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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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년 5월 초 미국은 한국 외교관들에게 이런 질문을 던졌다. "한국에 인공위성 등 정찰자산을 보완할 역량이 있느냐"는 내용이었다. '한미 미사일 지침 해제'를 앞둔 마지막 순간까지 미국이 집요하게 확인하려 든 게 우리 우주정찰 역량이었다. 외교부 내 대표적 '북미통'으로 꼽히는 1급(실장급) 고위인사가 지난달 말 기자와 점심 자리에서 밝힌 뒷이야기다. 한국에 적용되던 미사일 지침(사거리 800㎞ 제한)을 해제하더라도 우주에서 지구를 관측할 눈이 없으면 북핵 위협 등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없다는 얘기였다. 한미 미사일 지침은 그해 5월21일 해제됐다. 우리 외교관들이 2년 넘게 물밑에서 소통해 온 결과였다. 한미 미사일 지침은 총 5차례에 걸쳐 개정되고 종료됐는데 주목할 점은 미국의 대통령 선거 직후 들어선 신임 행정부가 우리 정부와 전향적 협상에 나섰다는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취임한 지 10개월 뒤인 2017년 11월 '3차 개정'(최대사거리 800㎞,
"9억원 이하로는 힘들어요. 9억원 좀 넘게 내놓은 집주인들도 최근에 안 판다고 거둬들여서 매물이 없어요. " 서울 변두리, 외곽 경기도에 집을 구하기 위해 몇 개월 전부터 인근 부동산을 돌아다니며 집을 알아보고 있는데 공인중개사들이 하는 말은 비슷했다. 경기도 구축이라도 전용 84㎡ 9억원 이하 아파트는 이제 구하기도 어렵고 9억원이 넘어도 집주인이 더 오르길 기다리는 추세란다. 아파트 가격이 날뛰고 있다. 서울 아파트 매매가는 19주 연속 상승세고 최근 수도권도 지난해 9월 셋째 주 이후 45주 만에 최대 상승 폭을 기록했다. 혹시나 하는 기대감에 통상 시세보다 싼 아파트 청약을 기대했지만 '로또'보다 당첨되기 어렵다. 집값을 부채질한 원인이 무엇이냐에 대한 논쟁도 불붙었다. 신생아특례 등 정부가 정책 대출을 남발하면서 시장을 들쑤셔 집값을 자극했다는 목소리가 커졌다. 하지만 실제 신생아특례 집값 기여도는 낮다는 분석이 수치로 설명된다. 올 상반기 서울 아파트 거래 절반 이상이
"육아휴직 1년6개월 되긴 할까요?" 340만 회원을 보유한 임신·출산 관련 네이버 카페에 올라온 글이다. 이 글엔 "멍청한 싸움들 그만 하고 해야 될 일 좀 하지", "기한 안에 못 돼서 폐기된 거 아닌가. 혈세로 월급 받고 일 참 못한다", "기대 접었다. 희망고문이다" 등 워킹맘들의 댓글이 줄을 이었다. 기자의 지인인 30대 워킹맘도 육아휴직 연장 여부가 최대 관심사라며 법안의 동향을 물었다. 육아휴직 1년과 1년 반은 천지 차이라 했다. 그는 "육아휴직 연장을 기다리고 있는데 너무 오래 걸린다"며 "1년 반으로 연장되면 애를 낳을 만할 것 같다. 결단을 내릴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육아휴직을 현행 1년에서 6개월 더 늘리는 방안은 정부가 2022년 6월 '새 정부 경제정책방향'에서 최초 발표했고, 이듬해인 2023년 1월 고용노동부가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같은 해 2월 해당 내용을 담은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개정안(남녀고용평등법)'도 발의됐다. 그러나 같은 해 12월18일 단 한 차례 환경노동위원회 법안소위에서 논의됐을 뿐, 21대 국회 임기만료와 함께 폐기됐다.
[스타트업에 대한 보다 다양한 기업정보는 유니콘팩토리 빅데이터 플랫폼 '데이터랩'에서 볼 수 있습니다.] AI(인공지능) 기술발전의 이면에서 나타나는 저작권 침해나 딥페이크(AI를 활용한 얼굴합성) 문제 등 부작용을 막기 위해 전 세계 각국이 AI 규제마련에 나섰다. 유럽연합(EU)은 최근 세계 최초 AI규제법으로 불리는 'EU AI법'을 최종 승인했고 미국·중국·일본도 AI 안전문제에 대비하고 산업적 성장을 진흥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 중이다. 하지만 한국은 아직 기본적인 방향조차 설정하지 못했다. 논의가 늦어질수록 주요국들과의 기술경쟁에서 뒤처질 것이란 우려가 커진다. 국내에서 'AI기본법'은 2020년 21대 국회 때 처음 발의됐으나 제대로 논의되지 못한 채 국회 임기만료로 자동폐기됐다. 이번 22대 국회에서 6건의 법안이 새로 발의됐지만 논의에 별다른 진전이 없다. AI산업 육성을 위해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입장과 윤리·안전을 우선해야 한다는 입장이 맞선다. AI기본법의 주
정부가 7월31일까지 하반기 수련할 전공의를 모집했지만 지원자는 극소수에 그쳤다. '빅5' 대형병원에도 지원자가 거의 없었다. 전공의들은 정부가 내년 의대 증원을 철회할 것을 요구하지만 정부는 이미 정해진 정원을 변경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한 때문으로 보인다. 하지만 전공의들 상황이 녹록하진 않다. 1만명 이상의 사직 전공의들이 개원가에 한 번에 나오며 구직난이 발생했다. 피부미용 관련 무경력 일반의 월급도 연초 세후 월 1000만원 이상에서 최근 월 600만~700만원 이하로 떨어진 것으로 파악된다. 전공의 입장에선 수련을 지속해 전문의 자격을 취득하지 않으면 앞으로 고소득을 기대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 이런 이유로 의료현장에 복귀할 요인이 있을 수 있었지만 악영향을 미친 게 있었다. '빅6' 의과대학 교수들의 수련 거부 선언이다. 연세대, 가톨릭대 의대 교수들은 하반기 채용 전공의들을 제자로 받아들일 수 없다며 교육을 거부했다. 고려대의료원 교수들은 탈락 사유에 '지역 의료 붕
'경기 평택시 K5(주행거리 29만km) 1억9800만원·구리시 K8(12만5000km) 1억5200만원….' 택시 번호판 거래 플랫폼에 나온 매물들이다. 일반적인 중고차시장에선 신형(2024년식) K5와 K8의 시세는 비싼 경우라도 각각 3500만원 4000만원 남짓이다. 그러나 개인택시 중고시장은 다르다. 개인택시 사업면허(번호판)는 통상 중고택시와 함께 패키지로 팔린다. 일반적인 중고차 가격을 감안하면 중고택시 패키지의 핵심은 번호판이다. 심지어 세종시는 번호판만 2억2000만원 짜리 매물이 나왔다. 10여년 전에도 관련 취재를 했었다. 당시 개인택시 중고차 번호값이 수천만원한다는 사실에 놀랐었는데, 지금은 그보다 몇 배 올랐다. 택시 번호판 값의 가치평가는 최근 가상자산거래소 매각 이슈와 오버랩 된다. 일부 가상자산거래소 엑시트(출구전략)설이 파다하기 때문이다. 최근 업계는 금융위원회의 가상자산사업자(VASP) 갱신 신고 심사를 앞두고 있다. VASP는 3년에 한번씩 갱신 신
"자국은 물론, 유럽이나 북미의 완성차 업체에도 중국인들이 줄을 서 있습니다." 지난주 만난 한 디스플레이 기업 차량사업부의 고위 임원은 최근 주요 고객사와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의 만남이 부쩍 늘었다고 말했다. 중국 업체는 우리 기업에 버금가는 차량용 디스플레이 라인업을 구축한 뒤, 30~40% 낮은 저렴한 가격을 제시하는 방법으로 점유율을 차츰 늘려가고 있다. 이 임원은 1~2년의 기술 격차가 벌어진 지금은 몰라도, 몇 년 후에는 고객사를 잃을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디스플레이 굴기'를 외치는 중국의 공격이 차량용 디스플레이에 집중되고 있다. 낮은 수율과 성능, 발열·내구도 문제로 차량용에는 적합하지 않다는 인식을 깨고 글로벌 완성차업체도 BOE, 스카이워스 등 중국산 패널을 사용하는 경우가 느는 추세다. 시장의 절반을 중국이 이미 가져갔다는 분석도 나온다. 뒷배경은 중국 정부다. 낮은 가격과 높은 불량품 비율로 생기는 손실을 막대한 정부 보조금으로 메운다. BOE가 지난해 8.
지난 27일 오후 7시30분, 경남 창원시 창원중앙역. 역사 안에서는 전당대회 순회경선 일정을 마친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후보와 보좌진들이 한데 모여 서울로 돌아갈 채비를 하고 있었다. 후보들은 고생했다며 서로에게 격려를 전했다. 추억을 남기려는지 삼삼오오 사진을 찍기도 했다. 다소 떠들썩해 보였을까. 휴가를 마치고 상경길에 올랐다는 한 남성이 내게 물었다. "창원에서 무슨 일 있었어요?" 불과 두어시간 전의 열기가 가득했던 전당대회장의 모습이 한 시민의 무관심과 엇갈려 겹쳐 보이며 씁쓸함이 남았다. 이날 부산과 울산, 경남 창원에서 연달아 개최된 전당대회는 유명 가수의 콘서트를 연상케 했다. 비가 내렸다 그치기를 반복하는 궂은 날씨에도 당원들은 후보들을 도열해 맞이하며 각자 지지하는 후보 이름을 연신 연호했다. 후보들의 정견 발표 땐 환호성과 박수가 끊이질 않았다. 하지만 민주당이 언제 어디서 전당대회를 여는지 아는 시민은 얼마나 될까. 민주당 전당대회가 '그들만의 리그'가 된 건 당원과 강성지지자만을 바라보는 정치 때문이란 지적이 나온다.
기업공개(IPO)를 준비하던 바이오 기업들의 일정 연기가 줄을 잇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증권신고서에 줄줄이 보완 요청이 이뤄진 탓이다. 증권신고서 보완 요청이 그 기업의 문제가 있거나 상장 자격이 없다는 것을 의미하진 않는다. 금감원의 심사는 기업가치 입증을 위한 보다 명확한 근거를 제시하는 절차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업계 볼멘소리는 곳곳에서 터져 나온다. 지난해 기업가치 '뻥튀기' 논란이 일었던 파두 사태 이후 유독 깐깐해진 기준의 불똥이 바이오 업종으로 튀었다는 반응이다. 잠재력을 동력으로 시장 자금을 끌어모으는 바이오 기업에겐 불리한 환경이라는 논리다. 금감원은 특별히 변한 기준이 없다는 입장이지만, 공교롭게도 최근 바이오 기업의 상장예심 청구부터 승인에 걸리는 기간은 반년을 훌쩍 넘는 경우가 잦아졌다. 다만 이런 상황을 불만어린 시선으로 바라보는데 그쳐야만 할지는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사실 예심을 수월하게 통과하는 바이오 기업들의 경향은 뚜렷한 편이다. 임상 2상
"이제는 SK온의 시간이다." SK이노베이션과 SK E&S의 합병을 지켜본 배터리 업계 관계자들이 한결같이 하는 말이다. '알짜 자회사'들을 총 집결시킨 만큼, SK온이 자체 경쟁력을 보여야 할 차례란 뜻이다. SK그룹은 SK온의 모회사인 SK이노베이션에 SK E&S를, SK온에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SK엔텀을 붙이기로 했다. SK온의 누적적자는 올 1분기 기준 2조5876억원에 달한다. 그동안 투자한 금액은 20조원이 넘는데 단 한 번도 분기 흑자를 기록해보지 못했다. 캐즘(Chasm, 일시적 수요 둔화)이라는 불리한 환경 속에서도 상황을 반전시켜야 한다. 시간이 많진 않다. SK온의 IPO(기업공개) 목표 시점은 '2026년 말'이다. SK온은 이를 앞세워 3조원 수준의 프리IPO 자금을 모집했다. 성과보상 개념으로 SK온 직원들에게 제시한 '가상 주식' 역시 2027년까지 상장 못 할 경우 소멸되는 방식으로 알려졌다. 상장이 안 된다면 내외부로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흑자와
"우리 당에서 정치 활동을 시작한 지 20년이 넘었는데요. 이런 전당대회는 사실 처음 겪어봅니다." 최근 만난 국민의힘 정치인은 당 대표 후보들이 서로를 헐뜯는 데만 몰두한 것 같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내가 누구 팀에 속해 있으니 나를 뽑아달라'는 식의 선거운동도 처음 봤다고 했다. 총선에서 참패한 상황, 더 나은 보수를 만들어 나갈 비전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번 당대표 선거는 초반부터 네거티브 공방전으로 얼룩졌다. 김건희 여사 문자메시지 논란이 터지자 원희룡 후보는 한동훈 후보에게 "고의로 총선을 패배한 것 아니냐"고 몰아세웠다. 원 후보는 한 후보의 비례대표 사천 의혹도 제기했지만 이렇다 할 근거를 대지 못했다. 나경원 후보는 기회가 날 때마다 한 후보에게 '왜 법무부 장관 시절 이재명을 구속시키지 못했느냐'고 공격했다. 한 후보가 나 후보 등 국민의힘 전·현직 의원들이 기소된 패스트트랙 사건과 관련해 "나 후보가 개인적으로 공소 취소를 부탁했다"고 폭로하는
한국에서 처음으로 열린 세계 최대 우주과학 학술대회 '코스파'(COSPAR·Committee On Space Research)가 지난 21일 막을 내렸다. 행사가 시작된 지난주 벡스코에 마련된 전시부스 중 비교적 작은 규모에도 관람객이 유난히 몰린 곳이 있었다. 멀리서도 부스 주인이 누군지 단번에 알 수 있는 파란 '미트볼'(완자) 모양의 로고,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었다. NASA 관계자는 부스에서 성큼성큼 나오더니 "제임스웹 우주망원경이 촬영한 천체 사진을 보라"는 깔끔한 한 마디로 사람을 끌어모았다. 기관 소개도, 제임스웹에 대한 부연설명도 없었다. '누구나 나를 알고 누구나 나를 원한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인지한 듯했다. 구구절절한 설명이 없는 '세계 1등' 우주기구의 자신감에 압도된 듯 관람객은 너나 할 것 없이 NASA 부스에 자리잡았다. 다음날 서울 모처에서 팸 멀로이 NASA 부국장을 만났다. '우주 1등'과의 국제협력에서 일말의 긍정적 가능성이라도 캐내기