급락했을 때 당국은 채권과 외환시장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흐름을 보였다는 것을 근거로 들며 긴장감을 드러내지 않았다. 중국당국이 위안화 가치 하락에 베팅한 세력에 맞서 외환시장 안정을 위해 분주했던 것과 사뭇 다른 움직임이었다. 외국인들이 지난 10월 주식시장에서 2013년 테이퍼텐트럼(긴축발작) 이후 가장 많은 42억7000만 달러를 팔아 치웠고, 채권시장에서도 9월 19조8000억달러에 이어 10월 2조3000억 달러 어치를 매도했지만 당국은 일시적인 것으로 보는 분위기다. 최근 다시 중국 위안화가 달러당 7위안에 근접했음에도 당국의 위기의식은 높지 않은 듯하다. 원화와 위안화 동조화 경향이 심화된 상태여서 달러당 7위안선이 뚫리면 원화가치가 급락할 수 있고 이로 인
보통 다른 언론사에 실린 글은 언급하지 않는 법이지만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혜화역 3번출구’는 예외다. 병마에 아들을 잃은 심정을 담아 세월호 사고 희생자들의 가족에 위로를 전했는데 그야말로 명문이다. 그가 아들을 먼저 보낸건 국무조정실장(장관)으로 일할 때다. 본인의 골수를 이식해주던 날도 주위에 알리지 않고 휴가를 냈다. 끝내 생때같은 아들을 잃고 발인한 날엔 오후에 출근해 회의를 주재하면서 원전 대책을 지시했다. 김 부총리는 상을 마치고 조문객들의 집으로 두 장 짜리 답례 편지를 보냈다. 지금 돌이켜 보면 ‘혜화역 3번출구’의 초안 격이다. 김 부총리의 이름도 알지 못했던 기자의 아내는 편지를 읽고 한참동안 울었다. 온화한 표정과 화법만으로 김 부총리를 아는 이들은 그를 부드러운 사람이라 한다. 하지만 김 부총리와 가까이서 일했던 이들은 김 부총리를 무서운 사람이라 평한다. 업무에 있어서는 예외가 없고 신상필벌도 확실하다. 고집도 둘째가라면 서럽다. 결과론이 돼
"왜 안 나오셨어요?" "서로 생각도 다르고, 할 말도 다른데 나와서 뭐 합니까?" 지난 6일 일부 편의점가맹점주 단체들은 한국편의점산업협회 본사 앞에서 편의점 본사가 가맹점을 착취했다고 주장하며 이를 규탄하는 기자 간담회를 열었다. 그러나 회원 수 2만 여명의 국내 최대 편의점 가맹점주 단체인 전국편의점가맹점협의회(이하 전편협)는 참석하지 않았다. 간담회에는 전국가맹점주협의회·CU가맹점주협의회·GS25가맹점주모임·한국세븐일레븐가맹점주협의회·CU점포개설피해자모임 등이 참석했다. 편의점 점주들을 목소리를 대변해온 전편협은 왜 간담회에 참여하지 않았을까. 이유를 물어보니 "이들 단체의 주장에 동의하지 않아서"라고 잘라 말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가맹점 단체들은 내년 최저임금 인상 여파를 최소화해야 한다며 그 해법으로 야간의무영업 중단과 최저수익 보장제도 확대, 폐업 위약금 철폐 등 편의점 본사의 상생 노력을 요구했다. 반면 전편협 쪽은 현재의 편의점 가맹점주들이 겪는 어려움을 시장의 구조
“협력이익공유제를 법제화한다는 발상이야말로 개인 자율성을 침해하고 훼손하는 국가주의적 발상이다.” 정부 정책이 또다시 ‘반시장적’이란 비판에 직면했다. 대·중소기업이 협력이익을 회사간 약정에 따라 공유하는 협력이익공유제가 대상이다. 최저임금 인상과 주52시간근무제와 같이 정부의 과도한 개입이 시장의 자율성을 침해하고 기업 활동을 위축시킨다는 게 요지다. 그러나 중소기업계는 협력이익공유제가 도입 기업에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설계됐다는 점에 주목한다. 모두 21개 인센티브를 부여해 기업의 자발적 참여를 유도한다는 것. 미참여 기업에 페널티를 부과하는 징벌적 조치는 원천적으로 배제했다. “법으로 강제한다”는 주장 역시 마찬가지다. 협력이익공유제를 위한 상생법 개정 추진은 도입 기업에 세제혜택 지원의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서다. 정부 고시보다 낮은 최저임금을 지급하는 기업을 최저임금법 등을 근거로 형사처벌하는 식의 강제적 정책과 구별된다. 문제의 본질은 실효성에 있다. 중기부 관계자는
지난 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개최된 삼성개발자콘퍼런스(SDC)2018. 이 행사에서 가장 주목을 받았던 두말 할 것 없이 삼성의 폴더블폰(접는 스마트폰)이었다. 삼성은 접었을 때 4.58인치, 펼쳤을 때 7.3인치인 스크린으로 변신하는 폴더블 디스플레이를 공개해 주목을 받았다. 그 때문이었을까. SDC의 핵심 주제였던 ‘빅스비(삼성 인공지능 플랫폼)’ 전략은 폴더블폰 이벤트에 다소 묻히고 말았다. 이번 행사에서 삼성은 외부 개발자들에게 빅스비 SDK(소프트웨어 개발 도구)와 빅스비 캡슐을 각각 공개했다. 빅스비 캡슐은 빅스비에 필요한 기능과 서비스를 한데 모은 단위다. 또 빅스비 마켓플레이스를 개설, 빅스비 캡슐을 활용해 누구나 빅스비 앱 개발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한마디로 자사 ‘빅스비’ 플랫폼을 외부 개방하겠다는 선언이다. 이를 통해 아마존 알렉사, 구글 어시스턴트 등 AI 플랫폼 강자들과 진검 승부를 하겠다는 의지다. 삼성은 이를 통해 ‘빅스비’를 갤럭시 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